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153)
잡다한 이야기 (5)
출사 (21)
fm2014 (213)
- (489)
축구 관련 이야기 (420)
bve관련된 것들 (4)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My Link

  • Total
  • Today
  • Yesterday
  1. 2019.09.01
    2019/20 스페인 라리가 3R 아슬레틱 클럽 v 레알 소시에다드 - 전방압박과 중원의 기동성의 차이가 만든 복수
  2. 2019.02.04
    La Liga 22R 바스크 더비 레알 소시에다드 v 아슬레틱 클럽 - 알구아실 감독의 전술적 승리
  3. 2018.11.27
    [Ecos del balon]라리가 ATM v 바르사 - 매우 동떨어진 두 해결책
  4. 2018.11.14
    라 리가 12R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 아슬레틱 클럽 - 베리조 감독이 선제타를 때렸지만 용병술은 시메오네가 이기다
  5. 2018.04.09
    2017/18 라리가 31R 레알 마드리드 v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어떻게 공간을 만들고 공략할 것인가
  6. 2018.04.03
    2017/18 라리가 30R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 아틀레티코가 고전한 이유
  7. 2018.03.05
    라 리가 27R 바르셀로나 v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전술과 개인 능력의 조화
  8. 2018.01.24
    2017-18 라리가 20R 레알 베티스 v 바르셀로나 - 발베르데의 경기 리딩 능력
  9. 2017.10.03
    [Fútbol Avanzado]라리가 7R까지 몇 가지 통계 자료들
  10. 2017.09.18
    La Liga 4R 헤타페 v 바르셀로나 - 헤타페의 수비 플랜, 발베르데 감독의 용병술

지난 시즌 두 차례의 바스크 더비에서 모두 패배를 기록했던 아슬레틱 클럽이 이번 시즌 시원하게 복수에 성공했습니다. 아슬레틱 클럽은 경기를 완전히 통제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후반전 38분이 되어서야 이 날 경기의 첫 슛을 기록하게 되었죠. 가이스카 가리타노 감독의 손바닥 위에 레알 소시에다드가 놀아난다는 느낌도 들 정도였습니다. 전반전에는 전방압박을 바탕으로 레알 소시에다드가 아슬레틱 클럽의 진영에서 공도 못잡게 만들면서 두 골을 기록할 수 있었죠. 한편 후반전에는 전반전보다 자기 진영에서의 수비에 초점을 두면서 레알 소시에다드의 점유율은 높여주되 위험한 장면을 전혀 만들지 못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슬레틱 클럽에게 100% 유리하게, 경기 플랜을 짜온대로 전술을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원 자원들의 지속적인 움직임과 훌륭한 수비 상황에서의 상황 인식 등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슬레틱 클럽이 어떤식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갔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빌드업을 불가능하게 만든 아슬레틱 클럽의 강한 전방압박

 

아슬레틱 클럽은 경기 시작부터 레알 소시에다드가 최후방에서 빌드업을 시작하려 하자마자 순식간에 라인을 끌어올리고 선수 하나하나 달라붙으면서 강하게 전방압박을 시행했습니다. 코르도바-라울 가르시아-이냐키가 최전방에서 중앙 수비 두 명과 이야라멘디를 담당했고, 공이 측면쪽으로 갈 경우 코르도바와 무니아인이 각각 볼의 위치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 풀백을 담당했습니다. 다니 가르시아-우나이 로페스는 레알 소시에다드의 메짤라인 외데고르와 미켈 메리노를 담당하는 모양새였죠. 이런식으로 아슬레틱 클럽은 전반전 동안 선수 하나하나가 각각 대인마크 형식으로 상대 선수와 거리를 최대한으로 좁히면서 강하게 전방압박을 시행했습니다. 

 

아슬레틱 클럽의 강력한 전방압박의 결과로 레알 소시에다드의 기초 빌드업 라인과 볼 전개를 해주어야할 2선과 공격진 사이 거리가 상당히 멀어지면서 전반 내내 레알 소시에다드는 측면을 어떻게든 억지로 타고 넘어가지 않는 이상 아슬레틱 클럽의 진영으로 제대로 넘어가지도 못하고 볼을 내주는 경우가 상당히 잦았습니다. 특히나 풀백 쪽이 막히면 이야라멘디를 제외한 미드진의 지원이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미드진마저도 대인마크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외데고르가 간간히 내려오더라도 큰 도움이 되어주진 못했죠. 반대로 아슬레틱의 미드필더인 다니 가르시아와 우나이 로페스는 전진해서 상대 메짤라들을 따라가서 붙어주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이 없었습니다. 때때로 깊은 지역까지도 마킹하러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죠. 여기에는 최종 수비라인과의 간격이 상당히 잘 유지가 되었다는 점, 또 2미들 사이에 역할 분배가 상당히 잘 되어서 우나이 로페스가 높이 올라갈 경우 거리가 심하게 멀어지지 않도록 다니 가르시아가 상당히 잘 커버를 해주었다는 점이 기여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슬레틱의 전방 압박. 선수 하나하나 강하게 붙으면서 상대의 빌드업을 잘 방해한 모습.

공수에 걸쳐 팀의 컴팩트함을 살려준 아슬레틱 클럽의 2미들

 

이번 경기에서 표면적으로는 윌리엄스의 골, 라울 가르시아의 멋진 칩슛에 의한 골 등 아슬레틱의 공격라인이 빛나긴 했습니다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두 명의 미드필더, 다니 가르시아와 우나이 로페스였습니다. 이 두 미드필더들은 모두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수비시에는 중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공격시에는 측면 활용에 앞서서 중원에서 컴팩트함을 살려줄 수 있었습니다. 

 

먼저 공격 장면에 대한 얘기를 해보면, 아슬레틱은 중원에서의 볼 점유를 바탕으로 빠른 템포로 측면을 활용하는 것이 상당히 잘 되었습니다. 아슬레틱이 측면 지역을 상당히 넓게 넓게 활용해주면서 레알 소시에다드의 수비 블록은 그렇게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죠. 레알 소시에다드 역시 나름 높은 위치부터 압박을 시작했습니다만 아슬레틱 클럽과 레알 소시에다드가 달랐던 점은 중원 자원의 기동력에 따른 탈압박 지원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슬레틱 클럽은 중원 자원들이 빠르게 움직여주면서 압박을 받고 있는 선수의 주변에서 적당한 거리에 위치해주면서 볼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었다는 것이죠. 반면에 레알 소시에다드는 팀적인 탈압박을 위한 적절한 위치선정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미드진들이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 센터백이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양 팀의 대형. 이야라멘디까지 나가버린 원볼란테의 지원은 상당히 미미. 그 위의 선수들도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위치.
아슬레틱이 압박을 받고 있을 때 대형. 측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을 때 빠르게 우나이 로페스가 1차로 탈압박을 해줄 수 있는 위치에 서고(동그라미), 2차로 그 다음 볼 전개가 가능한 위치에 다니 가르시아가 위치하며 삼각형 형성.

템포가 빠르다라는 것은 선수들 간의 거리가 상당히 컴팩트하다라는 것과 같다는 걸 예전에 해외 칼럼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슬레틱이 빠른 템포로 측면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2미들이 올바른 위치에서 자리잡고 윗선과의 거리를 멀지 않게 두면서 공격 자원들을 잘 지원해 주었다는 것이겠지요. 이 점에서 또 생각해볼 것이 '볼을 잃지 않으면서 상대를 제어한다'는 관점에서도 이 2미들이 효과적으로 잘 볼 간수를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레알 소시에다드가 수비 국면에서 4+4 블록을 형성하고 있을 때 중앙 지역으로의 볼 전개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이럴 땐 바로바로 공격 자원들 바로 뒷 쪽에서 2미들이 잘 커버를 해주면서 볼을 반대쪽 측면으로 전환시켰습니다. 

 

횡적 전환이 이루어지는 상황도 아슬레틱이 매우 잘 활용했는데, 양 측면을 상당히 넓게 넓게 활용하면서 수비수들을 측면에 꽉 잡아 놓고 하프스페이스를 빈번하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왼쪽 측면의 경우 코르도바가 측면 터치라인 쪽에서 상대 측면 수비수를 고정시킴을 통한 desmarque가 가능하도록 해주었고, 오른쪽 측면의 경우 무니아인이 상당히 폭넓게 오가면서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하고 안데르 카파가 크로스를 올릴 공간을 마련해주었죠. 전반전에 아슬레틱이 만들어낸 두 골 모두 어떻게 보면 바로 이 횡적 전환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측면 공격시 중원 자원들의 위치: 두 미드필더가 서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볼 점유에 용이하게끔 움직임. 여기에 더해 횡적 전환에 대비하는 안데르 카파와 무니아인
양 쪽 측면이 터치라인 부근에서 상대 측면 수비수를 묶고, 무니아인이 폭넓게 움직여주면서 하프스페이스 활용하는 모습.

 수비에 있어서도 상대가 포진을 바꾸기 전까지 2미들이 간격을 잘 유지했고 그 과정에서 다니 가르시아의 공간 커버가 매우 빛났습니다. 특히 전반전 많지 않았던 수비 국면에서 그의 공간 커버는 상대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전개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끔 만들었죠. 반대로 레알 소시에다드의 미드진은 다니 가르시아의 공간 압박에 의해 '마킹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없어졌습니다. 측면에서 볼이 전개될때 중앙으로 연결시켜주기에 적절한 위치를 잡고 있던 선수가 하나도 없었죠. 

수비시 간격이 잘 유지되고 있는 2미들과 측면 커버를 통해 중앙 지역으로 연결을 막아버린 다니 가르시아. 메리노는 충분히 마킹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될 수 있었으나 좋지 못한 위치선정으로 전혀 볼을 받을 수 없는 상황.

4-4-2로 변화한 레알 소시에다드와 라인을 안정적으로 내린 아슬레틱 클럽

 

후반 중반부터는 레알 소시에다드가 4-4-2에 가깝게 시스템을 변화시켰습니다. 이야라멘디 부상 아웃 이후 오야르사발이 메짤라에 가깝게 역할을 맡다가 이 시점부터 거의 측면 공격을 도맡는 형태로 바뀌고 메리노와 외데고르가 2미들에 가깝게 움직였죠. 최전방에는 이삭과 포르투가 자리잡았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외데고르가 훨씬 자주 내려오고 오야르사발과 야누자이가 바로 윗선에서 상대 라인 사이에 좁게 위치하였고, 측면 터치라인 쪽은 양 풀백들을 좀 더 올렸습니다. 메리노와 외데고르의 간격이 좁아지고 동시에 아슬레틱의 미드필더가 외데고르를 압박하러 올라가면서 간격이 조금씩 벌어졌기에 시스템 변화 전보다 훨씬 볼 전개는 나아지는 모습이었습니다. 

4-4-2로 변화한 레알 소시에다드. 다니 가르시아를 제외한 아슬레틱의 4미들이 마킹하는 선수를 따라가면서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는 모습이 나왔던 장면.

