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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1 - 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득점: (RMA) 호날두/(ATM) 그리즈만


양 팀 라인업



낮은 수비 블록을 설정한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보여준 레알 마드리드의 움직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어떻게 포메이션을 구성할 것인가, 또 어떤 선수를 선발로 내세울 것인가는 꽤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비록 비톨로가 선발로 나온 것은 조금 예측하기 어렵긴 했지만요. 공격 시스템도 평소 강팀을 상대로 나설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까지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했는데, 문제는 수비 시스템이었습니다. 압박 시작점과 최종 수비 라인 위치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는 충분히 다른 경기와 달라질 수 있었죠. 당장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만 해도 높은 압박 시작점과 낮은 수비 라인 설정으로 경기를 시작했던 아틀레티코였지만, 후반 들어서 높은 압박 시작점에 높은 수비 라인 설정으로 시스템을 변경하기도 했죠. 


이번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는 굉장히 낮은 수비 라인 설정에 타이트한 압박 시작 역시 그리 높지 않은 위치에서 출발 했습니다. 간간히 상대가 볼을 다루는 것이 불안할 경우 높은 곳에서 타이트하게 압박을 들어가긴 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그리 높지 않은 압박 시작점을 잡았죠. 그러면서 상대의 빠른 전진을 대비했습니다. 중원에서 볼을 돌리는 것을 허용하면서 철저히 박스를 방어했죠. 최근 레알 마드리드가 보여준 442 진형을 고려해보면 이해가 가는 수비 전략이었습니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넓게 또는 더 높은 지역으로 유인해서 박스 주변에서 기회를 잡아야할지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양 측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기회를 찾고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였습니다.


전반적인 패턴을 보면, 왼쪽 측면에서는 마르셀루를 중심으로 볼이 돌았고, 아센시오는 왼쪽 측면, 중앙과 오른쪽 측면까지 여기저기 많이 움직여주면서 패스 길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죠. 때때로 호날두가 측면에 가세하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오른쪽 측면에서는 카르바할이 중심이 되긴 했지만, 측면으로 가세한 베일이나 여기 저기 움직여준 아센시오 덕분에 수적으로 우위를 가져가며 수비 블록 사이사이를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조금씩 균열이 발생했던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오른쪽 윙 지역


레알 마드리드가 점유도 많이 하고, 슛도 많이 가져갔지만 낮은 수비 라인 설정 덕분에 나름 잘 버티고 있던 아틀레티코였지만, 생각보다 아틀레티코 기준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 더불어 측면 지역이 상당히 불안정했습니다.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 수비에 관여하던 선수가 후안프란, 비톨로, 사울, (+사비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차적으로 측면 넓은 지역에서 후안프란과 비톨로는 마르셀루를 견제하는 데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마르셀루를 아예 거칠게 다루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리를 두면서 하프스페이스 지역만 우선적으로 막으면서 완전히 그 지역에 진입을 차단한 것도 아니고 뭔가 애매한 수비를 하다가 마르셀루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도록 허용한 느낌도 들었죠. 더군다나 전반 중반부터는 윙 지역으로 빠지는 베일에 끌려다녔습니다. 


(마르셀루의 패스, 베일의 윙플레이, 끌려다니는 아틀레티코 수비진)


여기에 더해서 사울이 지쳤는지 수비시 판단 속도가 굉장히 느려졌고, 커버링도 좋지 못했습니다. 때때로 공간만 내주고 공을 쫓아다니는 수비를 하며 불안함을 야기시켰죠. 


(레알 마드리드의 포진 자체도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를 공략하기도 좋았으나 사울이 초반에 끌려 나가면서 이러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처음에 동그라미로 표시한 선수가 사울. 평소와 달리 하프스페이스 방어에 대한 커버라든가 판단 등이 너무 늦었습니다.)


이렇게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에서 완전한 수비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전반전부터 내내 레알 마드리드는 왼쪽 측면에서 꾸준히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죠. 비록 수비 플랜 자체가 박스 주변 우선 방어니까 측면 지역은 내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프스페이스 지역은 불안함이 크지 않았어야 했다고 봅니다. 물론 블로킹을 통해 어찌저찌 커버는 잘 했지만 유독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에서 블로킹이 훨씬 많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선수들의 더 좋은 포지셔닝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가 가졌던 박스 주변에서의 영향력을 더 줄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아울러 선제골 장면을 생각해보면, 하프스페이스 방어와는 관련이 적긴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후안프란의 애매한 수비 포지션과 전반 중반부터 나온 베일의 측면을 향한 움직임으로부터 나온 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제골 나온 과정, 하프스페이스 방어와 크게는 관련이 없긴 하지만... 후안프란의 애매한 포지셔닝과 베일의 윙으로의 움직임과는 연관이 크기에 가져왔습니다.)



토마스 파티를 기점으로 한 아틀레티코의 상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 공략


아틀레티코는 많은 공격 기회를 갖지는 못했지만 아주 일관된 공격 패턴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원에서 토마스 파티가 볼을 잘 소유하면서 계속해서 상대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으로 전진 패스를 주었죠. 그러고 나서 그 위에서는 측면 넓은 지역이든지 아니면 센터백 옆이든지 공간으로 패스를 주었습니다. 


