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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의 442 3

아르헨티나 1 - 1 아이슬란드

득점: (ARG) 아구에로/(ISL) 핀보가손


양 팀 라인업



유로 2016의 동화를 이젠 월드컵에서-


(2년전 직관 사진... 아이슬란드의 첫 메이저 대회, 첫 경기, 그리고 메이저 대회 첫 승점을 따낸 그 장면을 직접 눈으로 봤다는 것이 감동이었습니다.)


유로 2016 대회 기간동안 가장 충격을 주었던 팀 중 하나인 아이슬란드가 월드컵 예선을 성공적으로, 조 1위로 통과하며 다시금 충격을 주었습니다. 유로 2016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라거벡 감독이 공동 감독 체제에서 물러나고 할그림손 단독 감독 체제로도 과연 잘해낼 수 있을 것인가 궁금했는데, 할그림손 감독은 공동 감독 체제보다 더욱 유연한 전술을 보여주며 유럽 내 우수한 팀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조 1위로 팀을 월드컵에 올려놓았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이슬란드의 팀 철학은 여전히 강력했고, 특히 그들의 수비는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을 잘 견제해내면서 월드컵 첫 승점까지 따내게 해주었습니다.



기본 컨셉: 수비 시스템, 수비로의 전환 시스템



유로 2016 당시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아이슬란드의 수비 컨셉은 442 대형을 기반으로 한 지역 위주의 압박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10명의 필드플레이어들은 수비시 전부 팀 수비에 참여하고 4+4+2의 기본적인 대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선수들끼리의 좌우, 상하 간격을 최대한 좁혀서 부족한 개인 능력을 커버 형태로 채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격적으로 팀 단위 압박이 시작되는 지점은 대개 하프라인부터지만, 상황에 맞게 때로는 공격수들이 상대 골키퍼부터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한편,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 시스템을 살펴보면 선수 하나하나에 대인마크를 붙여 최종 수비까지 전환 과정에서 하프라인을 넘기보다는(ex. 하인케스 바이에른 뮌헨) 지역 중심의 볼 탈취를 선호하며, 이 과정에서 공격수와 미드진은 본인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에 볼을 가진 상대 선수가 역습을 시도할 경우 빠르게, 볼을 빼앗기자마자 압박하여 적어도 역습의 '지연'을 시도합니다. 이때 최종 수비진은 미드진과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도 빠르게 아래로 내려가 대형을 갖춥니다. 



상대의 기초 빌드업에 대한 수비: 마스체라노 견제하기


아르헨티나는 중앙 수비로부터 기초 빌드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중앙 수비와 2명의 미드필더들이 공을 오랜 시간 가지면서 후방 점유율을 높이면서 기회를 모색했죠. 아이슬란드는 이에 대해 전반 초반에 어떤식으로 수비할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일차적인 목표는 중앙 수비가 마스체라노가 아닌 측면으로 볼을 이동시키도록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 수비를 막는 공격수의 몸의 자세가 45도 정도로 측면을 바라보고 상대를 견제하죠. 이후 풀백에게 공이 전달되고 마스체라노에게 공이 이어지면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삼각 대형을 구성하며 마스체라노의 패스 선택지를 후방으로 좁힙니다. 이를 완수한 아이슬란드 투톱은 그제서야 442 블록을 구성하며 후퇴하게 되죠. 그러나 여전히 마스체라노를 위주로 견제하고 빌리아는 많은 공간을 갖습니다. 


비록 후반으로 흐르면서 압박 시작 위치가 점차 낮아지고 마스체라노의 패스가 점차 전진패스가 늘어나게 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미들 중 아이슬란드의 주요 목표는 마스체라노였습니다.  



측면 수비 비대칭 전략


아르헨티나가 아이슬란드 진영으로 전진하면 기본적으로 442 대형을 유지하며 지역 위주로 수비를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측면 수비 전략이 조금은 달랐습니다. 먼저 아르헨티나 기준 오른쪽, 아이슬란드 기준 왼쪽을 보면 아르헨티나의 오른쪽 윙으로 나섰던 메사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후방에서 볼을 갖고 있으면 넓고 깊이 위치하면서 자신을 담당하는 아이슬란드 수비를 아래로 누르고 이때 위에서 생긴 공간을 풀백으로 나섰던 살비오가 활용하는 식이었죠. 이에 대응하는 아이슬란드 수비 형태는 철저한 지역방어와 커버였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들과 거리를 좁혀 위치했던 왼쪽 윙 비아르나손이 빠르게 살비오를 견제해야 했죠. 때때로 아이슬란드의 왼쪽 풀백이 높은 지역으로 올라올 경우 아이슬란드의 왼쪽 윙 비아르나손은 제때에 왼쪽 풀백자리를 커버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이쪽 측면은 항상 2v2 상황이 유지되었죠. 메사와 살비오는 효과적으로 이러한 2v2 상황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지 못했습니다. 


(동그라미친 선수가 비아르나손. 비록 살비오가 아닌 메시가 오른 측면에 위치했습니다만 중앙에 좁게 섰던 비아르나손이 어떻게 측면을 커버했는지 보여주는 장면)


(아이슬란드 왼쪽 측면 수비 대형)


반면 아르헨티나의 왼쪽은 디마리아가 완전히 터치라인을 밟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중앙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었고, 왼쪽 풀백인 탈리아피코가 계속해서 높이 전진했습니다. 특이하게도 아이슬란드는 이쪽 측면만큼은 대인마크가 우선이 되는 수비방식을 택했죠. 탈리아피코가 높이 전진하면 전진하는대로 아이슬란드의 오른윙 그뷔드뮌손이 그대로 따라붙었습니다. 


문제는 이 수비방식에서 나왔습니다. 오른쪽 측면만 대인마크가 우선시되는 바람에 때때로 4+4+2 블록 형태가 깨지고 5+3+2 형태에 가까운 수비 모습이 나오게 됩니다. 이로인해 5와 3 사이, 특히 3에 위치한 중앙 미드필더들의 오른쪽 뒤 지역에 공간이 꽤 발생하게 됩니다. 


(탈리아피코에 대한 대인 마크로 인해 발생한 공간)


실점 장면도 보면, 그뷔드뮌손과 중앙 미드진 사이 거리가 너무 멀어지게 되면서 후방에서 다이렉트로 볼을 편하게 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죠. 


(아이슬란드 선제골 실점 장면)


이러한 문제로 인해 아이슬란드는 간간히 투톱 중 한 명이 오른쪽 공간을 커버하러 내려오면서 5-4-1 형태로 수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메시를 견제하라


결국 이래저래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선수는 메시가 될 수밖에 없는데 아이슬란드는 메시를 견제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을 많이하고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상하 간격을 좁히면서 라인 사이 공간에서 메시가 활약하기 힘들게 만들었고, 메시가 수비 블록 바깥으로 나오면 무조건 2명이 메시 앞에 붙으면서 협력 대인 방어를 실시했죠. 


여기에 더해서 아이슬란드가 정말 잘한 것은 위에서 내려와서 뒤에서 수비하기였습니다. 박경훈 감독님 기사에서도 언급된 부분이지만, 이것이 잘 이루어지면서 메시가 팀의 플레이를 조립하기가 상당히 힘겨워졌죠. 두 명이 협력수비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시는 빠르게 볼을 처리하기가 어려웠는데 예상치 못한 '뒤에서 수비하기'로 인해 메시는 판단 속도를 더 빠르게 가져가야 했죠. 


(메시의 앞에서는 2인 협력 수비, 뒤에서는 공격수들의 볼 탈취)


위는 메시가 볼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수비 방식이라면 이번에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 메시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끔 막는 것을 보죠. 바르셀로나에서도 그랬듯 메시는 측면에서 낮은 크로스 컷백을 좋은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받아서 넣기도 합니다. 이를 인지한 아이슬란드 수비진은 공이 측면 깊숙한 지역에서 돌면 무조건 컷백을 우선적으로 막는 그런 수비 자세를 취했죠. 일차적으로는 아예 하프라인 부근부터 지역방어를 통해 올라올 공간을 없애버리는 것이 좋겠지만(물론 라인이 어느 정도 중간 지점 즈음에 설정된 전반에는 굉장히 잘 이루어짐) 그렇지 못하고 상대가 올라올 경우 아이슬란드의 왼쪽 측면은 컷백을 우선적으로 방어했습니다. 이때 무조건 최종 수비 라인 주변에는 반드시 공간을 커버하는 선수가 위치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컷백 수비 방식)



후반전: 라인 사이가 공략 당해도 끝까지 집중한 아이슬란드 수비진


비록 4+4+2 대형으로 수비를 하면서 상하 간격을 좁혔던 아이슬란드 수비진이지만, 후반 들어서 유독 라인 사이 공간으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좋은 전진패스를 넣어주는 빈도가 늘었습니다. 라인이 내려가며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생각할 시간이 늘은 것도 있겠지만 이 지역 수비에 대한 앞선에서 위치 선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고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슬란드 수비진은 전진패스를 내주더라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하, 좌우 간격이 좁은 것을 잘 활용하여 빠른 커버에 성공했습니다. 


(라인 사이 공간에 위치한 선수에게 패스가 전달되었으나 빠르게 대처한 아이슬란드 수비진)


(최전방에 다이렉트한 패스가 전달되었으나 노련하게 대처한 사이바르손; 사이바르손은 소금공장 휴가내고 온 선수로 유명하죠.)


후반 들어서 이런 식으로 라인 사이 공간이 꽤 공략 당했는데 개인 단위에서 대처도 훌륭했고, 페널티 선방도 훌륭했는데 여기에 더해 팀적으로는 후반 중반 정도에 451로의 포메이션 변환 역시 라인 사이 공간에 대한 대처로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문제시되던 오른쪽 라인 대인마크로 인한 간격 벌어짐도 4+5+1 대형과 5+4+1 대형을 번갈아가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죠. 



여튼 지금까지 아이슬란드가 어떻게 아르헨티나 공격을 막아냈는가에 집중해서 경기를 바라보았습니다. 아이슬란드의 다음 상대가 또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인데 어떻게 대응할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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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3 - 3 스페인

득점: (POR) 호날두(X3)/ 코스타(X2), 나초 페르난데스


양 팀 라인업


2018 월드컵 조별 단계에서 가장 기대되었던 경기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기다렸던 모든 사람들이 바로 이번 '이베리코 더비', 즉 포르투갈 대 스페인 경기를 가장 손꼽아 기대했을 것입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사이에는 그들 사이의 역사, 그리고 이를 넘어 2010년대로 넘어오는 시기 무리뉴로 대표되는 포르투갈의 전술 주기화와 과르디올라로 대표되는 스페인 중심 Juego de posición 의 발전, 그리고 호날두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이 모든 것이 엮여있습니다. 비록 포르투갈의 스쿼드는 2002년, 2006년을 넘어오며 점차적으로 퀄리티가 좋지 않아진 느낌이 들지만 여전히 호날두라는 대스타가 활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고, 그렇기에 B조 포르투갈 대 스페인 경기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경기였습니다.



적극적인 라인 사이 공략으로 전반 초반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낸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전반 시작부터 최종 수비진을 기점으로 해서 적극적으로 경기에 제대로 들어오지 못한 스페인의 수비 라인 사이를 노렸습니다. 두어차례는 최후방에서부터 전방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향한 롱볼로 스페인 최종 수비라인을 노출시키는가 하면 또 다른 장면에서는 역시나 포르투갈의 왼쪽 측면을 위주로 빠르게 패스플레이를 가져가면서 채 정돈되지 못한 스페인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을 이용했죠. 


결국 전반 2분만에 최후방에서의 롱볼을 이용한 직접적인 스페인 최종수비라인 노출이 통했고, 세컨볼을 위주로 움직였던 호날두가 빠르게 볼을 전진시키면서 페널티킥을 만들어냅니다.




스페인의 오버로드 vs 포르투갈의 442 지역방어


이른 시간 실점한 스페인은 실점 이후에야 제대로 자신들이 하려던 축구를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중앙 수비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을 통해 상대 진영에서는 이스코가 자신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 수비 라인 사이 안팎을 오가면서 스페인의 공격 전개를 이끌었습니다. 


한편 포르투갈은 스페인의 공격에 대해 442 포메이션 형태를 유지하며 지역 방어 형태의 수비를 택했습니다. 압박 시작 위치는 대개 자기 진영부터 시작되었으며 지역 방어와 커버 위주의 수비를 택했죠. 


스페인의 전반전 공격 전개 특징은 상당히 왼쪽 측면에 치우쳐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스코가 왼쪽에서 공격 전개를 시작했고 이니에스타, 알바와의 조합을 통해 공격을 진행하면서 더욱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죠. 뿐만 아니라 왼쪽에서 공격이 전개되면 스페인 공격에 가담하는 선수가 한 두명 더 왼쪽에 가세했습니다. 때로는 코스타가, 때로는 오른 윙으로서 선발에 나섰던 다비드 실바까지도 왼쪽에 가세하며 일명 '오버로드'를 통한 수적 우위를 가져가고자 했죠. 이는 로페테기 감독때부터 이어져온 스페인 공격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다수의 선수가 한 쪽 측면에 모여서 자기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사각형을 만들면서 페네트레이션이 진행되곤 했습니다. 


(스페인의 오버로드를 통한 공격 전개 과정)


다만 생각보다 포르투갈이 지역방어 대형을 잘 유지하면서 상대의 오버로드 전술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지역을 최대한 지켜내면서 전반전 내내 스페인은 점유를 했지만 한 골 밖에 만들어내지 못했죠. 이렇게 포르투갈이 오버로드 전술에 속아넘어가지 않은 이유로는 후방에서 상대의 압박을 역이용하지 못한점, 그리고 횡적 전환의 부재로 생각됩니다. 