그러나 중원에서의 볼 전개에 비해 최전방으로 가는 루트는 측면 풀백 외에는 크게 보이지 않았고 이미 아슬레틱은 이에 대응해서 전반에 비해 전방압박 강도를 줄이고 라인을 내린 4-4-2 대형으로 수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최종 수비라인 내에서 간격이 상당히 좁았고 미드필더에서도 압박이 다시 안정감을 찾으면서 간격이 적절히 돌아왔고 선수가 압박을 위해 자리를 비우더라도 다른 선수에 의해서 금방 커버가 되었죠. 후반 38분 레알 소시에다드의 첫 슛이 포메이션 변경 덕분에 나오기는 했지만 그 전이나 이후나 아슬레틱의 박스는 매우 잘 보호가 되었습니다. 첫 슛도 박스 바깥에서 나온 슛이었죠. 경기 종료 직전 공수 전환을 통한 진정한 찬스가 나왔지만 아슬레틱 클럽의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스스로 클린시트를 챙겨가는 선방을 보이면서 2-0, 아슬레틱 클럽의 정말 말 그대로의 완승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and

레알 소시에다드 2 - 1 아슬레틱 클럽

득점: (RSO) 오야르사발, 윌리안 주제/(ATH) 라울 가르시아


양 팀 선발 라인업


양 팀 감독이 바뀐 이후로 첫 바스크 더비가 열렸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번에 바뀐 감독이 모두 B팀에서 올라온 감독이라는 것이죠. 레알 소시에다드의 알구아실 감독은 예전부터 레알 소시에다드 B팀 감독을 이끌어오고 있었고 아슬레틱의 가리타노 감독은 에이바르나 데포르티보 등 1부 감독을 맡다가 아슬레틱 B팀 감독을 맡게된 특이한 경우였습니다. 두 팀이 B팀 감독을 승격시킨 후 모두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수비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는 밸런스 있는 모습이 잡히면서 무패를 달리고 있었고, 아슬레틱도 무승부가 좀 많긴 해도 과거 압박 축구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양 팀 선발에서 특이한 점을 보면, 레알 소시에다드는 평소의 베스트 11에 가까웠지만 수비진에 라울 나바스가 들어왔다는 점이 있었고, 아슬레틱은 베냣 대신에 미켈 산 호세를 넣으면서 피지컬적인 면을 강화시켰다는 점이 있었죠. 또한 데 마르코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명단에서 아예 제외되고 대신 이바이 고메스가 오른쪽 윙 자리에 들어갔습니다.



양 팀의 수비 플랜 비교


먼저 아슬레틱 클럽의 수비 전술을 보면, 하프라인 좀 더 위 지역부터 상대를 본격적으로 압박을 시작했고 비교적 높은 수비라인을 갖췄다는 점에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략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상대의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무니아인과 산 호세, 다니 가르시아가 상대의 3미들을 하나하나 대인 위주의 압박을 시행했고, 양쪽 윙인 코르도바와 이바이가 각각 자신이 위치한 측면에 공이 올 경우 풀백을 대인 방어하고, 공이 없을 경우 풀백과 미드진 사이에 애매한 위치에서 공간 중심의 압박을 가져갔죠. 이로 인해 하프라인 주위에서 팀 압박 강도가 가장 셌던 아슬레틱이었습니다. 그러나 상대가 기초 빌드업 과정을 넘어서 하프라인을 넘어오면 다니 가르시아와 산 호세는 대인 방어가 아닌 지역 방어 형태로 수비 자세를 잡으면서 최종 수비와 간격을 유지하고 측면 커버에 자주 나섰습니다.


한편 레알 소시에다드의 경우 아슬레틱과 달리, 하프라인 부근에서 부터 혹은 자기 진영에서부터 본격적인 압박을 시행했고 중간 정도에 수비 라인을 형성(bloque medio)하면서 4-1-4-1형태로 지역 방어를 시행했습니다. 백포라인 간격이 페널티 박스 좌우 간격에 다 들어올 정도로 상당히 촘촘했죠. 양 윙들도 미드진과 같은 선에 서서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상대가 일단 자기 진영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높게 올라오는 아슬레틱의 뒷공간을 노리겠다는 의도가 보였죠. 


(4-1-4-1 대형으로 지역방어가 이루어진 레알 소시에다드 수비진의 모습. 상하, 좌우 간격이 매우 촘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원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레알 소시에다드


가리타노 감독이 온 이후로 아슬레틱의 공격 패턴을 보면 후방에서 다이렉트로 스피드가 빠른 이냐키 윌리엄스를 노린 공간 패스로 득점을 만들거나 아니면 후방에서 점유하다가 측면으로 볼을 주고 측면에서 풀백들과 윙들이 볼 주고받고 하면서 기회를 만드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일단 레알 소시에다드는 수비 라인을 높지도 낮지도 않게 잘 설정하면서 이냐키 윌리엄스가 침투할 뒷공간을 거의 만들지 않았죠. 그 뿐만 아니라 좌우간격도 상당히 촘촘해서, 또한 디에고 요렌테가 이냐키의 동선을 매우 잘 잡고 있어서 마크를 벗어내는 사선 움직임을 가져가도 별로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아슬레틱은 측면으로의 빠른 전환을 노릴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역시 중원 싸움에서 지는 덕분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3미들인 수루투사, 이야라멘디, 미켈 메리노 사이의 간격이 아주 적절하게 촘촘하고 공격 상황에서도 밸런스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또한 bloque medio를 형성하며 상하 간격이 벌어지지 않은 덕에 측면으로 볼 배급을 해줘야할 다니 가르시아와 미켈 산 호세가 그냥 막혀버렸습니다. 그 덕분에 아슬레틱의 횡적 전환 속도는 매우 느려졌죠. 측면에서 뭔가 전개하기에는 이미 수비가 자리를 잡았고 중앙에서 무니아인을 필두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 횟수로 공을 잃었습니다. 게다가 레알 소시에다드의 공격 상황에서 수루투사는 측면에서 테오가 높이 올라간 경우를 대비해 항상 뒷쪽에서 커버를 해주었고, 메리노는 '박스투박스' 미드필더 역할로 수비 상황에서의 공헌은 물론 공격 상황에서 상대 수비에게 혼란을 주는 침투를 자주 시행하면서 상대 수비 간격을 벌려놓았죠.


(수루투사와 미켈 메리노의 히트맵. 위쪽의 히트맵이 수루투사, 아래가 메리노. 전반적으로 밸런스 위주의 위치 선정을 가진 두 선수. 메리노는 상대 진영까지 자주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런 덕분에 경기는 완전히 레알 소시에다드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게 되었습니다. 평소 전략대로 나온 아슬레틱은 볼을 자주 빼앗기면서 기존에 형성된 높은 라인 뒷공간이 자주 공략 당했고, 상대에게 자주 속공 장면을 허용했죠. 야누자이는 드리블을 통해 상대 측면을 부쉈고, 오야르사발은 빠른 발로 상대의 높은 라인을 강제로 물러서게 만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아슬레틱의 수비 전략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애매하게 높은 라인을 설정하다보니 미드진이 레알 소시에다드의 후방에서 나오는 롱패스도 제대로 커트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뒷공간이 보호되지도 못했습니다. 하프라인 주변에서 팀 압박 강도가 셌지만 그보다 위 지역에서는 대인 위주 압박을 시행했어도 어느 정도의 간격이 있었기 때문에 후방 롱패스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고 대책없이 속공을 내주었죠. 게다가 상대가 하프라인을 넘어오면 2미들인 다니 가르시아와 미켈 산 호세가 지역 방어 형태를 취했는데 그들이 가진 스피드에 비해 커버해야할 공간이 너무 넓었고 그에 따라 서로 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라인 넘어서 들어가는 패스를 제대로 막지 못했죠. 2미들이 바로 백포라인 위에 위치했음에도 백포라인은 바로 위험에 노출된 것입니다. 


또한 아슬레틱의 측면 커버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산 호세와 다니 가르시아가 측면에서 수세시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았는데, 거의 허수아비나 다름 없었죠. 오야르사발과 야누자이는 1 v 2 상황에서도 쉽게 볼을 잃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다니 가르시아는 경기 내내 실수를 연발했죠. 선제골 상황에서 헤더 경합을 제대로 뜨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계속해서 측면 커버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보면 아슬레틱의 2미들은 공격과 수비적인 측면에서 모두 마이너스였습니다. 공격시 빌드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2선과의 간격이 벌어졌고 수비시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죠. 



후반전 양상


후반전에 와서 아슬레틱은 산 호세를 빼고 베냣을 넣으면서 수비는 몰라도 빌드업이라도 개선시키려 했고 2선에는 코르도바가 빠지고 라울 가르시아가 들어가면서 보다 직선적인 축구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또한 전반보다 더욱 전방압박을 강화했는데 전방 4명이 전부 대인마크 위주로 강하게 압박하면서 수비적으로 조금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레알 소시에다드의 수비진이 전부 집중력을 잃지 않았는데, 중앙 수비진은 여전히 이냐키 윌리엄스가 제대로 공도 못잡게 만들 정도로 대응이 좋았고 반대로 아슬레틱은 이냐키 주변에 도와줄 선수가 없었죠. 또한 측면에서도 오른쪽 풀백인 살두아의 수비 집중력은 대단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슬레틱이 좀 더 점유하고 반대로 레알 소시에다드는 대놓고 라인을 내리고 철저히 중앙 위주로 방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백포라인 보호는 훌륭했고 상대는 패스 횟수는 늘었지만 박스 접근은 그대로 좋지 못했습니다. 


비록 후반 막판에 라울 가르시아가 만회골을 넣긴 했지만 레알 소시에다드는 끝까지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아슬레틱이 박스 안에 들어가기조차 어려운 상태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and

Ecos del balon이라는 스페인 축구 칼럼 사이트에 올라온 이번 아틀레티코 v 바르사 분석 글을 번역해 올립니다. 글 수준이 높아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ㅠ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결과 그 이상의 힘에서 대등했습니다.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는 충분히 낮은 플레이리듬을 가지고 그다지 많지 않은 위험한 찬스를 가진채 서로가 서로에게 던진 도전을 넘을 수 없던 두 팀의 목격자였습니다. 코케와 르마를 측면에 놓은 442의 아틀레티코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비달을 마름모의 꼭짓점으로 놓으며 가장 특이한 시스템 중 하나를 들고 나온 바르사는 실질적으로 경기 내내 골을 넣기에 불충분한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442의 측면 미드필더로서 왼쪽에 르마를 넣은 시메오네 감독은 더블 피보테로서 사울과 로드리, 반대편 측면에 코케가 매 순간 공간에 대한 지역 방어를 선호하는 중간~낮은 위치의 수비블록으로부터 경기를 만들어나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도권을 가진 발베르데 감독은 발전되지 않은 시나리오와 확실히 상응하는 시스템으로 응답했습니다. 라키티치와 쿠티뉴 없이 바르사는 일종의 다이아몬드 442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 나섰는데, 여기서 비달은 아르투르, 부스케츠, 세르지 로베르토보다 앞선 위치에서 미드필더와 최전방 사이의 이론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했습니다. 앞서 말한 그 형태(4312)로부터 비달은 라인 사이에서 그의 역할을 그렇게 유지할 수 있었고 팀의 기초 빌드업을 맡은 선수들에게 종적으로 지원을 고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그는 두 팀 모두에게 있어 핵심적인 지역에서 로드리의 집중을 혼자서 차지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바르사의 이러한 플랜에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기초적인 두 가지 요소가 없었습니다. 첫번째는 드리블이었고 두번째는 깊이였죠. 이는 비달이 3/4지역에 들어가고 나가면서 또 공에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상황에서 왼쪽 중미 아르투르 뿐만 아니라 오른쪽에 세르지, 빈번한 회수로 같은 높이에 위치했던 부스케츠까지 바르사는 아틀레티코에게 문제를 일으키기에 충분히 간격이 있는 포메이션을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틀레티코는 바르사가 전개할때 수비가 편안함을 느꼈지만 빠르게 전환을 가져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르마와 코케가 서로 위치를 바꿔보기도 하고 나중엔 사울이 측면에 가기도 했는데 아틀레티코는 안쪽에서 거의 항상 볼을 빼앗으면서 제대로된 이점을 갖고 상대쪽으로 볼을 탈출시키는 것이 한 번도 가능하지 못했습니다. 상하 뿐만 아니라 좌우로 컴팩트한 블록은 측면보다는 중앙을 우선 보호했고 이러한 상황은 테어 슈테겐의 영역에서 매우 먼 지역에서부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려할 때 문제가 되었습니다. 생각만큼 바르사의 압박이 효과적이진 않았기 때문에 상황은 아틀레티코에게 달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 자체의 특성은(역자: 아마도 선수들만의 능력으로 해결하기는?) 유일한 공격적 해답이 되기에는 적절하지 못해보였습니다. 전방에 최고의 디에고 코스타로부터 그의 자세는 서로 이해할 법 했지만 항상 로드리고나 그리즈만의 다리가 이해되진 못했습니다.(역자: 코스타의 침투는 서로 보였지만 서로간의 패스가 맞지 않았다는 의미인듯) 로드리와 그리즈만은 볼을 받은 후에 수차례 몸을 돌렸고 바르사의 첫 번째 압박을 벗어난뒤 머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어제는 잘 맞아떨어졌지만 때때로 오늘날 시메오네가 생각하는 전개와 역습과는 결국 맞지 않는 그런 운반이 되는 것이죠. 