일단, 저는 토마스 파티가 무려 레알 마드리드 중원을 상대로 볼 소유를 상당히 잘했고 미드필더들 사이로 벌어진 틈을 상당히 잘 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환 과정에서는 나름 아쉬운 선택들도 있긴 했지만, 적어도 빌드업 상황에서 만큼은 토마스가 있었기에 팀의 전진도 가능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토마스 파티의 볼 관리와 전진패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토마스 파티의 이러한 성장이 참 대견(?)합니다. 제가 2016년도에 마드리드에서 현장에서든 영상으로든 잠깐씩 출전했던 토마스 모습을 봤을 땐 향후 1군에서 볼 수 있긴 한걸까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아틀레티코의 영입금지 징계가 오히려 이 선수에게는 득이 되어서 거의 반 강제로 1군 경험을 하고 안 좋은 실수도 좀 보여주었었는데 이 경험을 잘 새겨서 점차 아틀레티코에게는 필수적인 선수가 되어가고 있죠. 가비도 다 늙어가는 상황에서 가비의 역할을 잘 대체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보면 코케보다도 후방에서 상대 수비라인 사이 사이로 패스길을 더 잘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니까요. 여튼 성장세가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이는 선수다 보니까 더 좋게 볼 수밖에 없는 것 같긴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토마스가 이렇게 위 화면처럼 높은 지역으로 패스를 주면, 그 위에서는 무조건 공간을 찾았습니다. 측면 넓은 지역 또는 센터백 옆 지역이라고 했는데 이 과정이 좀 아쉬웠죠. 전략 선택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평소 레알 마드리드 공격 상황을 생각해보면 풀백이 많은 공격 가담을 해야하고 센터백 공간도 자주 벌어지니까요. 


다만 아틀레티코의 현재 선수풀에 확실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 또 이러한 장면들에서 드러나는데, 먼저 측면 넓은 지역으로 볼을 줄 경우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후안프란에게 세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진다는 것이었죠. 불과 2~3년전만 해도 이번 경기처럼 공간이 많이 주어진다면 뭐든지 하나는 만들어냈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토마스의 전진 패스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중앙에 어쩔 수 없이 밀집되었고, 그렇기에 마르셀루도 후안프란 쪽을 커버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기도 했습니다만 확실히 공간이 있음에도 후안프란은 쉽게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비톨로의 선발 출장으로 인해 마르셀루가 터치라인 쪽으로 커버를 가면 비톨로가 침투를 하는 2차적인 상황까지 나올 여지가 컸습니다. 정작 현실은 후안프란과 비톨로 모두 마르셀루의 수비에 막히는 장면이 많았다는 것이 참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것입니다.


(아틀레티코 측면 공격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일 수 있었던 장면. 후안프란이 박스로 볼을 투입, 비톨로가 침투하며 공간 창출.)


또한 센터백 옆으로 볼을 주는 것에 있어선 코스타가 확실히 센터백들을 잘 끌어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들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 역시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측면으로 빠지면서 볼을 잡아내기는 했던 코스타였지만 바란과 라모스가 상당히 집중력을 잃지 않고, 측면으로 나간 상태에서 더 이상 코스타가 박스로 들어갈 수 없도록 확실히 막아냈죠. 


(공간 패스, 코스타의 움직임, 그러나 확실히 견제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


하지만,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결국 동점골이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오게 되죠. 역시나 토마스의 전진 패스가 좋았는데 여기에 측면으로 약간 빠져나온 선수가 그리즈만이었다는 것이 차이가 있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비톨로가 훌륭한 침투를 보여주면서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확실히 후반 들어서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진들은 자신의 뒤에 많은 공간을 만들곤 했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았던 아틀레티코였죠. 


(동점골 장면. 토마스가 전진 패스를 하는 상황에서 보이는 엄청난 공간... 덕분에 라모스가 튀어 나오면서 비톨로를 놓쳐버렸죠. 라모스 실수보다는 일차적으로 미드진의 문제로 생각됩니다.)



60분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장면들


레알 마드리드가 62분에 호날두를 빼고 벤제마를 투입, 그리고 71분에 아센시오와 코바치치를 빼고 이스코와 모드리치를 투입했죠. 특히 호날두를 빼고 극악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벤제마를 넣은 것은 전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시켰는데 아무리봐도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하겠다는 것 밖에는 이해가 안 가는 교체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레알 마드리드 442가 위협적인 이유는 호날두가 만들어내고 있는 공간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전방에서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들어가면서 최종 수비 입장에서는 굉장히 피곤해지거든요.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왼쪽 오른쪽 오가면서 수비 끌어내고 특히 베일 왼쪽 가면 오른쪽에 위치하면서 루카스가 체크할 것이 상당히 많아지게끔 만들었죠. 그런데 호날두가 빠지자마자 루카스가 너무나도 편하게 바스케스 견제하고, 루카스 뚫리더라도 뒤에서 고딘이 편하게 커버했죠. 벤제마의 움직임은 호날두만큼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코랑 모드리치가 들어갔는데 그래도 이 변화는 나름 밀리고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공격에서의 주도권을 잡게 해준 변화로 보였습니다. 특히 모드리치가 들어가면서 막히고 있었던 전진패스의 길이 다시 뚫렸죠. 때로는 이스코와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를 공략하는가 하면, 때로는 측면으로 볼을 전진시키며 아틀레티코가 더욱 후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모드리치->이스코->베일)


(모드리치->마르셀루)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이미 전반전보다 더욱 적나라하게 자신의 박스를 방어하는데 힘썼습니다. 전반전에 문제되었던 하프스페이스 방어도 사울이 다른 선수 교체로 인해 이동하고 수비 전략 자체도 완전히 내려서서 하프스페이스 위주로 방어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는 더욱 아틀레티코 수비를 뚫기 어려워했죠. 계속해서 측면에서는 크로스를 남발했고 남발한 크로스만큼 이를 받아줄 공격수, 정확히는 호날두가 없었습니다. 이에 더불어 마지막에는 오블락의 훌륭한 선방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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