일차적으로 기초 빌드업 과정에서 부스케츠의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상대가 투톱을 통해 스페인의 중앙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부스케츠를 최종 수비라인과 동일 선상에 놓으며 플레이에 자유도를 주어 경기를 조율할 수 있었음에도 아주 가끔씩 그렇게 활용될 뿐이었습니다. 비록 라모스가 높은 패스 성공률을 통해 팀의 전진이 가능해지기는 했지만 보다 주도적으로 후방에서 공격 방향이 정해지지 못했죠. 거의 대부분의 공격 장면이 라모스-이스코로부터 무조건 왼쪽 측면에서만 전개되었습니다. 


다만 코스타의 첫 동점골 당시에는 부스케츠가 넓은 공간을 갖고 주도적으로 공격을 진행하면 어떤 위력이 있는지 보여주었죠. 역습 상황에서 부스케츠에게 많은 공간이 주어졌고 코스타에게 다이렉트로 볼을 보내주며 동점골이 기점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이런식으로 후방에서 올라오면 포르투갈은 포르투갈 기준 오른쪽에만 압박을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 조성되었습니다. 스페인의 오른쪽 라인이 전혀 위협을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카르바할이라는 전문 풀백의 부재도 아쉬웠지만 왼쪽에서 오버로드를 통해 공격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횡적 전환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코케가 밸런스를 잡아주면서 압박이 몰린 왼쪽 측면에서 빠르게 빠져 나올 수 있음에도 이스코는 자기 주변의 선수만 활용할 뿐이었죠. 빠른 횡적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포르투갈의 지역 방어 대형이 좌우로 흔들릴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낮은 지역에서 볼을 배급할 때도, 박스 앞 하프스페이스에서도 오른쪽을 바라보지 않는 이스코)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그리고 한 골 밖에 넣지 못했음에도) 스페인이 슛까지 가져갔던 것은 포르투갈의 중앙 미드진의 기동력이 너무 좋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무티뉴는 그렇게 수비 위치 선정이 좋은 편이 아닌데다가 민첩하지 못하고, 윌리엄 카르발류는 나름 위치 선정도 괜찮고 일대일 상황에서 커팅 능력도 좋지만 역시나 기동력이 좋지 못하죠. 상대가 끊임없는 오프더볼 움직임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뒤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포르투갈 중앙 미드진의 좋지 못한 기동력이 상대 슛팅 공간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스코 주변에서 헤매는 주앙 무티뉴)


(슛팅 존을 너무 자유롭게 두는 무티뉴-카르발류)



포르투갈의 공격: 상대보다 발은 빠르지만...


포르투갈의 공격진을 구성했던 게드스나 호날두, 베르나르두 실바 같은 선수들은 역습 상황에서 정말 빠르게 상대 진영까지 올라가게끔 만드는 그런 선수들입니다. 베르나르두 실바는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하며 좋은 패스 선택지를 갖고 있고, 호날두나 게드스는 빠른 발로 상대 진영까지 상대보다 먼저 도달할 수 있는 선수들이죠. 더군다나 이니에스나, 부스케츠 같은 이미 바르셀로나에서도 기동력으로 문제를 드러낸 바 있는 선수들을 상대로 충분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공격진입니다. 


실제로도 포르투갈의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은 정말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원볼란치를 구성하던 부스케츠는 전환 상황에서 본인도 느리지만 동료들의 지원도 어려운 때가 꽤 있었죠. 


(포르투갈의 전환 상황: 피케, 부스케츠는 제대로 상대를 견제하지 못했습니다.)


(포르투갈의 또 다른 전환 상황: 게드스가...)


(스페인의 볼 탈취 문제: 포르투갈의 파이널 서드에서 73퍼센트나 정확한 패스를 허용했고, 겨우 23회의 볼 탈취를 이끌어낸 스페인; 확실히 전환 상황의 문제가 있는 듯한 스페인입니다.

https://twitter.com/FutbolAvanzado/status/1007714226893475840)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라모스가 훌륭하게 최후방에서 버텨주었으며, 반면에 포르투갈에서는 게드스의 마무리가 좋지 못했습니다. 첫 월드컵이라 매우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죠. 역습 상황에서는 빠른 판단이 중요한데, 상대 골문 근처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본인이 볼을 잡다가 라모스같은 선수들에게 빼앗기거나 슛 각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에 더해 포르투갈의 지공은 굉장히 심각했는데, 중앙 미드진은 창의성이 없고 윙들은 제대로 된 페네트레이션을 진행하지 못하고 빼앗기거나 다시 뒤로 백패스는 기본이고, 역동성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풀백들도 공격 상황에서 크게 역동성이 느껴지지 못했는데, 이에 더해 크로스는 상당히 심각해서 단계 단계 거쳐가는 공격 작업으로는 투톱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없었죠.(이에 대비되는 롱볼 전개로는 호날두의 존재로 인해 득점까지 만들어졌습니다.)


(느려터진 포르투갈의 지공 전개)



후반전 공격 축을 오른쪽으로 옮긴 스페인


후반 들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역시 이스코가 오른쪽으로 옮겨갔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공격 진행 축 역시 오른쪽으로 바뀌었죠. 전반전에 너무 과도하게 왼쪽에 집중되었던 공격 전개를 해결하고 상대의 수비 대형을 흔들어보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역시나 이스코 위주로 움직였지만, 때때로 이니에스타 쪽도 활용되면서 전반보다는 아주 조금이나마 좌우 활용 비율에 균형이 보이기 시작했죠. 


2번째 동점골의 기점이 된 프리킥 역시 이니에스타가 만들어냈습니다. 무티뉴는 전반전보다 상대가 중앙의 활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수비 위치선정에서 헤맸고 자신의 주변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는데, 결국 이니에스타를 상대로 프리킥을 내주었습니다. 


(2번째 동점골의 기점이 된 프리킥이 나온 장면)


동점골 이후 이스코는 다시 왼쪽으로 활동 영역을 옮겨갔지만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한 포르투갈 수비 대형은 결국 스페인에게 중앙 지역까지 내주면서 빠르게 역전골을 허용합니다. 공간에 대한 압박이 흔들리며 쉽게 최종 수비 라인을 노출했죠.



(스페인의 3번째 골 직전 장면. 중앙을 내준 포르투갈)



압박 시작점을 올린 포르투갈, 티아고를 투입하며 점유를 통한 수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스페인


3번째 골을 먹힌 포르투갈은 그 전과 달리 압박 시작점을 상대 최종 수비까지 올리면서 동점골을 노리기 시작합니다. 나초의 골이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스페인이 앞서가게 된 골이었고, 그렇기에 처음으로 포르투갈은 골이 급해진 상황이 된 것이죠. 이렇게 되면서 윌리엄 카르발류가 커버해야할 공간이 상당히 늘었고 이전보다 쉽게 최종 수비라인이 노출되었습니다. 다만 최종 수비라인이 꽤 높은 집중력으로 버텼고 이에 반해 스페인은 점유 위주의 경기를 하면서 갑자기 마무리가 뭉툭해졌죠. 이니에스타 대신 티아고를 투입하면서 더더욱 '점유를 통한 수비'에 집중하고, 심지어 코스타 대신 아스파스를 투입하면서 이것이 심화되죠. 마무리 짓는 성격이 강한 코스타 대신 팀에 역동성을 주는 성격이 강한 아스파스가 투입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호날두로 시작해서 호날두로 끝난 이베리코 더비


결국 이 경기는 호날두라는 선수가 얼마나 팀을 끌어올릴 수 있는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아무리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갖고 있더라도 확실한 스타가 있다면 경기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었죠.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포르투갈은 페네트레이션이 힘든 공격 패턴을 갖고 있었고, 전환 과정 역시 동료들이 확실히 마무리 지어주지 못했음에도 호날두는 골을 만들어냈죠. 


호날두가 골을 만들어낸 기점은 모두 최종 수비로부터의 롱볼이었습니다. 그만큼 단계 단계 거치는 패턴으로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 힘든 포르투갈이었고, 후반 막판 들어서는 호날두가 아래로 내려와서 페네트레이션에 가담해야 할 정도로 힘겨움이 있었죠. 그러나 호날두의 존재로 인해 롱볼이라는 어떻게 보면 가장 단순한 형태의 플레이 형태가 스페인에게는 가장 문제를 일으킨 플레이가 되었습니다. 롱볼이 무조건 호날두를 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개는 브루노 페르난데스나 게드스를 향했고, 아니면 호날두가 아예 측면으로 나오는 경우 호날두를 노리기도 했죠. 그렇게 주변 선수들이 롱볼을 받으면 세컨볼을 노리는 호날두의 움직임은 골과 가장 가까운 움직임이 되었죠. 


(포르투갈의 2번째 골 장면. 최종 수비로부터의 롱볼이 게드스를 향했고 호날두가 골을 완성)


페널티킥, 필드골, 프리킥으로 전부 다른 형태의 골을 만든 호날두는 포르투갈에게 월드컵의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무려 자신들의 동료가 많은 스페인을 상대로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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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1 - 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득점: (RMA) 호날두/(ATM) 그리즈만


양 팀 라인업



낮은 수비 블록을 설정한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보여준 레알 마드리드의 움직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어떻게 포메이션을 구성할 것인가, 또 어떤 선수를 선발로 내세울 것인가는 꽤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비록 비톨로가 선발로 나온 것은 조금 예측하기 어렵긴 했지만요. 공격 시스템도 평소 강팀을 상대로 나설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까지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했는데, 문제는 수비 시스템이었습니다. 압박 시작점과 최종 수비 라인 위치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는 충분히 다른 경기와 달라질 수 있었죠. 당장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만 해도 높은 압박 시작점과 낮은 수비 라인 설정으로 경기를 시작했던 아틀레티코였지만, 후반 들어서 높은 압박 시작점에 높은 수비 라인 설정으로 시스템을 변경하기도 했죠. 


이번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는 굉장히 낮은 수비 라인 설정에 타이트한 압박 시작 역시 그리 높지 않은 위치에서 출발 했습니다. 간간히 상대가 볼을 다루는 것이 불안할 경우 높은 곳에서 타이트하게 압박을 들어가긴 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그리 높지 않은 압박 시작점을 잡았죠. 그러면서 상대의 빠른 전진을 대비했습니다. 중원에서 볼을 돌리는 것을 허용하면서 철저히 박스를 방어했죠. 최근 레알 마드리드가 보여준 442 진형을 고려해보면 이해가 가는 수비 전략이었습니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넓게 또는 더 높은 지역으로 유인해서 박스 주변에서 기회를 잡아야할지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양 측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기회를 찾고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였습니다.


전반적인 패턴을 보면, 왼쪽 측면에서는 마르셀루를 중심으로 볼이 돌았고, 아센시오는 왼쪽 측면, 중앙과 오른쪽 측면까지 여기저기 많이 움직여주면서 패스 길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죠. 때때로 호날두가 측면에 가세하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오른쪽 측면에서는 카르바할이 중심이 되긴 했지만, 측면으로 가세한 베일이나 여기 저기 움직여준 아센시오 덕분에 수적으로 우위를 가져가며 수비 블록 사이사이를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조금씩 균열이 발생했던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오른쪽 윙 지역


레알 마드리드가 점유도 많이 하고, 슛도 많이 가져갔지만 낮은 수비 라인 설정 덕분에 나름 잘 버티고 있던 아틀레티코였지만, 생각보다 아틀레티코 기준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 더불어 측면 지역이 상당히 불안정했습니다.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 수비에 관여하던 선수가 후안프란, 비톨로, 사울, (+사비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차적으로 측면 넓은 지역에서 후안프란과 비톨로는 마르셀루를 견제하는 데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마르셀루를 아예 거칠게 다루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리를 두면서 하프스페이스 지역만 우선적으로 막으면서 완전히 그 지역에 진입을 차단한 것도 아니고 뭔가 애매한 수비를 하다가 마르셀루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도록 허용한 느낌도 들었죠. 더군다나 전반 중반부터는 윙 지역으로 빠지는 베일에 끌려다녔습니다. 


(마르셀루의 패스, 베일의 윙플레이, 끌려다니는 아틀레티코 수비진)


여기에 더해서 사울이 지쳤는지 수비시 판단 속도가 굉장히 느려졌고, 커버링도 좋지 못했습니다. 때때로 공간만 내주고 공을 쫓아다니는 수비를 하며 불안함을 야기시켰죠. 


(레알 마드리드의 포진 자체도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를 공략하기도 좋았으나 사울이 초반에 끌려 나가면서 이러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처음에 동그라미로 표시한 선수가 사울. 평소와 달리 하프스페이스 방어에 대한 커버라든가 판단 등이 너무 늦었습니다.)


이렇게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에서 완전한 수비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전반전부터 내내 레알 마드리드는 왼쪽 측면에서 꾸준히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죠. 비록 수비 플랜 자체가 박스 주변 우선 방어니까 측면 지역은 내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프스페이스 지역은 불안함이 크지 않았어야 했다고 봅니다. 물론 블로킹을 통해 어찌저찌 커버는 잘 했지만 유독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에서 블로킹이 훨씬 많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선수들의 더 좋은 포지셔닝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가 가졌던 박스 주변에서의 영향력을 더 줄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아울러 선제골 장면을 생각해보면, 하프스페이스 방어와는 관련이 적긴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후안프란의 애매한 수비 포지션과 전반 중반부터 나온 베일의 측면을 향한 움직임으로부터 나온 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제골 나온 과정, 하프스페이스 방어와 크게는 관련이 없긴 하지만... 후안프란의 애매한 포지셔닝과 베일의 윙으로의 움직임과는 연관이 크기에 가져왔습니다.)