요약해보면, 해결책이 부족했던 것이 매우 티가 났던 대결이었습니다. 결과를 내기 위해 감독들이 무언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어떤 팀의 모든 움직임은 비록 높이를 잃거나 압박이 달라지는 등 특정한 효과를 수반할지라도 서로에 의해 자동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조르디 알바를 신경쓰기 위해 사울이 측면으로 간 것처럼 말이죠. 또는 뎀벨레와 말콤이 마지막에 들어가기도 했죠. 바로 두 마무리가 그 모든 이전의 행동들의 최고의 증거였습니다: 한 팀에겐 파포스트로의 세트피스, 다른 팀은 이런 상황에서 자주 발생했듯이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유일한 선수의 재능이 만들어낸 결실이 있었죠. 레오 메시는 항상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http://www.ecosdelbalon.com/2018/11/analisis-tactico-atletico-de-madrid-1-fc-barcelona-1-liga-santander/

and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3 - 2 아슬레틱 클럽

득점: (ATM) 토마스 파티, 로드리고, 고딘/(ATH) 이냐키 윌리엄스(X2)


양 팀 선발 라인업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히메네스, 사비치, 루카스의 부상으로 인해 유스 선수인 몬테로를 선발로 내세우고 간신히 때맞춰 부상에서 복귀한 고딘을 그의 짝으로 내보냈습니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전에 나왔던 미들라인은 그대로 나왔는데, 미들라인도 코케가 부상으로 인해 나올 수 없었기에 로테를 돌려주지 못했습니다. 


한편, 아슬레틱 클럽은 왼쪽 측면에 유리 베르치체와 발렌시아가를 동시에 출격시키면서 확실히 원정에서 수비적으로 단단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를 보여주었고 다니 가르시아가 결장한 상황에서 2미들인 베냣-산 호세가 뒤를 보호해주고 전방에는 수사에타, 이케르 무니아인, 이냐키 세 명이 공격 작업을 만들어나갔습니다.



아틀레티코의 주 무기를 하나 없앤 베리조 감독의 수비 전략


베리조 감독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셀타 비고 시절을 포함해서 자신의 팀이 볼을 점유하며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과감히 내려놓고 상대의 장점을 차단하는 데에 주목했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 주 무기 중 하나는 바로 앙헬 코레아의 하프스페이스 활용 능력입니다. 포메이션상으로는 윙 또는 세컨톱으로서 출전을 해왔지만 실질적으로 윙으로 나오든 세컨톱으로 나오든 그의 주된 활동 무대는 박스 안 하프스페이스입니다. 팀 동료들이 하프스페이스를 열어준다면, 앙헬 코레아는 박스 안 하프스페이스에서 드리블로 버티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거나 골을 넣기도 하죠.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지난 8월 UEFA 슈퍼컵 2번째 골 장면입니다. 


베리조 감독은 앙헬 코레아가 자기 팀 박스의 하프스페이스에서 앙헬 코레아가 놀지 못하게끔 최종 수비라인 좌우간격을 매우 좁히고 왼쪽 풀백인 발렌시아가가 앙헬 코레아를 단단히 말 그대로 밀착하도록 지시했으며, 왼쪽 측면 지역은 유리 베르치체가 담당하게끔 했습니다. 아슬레틱 클럽이 수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때로는 5백 또는 6백에 가까운 수준으로도 보였죠. 


이러한 수비 전술 때문에 앙헬 코레아는 박스 안 하프스페이스로의 침투는 커녕 박스 밖에서 박스 안으로 거의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렌시아가의 밀착 수비에 막혀서 몸을 공격 방향으로 제대로 돌리지도 못했습니다.


(앙헬 코레아를 전담마크하는 미켈 발렌시아가)


이렇게 앙헬 코레아를 통한 공격루트가 막혀버리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주 무기를 하나 잃었고, 때때로 오른쪽 측면에서 반대쪽 파포스트를 향한 크로스로 두어차례 기회를 노렸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상대가 수비적으로 준비를 잘한 상황에서 아틀레티코의 전반전 공격, 정확히는 상대의 마크를 떼어내는 팀적인 움직임(desmarque)도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전방의 3명 공격진(코스타, 그리즈만, 코레아)이 너무 중앙 지향적이었죠. 비록 측면에서 풀백들이 너비를 더해주긴 했지만 1대 1 혹은 1대 2 상황에서 전진하면서 볼을 간수할 수 있는 능력까지는 갖추지는 못했기에(필리페 루이스가 더 젊었다면 다르겠지만...) 상대의 측면 수비는 큰 부담을 갖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잠시후에도 이야기하겠지만 수사에타 역시 전환 상황에서 전진에 부담이 없었죠. 물론 사울이 데 마르코스를 향해 높이 올라갔다가 빠르게 내려오면서 마크를 끌고 오거나, 아니면 또 다른 선수가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는 것 같은 움직임은 있었지만 상대가 계속 달라붙으면서 공격 방향으로 몸을 틀지를 못하고 후속 장면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그다지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앙헬 코레아는 경기에 영향을 거의 끼칠 수 없었고, 그나마 그리즈만이 메디아푼타로서 키패스도 넣어주긴 했지만 역시나 가면 갈수록 경기에서 사라졌고, 코스타도 이미 내려선 상대의 라인에 위협도 주지 못했죠. 


(전반전 중앙 지향적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은 상대의 마킹을 벗겨내는 데에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나름 잘 방어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지만 몇 차례의 기회가 바로 실점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공격은 잘 안 되었지만 그래도 수비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다지 라인을 내려서지 않으면서도 토마스와 로드리가 높은 위치에서 빈번히 상대의 전환을 막아냈고 다시 아틀레티코의 공격으로 만들어주었죠. 이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아슬레틱 클럽이 중앙을 통해 전환시킬 경우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슬레틱 클럽이 되든 안되는 꾸준히 밀고 나가던 공격루트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였습니다. 왼쪽은 이미 발렌시아가-유리 베르치체 두 명의 풀백을 넣은 것부터 죽어있었고, 중앙은 로드리-파티가 너무 잘 대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꾸준히 오른쪽 라인, 오른쪽 하프스페이스를 통한 공격을 시도했죠. 


특히 수사에타가 꾸준히 공간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가장 많이 관찰되었던 모습이 몬테로와 필리페 루이스 사이 뒷공간을 향한 움직임이었죠. 때때로 윌리엄스도 그 공간을 향했습니다. 수사에타와 윌리엄스가 가까이 위치하면서 리그 첫 선발인 몬테로를 꾸준히 괴롭혔습니다. 실질적으로 통했던 공격루트는 이거 하나였습니다.


아, 산 호세의 선발도 나름 도움이 되었습니다. 라인을 올리는 축구를 하면 느린 스피드 탓에 수비시 중원에서 마치 짐짝과 같아진 느낌이 되었지만... 이 날만큼은 평소 스타일 버리고 라인을 내리고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산 호세의 엄청난 피지컬이 큰 도움이 되었죠. 전반전 수비 상황에서 최종 수비 보호는 물론, 전환 과정에서 전진해서 로드리와 헤더 경합을 하면서 롱볼을 따내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발베르데 감독 시절부터 전진 능력과 중거리슛은 나름 괜찮았기에 3선으로부터의 전진으로 상대 수비에게 혼란을 줄 수 있었죠. 


여튼 사실 골 장면을 제외하면 몬테로도 나름 잘버텼고 필리페 루이스도 꾸준히 수사에타를 향한 공간 패스를 잘라냈습니다. 하지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결국 전반 35분 이 루트를 통해 아슬레틱이 기어이 선제골을 만들어냈죠.


(아슬레틱의 선제골 장면. 수사에타를 향한 공간 패스, 그리고 산 호세의 전진과 슛이 윌리엄스의 선제골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아슬레틱이 꾸준히 중앙수비와 풀백 사이 뒷공간을 향한 패스가 계속 가능했던 이유는 일차적으로 아슬레틱이 해당 지역에 볼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베냣이나 데 마르코스였는데, 이런 선수들에 대해 제대로 수비를 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도르트문트전 때는 하키미 같은 선수들을 거칠게 잘 다뤘는데, 역시 미드진이 그대로 나와서 그런지 측면 넓은 지역으로의 수비 전환 속도가 느려보였고 그 덕에 베냣과 데 마르코스는 상당히 여유를 가지고 공간 패스를 할 수 있었습니다. 후방에서 몬테로와 필리페 루이스가 고생하며 34분까지는 기회를 내주지 않았지만 결국 선제골을 아슬레틱이 노리고 노리고 똑같이 또 노리던 그 루트로 내주었다는 점이 안타까웠죠. 



후반전 교체 싸움의 승자는 시메오네


결국 1-0으로 전반을 마무리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바로 경기에서 완전히 보이지도 않았던 코스타를 빼고 비톨로를 투입합니다. 일단 젤송 마르틴스가 투입된 55분 전까지 10분 정도는 공격시 비톨로 왼쪽 윙에 코레아 오른 윙, 그리고 그리즈만 원톱 형태로, 수비시에는 4미들이 비톨로-사울-로드리-토마스 이런식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그간 부상으로 고생했던 비톨로는 교체 투입과 동시에 바로 경기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전 너무 중앙 지향적이었던 3명의 공격수 모습과 비교했을 때, 비톨로는 왼쪽 측면 터치라인 부근에서 너비를 확보해주었고, 무엇보다도 세비야 시절부터 보여준 돌격대장으로서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상대 측면 수비로 하여금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전반전 부담없이 전환 상황을 즐겼던 수사에타는 이제 데 마르코스와 함께 비톨로를 막는데에 바빠졌고 전진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죠. 


(교체 투입과 함께 상대 측면에 부담을 주기 시작한 비톨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아슬레틱의 수비진)


55분에는 몬테로가 빠지고 젤송 마르틴스가 투입되었는데, 이 상황에서 사울이 중앙수비로 내려가고 젤송 마르틴스가 오른쪽 윙으로 가게 됩니다. 상당히 공격적인 교체였고, 이 교체 덕분에 상대의 백포라인은 4명의 공격진을 한 명씩 도맡는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데 마르코스가 비톨로를 맡고, 누녜스와 이니고가 그리즈만과 코레아를, 발렌시아가가 젤송 마르틴스를 전부 1대 1로 도맡게 된거죠. 이렇게 되면서 아슬레틱의 나머지 선수들이 최종 수비라인을 보호하는데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라인이 완전히 더 뒤로 밀립니다. 그러나 전반과는 달리 아틀레티코는 측면에서의 너비를 확보하게 되었기 때문에, 또 측면에서 일대일 돌파가 어느정도 가능한 선수들이 배치되었기 때문에 측면과 중앙 사이 계속해서 전환이 이루어지고, 쉽게 상대가 전진하지 못하고 페널티 박스 바로 앞 중앙 공간을 조금씩 내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서 토마스 파티가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만들게 되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명백히 파울로 보이는) 칼리니치의 턴오버와 함께 뜬금없이 또 윌리엄스에게 한 골을 내주며 1-2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끌려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고딘이 근육에 부상을 입었고, 이래저래 급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고딘을 최전방으로 올려 칼리니치와 트윈 타워를 세우면서 희대의 포메이션을 완성합니다. 최종 수비에 루이스-사울-토마스 파티-아리아스, 미드진에 그리즈만-비톨로-로드리-젤송, 공격에 칼리니치-고딘이 서게 된 것이죠. 특히 주목할 점은 측면에서 돌격대장 역할을 맡던 비톨로가 이 시점부터 중원에서 볼을 주도적으로 잡고 플레이메이킹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 그의 볼 간수 능력도 턴오버를 만들지 않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죠. 비톨로의 이러한 플레이와 함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계속해서 측면 뒷공간을 활용하기도 하고, 또 중거리도 수차례 활용하면서 꾸준히 코너킥과 프리킥을 만들어냅니다.


