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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 1 - 2 바르셀로나

득점: (GET) 시바사키 가쿠/(BAR) 데니스 수아레스, 파울리뉴


양 팀 선발 라인업




PA 바로 앞 지역을 차단하면서 메시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줄인 헤타페의 수비


전반전에 헤타페의 수비 컨셉은 최근 메시가 경기 결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PA 바로 앞 공간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드러났듯이 최근 몇 경기에서 메시가 바로 이 공간에서 위용을 떨쳤죠. 헤타페 감독 보르달라스는 이 점을 가장 잘 분석한 것 같았습니다.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의 간격)


(전반 13분부터 잠깐이나마 4141 형태로 전환하며 아예 메시를 전담마크했던 헤타페)



그런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봐야할 것은 주변 동료들이 유독 이번 경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유벤투스전을 상기해보면, 메시가 PA 앞 지역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개인 능력도 한 몫했지만 이니에스타 같은 선수들이 압박을 자신 쪽으로 끌어오면서 메시에게 공간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이 있었죠. 이번 경기에서는 기본적으로 터치라인 쪽을 향한 빠른 횡적 전환이나 스윙 작업 등이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조르디 알바는 파이살 파히르의 대인 방어에 거의 고립되다시피 했고, 오른쪽도 딱히 전반전에는 큰 위협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6명의 수비적인 선수들은 편하게 중앙 지역을 체크하면 그만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헤타페 왼쪽 풀백 안투네스가 빠른 윙어들에게 조금 고전하긴 했어도 결정적인 순간을 내주지는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니에스타의 경기력은 정말로 좋지 못했습니다. 몸 상태가 일주일에 한 번 경기를 뛰어야 최상인 상태로 많이 내려온 것인지 유벤투스 전과는 경기력이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드리블 돌파도 4번 시도 중 단 1번 밖에 성공하지 못했고(squawka기준) 패스도 성공률에 비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니에스타의 영향력이 떨어지다 보니 압박이 그다지 분산되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수아레스 역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볼이 전방으로 어떻게든 전달되더라도 전방에서 볼 간수조차 되지 못했죠. 이로 인해 위험한 역습을 맞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수아레스의 경기력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헤타페의 다코남 제네의 수비가 돋보였습니다. 태클 성공률 80%(5회 시도 중 4회 성공)에 클리어런스 11회라는 바르셀로나 정도의 팀을 상대로 아주 준수한 기록을 보였습니다.


(빠른 발로 수아레스의 뒷공간 침투를 끝까지 따라가며 공을 빼앗는 제네)


(역시나 빠른 발로 수아레스의 움직임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공을 빼앗아내는 제네)



바르셀로나의 불안한 측면 공간, 시바사키와 파히르의 에너지


전반전, 특히 전반 초반은 바르셀로나가 수비적으로 꽤 불안한 장면이 몇 차례 연출되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전방에서 계속 볼 소유권을 내준 것이 원인이 되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헤타페는 주저없이 바로 전방에 볼을 건네주었기에 최종 수비라인이 바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의 측면 넓은 지역이나 수비라인을 높이 올린 경우 측면 뒷공간에 대한 커버가 심심찮게 허술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피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실상 움티티 혼자 수비하는 듯한 인상을 줄 정도였죠.


(전반 초반 피케의 경고 상황. 전방으로 길게 연결된 볼에 대한 수비도 부실했고, 여기에 측면 뒷공간까지 내주면서 위험에 처했던 바르셀로나였습니다.)


(단순한 횡적 전환이었지만 데울로페우의 수비 자세 자체가 매우 불안했습니다. 결국 이 장면은 헤타페가 선제골을 만들게끔한 발단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전반전 헤타페 공격진의 에너지는 충분히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에 공간을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파이살 파히르는 오른쪽 측면 비교적 낮은 위치에서 얼리 크로스 형태로 공격에 꽤 기여함과 동시에 많은 활동량을 통해 공수연결에 기여했고, 시바사키 가쿠는 공격 상황에서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패스 루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아주 멋진 선제골은 그의 활동량에 대한 보상과도 같았죠.


(시바사키의 공간 창출 움직임. 하마터면 피케의 자책골이 나올 뻔했습니다.)


또한 전반전에는 자신감이 붙었는지 미드필더에서 마르켈 베르가라가 종종 1선 위치까지도 전진하면서 바르셀로나 수비진에게 혼동을 주었습니다. 물론 그 뒤에서는 파트너 볼란치였던 아란바리의 든든한 활약도 있었죠. 