토마스 파티를 기점으로 한 아틀레티코의 상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 공략


아틀레티코는 많은 공격 기회를 갖지는 못했지만 아주 일관된 공격 패턴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원에서 토마스 파티가 볼을 잘 소유하면서 계속해서 상대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으로 전진 패스를 주었죠. 그러고 나서 그 위에서는 측면 넓은 지역이든지 아니면 센터백 옆이든지 공간으로 패스를 주었습니다. 


일단, 저는 토마스 파티가 무려 레알 마드리드 중원을 상대로 볼 소유를 상당히 잘했고 미드필더들 사이로 벌어진 틈을 상당히 잘 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환 과정에서는 나름 아쉬운 선택들도 있긴 했지만, 적어도 빌드업 상황에서 만큼은 토마스가 있었기에 팀의 전진도 가능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토마스 파티의 볼 관리와 전진패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토마스 파티의 이러한 성장이 참 대견(?)합니다. 제가 2016년도에 마드리드에서 현장에서든 영상으로든 잠깐씩 출전했던 토마스 모습을 봤을 땐 향후 1군에서 볼 수 있긴 한걸까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아틀레티코의 영입금지 징계가 오히려 이 선수에게는 득이 되어서 거의 반 강제로 1군 경험을 하고 안 좋은 실수도 좀 보여주었었는데 이 경험을 잘 새겨서 점차 아틀레티코에게는 필수적인 선수가 되어가고 있죠. 가비도 다 늙어가는 상황에서 가비의 역할을 잘 대체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보면 코케보다도 후방에서 상대 수비라인 사이 사이로 패스길을 더 잘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니까요. 여튼 성장세가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이는 선수다 보니까 더 좋게 볼 수밖에 없는 것 같긴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토마스가 이렇게 위 화면처럼 높은 지역으로 패스를 주면, 그 위에서는 무조건 공간을 찾았습니다. 측면 넓은 지역 또는 센터백 옆 지역이라고 했는데 이 과정이 좀 아쉬웠죠. 전략 선택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평소 레알 마드리드 공격 상황을 생각해보면 풀백이 많은 공격 가담을 해야하고 센터백 공간도 자주 벌어지니까요. 


다만 아틀레티코의 현재 선수풀에 확실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 또 이러한 장면들에서 드러나는데, 먼저 측면 넓은 지역으로 볼을 줄 경우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후안프란에게 세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진다는 것이었죠. 불과 2~3년전만 해도 이번 경기처럼 공간이 많이 주어진다면 뭐든지 하나는 만들어냈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토마스의 전진 패스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중앙에 어쩔 수 없이 밀집되었고, 그렇기에 마르셀루도 후안프란 쪽을 커버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기도 했습니다만 확실히 공간이 있음에도 후안프란은 쉽게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비톨로의 선발 출장으로 인해 마르셀루가 터치라인 쪽으로 커버를 가면 비톨로가 침투를 하는 2차적인 상황까지 나올 여지가 컸습니다. 정작 현실은 후안프란과 비톨로 모두 마르셀루의 수비에 막히는 장면이 많았다는 것이 참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것입니다.


(아틀레티코 측면 공격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일 수 있었던 장면. 후안프란이 박스로 볼을 투입, 비톨로가 침투하며 공간 창출.)


또한 센터백 옆으로 볼을 주는 것에 있어선 코스타가 확실히 센터백들을 잘 끌어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들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 역시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측면으로 빠지면서 볼을 잡아내기는 했던 코스타였지만 바란과 라모스가 상당히 집중력을 잃지 않고, 측면으로 나간 상태에서 더 이상 코스타가 박스로 들어갈 수 없도록 확실히 막아냈죠. 


(공간 패스, 코스타의 움직임, 그러나 확실히 견제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


하지만,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결국 동점골이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오게 되죠. 역시나 토마스의 전진 패스가 좋았는데 여기에 측면으로 약간 빠져나온 선수가 그리즈만이었다는 것이 차이가 있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비톨로가 훌륭한 침투를 보여주면서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확실히 후반 들어서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진들은 자신의 뒤에 많은 공간을 만들곤 했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았던 아틀레티코였죠. 


(동점골 장면. 토마스가 전진 패스를 하는 상황에서 보이는 엄청난 공간... 덕분에 라모스가 튀어 나오면서 비톨로를 놓쳐버렸죠. 라모스 실수보다는 일차적으로 미드진의 문제로 생각됩니다.)



60분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장면들


레알 마드리드가 62분에 호날두를 빼고 벤제마를 투입, 그리고 71분에 아센시오와 코바치치를 빼고 이스코와 모드리치를 투입했죠. 특히 호날두를 빼고 극악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벤제마를 넣은 것은 전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시켰는데 아무리봐도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하겠다는 것 밖에는 이해가 안 가는 교체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레알 마드리드 442가 위협적인 이유는 호날두가 만들어내고 있는 공간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전방에서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들어가면서 최종 수비 입장에서는 굉장히 피곤해지거든요.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왼쪽 오른쪽 오가면서 수비 끌어내고 특히 베일 왼쪽 가면 오른쪽에 위치하면서 루카스가 체크할 것이 상당히 많아지게끔 만들었죠. 그런데 호날두가 빠지자마자 루카스가 너무나도 편하게 바스케스 견제하고, 루카스 뚫리더라도 뒤에서 고딘이 편하게 커버했죠. 벤제마의 움직임은 호날두만큼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코랑 모드리치가 들어갔는데 그래도 이 변화는 나름 밀리고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공격에서의 주도권을 잡게 해준 변화로 보였습니다. 특히 모드리치가 들어가면서 막히고 있었던 전진패스의 길이 다시 뚫렸죠. 때로는 이스코와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를 공략하는가 하면, 때로는 측면으로 볼을 전진시키며 아틀레티코가 더욱 후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모드리치->이스코->베일)


(모드리치->마르셀루)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이미 전반전보다 더욱 적나라하게 자신의 박스를 방어하는데 힘썼습니다. 전반전에 문제되었던 하프스페이스 방어도 사울이 다른 선수 교체로 인해 이동하고 수비 전략 자체도 완전히 내려서서 하프스페이스 위주로 방어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는 더욱 아틀레티코 수비를 뚫기 어려워했죠. 계속해서 측면에서는 크로스를 남발했고 남발한 크로스만큼 이를 받아줄 공격수, 정확히는 호날두가 없었습니다. 이에 더불어 마지막에는 오블락의 훌륭한 선방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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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1 - 2 바이에른

득점: (SEV) 파블로 사라비아/(BAY) 나바스(자책골), 티아고


양 팀 라인업



뮌헨의 최전방을 향한 패스를 완전히 차단시켰던 전반 초반 세비야의 수비 간격과 위치


많은 축구팬들이 압도적으로 뮌헨이 편하게 경기할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달리, 오히려 전반 초반에는 세비야가 먼저 경기에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뮌헨이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위협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죠. 뮌헨은 평소대로 최후방 수비까지 빌드업에 가담하며 많은 전진패스와 측면 지역을 향한 패스들을 뿌렸지만 다시 그들에게 돌아오거나 몇 번 지나지 않아 바로 세비야 수비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세비야가 뮌헨 공격 자원들이 경기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한 이유는 자기 진영 기준 30m 정도의 적절한 수비 라인 설정, 그리고 최전방과 최후방 수비 간격이 압박 위치에 관계 없이 상당히 일정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뮌헨이 후방에서 볼을 돌리고 있으면 대인 위주로 기존에 설정된 수비 라인 위치보다 훨씬 높은 곳부터 압박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높은 위치부터 압박이 시작되어도 최대한 세비야는 최종 수비라인까지 간격을 일정하게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뮌헨이 상대의 첫 압박을 어떻게든 벗어나서 조금씩 밀고 올라와도 여전히 비슷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비야의 미드필더 라인과 최종 수비라인 사이를 공략하기가 매우 쉽지 않았습니다.


(높은 위치부터 압박을 시작했던 세비야, 뮌헨이 키퍼를 활용해 압박을 뚫으려 했지만 세비야의 좋은 간격으로 인해 볼 탈취 성공)


(세비야 수비 라인 설정과 간격 확인)


이러한 팀 전술에 더해, 중앙 미드진에 피사로-은존지라는 상당히 피지컬적으로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이 배치된 것 역시 초반 세비야가 중원을 장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바네가의 결장으로 인해 이런 라인업이 구성되기는 했지만, 오히려 상당히 체격적으로도 좋고 활동량도 뛰어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배치는 뮌헨이 하고자 하는 빠른 패스플레이를 방해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피사로의 컷팅, 이후 훌륭한 수비 간격으로 인해 뮌헨이 공격을 방해하는 세비야 수비진은 덤, 덕분에 레반도프스키가 완전히 실종...)


(전후반에 걸친 은존지+피사로의 활동 범위, 거의 경기장 모든 부분을 커버했습니다.)



측면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던 세비야의 공격


세비야는 후방 점유 위주의 공격보다는 간결한 공격을 택했습니다. 상대가 뮌헨이라는 점도 있긴 하지만 후방에서 경기를 조립하는 바네가도 빠졌기에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일단 높은 위치에서부터 압박을 통해 적은 수의 인원으로 빠르게 마무리하는 공격 방식도 있었고 또한 2선 자원들을 활용해 빠르게 공격을 하는 방식도 있었습니다.


특히 2선 자원들을 활용하는 과정에 있어서 측면 자원들을 위한 공간 창출이 전반 초반에 상당히 잘 되었고 결국 전반 30분 경에 선제골까지 나왔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열린 쪽은 왼쪽 측면이었는데, 코레아가 하프스페이스에서 상대를 잡아놓고 있으면 왼쪽 풀백인 에스쿠데로에게 엄청난 공간이 열렸죠. 에스쿠데로에게 마크를 붙어야할 뮐러가 낮은 지역까지 제대로 마크를 붙었던 것이 아니었기에 더욱 에스쿠데로가 전진할 공간이 확보되었습니다. 


(에스쿠데로에게 훤히 열린 공간, 덕분에 측면 너비, 깊이 모두 확보했던 세비야)


그 다음으로는 사라비아가 슛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열렸습니다. 사라비아는 단순히 오른쪽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때로는 중앙 지역까지 많은 지역을 커버하면서 슛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왼쪽 측면이 열렸고, 이 지역에서 수비가 집중된 상황에서 중앙 공미였던 바스케스가 꾸준히 상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안팎을 오가면서 마크맨을 끌어내렸고 덕분에 사라비아에게 공간이 열렸죠. 더군다나 사라비아를 담당해야할 베르나트의 수비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아서 사라비아를 제대로 따라잡지를 못했습니다. 


(세비야 공격 상황에서 바스케스의 중요성. 볼의 유무를 떠나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에 많은 기여를 했던 바스케스.)


(화면 처음에서 동그라미 친 선수가 사라비아. 왼쪽 측면이 열렸고, 이후 사라비아가 완전히 슛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들어가면서 결정적인 기회가 나왔던 장면. 골 결정력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선제골 장면. 에스쿠데로에 대한 뮐러의 반응이 늦었고, 이후 베르나트가 사라비아를 완전히 놓치면서 사라비아에게 골을 허용.)



하메스의 교체 투입으로부터 시작된 뮌헨의 반격


전반 35분에 부상으로 인해 비달이 교체 아웃되고, 그 자리에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투입됩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뮌헨의 동점골이 나오는데, 일단 이 장면은 세비야의 마킹 실수가 골로 연결되었다고 봅니다. 또한 티아고가 왼쪽에서 시작했던 것과 달리 자리를 옮겨 오른쪽으로 잠깐 이동했던 것도 세비야의 마킹 미스에 기여했습니다. 그리고 하메스에게 너무 거리를 두고 수비했던 것이 최종적으로 리베리가 깊은 지역에서 경기에 쉽게 관여할 수 있게 해주었죠.


(뮌헨의 동점골 나오는 과정. 에스쿠데로가 뮐러가 아닌 티아고를 마킹하는 바람에 뮐러에게 너무 많은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뮐러에게 공간을 저렇게 많이 주면... 또한 뮐러의 패스를 받은 하메스에 대한 세비야의 수비도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


이후 하메스는 상대의 전방 압박에 처음에는 좀 당황하며 볼을 잃기도 했지만 경기에 관여하는 비중을 높여가기 시작했습니다. 비달보다 훨씬 아랫쪽에서 볼 순환에 관여해주면서 안정적으로 팀이 볼을 점유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고 또한 상대가 수비 라인을 안정적으로 잡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때때로 세비야는 비달에 대해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전진할 공간만 만들지 않으면서 수비에 성공했었는데, 하메스에 대해 똑같은 수비를 펼치기에는 그의 경기 조립 능력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죠. 