비톨로가 이렇게 중원에서 볼을 잃지 않고 플레이메이킹을 해주었고, 또 측면에서는 젤송과 아리아스가 꾸준히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그리고 젤송이 때때로 수비수를 달고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어떻게든 공을 소유하고 파울을 만들어내고 코너킥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비톨로가 중미가 된 희대의 명장면...)


꾸준히 아틀레티코는 세트피스 장면을 만들면서 기어이 79분에 동점골을 만들어냈고, 이런 상황에 더해 후방으로 이동했던 사울과 토마스는 두 세 차례의 중요한 커팅은 물론 공격시 롱패스로 상대의 수비를 흔들어놓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롱패스는 역전골 프리킥의 발판이 되었죠. 


또 마지막으로 역시 토마스 파티를 빼놓고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수치상으로 봐도 1골 1어시, 그리고 마지막 역전골도 그의 프리킥에서 출발했죠. 전반적으로 볼 점유를 잘 해주었으며 패스도 중요 패스 두 차례 정도 기록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역시 킥 능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도르트문트전 때도 전환 상황에서 중요한 시작점이 되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높은 위치에서의 수비와 볼 점유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킥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이번 경기의 mvp가 되었네요. 



한편, 베리조 감독은 이번 경기도 여지없이 교체를 통해 승점을 잃었습니다. 베냣이 경고를 받아서 놀라스코아인으로 바꾼 것까지는 그렇다치겠지만 굳이 두 골 넣은 윌리엄스를 빼고 라울 가르시아라니... 그나마 잘 되던 전환을 놓아버리는 교체였습니다. 세트피스를 위해 넣었다고 쳐도 결과적으로 봤을 때 고딘 역전 결승골 당시 사울을 막지 못했죠. 이번 시즌 교체 이후 승점을 8점을 잃었다고 하던데 굉장히 심각한 수치입니다. 


여튼 플랜 A는 베리조 감독이 더 좋았던 것 같지만 결국 교체 싸움에서 승자는 시메오네 감독이었습니다.


 

----------------------------------------

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월드컵 이후 갑자기 아무것도 쓰기 싫어졌고 경기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습니다. 이제는 좀 다시 글을 쓰지 않을까 싶네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간간히 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and

레알 마드리드 1 - 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득점: (RMA) 호날두/(ATM) 그리즈만


양 팀 라인업



낮은 수비 블록을 설정한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보여준 레알 마드리드의 움직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어떻게 포메이션을 구성할 것인가, 또 어떤 선수를 선발로 내세울 것인가는 꽤나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비록 비톨로가 선발로 나온 것은 조금 예측하기 어렵긴 했지만요. 공격 시스템도 평소 강팀을 상대로 나설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까지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했는데, 문제는 수비 시스템이었습니다. 압박 시작점과 최종 수비 라인 위치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는 충분히 다른 경기와 달라질 수 있었죠. 당장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만 해도 높은 압박 시작점과 낮은 수비 라인 설정으로 경기를 시작했던 아틀레티코였지만, 후반 들어서 높은 압박 시작점에 높은 수비 라인 설정으로 시스템을 변경하기도 했죠. 


이번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는 굉장히 낮은 수비 라인 설정에 타이트한 압박 시작 역시 그리 높지 않은 위치에서 출발 했습니다. 간간히 상대가 볼을 다루는 것이 불안할 경우 높은 곳에서 타이트하게 압박을 들어가긴 했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그리 높지 않은 압박 시작점을 잡았죠. 그러면서 상대의 빠른 전진을 대비했습니다. 중원에서 볼을 돌리는 것을 허용하면서 철저히 박스를 방어했죠. 최근 레알 마드리드가 보여준 442 진형을 고려해보면 이해가 가는 수비 전략이었습니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넓게 또는 더 높은 지역으로 유인해서 박스 주변에서 기회를 잡아야할지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양 측면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기회를 찾고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였습니다.


전반적인 패턴을 보면, 왼쪽 측면에서는 마르셀루를 중심으로 볼이 돌았고, 아센시오는 왼쪽 측면, 중앙과 오른쪽 측면까지 여기저기 많이 움직여주면서 패스 길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죠. 때때로 호날두가 측면에 가세하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오른쪽 측면에서는 카르바할이 중심이 되긴 했지만, 측면으로 가세한 베일이나 여기 저기 움직여준 아센시오 덕분에 수적으로 우위를 가져가며 수비 블록 사이사이를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조금씩 균열이 발생했던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오른쪽 윙 지역


레알 마드리드가 점유도 많이 하고, 슛도 많이 가져갔지만 낮은 수비 라인 설정 덕분에 나름 잘 버티고 있던 아틀레티코였지만, 생각보다 아틀레티코 기준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 더불어 측면 지역이 상당히 불안정했습니다.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 수비에 관여하던 선수가 후안프란, 비톨로, 사울, (+사비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차적으로 측면 넓은 지역에서 후안프란과 비톨로는 마르셀루를 견제하는 데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마르셀루를 아예 거칠게 다루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리를 두면서 하프스페이스 지역만 우선적으로 막으면서 완전히 그 지역에 진입을 차단한 것도 아니고 뭔가 애매한 수비를 하다가 마르셀루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도록 허용한 느낌도 들었죠. 더군다나 전반 중반부터는 윙 지역으로 빠지는 베일에 끌려다녔습니다. 


(마르셀루의 패스, 베일의 윙플레이, 끌려다니는 아틀레티코 수비진)


여기에 더해서 사울이 지쳤는지 수비시 판단 속도가 굉장히 느려졌고, 커버링도 좋지 못했습니다. 때때로 공간만 내주고 공을 쫓아다니는 수비를 하며 불안함을 야기시켰죠. 


(레알 마드리드의 포진 자체도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를 공략하기도 좋았으나 사울이 초반에 끌려 나가면서 이러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처음에 동그라미로 표시한 선수가 사울. 평소와 달리 하프스페이스 방어에 대한 커버라든가 판단 등이 너무 늦었습니다.)


이렇게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에서 완전한 수비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전반전부터 내내 레알 마드리드는 왼쪽 측면에서 꾸준히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죠. 비록 수비 플랜 자체가 박스 주변 우선 방어니까 측면 지역은 내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프스페이스 지역은 불안함이 크지 않았어야 했다고 봅니다. 물론 블로킹을 통해 어찌저찌 커버는 잘 했지만 유독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지역에서 블로킹이 훨씬 많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선수들의 더 좋은 포지셔닝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가 가졌던 박스 주변에서의 영향력을 더 줄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아울러 선제골 장면을 생각해보면, 하프스페이스 방어와는 관련이 적긴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후안프란의 애매한 수비 포지션과 전반 중반부터 나온 베일의 측면을 향한 움직임으로부터 나온 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제골 나온 과정, 하프스페이스 방어와 크게는 관련이 없긴 하지만... 후안프란의 애매한 포지셔닝과 베일의 윙으로의 움직임과는 연관이 크기에 가져왔습니다.)



토마스 파티를 기점으로 한 아틀레티코의 상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 공략


아틀레티코는 많은 공격 기회를 갖지는 못했지만 아주 일관된 공격 패턴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원에서 토마스 파티가 볼을 잘 소유하면서 계속해서 상대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으로 전진 패스를 주었죠. 그러고 나서 그 위에서는 측면 넓은 지역이든지 아니면 센터백 옆이든지 공간으로 패스를 주었습니다. 


일단, 저는 토마스 파티가 무려 레알 마드리드 중원을 상대로 볼 소유를 상당히 잘했고 미드필더들 사이로 벌어진 틈을 상당히 잘 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환 과정에서는 나름 아쉬운 선택들도 있긴 했지만, 적어도 빌드업 상황에서 만큼은 토마스가 있었기에 팀의 전진도 가능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토마스 파티의 볼 관리와 전진패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토마스 파티의 이러한 성장이 참 대견(?)합니다. 제가 2016년도에 마드리드에서 현장에서든 영상으로든 잠깐씩 출전했던 토마스 모습을 봤을 땐 향후 1군에서 볼 수 있긴 한걸까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아틀레티코의 영입금지 징계가 오히려 이 선수에게는 득이 되어서 거의 반 강제로 1군 경험을 하고 안 좋은 실수도 좀 보여주었었는데 이 경험을 잘 새겨서 점차 아틀레티코에게는 필수적인 선수가 되어가고 있죠. 가비도 다 늙어가는 상황에서 가비의 역할을 잘 대체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보면 코케보다도 후방에서 상대 수비라인 사이 사이로 패스길을 더 잘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니까요. 여튼 성장세가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이는 선수다 보니까 더 좋게 볼 수밖에 없는 것 같긴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토마스가 이렇게 위 화면처럼 높은 지역으로 패스를 주면, 그 위에서는 무조건 공간을 찾았습니다. 측면 넓은 지역 또는 센터백 옆 지역이라고 했는데 이 과정이 좀 아쉬웠죠. 전략 선택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평소 레알 마드리드 공격 상황을 생각해보면 풀백이 많은 공격 가담을 해야하고 센터백 공간도 자주 벌어지니까요. 


다만 아틀레티코의 현재 선수풀에 확실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 또 이러한 장면들에서 드러나는데, 먼저 측면 넓은 지역으로 볼을 줄 경우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후안프란에게 세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진다는 것이었죠. 불과 2~3년전만 해도 이번 경기처럼 공간이 많이 주어진다면 뭐든지 하나는 만들어냈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토마스의 전진 패스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중앙에 어쩔 수 없이 밀집되었고, 그렇기에 마르셀루도 후안프란 쪽을 커버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기도 했습니다만 확실히 공간이 있음에도 후안프란은 쉽게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비톨로의 선발 출장으로 인해 마르셀루가 터치라인 쪽으로 커버를 가면 비톨로가 침투를 하는 2차적인 상황까지 나올 여지가 컸습니다. 정작 현실은 후안프란과 비톨로 모두 마르셀루의 수비에 막히는 장면이 많았다는 것이 참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것입니다.


(아틀레티코 측면 공격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일 수 있었던 장면. 후안프란이 박스로 볼을 투입, 비톨로가 침투하며 공간 창출.)


또한 센터백 옆으로 볼을 주는 것에 있어선 코스타가 확실히 센터백들을 잘 끌어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들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 역시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측면으로 빠지면서 볼을 잡아내기는 했던 코스타였지만 바란과 라모스가 상당히 집중력을 잃지 않고, 측면으로 나간 상태에서 더 이상 코스타가 박스로 들어갈 수 없도록 확실히 막아냈죠. 


(공간 패스, 코스타의 움직임, 그러나 확실히 견제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


하지만,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결국 동점골이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오게 되죠. 역시나 토마스의 전진 패스가 좋았는데 여기에 측면으로 약간 빠져나온 선수가 그리즈만이었다는 것이 차이가 있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비톨로가 훌륭한 침투를 보여주면서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확실히 후반 들어서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진들은 자신의 뒤에 많은 공간을 만들곤 했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았던 아틀레티코였죠. 