(비달이 전진할 공간만 잘 차단했던 세비야 수비)


(하메스에게 거리를 애매하게 두는 순간 열려버린 측면. 덕분에 강제로 내려간 수비라인)


이렇게 하메스가 의도치 않게 투입되면서 세비야의 수비 라인은 강제로 내려갔으며, 점차 경기에 대한 영향력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뮌헨은 기존에 빌드업에 기여하던 최후방 수비 2명에 더해, 티아고, 하메스 위주로 볼이 돌아가면서 조금씩 미드필더 라인이 힘을 얻기 시작했죠.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측면 공간이 열렸던 것입니다. 왼쪽에서는 리베리가 점점 깊숙히 경기에 관여하게 되었고, 오른쪽에서는 키미히가 갈수록 높은 위치에서 볼을 잡게 되었죠. 물론 이러한 상황에는 하메스가 왼쪽 측면에 간간히 가담해주었던 점, 또 오른쪽의 경우는 뮐러가 거의 레반도프스키에 가깝게 이동한 점이 기여를 해주었습니다. 특히 리베리는 후반 들어서 중앙까지도 폭넓게 이동해주면서 경기 참여가 더욱 늘었죠.


비달의 선발은 안정적으로 볼을 소유해줄 수 있는 바네가가 없는 상황에서 압박을 통해 상대의 중원을 장악하려고 했던 의도였겠지만, 오히려 상대는 2선 자원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했고 비달의 압박은 그리 효과가 없었죠. 더군다나 뮌헨 공격시에 상대는 비달의 전진 상황만 잘 체크해주고 측면까지도 수비 시야를 둘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면서 뮌헨의 공격이 어려워졌었습니다. 하지만 하메스의 투입으로 인해 세비야 수비가 체크할 것이 더 많아지게 된 것이었죠. 티아고-하메스를 중심으로 보다 중앙에서 뮌헨의 영향력이 늘었고, 드디어 측면이 열리면서 골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티아고-뮐러-하메스 순으로 패스가 진행되며 세비야의 수비가 흐뜨러졌고, 측면까지 열린 장면)


(뮌헨의 역전골. 하메스가 측면에 서있다가 수비를 유인하고, 대신 열린 공간에 리베리가 자유롭게 위치하면서 편안한 크로스-)



후반전 하비 마르티네스의 수비


전반전도 물론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지만, 특히 세비야가 빠르게, 적은 수의 인원으로 올라와야했던 후반전에는 하비 마르티네스의 수비가 눈에 띄었습니다. 전반전에는 뮌헨의 중원이 장악당한 덕분에 자신의 마크맨인 바스케스 이외에도 커버해야할 공간이 좀 많긴 했죠. 그러나 후반전 들어 적어도 대등 혹은 그 이상의 중원 경쟁력이 생기면서 바스케스의 경기에 대한 영향력을 눈에 띄게 감소시켰습니다. 


(하비 마르티네스의 한 골 이상 가치가 있는 태클)


(바스케스를 끝까지 따라가며 컷팅해내는 하비 마르티네스)



다만 후반 막판에는 은존지나 피사로가 경기 초반과 달리 전진하고, 바스케스가 훨씬 더 낮은 지역에서 볼을 공급하면서 뮌헨에 약간의 위기가 찾아오긴 했습니다. 세비야는 공간이 좀 생기더라도 어떻게든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으려고 했고 이것이 통하면서 다시 중원은 세비야의 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반전과 달리 뮌헨의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고(특히 왼쪽은 하피냐 투입으로 인해) 세비야의 결정력은 안타까웠죠. 결국 뮌헨은 1골차를 잘 지켜내면서 소중한 원정골 2골과 함께 홈에서 세비야를 맞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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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 - 0 데포르티보

득점:(ATM) 가메이로/(DEP) - 


양 팀 라인업




코케 공미와 원톱 시스템을 사용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주중 유로파리그를 위해서, 또한 A매치 기간 다양한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시메오네 감독은 로테이션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수비진에서는 중국에서 차이나 컵을 치르던 히메네스가 부상을 당했고, 필리피 루이스는 국대 기간 전에 이미 부상, 또한 브르살리코 역시 A매치 기간에 경기 중 경미한 부상으로 인해 일찍 교체되었죠. 그리즈만은 징계로 인해 나오지 못했고 코스타는 A매치 기간에 경기를 뛰기도 했고 주중 유로파리그 8강도 있기 때문에 휴식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라인업이 구성되었는데, 그간 442 시스템 하에서 보여준 코케 측면 활용이라든가 투톱 중 한 명(특히 그리즈만이 자주)이 내려오며 중앙과 측면을 연결해주던 모습 등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시스템이 아닌 시스템이 사용되었습니다. 투톱이 아닌 가메이로 원톱이 사용되었고, 코케는 훨씬 더 높은 위치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죠. 코레아는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는 포지션에 자리잡았고, 사울은 왼쪽에서 밸런스를 잡아주었죠. 기초 빌드업 상황에선 심지어 루카스보다 더 아래에서 볼을 잡고 출발할 정도였습니다. 굳이 정형화된 포메이션으로 표시를 하자면 4231보다는 오히려 433에 가까운 느낌도 있었습니다. 사울이 좀 더 아래에 위치하며 밸런스를 잡아주었기에 사울-토마스-가비 3미들에 코케와 코레아가 최종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에 위치하며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죠.


(경기 초반 아틀레티코의 빌드업-페네트레이션 형태. 미드진 3명에 인더홀 지역 2명, 원톱 한 명, 넓게 선 풀백들의 위치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진은 셰도르프 감독의 데포르티보 수비를 고려한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셰도르프 감독이 부임한 이래로 데포르티보 수비는 공격 상황에서 굳이 후방 빌드업을 가져가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위로 전진시키면서 상대의 공격에 미리 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비 대형 자체는 4명의 최종 수비진과 3~4명의 미드진이 간격을 좁히면서 수비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공격을 좀 선수에게 던져놓는 느낌이 있지만 수비에 참여하는 숫자가 상당히 일정한 편이기 때문에 기존 아틀레티코가 보여주던 측면을 활용한 지공은 이론적으로 봤을 때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시메오네 감독은 의도적으로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 선수들을 집어넣음으로써 볼이 투입될 확률은 보다 낮지만 성공했을 때 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플레이를 만들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자기 것으로 만드려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상과 다른 아틀레티코의 고전


문제는 항상 경기 전 감독의 예상과 실제 일어나는 일은 전혀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반전 아틀레티코는 코케를 위주로 상당히 템포가 빠른 공격을 잘 전개하며 긍정적으로 시작했지만 정작 제대로된 기회 창출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 볼을 투입하지 못했던 것은 확실히 아닙니다. 데포르티보가 블록을 나름 잘 세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 지역을 향한 전진패스들이 잘 이루어졌죠. 


그러나 데포르티보 최종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많은 실수로 데포르티보 팬들을 힘들게 했던 알벤토사마저도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시드네이는 더 말할 것도 없었죠. 양 풀백들은 아틀레티코 풀백들의 넓게 선 포지셔닝에 속지 않고 최대한 중앙을 보호하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앙헬 코레아는 제대로된 볼 간수를 하지 못했으며, 이날 밤 전혀 위협적인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며 본인 스스로 볼을 받기 좋은 공간에 위치했지만 볼을 받은 뒤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며 금방 시드네이나 문타리 같은 선수들에게 피지컬적으로 밀리며 볼을 빼앗겼죠. 

(문타리에게 밀리며 볼을 전진시키지 못하는 코레아)



셰도르프 하에서의 엠레 촐락


엠레 촐락이 데포르에 영입될 당시만 해도 터키산 유망주에 대한 많은 기대가 그에게도 이어졌습니다. 뭔가 부족해보였던 데포르티보의 공격진에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죠. 그러나 그가 영입된 이래로 그 어떠한 감독 밑에서 그에게 기대되는 역량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셰도르프 감독 하에서의 엠레 촐락은 확실히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점차 맡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반에는 교체로 들어와 조커 역할을 맡으며 셰도르프 감독의 전술에 무언가 또 다른 카드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라스 팔마스전에서 선발로 나서(비록 무승부 상황으로 인해 더 높은 위치에서 뛸 수 있는 바칼리와 교체되었지만) 굉장히 수준급의 활약을 보여주며 셰도르프 감독의 전술에 부합한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이번 아틀레티코와의 경기에서도 역시나 바칼리와 교체되어 들어가긴 했지만 아틀레티코의 수비진을 상대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대가 볼을 잃을 경우 엠레 촐락은 바로 역습의 기점으로서 작용했고, 상대에게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빼앗아낸 혹은 상대가 잃은 공을 지켜내고 미처 상대가 자리잡기 전에 빠르게 주변 동료에게 연결시켜주었죠. 템포를 조금 늦추는 성향이 있는 선수지만, 대신 훌륭한 볼 간수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셰도르프 감독은 이를 잘 활용해서 촐락을 팀 공격 상황의 기점으로 사용했습니다. 전방의 선수들이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이 셰도르프 데포르티보의 현재 특징인데, 촐락이 볼을 잃지않고 잡아두면서 수비에 가담했던 다른 선수들이 올라가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엠레 촐락의 볼 간수, 이후 루카스 페레스를 향한 롱패스)



카를로스 이삭의 데뷔


라이트백이 부상으로 전멸된 상황에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시메오네 감독은 B팀에서 카를로스 이삭을 불러들였습니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도무지 이 팀은 유로파 출전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너무 스쿼드가 얇습니다. 어린 선수들에게 드디어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는 나름 이로운 점도 있지만 리그만 하는팀도 아니고 1군 라인업이 간신히 17명, 18명 나온다는 건 좀... 


여튼 라이트백이 전멸하여 카를로스 이삭이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는 무난하게 팀이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아직 불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아직 1군 선수들의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한 것인지 페인트 한 번에 쉽게 뒤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팀적으로도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는데, 이삭이 더욱 불안하게 보인 이유는 바로 이삭 바로 옆에 있던 사비치 때문이였습니다. 히메네스의 부상으로 인해 주전 복귀를 하였지만 부상(사비치도 한참 전에 부상이 있었습니다.) 이후 경기력을 아직 못 찾은 것인지 끔찍한 위치 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롱패스에 정신을 놓은 것은 하이라이트였고, 측면에서 날아오는 크로스를 상대는 멀리서부터 뛰어와서 때리는 데 본인은 제자리에서 편안하게 헤더를 하려다 놓치지 않나 이삭이 뚫린 뒷 공간 커버는 커녕 본인도 불안해서 전반전에 데포르티보가 꽤 왼쪽(아틀레티코 기준 오른쪽)에서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죠. 그나마 루카스 페레스가 근래 골 결정력이 좋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루카스 페레스는 뒤에서부터 뛰어와서 크로스를 잘라 먹었으나 사비치는...)


(이삭이 뚫렸는데 사비치는 허수아비 노릇...)


또한 이렇게 이삭이 고전하는데도 누군가 와서 협력수비를 펼치지 않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덕분에 아틀레티코는 전반 27분 경이 지나자 4231(혹은 433)을 포기하고 익숙한 442로 돌아가게 됩니다. 가메이로-코레아 투톱에 코케-토마스-가비-사울 형태였죠. 이는 사울이 이삭과 협력수비로 측면을 보호해줄 수 있는 형태가 됩니다. 특히 왼쪽 라인(즉 아틀레티코에게는 오른쪽 라인)에서 루이지뉴와 아드리안이 차례로 위세를 떨치고 있었기에 이삭 혼자 냅두기에는 매우 위험한 상태였죠. 때마침 32분에 아틀레티코는 페널티킥을 얻으며 한 골 넣고 잠그기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442로의 변환 후 훨씬 안정적으로 변한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수비라인)



앞으로의 일정


일단 아틀레티코는 주중에 스포르팅과의 유로파 8강이 있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마드리드 더비가 있죠. 스쿼드가 상당히 얇아진 상황에서 어떻게 각각의 경기 라인업이 구성될지 궁금해집니다. 특히 오른쪽 풀백 자리가 여전히 전멸이라면 문제인데, 아마도 이삭을 소집해 놓고 토마스가 풀백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삭이 교체되고 나서 토마스가 풀백을 봤는데 훨씬 안정적인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공격진은 그리즈만-코스타 라인을 구성할 수 있을테니 이번 경기보단 훨씬 더 위력적일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반면 데포르티보는 이 경기를 지면서 점차 강등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아직 17위와 8점차이가 나기 때문에 확정은 아니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강등이 확실하다고 봐야겠지요. 셰도르프 감독이 수비는 개인 단위에서의 실수가 꽤 나오긴 해도 실점은 나름 줄인 것 같지만 그에 비해 골이 너무 안 나옵니다. 이번 경기도 박스 안 슛은 상당히 많이 가져갔지만 그 어떤 슛도 들어가지 않았죠. 아틀레티코 오른쪽 라인의 불안함으로 인해 좋은 기회가 꽤 나왔음에도 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 년간 어떻게든 살아남았던 데포르티보였는데 이번에는 어찌될지 조금은 걱정되는 행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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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는 누구인가?


도미니카 공화국의 산토 도밍고에서 태어나 스페인 레알 베티스 유스 출신으로서 2월 처음으로 1군 경기를 뛴 레알 베티스의 레프트백 유망주입니다.


6살 때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스페인으로 건너가서 말라가 근처에서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2014년 베티스 유스에 입단했고 이곳에서 지금까지 B팀과 함께 성장을 했습니다. 


이번 시즌 2월 데포르티보 원정 경기에 처음으로 1군 경기 선발로 나섰고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두르미시 한 명 밖에 없던 레프트 백 자리의 로테이션 자원으로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경기에서 데뷔를 함으로써 도미니카 국적의 선수로서는 4번째로, 또한 도미니카에서 태어난 선수로서는 첫 번째로 라리가에 데뷔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본 포지션은 레프트백이지만 중앙수비수로도 기용될 수 있는 선수입니다.



2. 플레이 스타일?