(동점골 장면. 토마스가 전진 패스를 하는 상황에서 보이는 엄청난 공간... 덕분에 라모스가 튀어 나오면서 비톨로를 놓쳐버렸죠. 라모스 실수보다는 일차적으로 미드진의 문제로 생각됩니다.)



60분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장면들


레알 마드리드가 62분에 호날두를 빼고 벤제마를 투입, 그리고 71분에 아센시오와 코바치치를 빼고 이스코와 모드리치를 투입했죠. 특히 호날두를 빼고 극악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벤제마를 넣은 것은 전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시켰는데 아무리봐도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하겠다는 것 밖에는 이해가 안 가는 교체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레알 마드리드 442가 위협적인 이유는 호날두가 만들어내고 있는 공간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전방에서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들어가면서 최종 수비 입장에서는 굉장히 피곤해지거든요.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왼쪽 오른쪽 오가면서 수비 끌어내고 특히 베일 왼쪽 가면 오른쪽에 위치하면서 루카스가 체크할 것이 상당히 많아지게끔 만들었죠. 그런데 호날두가 빠지자마자 루카스가 너무나도 편하게 바스케스 견제하고, 루카스 뚫리더라도 뒤에서 고딘이 편하게 커버했죠. 벤제마의 움직임은 호날두만큼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코랑 모드리치가 들어갔는데 그래도 이 변화는 나름 밀리고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공격에서의 주도권을 잡게 해준 변화로 보였습니다. 특히 모드리치가 들어가면서 막히고 있었던 전진패스의 길이 다시 뚫렸죠. 때로는 이스코와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를 공략하는가 하면, 때로는 측면으로 볼을 전진시키며 아틀레티코가 더욱 후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모드리치->이스코->베일)


(모드리치->마르셀루)


그러나 아틀레티코는 이미 전반전보다 더욱 적나라하게 자신의 박스를 방어하는데 힘썼습니다. 전반전에 문제되었던 하프스페이스 방어도 사울이 다른 선수 교체로 인해 이동하고 수비 전략 자체도 완전히 내려서서 하프스페이스 위주로 방어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는 더욱 아틀레티코 수비를 뚫기 어려워했죠. 계속해서 측면에서는 크로스를 남발했고 남발한 크로스만큼 이를 받아줄 공격수, 정확히는 호날두가 없었습니다. 이에 더불어 마지막에는 오블락의 훌륭한 선방도 있었죠. 



and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 - 0 데포르티보

득점:(ATM) 가메이로/(DEP) - 


양 팀 라인업




코케 공미와 원톱 시스템을 사용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주중 유로파리그를 위해서, 또한 A매치 기간 다양한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시메오네 감독은 로테이션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수비진에서는 중국에서 차이나 컵을 치르던 히메네스가 부상을 당했고, 필리피 루이스는 국대 기간 전에 이미 부상, 또한 브르살리코 역시 A매치 기간에 경기 중 경미한 부상으로 인해 일찍 교체되었죠. 그리즈만은 징계로 인해 나오지 못했고 코스타는 A매치 기간에 경기를 뛰기도 했고 주중 유로파리그 8강도 있기 때문에 휴식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라인업이 구성되었는데, 그간 442 시스템 하에서 보여준 코케 측면 활용이라든가 투톱 중 한 명(특히 그리즈만이 자주)이 내려오며 중앙과 측면을 연결해주던 모습 등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시스템이 아닌 시스템이 사용되었습니다. 투톱이 아닌 가메이로 원톱이 사용되었고, 코케는 훨씬 더 높은 위치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죠. 코레아는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는 포지션에 자리잡았고, 사울은 왼쪽에서 밸런스를 잡아주었죠. 기초 빌드업 상황에선 심지어 루카스보다 더 아래에서 볼을 잡고 출발할 정도였습니다. 굳이 정형화된 포메이션으로 표시를 하자면 4231보다는 오히려 433에 가까운 느낌도 있었습니다. 사울이 좀 더 아래에 위치하며 밸런스를 잡아주었기에 사울-토마스-가비 3미들에 코케와 코레아가 최종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에 위치하며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죠.


(경기 초반 아틀레티코의 빌드업-페네트레이션 형태. 미드진 3명에 인더홀 지역 2명, 원톱 한 명, 넓게 선 풀백들의 위치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진은 셰도르프 감독의 데포르티보 수비를 고려한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셰도르프 감독이 부임한 이래로 데포르티보 수비는 공격 상황에서 굳이 후방 빌드업을 가져가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위로 전진시키면서 상대의 공격에 미리 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비 대형 자체는 4명의 최종 수비진과 3~4명의 미드진이 간격을 좁히면서 수비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공격을 좀 선수에게 던져놓는 느낌이 있지만 수비에 참여하는 숫자가 상당히 일정한 편이기 때문에 기존 아틀레티코가 보여주던 측면을 활용한 지공은 이론적으로 봤을 때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시메오네 감독은 의도적으로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 선수들을 집어넣음으로써 볼이 투입될 확률은 보다 낮지만 성공했을 때 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플레이를 만들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자기 것으로 만드려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상과 다른 아틀레티코의 고전


문제는 항상 경기 전 감독의 예상과 실제 일어나는 일은 전혀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반전 아틀레티코는 코케를 위주로 상당히 템포가 빠른 공격을 잘 전개하며 긍정적으로 시작했지만 정작 제대로된 기회 창출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 볼을 투입하지 못했던 것은 확실히 아닙니다. 데포르티보가 블록을 나름 잘 세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 지역을 향한 전진패스들이 잘 이루어졌죠. 


그러나 데포르티보 최종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많은 실수로 데포르티보 팬들을 힘들게 했던 알벤토사마저도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시드네이는 더 말할 것도 없었죠. 양 풀백들은 아틀레티코 풀백들의 넓게 선 포지셔닝에 속지 않고 최대한 중앙을 보호하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앙헬 코레아는 제대로된 볼 간수를 하지 못했으며, 이날 밤 전혀 위협적인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며 본인 스스로 볼을 받기 좋은 공간에 위치했지만 볼을 받은 뒤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며 금방 시드네이나 문타리 같은 선수들에게 피지컬적으로 밀리며 볼을 빼앗겼죠. 

(문타리에게 밀리며 볼을 전진시키지 못하는 코레아)



셰도르프 하에서의 엠레 촐락


엠레 촐락이 데포르에 영입될 당시만 해도 터키산 유망주에 대한 많은 기대가 그에게도 이어졌습니다. 뭔가 부족해보였던 데포르티보의 공격진에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죠. 그러나 그가 영입된 이래로 그 어떠한 감독 밑에서 그에게 기대되는 역량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셰도르프 감독 하에서의 엠레 촐락은 확실히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점차 맡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반에는 교체로 들어와 조커 역할을 맡으며 셰도르프 감독의 전술에 무언가 또 다른 카드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라스 팔마스전에서 선발로 나서(비록 무승부 상황으로 인해 더 높은 위치에서 뛸 수 있는 바칼리와 교체되었지만) 굉장히 수준급의 활약을 보여주며 셰도르프 감독의 전술에 부합한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이번 아틀레티코와의 경기에서도 역시나 바칼리와 교체되어 들어가긴 했지만 아틀레티코의 수비진을 상대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대가 볼을 잃을 경우 엠레 촐락은 바로 역습의 기점으로서 작용했고, 상대에게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빼앗아낸 혹은 상대가 잃은 공을 지켜내고 미처 상대가 자리잡기 전에 빠르게 주변 동료에게 연결시켜주었죠. 템포를 조금 늦추는 성향이 있는 선수지만, 대신 훌륭한 볼 간수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셰도르프 감독은 이를 잘 활용해서 촐락을 팀 공격 상황의 기점으로 사용했습니다. 전방의 선수들이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이 셰도르프 데포르티보의 현재 특징인데, 촐락이 볼을 잃지않고 잡아두면서 수비에 가담했던 다른 선수들이 올라가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엠레 촐락의 볼 간수, 이후 루카스 페레스를 향한 롱패스)



카를로스 이삭의 데뷔


라이트백이 부상으로 전멸된 상황에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시메오네 감독은 B팀에서 카를로스 이삭을 불러들였습니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도무지 이 팀은 유로파 출전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너무 스쿼드가 얇습니다. 어린 선수들에게 드디어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는 나름 이로운 점도 있지만 리그만 하는팀도 아니고 1군 라인업이 간신히 17명, 18명 나온다는 건 좀... 


여튼 라이트백이 전멸하여 카를로스 이삭이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는 무난하게 팀이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아직 불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아직 1군 선수들의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한 것인지 페인트 한 번에 쉽게 뒤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팀적으로도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는데, 이삭이 더욱 불안하게 보인 이유는 바로 이삭 바로 옆에 있던 사비치 때문이였습니다. 히메네스의 부상으로 인해 주전 복귀를 하였지만 부상(사비치도 한참 전에 부상이 있었습니다.) 이후 경기력을 아직 못 찾은 것인지 끔찍한 위치 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롱패스에 정신을 놓은 것은 하이라이트였고, 측면에서 날아오는 크로스를 상대는 멀리서부터 뛰어와서 때리는 데 본인은 제자리에서 편안하게 헤더를 하려다 놓치지 않나 이삭이 뚫린 뒷 공간 커버는 커녕 본인도 불안해서 전반전에 데포르티보가 꽤 왼쪽(아틀레티코 기준 오른쪽)에서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죠. 그나마 루카스 페레스가 근래 골 결정력이 좋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루카스 페레스는 뒤에서부터 뛰어와서 크로스를 잘라 먹었으나 사비치는...)


(이삭이 뚫렸는데 사비치는 허수아비 노릇...)


또한 이렇게 이삭이 고전하는데도 누군가 와서 협력수비를 펼치지 않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덕분에 아틀레티코는 전반 27분 경이 지나자 4231(혹은 433)을 포기하고 익숙한 442로 돌아가게 됩니다. 가메이로-코레아 투톱에 코케-토마스-가비-사울 형태였죠. 이는 사울이 이삭과 협력수비로 측면을 보호해줄 수 있는 형태가 됩니다. 특히 왼쪽 라인(즉 아틀레티코에게는 오른쪽 라인)에서 루이지뉴와 아드리안이 차례로 위세를 떨치고 있었기에 이삭 혼자 냅두기에는 매우 위험한 상태였죠. 때마침 32분에 아틀레티코는 페널티킥을 얻으며 한 골 넣고 잠그기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442로의 변환 후 훨씬 안정적으로 변한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수비라인)



앞으로의 일정


일단 아틀레티코는 주중에 스포르팅과의 유로파 8강이 있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마드리드 더비가 있죠. 스쿼드가 상당히 얇아진 상황에서 어떻게 각각의 경기 라인업이 구성될지 궁금해집니다. 특히 오른쪽 풀백 자리가 여전히 전멸이라면 문제인데, 아마도 이삭을 소집해 놓고 토마스가 풀백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삭이 교체되고 나서 토마스가 풀백을 봤는데 훨씬 안정적인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공격진은 그리즈만-코스타 라인을 구성할 수 있을테니 이번 경기보단 훨씬 더 위력적일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반면 데포르티보는 이 경기를 지면서 점차 강등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아직 17위와 8점차이가 나기 때문에 확정은 아니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강등이 확실하다고 봐야겠지요. 셰도르프 감독이 수비는 개인 단위에서의 실수가 꽤 나오긴 해도 실점은 나름 줄인 것 같지만 그에 비해 골이 너무 안 나옵니다. 이번 경기도 박스 안 슛은 상당히 많이 가져갔지만 그 어떤 슛도 들어가지 않았죠. 아틀레티코 오른쪽 라인의 불안함으로 인해 좋은 기회가 꽤 나왔음에도 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 년간 어떻게든 살아남았던 데포르티보였는데 이번에는 어찌될지 조금은 걱정되는 행보입니다.

and

바르사 1 - 0 ATM

득점: (BAR) 메시/(ATM) -


양 팀 라인업


아틀레티코의 수비 플랜은 좋았으나...