기본적으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위아래 끊임없이 달리며 수비와 공격을 모두 무난하게 해내는 레프트백입니다. 특히나 베티스가 2월부터 백스리 시스템을 더 자주 사용하면서 윙백이 맡아서 해야하는 역할이 많아졌는데, 주니오르는 1군에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왼쪽 윙백 자리에서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모두 시원하게 잘 해내고 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는 팀이 빌드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그렇게 주도적인 역할을 맡지는 않습니다.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고자 후방에서 측면으로 공을 넘겨주면 그리 오래 볼을 소유하지 않고 빠르게 주변의 선수에게 짧은 패스로 넘겨주는 것이 초기 빌드업 상황에서 그의 주된 역할입니다. 그러나 동료들의 플레이로 인해 왼쪽 측면 지역에 공간이 발생한다면 그 이후부터는 박스 안에 볼을 투입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vs 발렌시아(원정)/공격 단계별로 그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두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한 주 포지션이 풀백 혹은 윙백임에도 꽤 키가 크고 피지컬이 어느 정도 좋아서 적어도 피지컬로 상대를 맞닥뜨리게 되면 웬만한 라리가 윙어들은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다리도 길기 때문에 아주 밀착된 상태에서 상대의 공을 잘 빼앗아 내기도 합니다. 또한 발도 빨라서 공격 올라가는 속도, 수비 복귀하는 속도 모두 빠릅니다.


(vs 레알 소시에다드(홈)/긴 다리로 볼을 빼앗아내는 주니오르)




3. 장점?


먼저 공격 상황에서의 장점부터 보면, 기본기는 이미 완성이 되었다고 보일 정도로 공을 간결하게 잘 받아낸다는 것입니다. 베티스는 굉장히 후방 볼 점유를 중시하기 때문에 센터백들이 공을 갖고 있다가 측면으로 길게 벌려주는 패스를 통해 압박을 벗어나곤 하는데, 주니오르가 긴 패스를 받는 모습을 보면 기본기만큼은 이미 1군 선수라고 해도 될 정도로 볼 터치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정확히 자기 앞에 볼을 떨어뜨려서 바로 다음 장면으로 전개가 가능하게 되죠.


(vs 에스파뇰(홈)/주니오르의 볼 다루는 능력)


(vs 발렌시아(원정)/롱패스를 자기 앞에 깔끔하게 떨어뜨리는 주니오르)



두 번째 장점은 공격 상황에서 측면 넓은 지역에 위치해 있으면서 동료가 볼을 줄 수 있는 타이밍을 항상 확인해서 필요시에만 올라가 상대에게 제대로 카운터를 때린다는 점입니다. 공격 상황에서 주니오르가 볼을 갖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면 주니오르는 항상 자기 팀의 미드필더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후방에서는 과르다도, 파비안, 높은 지역에서는 부데부즈나 호아킨의 자세를 항상 확인하고 있죠. 


주변 수비 위치를 고려해 그들의 위치나 자세가 측면으로 벌려줄 타이밍이 될 것 같다 싶으면 빠르게 전진합니다. 비록 중앙에서 항상 볼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측면에서 대기를 하고 있죠. 상대의 수비가 중앙에 집중하고 있고 팀 동료들이 그런 상황에서 자신에게 볼을 넘겨주기만 한다면 주니오르는 엄청난 공간을 갖게 됩니다. 


측면에서 공간이 나올 조건이 된다면 주니오르는 박스 주변에서 적어도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주로 낮은 크로스를 통해 박스 안에 정확하게 볼을 전달하여 공격수들이 슛을 하게끔 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본인이 직접 슛을 가져가기도 합니다. 


(vs 에스파뇰(홈)/미드진의 시야를 확인하고, 측면에 넓은 공간이 확보된 상태에서 나온 골. 주니오르 1군 첫 골입니다.)


(vs 레알 마드리드(홈)/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이 너무 중앙만 신경쓰면서 주니오르의 침투를 완전히 놓쳤고, 이는 나초의 자책골로 이어집니다.)


(vs 레알 마드리드(홈)/마찬가지로 미드진의 시야를 확인, 중앙에서 테요가 안으로 이동하며 카르바할의 시선을 끌어주었고 덕분에 넓은 공간이 확보된 상태에서 빠르게 전진, 낮은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해내는 주니오르)



세 번째 장점은 발전가능성이 높은 수비 지능입니다. 피지컬이 괜찮은 선수여서 피지컬이 우수한 유소년 선수들이 피지컬만 믿고 너무 덤비는 수비를 하는 그런 흔한 실수를 할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지능적으로 수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당히 수비 라인에 많은 신경을 쓰고, 동료와의 간격을 중시하며 무작정 자신이 마크해야할 선수만 쳐다보지 않습니다.


(vs 에스파뇰(홈)/수비라인에 상당히 집중하는 주니오르.)


(vs알라베스(원정)/자신의 마크맨이 측면으로 나오는 와중에 상대 공격수가 뒤로 빠지는 것을 보고 양쪽이 커버가 가능한 위치를 선정한 주니오르)


(vs 레알 마드리드(홈)/바스케스와 카르바할 사이 적절한 위치에 서면서 카르바할의 공을 커트하는 주니오르)



4. 개선해야 할 점? 


전반적으로 굉장히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에 눈에 띄는 큰 실수나 단점은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1군 경기 템포에 대한 적응은 좀 더 개선해야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공격, 수비 모두에 걸쳐서 생각해야할 부분인데요. 일단 공격 상황에서는 충분한 공간이 없으면 여유가 없어보일 정도로 빠르게 동료에게 짧게 넘겨주는 경향이 보입니다. 


또한 수비 상황에서도 자신의 주변에 공격에 가담하는 선수가 많을 경우 아직은 헤매는 모습도 많습니다. 좀 거리가 있다면 장점에서 보여준 것처럼 비교적 자주 좋은 위치선정을 통해 최소한 지연을 해줄 수 있지만, 거리가 좀 더 가까워질 경우 헤매는 느낌이 적잖이 있습니다.


(vs 알라베스(원정)/2명의 공격수가 박스 주변에서 빠르게 공을 주고 받는 상황에서 헤매는 주니오르)


(vs 레알 마드리드(홈)/사실 동료들이 볼을 커트해줄 것이라 믿은데서 기인한 문제로 보이긴 하지만... 카르바할의 돌파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주니오르)


하지만 아직 1군 경험이 10경기 가까이 밖에 안 되는 선수이기 때문에 많은 훈련과 경기 경험을 통해 이러한 부분은 충분히 개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특히 장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피지컬만 믿고 수비하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죠. 이번 시즌 베티스에서 유스 출신 선수들이 터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선수여서 간만에 유망주 소개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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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1 - 1 스페인

득점: (GER) 뮐러/(ESP) 로드리고




마르셀리노 감독 지도 하에 리가 수준급 세컨톱이 된 로드리고


이번 시즌 마르셀리노 감독이 발렌시아를 지휘하게 되면서 팀 순위, 승점 모든 것이 급격히 향상되었지만 특히 로드리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발렌시아 팬들이 한때 조롱조로 언급했던 '클럽 레코드'는 이번 시즌 팀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라리가 팬들이 그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경기 내용적인 측면과 기록적인 측면 모두 통틀어서 가장 향상된 부분은 역시나 득점력입니다. 벤피카에서 발렌시아로 넘어온 이후 리그 기록만 봐도 얼마나 처참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4/15 3골(비록 이적이 아닌 임대시즌이지만), 15/16 2골, 16/17 5골 기록은 이것이 클럽 레코드 공격수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치였죠. 그러나 이번 시즌 이미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며 마르셀리노 감독이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을 정도로 보입니다. 이번 시즌 직전 마르셀리노 감독이 그를 베스트일레븐의 세컨톱으로 기용하겠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에는 제발 방출하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명장은 역시 보는 눈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는 모든 경기에서 투톱을 활용했습니다.(코파 바르사 2차전은 형태상은 스리톱이지만 실질적으로는 4-3-1-2 느낌이 강했습니다. 다만 이 경기에선 로드리고는 '1'의 자리를 맡아 공격 전개를 평소보다 더 아래에서 이끌었습니다.) 투톱의 형태를 보면 자자나 산티 미나가 가장 높은 위치에서 상대 중앙 수비들과 맞붙으면서 깊이를 확보하고, 그렇게 확보된 공간을 로드리고가 활용하는 식이죠. 뿐만 아니라 로드리고는 굉장히 상대 진영을 넓은 범위로 움직이면서 다양한 공격 장면을 창출해냅니다. 때로는 상대 풀백에 붙어있다가 측면 공격의 기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중앙 수비수 뒤에 숨어있다가 라인브레이킹을 노리기도 합니다. 특히나 그의 이러한 넓은 활동 범위는 연계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면서도 게드스가 드리블 돌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활동 범위, 연계에 더해 이번 시즌 놀랍게도 향상된 득점력 덕분에 결국 작년 처음으로 스페인 국가대표에 승선하게 되었습니다.



독일 전 스페인 공격 시스템 하에서의 로드리고


스페인은 이번 독일과의 경기에서 공격시 상대의 전방 압박을 어떻게 풀어내는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상대 최종수비라인과 바로 맞닥뜨리도록 패스를 줄 것인가에 대한 좋은 훈련을 거쳤습니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선수 간의 거리를 좁히면서 삼각형을 만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포인트였죠. 미드필더들은 지속적으로 움직이면서, 그러나 서로 간의 거리에 신경을 쓰면서 상대의 강력한 수비 대형을 뚫고 전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한 곳에 몰린 압박을 이용해 반대편 사이드로 길게 전환시키기도 했죠. 


그리고 로드리고는 이러한 공격 기본 포인트에 자신의 기존 플레이 스타일을 매우 잘 녹여냈습니다. 비록 원톱의 역할을 맡았지만 발렌시아에서 자신이 보여주던 세컨톱으로서의 특징을 활용했습니다. 특히 공격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은 예시로 보입니다. 


(화면 초반 그림상 맨 아래에 위치한 선수가 로드리고. 측면에서 출발하면서 상대의 강한 대인 위주 전방 압박을 벗어나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측면 지향적인 플레이는 공격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주로 이루어지면서 팀적인 탈압박에 도움을 주고, 또한 중앙 지향적인 윙들(이스코, 실바)이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활용하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비록 이번 경기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로드리고의 주발은 왼발이기 때문에 후방에서 길게 넓은 지역으로 전환시켜준다면 언제든지 볼을 잡고 사선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측면 풀백으로 나섰던 카르바할이 올라올 경우 측면에 머무르는 것을 멈추고 상대 중앙 수비 근처로 자리를 옮기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박스 주변에서는 두 가지 형태로 팀 공격에 기여하고자 했는데, 하나는 중앙 수비 뒤에 숨어있다가 라인브레이킹, 또 하나는 최종 수비라인 바로 앞 공간에 위치하는 것입니다. 


특히 첫 번째 골이 라인브레이킹을 통해 나오게 되었죠. 이러한 라인브레이킹을 통해 최근 발렌시아에서도 골을 만들어낸 바가 있습니다. 수비수와 몸으로 부딪혀가며 싸우는 것보다도 오히려 중앙 수비 뒤에 숨어서 갑자기 등장하는 스텔스 능력이 자주 발휘되곤 합니다.


(스페인의 선제골 장면. 독일 풀백 헥토어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훔멜스와 벌어져 있었고, 훔멜스는 뒤에서 침투하는 로드리고를 완전히 놓쳤습니다.)


또한 세컨톱 본연의 능력으로써 수비라인 주변의 공간으로 이동해 박스로 침투하는 다른 선수에게 볼을 건네주거나 바로 슛을 가져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을 보면, 로페테기 감독의 시스템에서 공격에 가담하는 선수들이 가져야할 공간에 대한 이해도, 연계 면에서 크게 부족한 것은 없어보입니다. 또한 넓은 활동 반경 덕분에 중앙 지향적인 윙들이 측면을 넓혀야한다는 부담없이 인더홀 지역을 공략할 수도 있게 되었죠. 이러한 면에서 비록 그가 리가에서 뛰고 있는 포지션이 세컨톱임에도 불구하고 로페테기 시스템의 원톱으로서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로드리고가 마지막 열쇠인가?


사실 로드리고만 있으면 '적어도 4강은 노려볼 수 있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비록 최근 기용되었던 공격수 중에서 리가 내에서 폼도 괜찮고 또 로페테기의 시스템에도 적합한 선수임은 분명해보이지만, 공격수로서 갖추어야할 또 하나의 자질인 상대 중앙 수비수와 맞붙어 싸우는 능력은 로드리고가 선호하지 않는 형태의 플레이입니다. 월드컵에는 독일과 같이 강하게 전방압박을 하는 팀도 있고 그렇기에 원톱 자체가 페네트레이션에 관여하는 유형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예 내려선 팀을 상대로는 자칫 잘못하면 볼만 돌리다가 끝을 보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팀을 상대로는 수비수와 강하게 싸워주며 플레이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골을 만드는 선수가 필요하죠. 발렌시아로 치면 자자같은 선수가 그럴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3월 A매치에 코스타가 정말 오랜만에 소집된 것은 참 반가운 일입니다. epl을 거치며 몸을 쓰는 법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정작 이번 경기 후반전에서 코스타의 투입과 함께 공격이 다이나믹 해지지 못하는 그런 장면이 나왔습니다. 적어도 로드리고가 있을 땐 아직 호흡은 완전치 못해도 다이나믹함은 있었거든요. 코스타 같은 선수는 반드시 공격의 다양성을 위해서 필요하긴 하지만 글쎄요... 코스타 투입과 함께 전술적으로도 다른 무언가가 나오지 않으면 과거 A매치와 마찬가지로 코스타와 팀 전술 사이에 불편한 공존이 되는 것은 아닐지 약간의 우려는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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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사 1 - 0 ATM

득점: (BAR) 메시/(ATM) -


양 팀 라인업


아틀레티코의 수비 플랜은 좋았으나...


경기 시작과 함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 형태는 바르셀로나의 공격 작업을 충분히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평소대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공을 잡는 시간은 많았지만 실질적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일단 바르셀로나가 키퍼와 중앙 수비부터 볼을 전개하기 시작할 때를 살펴보면, 이전 시즌 시메오네가 바르사나 뮌헨을 상대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빌드업의 핵심이 되는 선수에 대해 높은 위치부터 강하게 상대를 마크했습니다. 특히 바르사를 상대할 때는 항상 부스케츠를 가만 냅두지 않았죠. 


(아틀레티코의 바르사 기초 빌드업에 대한 수비 형태)


바르사가 기초 빌드업을 시작하면, 코스타와 그리즈만이 각각 왼쪽과 오른쪽을 마크하면서 굉장히 투쟁적인 코스타가 볼을 잘 다루는 피케, 그리고 때때로 슈테겐까지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가비가 부스케츠를 담당하는 경우가 전반 초반에는 많았죠. 양 측면 미드필더들은 자연스럽게 바르사의 양 풀백들을 담당했습니다. 스페인 Bein sports의 해설자인 악셀 토레스는 이 장면에 대해 "5명이 압박하고 5명이 남아있다"라고 했습니다. 모두가 압박하러 올라가면 공간이 크게 생기기 때문에 미드진에서 최소 한 명은 후방을 보호했는데, 그 임무를 맡은 것이 토마스 파티였죠. 


바르사가 기초 빌드업을 성공시켜서 볼을 중원으로 전진시키면, 대인 위주의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은 그만두고 상당히 낮은 위치까지 수비라인을 내리며 박스를 보호하는 데에 힘썼습니다. 그리즈만까지도 상당히 낮은 위치까지 내려오며 수비에 도움을 주었죠. 


개인적으로 낮은 위치에서 수비를 할 때 주목했던 선수는 토마스 파티였습니다. 적절하게 자기가 나올 때와 공간을 보호할 때를 잘 구분하면서 바르사의 미드진이 쉽게 몸을 앞을 향하지 못하게 하고 볼을 돌리기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아틀레티코의 낮은 지역에서 수비 형태. 팀 동료들과 함께 수비 대형을 갖추는 동시에 중앙에 위치한 수아레스를 향한 길을 완전히 막으며 훌륭한 수비 위치 선정을 보여준 토마스.)


그러나 전반 24분 토마스 파티의 메시를 향한 파울은 수비 상황에서 유일하게 토마스가 실수한 점인데, 경기 결과를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아쉽고 치명적인 파울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 정도는 실수라고 하기도 그런 파울이지만, 메시의 프리킥을 생각하면 파울 없이 더 깔끔하게 해냈어야 했던 장면이기도 합니다.)



두 팀의 공격 문제


전반전 내내 두 팀은 평소 잘 될 때의 공격 모습이 전혀 드러나지 못했습니다. 물론 바르셀로나는 어떻게든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하며 슛을 만들어냈지만 아틀레티코는 상대 진영에서 볼 간수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슛을 단 한 번 하는 데에 그쳤죠. 


먼저 바르사의 문제는 상대의 마크를 떼어내는 동작, 즉 스페인어로 'desmarque'를 위한 움직임이 시즌 초 중앙을 장악하며 공격을 수월하게 해낼 때보다 떨어져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양 풀백이 윙백에게 일대일로 묶여버렸던 첼시 전을 제외하면 그래도 양 풀백들은 활발하게 움직여주면서 공격에 큰 도움을 주고 있긴 하지만 시즌 초 홈에서 유벤투스마저 무너뜨렸던 인더홀 지역, 즉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에서의 desmarque와 빠른 패스 플레이가 점점 둔해져가고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많은 대회를 소화하면서 해당 플레이를 해내며 '메시를 위한 공간, 메시가 만드는 공간'을 창출해내줄 이니에스타, 파울리뉴가 전부 지친 듯한 모습이 있죠. 물론 파울리뉴의 능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바르셀로나의 선수로서는 좋지 않을지 몰라도 시즌 초에는 메시와의 호흡도 좋았고, 훌륭한 오프더볼 움직임을 통해 메시를 위한 공간도 자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파울리뉴는 아시아 무대부터 연이어 정말 수많은 경기를 뛰어 왔기에 현재 그의 폼은 체력적인 문제에서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즌초만 해도 메시가 저 위치에서 공을 잡으면 누군가는 인더홀 지역에서 반드시 빠른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냈지만, 이번 경기 바르사의 지공 상황에서는 그러한 움직임이 상당히 둔해졌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안드레 고메스는 팀적인 요인이 아니라 개인적인 요인에서 마이너스였습니다. 덕분에 라키티치가 많이 뛰면서도 더 뛰어다니면서 패스가 돌도록 도왔죠.



한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문제는 전반전 내내 2선 지역의 영향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풀백은 고립되었고, 투톱은 너무나도 할 일이 많게 되었죠.


(전반전 2선 지역에서 볼을 돌리는 아틀레티코. 박스 바로 주변에서 공격진에게 볼을 투입해서 공격을 수월하게 만들어주어야 할 선수들이 볼만 돌리다가 상대의 압박 속으로 더욱 들어가는 참으로 슬픈 그러한 장면이...)


시메오네 감독은 바르사 원정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미드진을 모두 중앙 미드필더로 구성했습니다. 이 정도 선택은 충분히 이해가 가긴 합니다. 그러나 코케가 폼이 너무 떨어져서 2선이 해내야할 역할, 즉 박스 주변에서 공간을 포착하고 공격수들이 적은 수의 수비를 상대하도록 패스를 넣어주며 결정적 기회를 만드는 그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쉬운 패스조차도 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죠. 


코케는 최근 계속 이랬으니 그렇다치고, 반대편 사이드도 딱히 상태는 좋지 못했습니다. 사울이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미드진에 4중미가 배치 되었을 때 2선에서 코케와 사울이 가깝게 위치하며 패스를 주고 받는 그 형태로 인해 사울은 풀백을 돕지 못했고, 풀백 브르살리코는 너무나도 자주 고립되었습니다. 


(브르살리코가 알바의 수비에 막혀 쉽게 전진하지 못했던 ATM.)



후반전 아틀레티코의 변화 - 앙헬 코레아의 교체 투입


그러나 후반 들어서 경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급격하게 달라졌습니다. 볼을 편안하게 소유하는 팀이 바르사가 아니라 오히려 아틀레티코가 되었다는 느낌을 주었죠.


1차적으로는 수비형태가 달라졌습니다. 전반전에도 물론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서 압박을 시행하긴 했지만 상대가 중원 지역으로 밀고 올라오면 빠르게 수비 대형을 갖추며 낮은 위치까지 라인이 내려오는 것도 괜찮다고 보았죠. 그러나 후반전에는 낮은 위치까지 라인이 내려오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중원으로 밀고 올라오더라도 강하게 맨마킹을 시행하면서 공간이 생기는 위험을 감수했죠. 


2차적으로는 58분 앙헬 코레아의 교체 투입이 경기 흐름을 바꾼 요인이 되었습니다. 경고가 한 장 있던 브르살리코를 빼고 토마스 파티를 오른쪽 풀백자리에, 그리고 사울을 중앙으로 돌리고 코레아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에 두었죠. 캄노우 원정을 감안한 수비적인 라인업에서 벗어나 평소 리가 중하위권을 상대로 들고 나왔던 공격적인 미드진을 구성하게 된 것입니다. 


코레아가 최근 많이 출전했던 오른쪽 측면에 위치하게 되면서 아틀레티코의 공격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적어도 전반전과 달리 오른쪽 측면에서 개인 능력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달라졌죠. 코레아는 볼 간수가 되고 드리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기대해볼 만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풀백들이 고립되는 현상까지도 줄어들었습니다. 바르사 전 그의 공격 위치 선정은 오른 측면의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며 풀백들과의 연계, 박스 안으로의 볼 투입이 모두 가능하게 해주었죠. 


뿐만 아니라 맨마킹 위주의 강한 압박으로 수비 형태가 바뀌면서 바르사는 훨씬 더 아래에서 볼을 잡다가 헤매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주된 싸움 지역이 아틀레티코 진영 가운데에서 아예 중원, 혹은 심지어 바르사 진영으로 밀려 내려간 꼴이었죠. 덕분에 바르사는 빠르게 전원이 올라오다가 역습을 맞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수비를 정돈하지 못한 채로 상대를 맞이했습니다. 덕분에 2선의 영향력도 자연스럽게 늘었고 투톱도 훨씬 편해졌죠. 


(역-역습으로 인해 수비라인을 제대로 정돈하지 못하며 아틀레티코에게 공간을 내준 바르사, 덕분에 편해진 2선과 공격 자원들)


(코레아의 위치 선정. 물론 패스미스가 나왔지만 전반과 달리 측면이 고립되지 않았던 아틀레티코)


(비록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되었지만 오른쪽에서 코레아 한 명으로 인해 무언가가 창출되었던 장면)



바르사의 수비 - 오프사이드 전술, 쿠티뉴


바르셀로나는 발베르데 감독 하에서 과거보다 수비적으로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예전보다 라인이 내려가며 블록 형태의 수비를 통해 좀 더 골문 근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도 훌륭합니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상대의 공간을 노리는 형태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굉장히 뛰어난 모습입니다. 이는 움티티와 피케가 높은 라인을 구성했을 때 수비를 상당히 잘해주고 있는 것에서 온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틀레티코 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록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후반에 애를 먹으며 의도치 않게 좀 밀리는 것 같았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위치에서 수비를 해야할 경우 효과적인 수비를 잘 해냈습니다. 전반전에는 그 빈도가 훨씬 많았죠. 특히나 이번 경기에서는 중앙 수비들의 맨투맨 마킹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오프사이드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자주 무력화시키는 점은 인상 깊었습니다. 아틀레티코는 전반전에 자주 코스타나 그리즈만이 수비 뒷공간으로 달려가며 기회를 노렸지만 번번히 오프사이드 전술에 걸렸습니다. 


(화면 오른쪽 아틀레티코(노란 유니폼) 선수 바로 옆 피케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아틀레티코가 후방에서 롱볼로 뒷공간을 노리려고 하자 빠르게 피케가 앞으로 튀어나가죠.)


팀 전술적인 면에서는 오프사이드 전술이 훌륭했고, 개인적인 면에서는 쿠티뉴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비록 공격 상황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상당히 헌신적으로 뛰었습니다. 적극적으로 아틀레티코의 풀백들을 쫓아서 포기하지 않는 수비를 보여주었죠. 


(알바와 함께 브르살리코를 견제하고 공을 가져오는 쿠티뉴)


(수비 대형을 잘 갖추다가 토마스 파티보다 앞서서 움직이며 공을 빼앗고 역습을 시작하는 쿠티뉴)



Partidazo de Giménez


어제 경기에서는 결과에 관계없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 선수가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때는 사비치에 밀릴 정도로 폼이 좋지 않은 시기도 있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한 단계 성장을 한 느낌도 주었습니다. 수아레스와 매치업이 상당히 많았지만 거의 모든 상황에서 수아레스를 압도했습니다. 빠른 스피드를 통해 높은 라인, 낮은 라인 상관없이 경기 내내 수아레스를 견제했고 수아레스를 내내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때로는 고딘이 놓친 상황을 커버해주기도 했죠. 90분 동안 집중력이 거의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수아레스에게 가는 공을 예측해서 커트해내는 히메네스)


(쉽게 수아레스가 전방을 향해 몸을 돌리지 않도록 견제, 이후 빠르게 공을 빼앗는 히메네스)


(고딘이 제쳐졌지만 재빠르게 커버하는 히메네스)


(후반전 높은 라인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수아레스를 견제...)


 

and

레알 베티스 0 - 5 바르셀로나

득점: (BET) - /(BAR) 라키티치, 메시(X2), 수아레스(X2)


선발 라인업


올해는 바르셀로나 경기를 리가 경기 중에서는 꽤 많이 보게 됩니다. 물론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경기도 많이 보고 있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발베르데 감독의 전술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경기 중 적절한 변화를 통해 경기 흐름을 바꾸어 버리는 게 인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경기 시작과 함께 실행되는 플랜 A가 통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어느샌가 경기를 장악하고 골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베티스 전도 전반전에는 베티스의 수비 플랜에 상당히 애를 먹었고, 바르사의 플랜 A도 뭔가 잘못된 느낌이 있었지만, 후반전 팀이 싹 바뀌어서 등장했습니다. 전술적으로 공부해볼만한 좋은 경기가 아닐까 싶어서 오랜만에 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레알 베티스의 경기 플랜


레알 베티스는 전반전을 아주 훌륭하게 치렀습니다. 전반전 수비만 놓고보면 바르셀로나를 잡을 수 있는 교본에 실릴만한 경기였죠. 축구 전술책에 자주 언급되는 2011-12 아슬레틱 vs 바르사 경기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선수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대인방어를 하면서 바르사의 실수를 유도한 점이 그랬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한 번 살펴보죠.