경기 시작과 함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 형태는 바르셀로나의 공격 작업을 충분히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평소대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공을 잡는 시간은 많았지만 실질적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일단 바르셀로나가 키퍼와 중앙 수비부터 볼을 전개하기 시작할 때를 살펴보면, 이전 시즌 시메오네가 바르사나 뮌헨을 상대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빌드업의 핵심이 되는 선수에 대해 높은 위치부터 강하게 상대를 마크했습니다. 특히 바르사를 상대할 때는 항상 부스케츠를 가만 냅두지 않았죠. 


(아틀레티코의 바르사 기초 빌드업에 대한 수비 형태)


바르사가 기초 빌드업을 시작하면, 코스타와 그리즈만이 각각 왼쪽과 오른쪽을 마크하면서 굉장히 투쟁적인 코스타가 볼을 잘 다루는 피케, 그리고 때때로 슈테겐까지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가비가 부스케츠를 담당하는 경우가 전반 초반에는 많았죠. 양 측면 미드필더들은 자연스럽게 바르사의 양 풀백들을 담당했습니다. 스페인 Bein sports의 해설자인 악셀 토레스는 이 장면에 대해 "5명이 압박하고 5명이 남아있다"라고 했습니다. 모두가 압박하러 올라가면 공간이 크게 생기기 때문에 미드진에서 최소 한 명은 후방을 보호했는데, 그 임무를 맡은 것이 토마스 파티였죠. 


바르사가 기초 빌드업을 성공시켜서 볼을 중원으로 전진시키면, 대인 위주의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은 그만두고 상당히 낮은 위치까지 수비라인을 내리며 박스를 보호하는 데에 힘썼습니다. 그리즈만까지도 상당히 낮은 위치까지 내려오며 수비에 도움을 주었죠. 


개인적으로 낮은 위치에서 수비를 할 때 주목했던 선수는 토마스 파티였습니다. 적절하게 자기가 나올 때와 공간을 보호할 때를 잘 구분하면서 바르사의 미드진이 쉽게 몸을 앞을 향하지 못하게 하고 볼을 돌리기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아틀레티코의 낮은 지역에서 수비 형태. 팀 동료들과 함께 수비 대형을 갖추는 동시에 중앙에 위치한 수아레스를 향한 길을 완전히 막으며 훌륭한 수비 위치 선정을 보여준 토마스.)


그러나 전반 24분 토마스 파티의 메시를 향한 파울은 수비 상황에서 유일하게 토마스가 실수한 점인데, 경기 결과를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아쉽고 치명적인 파울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 정도는 실수라고 하기도 그런 파울이지만, 메시의 프리킥을 생각하면 파울 없이 더 깔끔하게 해냈어야 했던 장면이기도 합니다.)



두 팀의 공격 문제


전반전 내내 두 팀은 평소 잘 될 때의 공격 모습이 전혀 드러나지 못했습니다. 물론 바르셀로나는 어떻게든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하며 슛을 만들어냈지만 아틀레티코는 상대 진영에서 볼 간수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슛을 단 한 번 하는 데에 그쳤죠. 


먼저 바르사의 문제는 상대의 마크를 떼어내는 동작, 즉 스페인어로 'desmarque'를 위한 움직임이 시즌 초 중앙을 장악하며 공격을 수월하게 해낼 때보다 떨어져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양 풀백이 윙백에게 일대일로 묶여버렸던 첼시 전을 제외하면 그래도 양 풀백들은 활발하게 움직여주면서 공격에 큰 도움을 주고 있긴 하지만 시즌 초 홈에서 유벤투스마저 무너뜨렸던 인더홀 지역, 즉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에서의 desmarque와 빠른 패스 플레이가 점점 둔해져가고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많은 대회를 소화하면서 해당 플레이를 해내며 '메시를 위한 공간, 메시가 만드는 공간'을 창출해내줄 이니에스타, 파울리뉴가 전부 지친 듯한 모습이 있죠. 물론 파울리뉴의 능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바르셀로나의 선수로서는 좋지 않을지 몰라도 시즌 초에는 메시와의 호흡도 좋았고, 훌륭한 오프더볼 움직임을 통해 메시를 위한 공간도 자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파울리뉴는 아시아 무대부터 연이어 정말 수많은 경기를 뛰어 왔기에 현재 그의 폼은 체력적인 문제에서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즌초만 해도 메시가 저 위치에서 공을 잡으면 누군가는 인더홀 지역에서 반드시 빠른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냈지만, 이번 경기 바르사의 지공 상황에서는 그러한 움직임이 상당히 둔해졌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안드레 고메스는 팀적인 요인이 아니라 개인적인 요인에서 마이너스였습니다. 덕분에 라키티치가 많이 뛰면서도 더 뛰어다니면서 패스가 돌도록 도왔죠.



한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문제는 전반전 내내 2선 지역의 영향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풀백은 고립되었고, 투톱은 너무나도 할 일이 많게 되었죠.


(전반전 2선 지역에서 볼을 돌리는 아틀레티코. 박스 바로 주변에서 공격진에게 볼을 투입해서 공격을 수월하게 만들어주어야 할 선수들이 볼만 돌리다가 상대의 압박 속으로 더욱 들어가는 참으로 슬픈 그러한 장면이...)


시메오네 감독은 바르사 원정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미드진을 모두 중앙 미드필더로 구성했습니다. 이 정도 선택은 충분히 이해가 가긴 합니다. 그러나 코케가 폼이 너무 떨어져서 2선이 해내야할 역할, 즉 박스 주변에서 공간을 포착하고 공격수들이 적은 수의 수비를 상대하도록 패스를 넣어주며 결정적 기회를 만드는 그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쉬운 패스조차도 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죠. 


코케는 최근 계속 이랬으니 그렇다치고, 반대편 사이드도 딱히 상태는 좋지 못했습니다. 사울이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미드진에 4중미가 배치 되었을 때 2선에서 코케와 사울이 가깝게 위치하며 패스를 주고 받는 그 형태로 인해 사울은 풀백을 돕지 못했고, 풀백 브르살리코는 너무나도 자주 고립되었습니다. 


(브르살리코가 알바의 수비에 막혀 쉽게 전진하지 못했던 ATM.)



후반전 아틀레티코의 변화 - 앙헬 코레아의 교체 투입


그러나 후반 들어서 경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급격하게 달라졌습니다. 볼을 편안하게 소유하는 팀이 바르사가 아니라 오히려 아틀레티코가 되었다는 느낌을 주었죠.


1차적으로는 수비형태가 달라졌습니다. 전반전에도 물론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서 압박을 시행하긴 했지만 상대가 중원 지역으로 밀고 올라오면 빠르게 수비 대형을 갖추며 낮은 위치까지 라인이 내려오는 것도 괜찮다고 보았죠. 그러나 후반전에는 낮은 위치까지 라인이 내려오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중원으로 밀고 올라오더라도 강하게 맨마킹을 시행하면서 공간이 생기는 위험을 감수했죠. 


2차적으로는 58분 앙헬 코레아의 교체 투입이 경기 흐름을 바꾼 요인이 되었습니다. 경고가 한 장 있던 브르살리코를 빼고 토마스 파티를 오른쪽 풀백자리에, 그리고 사울을 중앙으로 돌리고 코레아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에 두었죠. 캄노우 원정을 감안한 수비적인 라인업에서 벗어나 평소 리가 중하위권을 상대로 들고 나왔던 공격적인 미드진을 구성하게 된 것입니다. 


코레아가 최근 많이 출전했던 오른쪽 측면에 위치하게 되면서 아틀레티코의 공격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적어도 전반전과 달리 오른쪽 측면에서 개인 능력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달라졌죠. 코레아는 볼 간수가 되고 드리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기대해볼 만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풀백들이 고립되는 현상까지도 줄어들었습니다. 바르사 전 그의 공격 위치 선정은 오른 측면의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며 풀백들과의 연계, 박스 안으로의 볼 투입이 모두 가능하게 해주었죠. 


뿐만 아니라 맨마킹 위주의 강한 압박으로 수비 형태가 바뀌면서 바르사는 훨씬 더 아래에서 볼을 잡다가 헤매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주된 싸움 지역이 아틀레티코 진영 가운데에서 아예 중원, 혹은 심지어 바르사 진영으로 밀려 내려간 꼴이었죠. 덕분에 바르사는 빠르게 전원이 올라오다가 역습을 맞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수비를 정돈하지 못한 채로 상대를 맞이했습니다. 덕분에 2선의 영향력도 자연스럽게 늘었고 투톱도 훨씬 편해졌죠. 


(역-역습으로 인해 수비라인을 제대로 정돈하지 못하며 아틀레티코에게 공간을 내준 바르사, 덕분에 편해진 2선과 공격 자원들)


(코레아의 위치 선정. 물론 패스미스가 나왔지만 전반과 달리 측면이 고립되지 않았던 아틀레티코)


(비록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되었지만 오른쪽에서 코레아 한 명으로 인해 무언가가 창출되었던 장면)



바르사의 수비 - 오프사이드 전술, 쿠티뉴


바르셀로나는 발베르데 감독 하에서 과거보다 수비적으로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예전보다 라인이 내려가며 블록 형태의 수비를 통해 좀 더 골문 근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도 훌륭합니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상대의 공간을 노리는 형태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굉장히 뛰어난 모습입니다. 이는 움티티와 피케가 높은 라인을 구성했을 때 수비를 상당히 잘해주고 있는 것에서 온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틀레티코 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록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후반에 애를 먹으며 의도치 않게 좀 밀리는 것 같았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위치에서 수비를 해야할 경우 효과적인 수비를 잘 해냈습니다. 전반전에는 그 빈도가 훨씬 많았죠. 특히나 이번 경기에서는 중앙 수비들의 맨투맨 마킹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오프사이드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자주 무력화시키는 점은 인상 깊었습니다. 아틀레티코는 전반전에 자주 코스타나 그리즈만이 수비 뒷공간으로 달려가며 기회를 노렸지만 번번히 오프사이드 전술에 걸렸습니다. 


(화면 오른쪽 아틀레티코(노란 유니폼) 선수 바로 옆 피케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아틀레티코가 후방에서 롱볼로 뒷공간을 노리려고 하자 빠르게 피케가 앞으로 튀어나가죠.)


팀 전술적인 면에서는 오프사이드 전술이 훌륭했고, 개인적인 면에서는 쿠티뉴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비록 공격 상황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상당히 헌신적으로 뛰었습니다. 적극적으로 아틀레티코의 풀백들을 쫓아서 포기하지 않는 수비를 보여주었죠. 


(알바와 함께 브르살리코를 견제하고 공을 가져오는 쿠티뉴)


(수비 대형을 잘 갖추다가 토마스 파티보다 앞서서 움직이며 공을 빼앗고 역습을 시작하는 쿠티뉴)



Partidazo de Giménez


어제 경기에서는 결과에 관계없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 선수가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때는 사비치에 밀릴 정도로 폼이 좋지 않은 시기도 있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한 단계 성장을 한 느낌도 주었습니다. 수아레스와 매치업이 상당히 많았지만 거의 모든 상황에서 수아레스를 압도했습니다. 빠른 스피드를 통해 높은 라인, 낮은 라인 상관없이 경기 내내 수아레스를 견제했고 수아레스를 내내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때로는 고딘이 놓친 상황을 커버해주기도 했죠. 90분 동안 집중력이 거의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수아레스에게 가는 공을 예측해서 커트해내는 히메네스)


(쉽게 수아레스가 전방을 향해 몸을 돌리지 않도록 견제, 이후 빠르게 공을 빼앗는 히메네스)


(고딘이 제쳐졌지만 재빠르게 커버하는 히메네스)


(후반전 높은 라인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수아레스를 견제...)