바르사의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베티스의 수비 대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 초반에 표시해두었듯이 아주 높은 위치에서 바르사 선수들을 한 명씩 전부 대인 마크를 하고 있습니다. 베티스의 투톱이 평소 빌드업의 시작점이 되는 중앙 수비진을 마크하고 있고, 호아킨이 부스케츠를, 과르다도가 라키티치를 각각 마크하면서 슈테겐이 볼을 어디에 줄지 모르게 만들어버렸죠. 뿐만 아니라 양 윙백들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면서 후방 상황과 바르사의 양 풀백 상황을 모두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마킹 덕분에 바르사는 키퍼가 볼을 돌리면서 시작되는 기초 빌드업에 애를 먹었습니다. 슈테겐의 롱볼은 아무래도 짧은 패스보다 정확하지 않았고, 짧게 공을 건네주더라도 베티스의 수비 대형에 의해 볼 소유를 얼마 하지 못했죠.

  

(이 장면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공격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평소 433 내지 4231을 사용하던 베티스는 백스리 형태로 수비라인을 가동하면서 바르사의 전방 압박에 대해 좀 더 수적 우위를 가져가려 했습니다. 평소 앵커로서 기용되던 하비 가르시아가 백스리의 오른쪽으로 들어가고 만디가 백스리 중앙에 위치했죠. 그러면서 바르사를 상대로도 키케 세티엔의 점유 축구를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최전방의 공격 형태 아이디어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실행이 아쉬웠죠. 호아킨이 중앙에 주로 위치하면서 바르사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 라인을 공략하고, 크리스티안 테요와 세르히오 레온이 중앙 수비 옆으로 뛰면서 중앙 수비 간격을 벌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세르히오 레온은 측면도 볼 수 있는 스피디한 선수이기에 나름 적합한 선발 라인업이었죠. 다만 문제는 투톱까지 공이 쉽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투톱을 양 옆으로 뛰게 하면서 최종 목표는 공간을 향한 패스로 보였는데, 그다지 성공률은 좋지 못했고 오히려 찬스는 바르사의 수비 대형 정면에서 더 나왔습니다. 극 초반 과르다도의 중거리슛, 또 전반 중반 정도에 피케 앞에서 호아킨의 침투 이후 슛이 그랬죠. 


(베티스가 투톱을 통해 활용하고자 했던 움직임과 현실)



바르사의 경기 플랜


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그동안 윙이 없을 때 442 형태가 아닌 4231에 가까운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는 베티스가 평소 433을 쓸 때의 모습을 고려해서 나온 라인업으로 생각이 됩니다. 베티스의 3미들을 피하고 좀 더 측면을 활용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왼쪽 윙에는 고메스, 오른 윙에는 세르지 로베르토가 위치했습니다. 또한 베티스의 빠른 공격에 대한 대응과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베티스의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을 예상하고 부스케츠-라키티치 더블 볼란치를 세워 수비적인 대응을 하고, 공격적으로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한 명을 더 늘려서 압박을 벗어나 빌드업을 좀 더 수월하게 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베티스가 경기 시작 플랜을 너무 잘 세워버려서 바르사의 플랜이 엇나갔습니다. 일단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더블 볼란치형태였다고 보이는데, 라키티치가 계속 후방에서 대기하면서 공격 상황에서, 상대 진영에서 수적 열세를 겪으며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후방에 위치한 라키티치, 덕분에 공격 상황에서 숫자 부족으로 금방 소유권을 잃었던 바르사)


또한 수비 상황에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대인 위주의 압박을 시행했는데, 간간히 미드필더들이 과르다도나 파비안을 압박하다가 최종 수비라인과 간격이 벌어지면서 공간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베티스가 잘 활용하지 못했습니다만...



1차적인 변화 - 라키티치 전진



전반 중반 발베르데 감독이 라키티치를 부르더니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며 전진할 것을 지시합니다. 이 이후 여전히 후방 빌드업은 좀 답답했지만 어느 정도 잘 버텨서 상대 진영까지 전진하고 나서는 좀 나아졌습니다. 전반 초반의 수적 열세가 조금은 나아진 모습이었죠.


이렇게 라키티치가 좀 전진해주면서 상대 진영에서 볼을 줄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늘었습니다. 조금씩 베티스의 자기 진영 방어가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바르사의 슛 횟수도 늘게 되었습니다.



2차적인 변화 - 완전한 3미들로의 전환


후반 시작과 함께 발베르데 감독은 세르지 로베르토의 위치를 좀 더 내렸습니다. 전반전 세르지 로베르토의 위치는 오른 윙에 가까웠던 반면, 후반 시작과 함께 섰던 위치는 433 하에서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웠죠. 


(그림 초반 오른 윙 자리 즈음에 동그라미 친 선수가 전반전 세르지 로베르토.)


(후반전 초반 세르지 로베르토의 위치는 좀 더 아래로 내려왔고, 마크맨을 끌어당기면서 베티스 수비진 앞에 공간 발생.)


그래서 전반전 세르지 로베르토는 거의 중원에서의 빌드업 가담보다는 측면 지역에서 볼을 간수하거나 빠른 움직임을 통해 풀백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반면 후반전 세르지 로베르토는 보다 더욱 빌드업에 가담하는 모습이 늘었죠. 물론 오른쪽 측면에 빈공간이 생길 경우 채워주는 역할도 맡았습니다. 


여튼 세르지가 내려온 덕분에 레알 베티스는 전반전에 펼치던 대인 마크 위주의 수비가 더욱 흐트러졌습니다. 바르사의 전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죠. 최종 수비 앞에는 전반전보다 많은 공간이 생겼습니다. 전반전에는 바르사의 더블 볼란치가 그렇게 깊이 전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베티스의 미드진 중 한 명 정도는 애매하게 마크와 공간 압박 사이의 스탠스를 취하면서 최종 수비라인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서는 바르사가 3미들을 취하면서 미드진이 보다 더 자유롭게 균형과 전진을 택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서 베티스의 대인 마크 체계에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죠. 전반전동안 중원에서의 싸움을 조금 더 유리하게 가져갔던 베티스는 후반전 발베르데 감독의 전술 변화에 반대로 중원을 내주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퍼포먼스가 떨어졌던 선수는 파비안이었습니다. 전반전만 해도 중원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면서 볼 순환은 물론 필요시 오른쪽 측면까지도 전진해서 적절히 공간을 채워주었으며 수비시에는 높은 위치에서 곧잘 볼을 기가 막히게 빼앗아 낸 파비안이었지만, 후반전 들어서 수비시 마크는 물론이고(첫 골에서 라키티치 마크를 놓치며 실점 빌미 제공) 공격 상황에서 전진은 하지만 거의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첫 골 먹히기 직전 슛 제외) 자기 진영에서 볼까지 빼앗기면서 두 번째 골의 직접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바르사 두 번째 골 장면. 볼을 빼앗기는 선수가 파비안)



두 번째 골 이후 바르사는 안드레 고메스를 빼고 파울리뉴를 넣으며 본연의 442로 돌아갔습니다. 라키티치가 오른쪽을 담당하고, 세르지 로베르토가 왼쪽을 담당, 그리고 파울리뉴랑 부스케츠가 중앙에 위치하게 됩니다. 중원에 수를 늘림으로써 상대의 볼 순환을 더욱 어렵게하고 공격 상황에서 좁게 중앙에서 선수들이 배치되면서 상대의 대인마크 위주의 수비를 빠른 패스 플레이로 벗겨내게 되었습니다.


(442 하 바르사의 수비 대형. 중앙에 미드진이 밀집되면서 베티스 선수들이 전진패스를 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메시의 경기


이번 경기는 전술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지만, 메시 개인 플레이에서도 인상적인 경기였습니다. 전반 초반은 일부러 그랬는지 힘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었는데, 후반전 팀도 살아났지만 본인의 플레이도 살아나서 그야말로 날뛰었습니다. 


슛 4회에 2유효 2골, 4번의 찬스 메이킹(그 중 어시스트 1회), 87회 터치에 80.7%에 해당하는 패스 성공률. 이외에도 드리블 13회에 12회를 성공했다고 하네요. 이번 시즌 다방면으로 메시가 활약하면서 바르셀로나가 더욱 단단해진 느낌을 줍니다. 상대 입장에서는 허무해지는 패스, 드리블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베티스가 카마라사를 선발로 넣었었다면?


카마라사가 거의 87분 즈음에 교체로 들어갔습니다. 사실상 별 의미 없는 교체죠. 교체로 들어가는 카마라사를 보니 이럴거면 차라리 선발로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이번 시즌 베티스에서 주전은 아니지만, 이번 경기에서 베티스가 추구하려던 축구 스타일과 카마라사의 플레이 스타일이 일치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지난 시즌 카마라사의 경기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얼마 안 되는 경기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빠른 스피드로의 전방 침투, 수비 상황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통한 압박, (그리고 골문 앞에서의 소녀 감성...)이었죠. 이번 경기에서 베티스가 전방에서 투톱을 통해 무엇을 하고자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카마라사의 플레이 스타일은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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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 17경기 14승 3무 승점 45점 무패 단독 선두, 그 중심에는 발베르데의 442 전술이 있습니다.


2017-18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는 루이스 엔리케 후임 감독으로 아슬레틱 클럽에서 감독을 맡고 있던 발베르데를 선임했습니다. 발베르데 감독은 아슬레틱 클럽에게 31년만에 우승컵을 안겨주었으며 비엘사의 후임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넘어서 아슬레틱 클럽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감독한 레전드가 되었죠. 바르셀로나는 그러한 그의 지도력을 인정하여 나름 위기라면 위기 속에 있었던 바르셀로나의 감독을 맡겼습니다. 


시즌 초 바르셀로나의 상태는 좋지 못했습니다. 물론 프리시즌에서는 전임 감독과는 달라진 중원 장악 위주 공격 전술로 기대감을 갖게끔 했으나 선수 영입 및 방출 과정이 순탄치 못했죠. 뜬금없이 네이마르가 나가버렸고 대체자를 제대로 찾지 못한 바르사는 수페르코파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완패하며 우승컵을 내주었습니다. 그나마 우스만 뎀벨레를 영입하기도 했지만 파울리뉴를 중국에서 데려왔다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발베르데 감독은 수페르코파의 패배를 딛고 네이마르 없는 바르셀로나를 다시 정비해 나갔습니다. 숫자상으로는 433 포메이션을 기초로 했지만 왼쪽에는 전형적인 윙이 없고 오른쪽에 전형적인 윙을 배치하며 조르디 알바에게 자유를 주었고, 오른쪽은 윙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면서 동시에 밸런스도 잡고자 했죠. 그러면서 메시가 프리롤에 가까운 형태로 플레이에 관여하고 중원의 3미들이 촘촘히 간격을 유지하면서 메시와의 패스플레이를 통해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시즌 초 메시의 득점이 꽤 많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433이라기보다는 4312에 가까운 형태로도 보였죠. 


전임 감독과는 달리 중원을 장악하는 플레이로 돌아온 바르사에게 위기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4라운드 헤타페전이 그랬죠. 헤타페의 정체 불명 잔디 상태에 고생하던 바르사는 뎀벨레도 잃고 전반전 선제골도 먹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발베르데 감독은 자신의 용병술이 탁월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교체로 들어간 데니스 수아레스, 파울리뉴가 각각 동점과 역전골에 기여했었죠. 여튼 이 경기에서 뎀벨레가 부상을 당하면서 오른 윙 자리가 다시 문제가 되었고 데울로페우가 그 자리에 대신 나서기도 했지만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후 오른 윙은 없는데 파울리뉴의 활약은 나름 쏠쏠했고 그래서 발베르데 감독은 전형적인 윙이 존재하지 않는 442를 들고 나옵니다. 더 정확히는 부스케츠가 '1'자리를 맡는 4132에 가까운 형태로도 볼 수 있죠. 측면 지역의 윙플레이를 통한 파괴력은 포기하고 대신 중원을 강화하며 더욱 중앙 지향적인 플레이에 신경을 썼습니다. 물론 공격력은 덕분에 조금 내려간 모습이지만 현재 스쿼드로는 가장 최선의 방책을 짜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442 하에서 현재 베스트?)



윙포워드 없는 바르사, 중앙 지향적인 공격


그간 바르셀로나 하면 중앙도 중앙이지만 자기 개성을 잘 갖춘 윙포워드들도 떠오릅니다. 당장 이전 시즌의 네이마르도 있었고 더 전에는 페드로 같은 선수들도 있었죠. 


그러나 이번 시즌 뎀벨레의 부상 이후 제대로 활약해줄,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윙포워드가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데울로페우는 마치 매크로 느낌을 주는 돌파 외에는 팀플레이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있고 비달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원한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아예 전형적인 윙플레이는 포기하고 철저히 중원을 강화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일단 기초 빌드업 단계부터 차근차근 위로 올라가보죠. 


일차적인 빌드업은 거의 대부분 중앙 수비진과 부스케츠에서 시작됩니다. 상대의 압박에 따라 부스케츠가 중앙 수비와 같은 선에 서기도 하고, 아니면 중앙 수비 바로 위에서 지원해주기도 하죠. 여튼 시작은 중앙입니다. 아슬레틱 클럽에서도 그랬듯이 발베르데 감독은 수비진에서 볼을 많이 가지면서 전진할 기회를 찾는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아슬레틱은 전방에 공중볼 경합 능력이 좋은 아두리스, 라울 가르시아가 있었기에 후방에서 볼을 돌린 뒤 다이렉트로 넘겨버리는 패스도 꽤 많이 나왔었죠. 어찌되었든 후방에서 점유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그 덕분에 16-17 시즌에는 예라이의 훌륭한 빌드업 능력이 부각...) 


아, 부스케츠의 부활도 빼먹고 지나갈 수 없네요. 부스케츠가 실력이 떨어진 줄 알았더니 감독 문제가 컸나 봅니다. 전술 자체가 중앙 위주로 돌아가고, 부스케츠도 본래 자신의 역할로 돌아가더니 금방 폼이 돌아왔습니다. 매경기 가장 최후방에서 여전히 훌륭한 볼 간수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압박을 잘 이겨내고 공간을 찾아 패스를 해내고 있습니다. 


(아틀레티코 선수들의 압박을 이겨내고 정확하게 공을 전달하는 부스케츠)


여튼 중앙 수비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바로 윗 선의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볼을 주려고 합니다. 물론 중앙 미드필더들이 맨마킹을 당하고 있으면 풀백들에게 전달이 되는데 이는 압박을 좀 분산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됩니다.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전달이 되면 측면 풀백들과 수차례 연계하며 공간을 노립니다. 파울리뉴와 라키티치는 끊임없이 공간을 찾아서 이동하죠. 이 과정에서 바르셀로나에게 가장 최선의 상황은 볼을 돌리는 중앙 미드진에게 맨마킹이 쏠려서 메시에게 공간이 나는 것입니다. 굉장히 지루하게 볼을 돌리는 것 같다가도 메시에게 조금이라도 공간이 났다 싶으면 템포가 급격하게 빨라지면서 좁은 공간에서 메시와 침투하는 선수 사이에 패스가 오갑니다. 


(442 하에서 바르사 빌드업의 정석. gif 파일 만드는 프로그램이 10초만 허용하는 바람에 동영상 속도를 1.5배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바르셀로나가 노리는 또 하나의 찬스는 바로 왼쪽에서 자유를 부여받은 알바를 노리는 것입니다. 미드필더들이 중앙에서 상당히 촘촘하게 서로 간격을 유지하면서 패스를 주고 받으면, 알바에게는 압박이 덜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중원에서 넓게 알바에게 패스를 주고 그 이후부터 또 템포가 빨라지죠. 이러한 상황에서는 미드필더들이 풀백의 전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원 볼돌리기->알바에게 패스)


이러한 과정은 사실 기존 433에서도 두드러지는 부분이었습니다만, 442로 변형된 뒤 중원에 관여하는 선수의 숫자가 더 늘었다는 차이가 생겼죠. 이는 양날의 검과도 같습니다. 상대가 맨마킹을 좀만 강하게 붙여도 전진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죠. 중원에서 볼이 돌아야 압박을 분산시키고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상대가 3미들에 강력한 맨마킹을 붙여버리면 전개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윙플레이를 해줄 선수도 없어서 측면을 통한 임기응변도 힘들다는 문제가 있죠. 그래서 442로 변형된 뒤 바르사의 공격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특히 셀타 비고는 맨마킹의 정석을 보여주었죠. 레알 마드리드도 전반전에는 맨마킹을 강력하게 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 미드진을 하나하나 강력하게 맨마킹을 붙이면서 중원에 공간이 사라졌고, 풀백에게 볼을 돌려도 공간이 안 나옵니다. 그야말로 바르사의 모든 선수가 맨마킹을 당하며 플레이 자체가 힘들었던 엘클 전반전입니다. 물론 후반은...)




세메두 vs 세르지 로베르토


마침 오늘 글을 쓰려고 생각 중이었는데 아침에 흥미로운 외국 칼럼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글 제목은 파울리뉴에 관한 글 같지만, 실제 내용은 이번 시즌 세메두와 세르지 로베르토가 어떻게 쓰였는가에 더 가깝습니다. 


https://balonenprofundidad.wordpress.com/2017/12/29/las-secuelas-de-paulinho/


이 칼럼 역시 433->442 포메이션 변화의 연장선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433 하에서는 세메두가 능력을 발휘하기에 적합했고 442 하에서는 세르지 로베르토가 풀백으로서 능력을 잘 발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윙포워드의 존재와 중원 싸움 가담 문제인데, 433 하에서는 시즌 초 발베르데 감독이 거의 항상 오른 윙포워드를 두었기 때문에 오른 측면 넓은 지역에서 오른 윙포워드와 풀백이 각자 많은 역할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선적인 돌파에 능한 세메두가 좋은 지원을 받으며 잘 뛸 수 있었고 공격 상황에서 중원 싸움 가담에 굳이 관여할 필요 없이 윙플레이를 지원해주면 되었었죠. 또한 과도한 오버래핑을 하지 않으며 밸런스도 잘 잡을 수 있었고,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를 잘 방어했었습니다. 


(433하에서 선수들의 포지션. 동그라미를 쳐놓은 선수가 뎀벨레. 측면 넓은 지역에 위치하여 윙플레이를 도맡아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풀백이 자기 플레이 그 이상을 할 이유가 없었죠. 그러나 현 442 상태에서는 스위칭도 해서 중원 싸움도 가담해주고 할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442 하에서는 오른 측면 넓은 지역에서 뭔가 혼자 해내기에는 세메두가 거기까지 완벽히 성장한 것은 아니어서, 오히려 많은 위치에서 뛰어본 바가 있는 세르지 로베르토가 더 적합했습니다. 라키티치와 자리를 바꿔가면서 중원 싸움에 가담해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세메두가 최근 폼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죠. 물론 선수 본인도 시즌 초만큼이나 큰 활약을 해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시스템적으로도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은 세르지가 더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1월에 만약 433으로 복귀한다면 또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울리뉴와 메시


442 포메이션 하에서 빼먹고 지나갈 수 없는 선수가 파울리뉴입니다. 공격 상황에서 어지간한 빈공간은 파울리뉴가 다 메꾸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측면에서 공격 작업이 이루어질 경우 왼쪽이고 오른쪽이고 가리지 않고 이동하면서 패스 루트 만들어주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고, 기초 빌드업 과정에서도 선수들이 상대에게 묶여있다 싶으면 빠르게 아래로 내려와서 공 받고 내주고 다시 올라가는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볼 터치가 꽤 투박하다는 평이 많습니다만 이러한 단점을 상쇄시키고도 남을만큼 현 포메이션에는 꼭 필요한 선수로 생각합니다. 물론 433으로 돌아가면 다시 교체 자원으로 돌아가겠지만 말이죠. 


무엇보다도 메시와의 호흡이 상당히 좋은 선수라고 봅니다. 중앙에서 상당히 활발하게 움직여주면서 상대 마크맨을 딸려 나오게 하고, 메시가 그 공간에서 활약할 수 있게 도와주거나 아니면 메시가 아래로 내려가 있을 때 최전방 공간으로 빠르게 올라가면서 슛까지 가져가기도 하죠. 때로는 중앙에서의 빠른 패스 플레이를 통한 상대 블록 무너뜨리기 과정에서 빈공간을 찾아 들어가면서 메시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를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파울리뉴가 상대 수비라인-미드필더 라인 사이에 들어가서, 상대 수비가 전혀 눈치 못채게 위치를 이동, 이후 메시와의 패스 플레이를 통한 블록 부수기 공격)


이와는 별개로, 메시는 이번 시즌 플레이메이커로서의 능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과거보다는 드리블의 위력은 어느 정도 줄어든 느낌이지만 그에 비례하여 시야가 더 높아졌는지 골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더 좋아진 느낌이 듭니다. 낮은 위치로 많이 내려와서 예상치 못한 키패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역시 메시는 메시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합니다.


(메시->수아레스)



리가 최소실점의 비결, 전방압박과 대형 유지 그 사이에서


개인적으로 엔리케 시절 바르셀로나 수비 하면, 파리에서 당했던 4-0이 떠오르곤 합니다.(비록 캄노우에서 역전하긴 했으나...) 전방 압박을 철저하게 대인 위주로 한다고 하긴 했는데 그건 최전방에나 써먹었는지 미드진과 최후방에서는 최전방의 전방 압박을 따라가지 못하고 중원에 거대한 공원을 만들어버렸죠. 엔리케가 전방 압박을 나름 바르사의 철학으로 유지시키려고 노력은 많이 했습니다. 문제는 그 압박이 최전방과 후방이 전혀 따로 놀아서 공간만 만들고 뜬금없이 지곤 했다는 게 문제였죠. 팀 단위 압박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발베르데 감독이 부임한 뒤로는 어느 정도 엔리케 시절보다는 팀 단위로 수비가 되고 있다는 게 좀 보입니다. 전방 압박도 무리하게 시행하지 않고, 꽤 실리적으로 최종 수비라인을 좀 내려서 1차적인 전방 압박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하여 빠르게 선수들이 블록 형태의 수비 라인을 갖추도록 수비를 만든 것 같습니다. 


일단 수비 기조는 대인 위주의 압박입니다. 이는 아슬레틱 클럽 시절에 엄청난 운동량을 바탕으로 해냈던 압박 형태죠. 바르사에서도 공간보다는 대인 위주의 압박을 시행합니다. 그리고 바르사의 미드진이 이를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행하고 있죠. 메시는 예전과 같이 자신의 지역에 들어오는 선수에 대해서만 수비를 수행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커버를 해주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 바르사가 공을 잃으면 바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이 되는 모습은 여전합니다. 그러나 이후 1차적인 압박이 뚫린다면 나머지 일부 선수들이 최대한 공을 가진 선수가 가장 최상의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길을 막고 그 이외의 선수들은 빠르게 내려가서 수비 대형을 잘 갖추게 되죠. 이후 대형을 갖추면 4미들과 풀백은 대인마크 위주로 수비를 실시합니다.


(바르사의 공->수 전환 장면. 무리한 전방 압박 없이 빠르게 대형을 갖추어서 아슬레틱 선수들이 원하는 공격을 마무리짓지 못하게 만듭니다.)


(대형을 갖춘 상태에서 바르사 수비. 상당히 서로 간의 간격이 일정하고, 짧은 순간이지만 대인 위주로 압박이 돌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서로 간의 상하, 좌우 간격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상대에게 찬스를 내주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특히 대인 위주 압박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가 중원에서 볼을 좀 소유하면서 측면과 중앙 사이에서 볼이 빠르게 오가는 경우, 그리고 역시나 상대가 중원에서 수->공 전환이 시작될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라키티치가 제대로 된 포지셔닝을 잡지 못하면서 측면으로 따라가다가 중앙을 내주는 경우가 좀 있었고, 후자의 경우 수비진과 중원 간격이 좀 벌어지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었죠. 최종 수비라인이 금방 위험에 노출되곤 했습니다. 그렇기에 또한 중앙 수비진의 개인 능력과 슈테겐의 선방 능력이 빛나기도 했습니다.


(ATM전 선제골 장면. 상대의 측면<->중앙 패스에 대인 위주 방어가 공간을 내주면서 흔들리는 순간입니다.)


(측면 압박 과정에서 발렌시아 공격진에게 금방 최종 수비라인이 노출된 상황.)


(Futbol Avanzado가 정리한 17라운드까지의 바르사 통계 자료. 왼쪽이 좋았던 지표. 오른쪽이 좋지 않았던 지표. 좋지 않았던 지표 두 번째, 세 번째 자료가 각각 90분당 상대에게 허용한 슛, 90분당 상대에게 허용한 찬스였습니다. 물론 리가 20위까지 놓고 보면 좋다고 볼 수 있겠으나 5위권 밖으로 나간 것은 1위 팀으로서 '그나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움티티와 슈테겐의 개인 능력


물론 팀적으로도 아주 괜찮은 수비진이었습니다만, 어느 정도 약점이 있었고 이 와중에 최소 실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에는 움티티와 슈테겐의 개인 능력이 한 몫했다고 봅니다. 


먼저 움티티는 팀이 높은 곳에서 압박을 실시하고 있을 때 후방을 든든하게 해주었던 수비수였습니다. 상대가 최전방 공격수를 통해 속공을 실시하려 하면 자신의 신체 능력은 물론 상대 공격수보다 더 좋은 예측력을 통해 사전에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습니다. 


(vs ATM)


(vs 발렌시아/특히 발렌시아전은 그야말로 움티티의 능력을 마음껏 발산했던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덕분에 전반 내내 발렌시아는 전진을 제대로 하지 못했죠.)


그리고 최종적으로 슈테겐의 리그 최상급 선방 능력은 아무리 중앙 수비진까지 뚫더라도 상대가 골을 넣기 어려웠던 마지막 이유였습니다. 특히 피케가 이상하게 엘클 전까지 맛이 간듯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음에도 최소 실점을 하고 있는 이유죠. 17라운드까지 리가 내 골키퍼 중 선방률은 2위를 차지했습니다.(1위 오블락) 



결론


지금까지 발베르데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442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부상 등의 이유로 스쿼드가 어느 정도 제한된 상태에서 들고 나올 수 있는 그나마 최선의 카드를 잘 들고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존 433 하에서 보여주려던 중앙 위주 공격이 더 강화되었으나 대신 윙플레이가 거의 사라져서 좀 답답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공간을 찾아내는 팀답게 승점을 잘 쌓고 있습니다. 발베르데 감독 역시 용병술과 함께 자신의 전술적 유연성을 더 발전시켰습니다. 승점 쌓는 법을 잘 알고 있는 감독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1월에 뎀벨레가 복귀하면 아마 442는 사용 빈도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중앙 위주의 공격, 그리고 메시를 위한 공간 창출과 메시 스스로가 해내는 공간 창출 방식은 변함이 없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수비 방식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 무게 중심이 좀 위로 올라갈 것 같네요. 과연 겨울 영입은 어떻게 될지, 또 5월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잘 유지하여 한 시즌만에 다시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또한 챔피언스리그는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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