 

and

레알 베티스 0 - 5 바르셀로나

득점: (BET) - /(BAR) 라키티치, 메시(X2), 수아레스(X2)


선발 라인업


올해는 바르셀로나 경기를 리가 경기 중에서는 꽤 많이 보게 됩니다. 물론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경기도 많이 보고 있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발베르데 감독의 전술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경기 중 적절한 변화를 통해 경기 흐름을 바꾸어 버리는 게 인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경기 시작과 함께 실행되는 플랜 A가 통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어느샌가 경기를 장악하고 골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베티스 전도 전반전에는 베티스의 수비 플랜에 상당히 애를 먹었고, 바르사의 플랜 A도 뭔가 잘못된 느낌이 있었지만, 후반전 팀이 싹 바뀌어서 등장했습니다. 전술적으로 공부해볼만한 좋은 경기가 아닐까 싶어서 오랜만에 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레알 베티스의 경기 플랜


레알 베티스는 전반전을 아주 훌륭하게 치렀습니다. 전반전 수비만 놓고보면 바르셀로나를 잡을 수 있는 교본에 실릴만한 경기였죠. 축구 전술책에 자주 언급되는 2011-12 아슬레틱 vs 바르사 경기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선수 하나하나를 철저하게 대인방어를 하면서 바르사의 실수를 유도한 점이 그랬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한 번 살펴보죠.



바르사의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베티스의 수비 대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 초반에 표시해두었듯이 아주 높은 위치에서 바르사 선수들을 한 명씩 전부 대인 마크를 하고 있습니다. 베티스의 투톱이 평소 빌드업의 시작점이 되는 중앙 수비진을 마크하고 있고, 호아킨이 부스케츠를, 과르다도가 라키티치를 각각 마크하면서 슈테겐이 볼을 어디에 줄지 모르게 만들어버렸죠. 뿐만 아니라 양 윙백들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면서 후방 상황과 바르사의 양 풀백 상황을 모두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마킹 덕분에 바르사는 키퍼가 볼을 돌리면서 시작되는 기초 빌드업에 애를 먹었습니다. 슈테겐의 롱볼은 아무래도 짧은 패스보다 정확하지 않았고, 짧게 공을 건네주더라도 베티스의 수비 대형에 의해 볼 소유를 얼마 하지 못했죠.

  

(이 장면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공격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평소 433 내지 4231을 사용하던 베티스는 백스리 형태로 수비라인을 가동하면서 바르사의 전방 압박에 대해 좀 더 수적 우위를 가져가려 했습니다. 평소 앵커로서 기용되던 하비 가르시아가 백스리의 오른쪽으로 들어가고 만디가 백스리 중앙에 위치했죠. 그러면서 바르사를 상대로도 키케 세티엔의 점유 축구를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최전방의 공격 형태 아이디어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실행이 아쉬웠죠. 호아킨이 중앙에 주로 위치하면서 바르사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 라인을 공략하고, 크리스티안 테요와 세르히오 레온이 중앙 수비 옆으로 뛰면서 중앙 수비 간격을 벌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세르히오 레온은 측면도 볼 수 있는 스피디한 선수이기에 나름 적합한 선발 라인업이었죠. 다만 문제는 투톱까지 공이 쉽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투톱을 양 옆으로 뛰게 하면서 최종 목표는 공간을 향한 패스로 보였는데, 그다지 성공률은 좋지 못했고 오히려 찬스는 바르사의 수비 대형 정면에서 더 나왔습니다. 극 초반 과르다도의 중거리슛, 또 전반 중반 정도에 피케 앞에서 호아킨의 침투 이후 슛이 그랬죠. 


(베티스가 투톱을 통해 활용하고자 했던 움직임과 현실)



바르사의 경기 플랜


이 경기에서 바르사는 그동안 윙이 없을 때 442 형태가 아닌 4231에 가까운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는 베티스가 평소 433을 쓸 때의 모습을 고려해서 나온 라인업으로 생각이 됩니다. 베티스의 3미들을 피하고 좀 더 측면을 활용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왼쪽 윙에는 고메스, 오른 윙에는 세르지 로베르토가 위치했습니다. 또한 베티스의 빠른 공격에 대한 대응과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베티스의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을 예상하고 부스케츠-라키티치 더블 볼란치를 세워 수비적인 대응을 하고, 공격적으로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한 명을 더 늘려서 압박을 벗어나 빌드업을 좀 더 수월하게 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베티스가 경기 시작 플랜을 너무 잘 세워버려서 바르사의 플랜이 엇나갔습니다. 일단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더블 볼란치형태였다고 보이는데, 라키티치가 계속 후방에서 대기하면서 공격 상황에서, 상대 진영에서 수적 열세를 겪으며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후방에 위치한 라키티치, 덕분에 공격 상황에서 숫자 부족으로 금방 소유권을 잃었던 바르사)


또한 수비 상황에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대인 위주의 압박을 시행했는데, 간간히 미드필더들이 과르다도나 파비안을 압박하다가 최종 수비라인과 간격이 벌어지면서 공간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베티스가 잘 활용하지 못했습니다만...



1차적인 변화 - 라키티치 전진



전반 중반 발베르데 감독이 라키티치를 부르더니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며 전진할 것을 지시합니다. 이 이후 여전히 후방 빌드업은 좀 답답했지만 어느 정도 잘 버텨서 상대 진영까지 전진하고 나서는 좀 나아졌습니다. 전반 초반의 수적 열세가 조금은 나아진 모습이었죠.


이렇게 라키티치가 좀 전진해주면서 상대 진영에서 볼을 줄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늘었습니다. 조금씩 베티스의 자기 진영 방어가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바르사의 슛 횟수도 늘게 되었습니다.



2차적인 변화 - 완전한 3미들로의 전환


후반 시작과 함께 발베르데 감독은 세르지 로베르토의 위치를 좀 더 내렸습니다. 전반전 세르지 로베르토의 위치는 오른 윙에 가까웠던 반면, 후반 시작과 함께 섰던 위치는 433 하에서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웠죠. 


(그림 초반 오른 윙 자리 즈음에 동그라미 친 선수가 전반전 세르지 로베르토.)


(후반전 초반 세르지 로베르토의 위치는 좀 더 아래로 내려왔고, 마크맨을 끌어당기면서 베티스 수비진 앞에 공간 발생.)


그래서 전반전 세르지 로베르토는 거의 중원에서의 빌드업 가담보다는 측면 지역에서 볼을 간수하거나 빠른 움직임을 통해 풀백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반면 후반전 세르지 로베르토는 보다 더욱 빌드업에 가담하는 모습이 늘었죠. 물론 오른쪽 측면에 빈공간이 생길 경우 채워주는 역할도 맡았습니다. 


여튼 세르지가 내려온 덕분에 레알 베티스는 전반전에 펼치던 대인 마크 위주의 수비가 더욱 흐트러졌습니다. 바르사의 전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죠. 최종 수비 앞에는 전반전보다 많은 공간이 생겼습니다. 전반전에는 바르사의 더블 볼란치가 그렇게 깊이 전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베티스의 미드진 중 한 명 정도는 애매하게 마크와 공간 압박 사이의 스탠스를 취하면서 최종 수비라인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서는 바르사가 3미들을 취하면서 미드진이 보다 더 자유롭게 균형과 전진을 택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서 베티스의 대인 마크 체계에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죠. 전반전동안 중원에서의 싸움을 조금 더 유리하게 가져갔던 베티스는 후반전 발베르데 감독의 전술 변화에 반대로 중원을 내주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퍼포먼스가 떨어졌던 선수는 파비안이었습니다. 전반전만 해도 중원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면서 볼 순환은 물론 필요시 오른쪽 측면까지도 전진해서 적절히 공간을 채워주었으며 수비시에는 높은 위치에서 곧잘 볼을 기가 막히게 빼앗아 낸 파비안이었지만, 후반전 들어서 수비시 마크는 물론이고(첫 골에서 라키티치 마크를 놓치며 실점 빌미 제공) 공격 상황에서 전진은 하지만 거의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첫 골 먹히기 직전 슛 제외) 자기 진영에서 볼까지 빼앗기면서 두 번째 골의 직접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바르사 두 번째 골 장면. 볼을 빼앗기는 선수가 파비안)



두 번째 골 이후 바르사는 안드레 고메스를 빼고 파울리뉴를 넣으며 본연의 442로 돌아갔습니다. 라키티치가 오른쪽을 담당하고, 세르지 로베르토가 왼쪽을 담당, 그리고 파울리뉴랑 부스케츠가 중앙에 위치하게 됩니다. 중원에 수를 늘림으로써 상대의 볼 순환을 더욱 어렵게하고 공격 상황에서 좁게 중앙에서 선수들이 배치되면서 상대의 대인마크 위주의 수비를 빠른 패스 플레이로 벗겨내게 되었습니다.


(442 하 바르사의 수비 대형. 중앙에 미드진이 밀집되면서 베티스 선수들이 전진패스를 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메시의 경기


이번 경기는 전술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지만, 메시 개인 플레이에서도 인상적인 경기였습니다. 전반 초반은 일부러 그랬는지 힘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었는데, 후반전 팀도 살아났지만 본인의 플레이도 살아나서 그야말로 날뛰었습니다. 


슛 4회에 2유효 2골, 4번의 찬스 메이킹(그 중 어시스트 1회), 87회 터치에 80.7%에 해당하는 패스 성공률. 이외에도 드리블 13회에 12회를 성공했다고 하네요. 이번 시즌 다방면으로 메시가 활약하면서 바르셀로나가 더욱 단단해진 느낌을 줍니다. 상대 입장에서는 허무해지는 패스, 드리블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베티스가 카마라사를 선발로 넣었었다면?


카마라사가 거의 87분 즈음에 교체로 들어갔습니다. 사실상 별 의미 없는 교체죠. 교체로 들어가는 카마라사를 보니 이럴거면 차라리 선발로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이번 시즌 베티스에서 주전은 아니지만, 이번 경기에서 베티스가 추구하려던 축구 스타일과 카마라사의 플레이 스타일이 일치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지난 시즌 카마라사의 경기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얼마 안 되는 경기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빠른 스피드로의 전방 침투, 수비 상황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통한 압박, (그리고 골문 앞에서의 소녀 감성...)이었죠. 이번 경기에서 베티스가 전방에서 투톱을 통해 무엇을 하고자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카마라사의 플레이 스타일은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and

1. 크로스의 효율성: 골당 크로스 개수


크로스에 의한 골은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는데,:

1. 크로스 이후 다이렉트로 슛을 때려서 골

2. 에어리어 안에서 크로스에 대한 상대의 수비 이후 만들어진 골

3. 자책골


이에 따라 계산했을때 1위가 레알 베티스로 골 하나 나오는데 크로스가 13개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셀타비고, 바르사, 라레알, 발렌시아 순으로 순위가 기록되었습니다.


하위권에는 ATM과 레알 마드리드가 눈에 띕니다. 골 하나 나오려면 각각 93번, 106번의 크로스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비야레알은 크로스에 의한 골 전무....


2. 팀별 키퍼 선방률

 역시 테어 슈테겐입니다. 이번 시즌 바르사의 뒷문은 테어 슈테겐이 있기에 단단합니다. 전반전 항상 불안하게 시작해도 골을 먹지 않는 이유가 슈테겐 덕이었죠. 무려 85.7%의 선방률을 자랑했습니다.

이에 버금가는 키퍼가 레가네스의 쿠에야르. 지난 시즌인가 지지난 시즌까지 히혼에 있던 키퍼였고 나름 좋은 선방률을 보였는데, 레가네스에서 막강한 수비와 함께 빛나고 있습니다.

세비야의 리코+소리아와 ATM의 오블락도 80%가 넘는 선방률.


반대로 레알 소시에다드의 룰리는 51.4%로 리그 최하 선방률입니다. 팀이 막공인 것도 이유가 있지만, 거의 1대1 상황에서 이기는 걸 본적이 없습니다.


3. 파이널 서드에서 90분당 패스 개수

1위가 레알 마드리드로 파이널 서드에서 90분당 123.9개의 패스를 했습니다. 확실히 상대 진영에서의 영향력이 크네요. 

바르사가 그 다음으로 99.9개의 패스.

그 다음이 공격력에서 리그 수위급 스탯을 보이고 있는 라 레알. 

반면 헤타페, 레가네스는 55개 정도의 패스로 하위권에 위치합니다.

이 와중에 알라베스는 홀로 30개 정도의 패스를 보여주며 최악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중... 감독이 바뀌었으니 기대해 봅니다.


4. (세로축)90분당 내준 기회/(가로축)평균 볼 점유율

웬만하면 부의 상관관계를 보이는듯 하지만, 헤타페 같은 이상한 팀이 존재합니다.

즉, 어지간하면 볼 점유율이 높을 수록 상대에게 기회를 잘 안 내주었다는 의미인데요, 

헤타페는 점유율은 낮지만 기회를 내준 게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수비력이 상당히 탄탄한 편이죠. 



https://twitter.com/FutbolAvanzado/status/915173572355739649


https://twitter.com/FutbolAvanzado/status/915149824370118657


https://twitter.com/FutbolAvanzado/status/914814948861202432


https://twitter.com/FutbolAvanzado/status/915159067550765056

and

헤타페 1 - 2 바르셀로나

득점: (GET) 시바사키 가쿠/(BAR) 데니스 수아레스, 파울리뉴


양 팀 선발 라인업




PA 바로 앞 지역을 차단하면서 메시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줄인 헤타페의 수비


전반전에 헤타페의 수비 컨셉은 최근 메시가 경기 결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PA 바로 앞 공간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드러났듯이 최근 몇 경기에서 메시가 바로 이 공간에서 위용을 떨쳤죠. 헤타페 감독 보르달라스는 이 점을 가장 잘 분석한 것 같았습니다.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의 간격)


(전반 13분부터 잠깐이나마 4141 형태로 전환하며 아예 메시를 전담마크했던 헤타페)



그런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봐야할 것은 주변 동료들이 유독 이번 경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유벤투스전을 상기해보면, 메시가 PA 앞 지역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개인 능력도 한 몫했지만 이니에스타 같은 선수들이 압박을 자신 쪽으로 끌어오면서 메시에게 공간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이 있었죠. 이번 경기에서는 기본적으로 터치라인 쪽을 향한 빠른 횡적 전환이나 스윙 작업 등이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조르디 알바는 파이살 파히르의 대인 방어에 거의 고립되다시피 했고, 오른쪽도 딱히 전반전에는 큰 위협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6명의 수비적인 선수들은 편하게 중앙 지역을 체크하면 그만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헤타페 왼쪽 풀백 안투네스가 빠른 윙어들에게 조금 고전하긴 했어도 결정적인 순간을 내주지는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니에스타의 경기력은 정말로 좋지 못했습니다. 몸 상태가 일주일에 한 번 경기를 뛰어야 최상인 상태로 많이 내려온 것인지 유벤투스 전과는 경기력이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드리블 돌파도 4번 시도 중 단 1번 밖에 성공하지 못했고(squawka기준) 패스도 성공률에 비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니에스타의 영향력이 떨어지다 보니 압박이 그다지 분산되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수아레스 역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볼이 전방으로 어떻게든 전달되더라도 전방에서 볼 간수조차 되지 못했죠. 이로 인해 위험한 역습을 맞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수아레스의 경기력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헤타페의 다코남 제네의 수비가 돋보였습니다. 태클 성공률 80%(5회 시도 중 4회 성공)에 클리어런스 11회라는 바르셀로나 정도의 팀을 상대로 아주 준수한 기록을 보였습니다.


(빠른 발로 수아레스의 뒷공간 침투를 끝까지 따라가며 공을 빼앗는 제네)


(역시나 빠른 발로 수아레스의 움직임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공을 빼앗아내는 제네)



바르셀로나의 불안한 측면 공간, 시바사키와 파히르의 에너지


전반전, 특히 전반 초반은 바르셀로나가 수비적으로 꽤 불안한 장면이 몇 차례 연출되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전방에서 계속 볼 소유권을 내준 것이 원인이 되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헤타페는 주저없이 바로 전방에 볼을 건네주었기에 최종 수비라인이 바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의 측면 넓은 지역이나 수비라인을 높이 올린 경우 측면 뒷공간에 대한 커버가 심심찮게 허술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피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실상 움티티 혼자 수비하는 듯한 인상을 줄 정도였죠.


(전반 초반 피케의 경고 상황. 전방으로 길게 연결된 볼에 대한 수비도 부실했고, 여기에 측면 뒷공간까지 내주면서 위험에 처했던 바르셀로나였습니다.)


(단순한 횡적 전환이었지만 데울로페우의 수비 자세 자체가 매우 불안했습니다. 결국 이 장면은 헤타페가 선제골을 만들게끔한 발단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전반전 헤타페 공격진의 에너지는 충분히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에 공간을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파이살 파히르는 오른쪽 측면 비교적 낮은 위치에서 얼리 크로스 형태로 공격에 꽤 기여함과 동시에 많은 활동량을 통해 공수연결에 기여했고, 시바사키 가쿠는 공격 상황에서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패스 루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아주 멋진 선제골은 그의 활동량에 대한 보상과도 같았죠.


(시바사키의 공간 창출 움직임. 하마터면 피케의 자책골이 나올 뻔했습니다.)


또한 전반전에는 자신감이 붙었는지 미드필더에서 마르켈 베르가라가 종종 1선 위치까지도 전진하면서 바르셀로나 수비진에게 혼동을 주었습니다. 물론 그 뒤에서는 파트너 볼란치였던 아란바리의 든든한 활약도 있었죠. 


덕분에 전반전은 헤타페의 슛이 8회, 바르셀로나의 슛의 3회라는 왠지 두 팀의 기록이 바뀐 듯한 모습으로 끝났습니다. 그만큼 헤타페가 점유율에 비해 효율적으로 어떻게든 박스 근처로 다가갔다는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발베르데 마법의 시작? - 데니스 수아레스 투입 이후 변화들


후반전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일단 후반 시작과 함께 발베르데 감독은 부진했던 이니에스타를 빼고 데니스 수아레스를 투입했습니다. 데니스 수아레스의 투입과 함께 약간 활동 영역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먼저 메시의 활동 영역이 중앙 위주에서 보다 더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쪽으로 치우친 위치로 옮겨졌습니다. 또한 수아레스는 왼쪽 하프스페이스보다는 전형적인 9번 위치에서 뛰는 시간이 늘었죠. 


(전반전 메시의 활동 영역)


(후반전 메시의 활동 영역; 보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위치 변화는 두 가지 효과를 발생시켰는데, 첫 번째는 오른쪽 측면 지역에 수적인 과부하를 발생시켜서 데니스 수아레스가 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점입니다. 오른쪽 가장 넓은 측면 지역에는 데울로페우가 위치하고, 세르지 로베르토는 넓은 측면에 위치하면서도 보다 위아래를 오갔으며 라키티치가 메시 아래에서 공간을 활용하고 메시는 박스 안팎을 오가면서 4명 정도의 선수가 측면에서 수적 과부하를 발생시켰습니다. 이러한 수적 과부하를 통해 상대의 2미들을 끌어당겼고, 이로 인해 데니스 수아레스가 활약할 공간을 더 발생시켰습니다.


또한 첫 번째로 인해 두 번째로, 세르지 로베르토가 살아났습니다. 오른쪽에 많은 선수가 배치되며 연계 플레이가 수월해졌고 비로소 세르지 로베르토가 더 높은 위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던 것이죠.


(비록 실패한 공격 장면이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부분이 잘 드러나 있기에 가져왔습니다.)



게다가 데니스 수아레스가 상당히 영리하게 뛰면서 헤타페의 2미들인 아란바리-마르켈 라인이 전혀 체크하지 못하는 공간에 계속 위치해 있다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꾸준히 그들의 시선 밖으로 움직이면서 계속해서 공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결국 동점골도 상대의 2미들 시선을 벗어나면서 나오게 된 골이었죠.


(데니스 수아레스가 볼을 받기 직전 움직임에 주목. 처음에도 아란바리-마르켈 시선 밖에 있었으나 마르켈이 데니스의 위치를 눈치챈 상황에서 데니스가 벌어진 2미들 사이로 들어가면서 공을 받는 데 성공)


(동점골 장면; 오프더볼도 훌륭했는데, 제자리에서 저런 슛을 가져간 발목도 대단....)


후반전 헤타페의 주인공은 알바로 히메네스


전반전에 바르셀로나를 위협했던 선수가 시바사키였다면, 후반전에는 알바로 히메네스였습니다.


시바사키의 부상으로 후반 초반 교체 투입된 알바로 히메네스는 시바사키와는 달리 오로지 측면 지역에 위치하면서 바르셀로나의 측면 공간을 활용했습니다. 결과적인 측면에서는 그닥 팀의 상황을 바꾸는데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으나 상당히 스피디했고 저돌적이었습니다. 덕분에 바르셀로나는 왼쪽 측면 지역이 수비적인 면에서 불안요소가 된채 계속 공격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파란색 동그라미가 알바로. 역습 상황에서 상당히 낮은 위치에서부터 빠르게 뛰어 올라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움티티의 수비력도 보여주는 장면이죠.)


(후반전 바르셀로나 역전골 직전에 헤타페의 가장 위협적인 찬스. 그림 초반에 공을 잡은 선수가 알바로였고, 알바로가 적절히 수비 뒷공간에 위치해 있다가 공을 받아서 바로 패스를 통해 공간을 열어주었습니다.)



발베르데 용병술의 마침표 - 파울리뉴 투입


발베르데 감독이 참 생각보다 교체 면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캐치해내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 경기였습니다. (솔직히 아슬레틱 마지막 시즌을 떠올려보면 왜인지 레쿠에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데... ㅋㅋㅋ)


동점골 이후 어느 정도 주도권을 좀 찾아온 상황에서 결국 필요했던 것이 골이었는데, 수아레스는 맛이 갔고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씩 다시 상대의 수비에 묶여가던 상황이라 골이 나오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파울리뉴의 최근 국대 경기에서의 가장 큰 장점은 전방 침투 후 골 능력이었죠. 발베르데 감독이 이번 경기에서 그를 활용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헤타페 수비진 그 누구도 파울리뉴를 제때 마크하지 못했습니다. 수아레스도 이 장면에서는 상대 중앙 수비 2명을 잘 끌고가면서 공간을 만들었고 덕분에 풀백과 중앙 수비 사이 틈이 벌어졌죠. 파울리뉴가 이 공간을 놓치지 않았으며 메시도 파악했습니다. 



결국 파울리뉴의 이적 후 첫 골이 바르셀로나에게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겼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월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바르사 선수를 본 셈이 되어서 기쁩니다(?) 그때만해도 이 선수가 바르사에 가서 심지어 골까지 넣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허허


경기를 전반적으로 정리해보면 헤타페의 훌륭한 수비 플랜이 전반전에 빛났는데, 후반전 발베르데 감독의 용병술이 이 플랜을 무력화 시키며 승점 3점을 기어이 따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지간하면 바르셀로나 경기는 리뷰를 잘 쓰지 않았는데, 무리뉴 감독 이후로 저에게 축구를 보는 관점을 크게 바꿔준 감독이기도 하고 용병술이 매우 신통하여 한 번 써보았습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