덕분에 전반전은 헤타페의 슛이 8회, 바르셀로나의 슛의 3회라는 왠지 두 팀의 기록이 바뀐 듯한 모습으로 끝났습니다. 그만큼 헤타페가 점유율에 비해 효율적으로 어떻게든 박스 근처로 다가갔다는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발베르데 마법의 시작? - 데니스 수아레스 투입 이후 변화들


후반전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일단 후반 시작과 함께 발베르데 감독은 부진했던 이니에스타를 빼고 데니스 수아레스를 투입했습니다. 데니스 수아레스의 투입과 함께 약간 활동 영역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먼저 메시의 활동 영역이 중앙 위주에서 보다 더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쪽으로 치우친 위치로 옮겨졌습니다. 또한 수아레스는 왼쪽 하프스페이스보다는 전형적인 9번 위치에서 뛰는 시간이 늘었죠. 


(전반전 메시의 활동 영역)


(후반전 메시의 활동 영역; 보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위치 변화는 두 가지 효과를 발생시켰는데, 첫 번째는 오른쪽 측면 지역에 수적인 과부하를 발생시켜서 데니스 수아레스가 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점입니다. 오른쪽 가장 넓은 측면 지역에는 데울로페우가 위치하고, 세르지 로베르토는 넓은 측면에 위치하면서도 보다 위아래를 오갔으며 라키티치가 메시 아래에서 공간을 활용하고 메시는 박스 안팎을 오가면서 4명 정도의 선수가 측면에서 수적 과부하를 발생시켰습니다. 이러한 수적 과부하를 통해 상대의 2미들을 끌어당겼고, 이로 인해 데니스 수아레스가 활약할 공간을 더 발생시켰습니다.


또한 첫 번째로 인해 두 번째로, 세르지 로베르토가 살아났습니다. 오른쪽에 많은 선수가 배치되며 연계 플레이가 수월해졌고 비로소 세르지 로베르토가 더 높은 위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던 것이죠.


(비록 실패한 공격 장면이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부분이 잘 드러나 있기에 가져왔습니다.)



게다가 데니스 수아레스가 상당히 영리하게 뛰면서 헤타페의 2미들인 아란바리-마르켈 라인이 전혀 체크하지 못하는 공간에 계속 위치해 있다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꾸준히 그들의 시선 밖으로 움직이면서 계속해서 공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결국 동점골도 상대의 2미들 시선을 벗어나면서 나오게 된 골이었죠.


(데니스 수아레스가 볼을 받기 직전 움직임에 주목. 처음에도 아란바리-마르켈 시선 밖에 있었으나 마르켈이 데니스의 위치를 눈치챈 상황에서 데니스가 벌어진 2미들 사이로 들어가면서 공을 받는 데 성공)


(동점골 장면; 오프더볼도 훌륭했는데, 제자리에서 저런 슛을 가져간 발목도 대단....)


후반전 헤타페의 주인공은 알바로 히메네스


전반전에 바르셀로나를 위협했던 선수가 시바사키였다면, 후반전에는 알바로 히메네스였습니다.


시바사키의 부상으로 후반 초반 교체 투입된 알바로 히메네스는 시바사키와는 달리 오로지 측면 지역에 위치하면서 바르셀로나의 측면 공간을 활용했습니다. 결과적인 측면에서는 그닥 팀의 상황을 바꾸는데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으나 상당히 스피디했고 저돌적이었습니다. 덕분에 바르셀로나는 왼쪽 측면 지역이 수비적인 면에서 불안요소가 된채 계속 공격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파란색 동그라미가 알바로. 역습 상황에서 상당히 낮은 위치에서부터 빠르게 뛰어 올라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움티티의 수비력도 보여주는 장면이죠.)


(후반전 바르셀로나 역전골 직전에 헤타페의 가장 위협적인 찬스. 그림 초반에 공을 잡은 선수가 알바로였고, 알바로가 적절히 수비 뒷공간에 위치해 있다가 공을 받아서 바로 패스를 통해 공간을 열어주었습니다.)



발베르데 용병술의 마침표 - 파울리뉴 투입


발베르데 감독이 참 생각보다 교체 면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캐치해내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 경기였습니다. (솔직히 아슬레틱 마지막 시즌을 떠올려보면 왜인지 레쿠에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데... ㅋㅋㅋ)


동점골 이후 어느 정도 주도권을 좀 찾아온 상황에서 결국 필요했던 것이 골이었는데, 수아레스는 맛이 갔고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씩 다시 상대의 수비에 묶여가던 상황이라 골이 나오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파울리뉴의 최근 국대 경기에서의 가장 큰 장점은 전방 침투 후 골 능력이었죠. 발베르데 감독이 이번 경기에서 그를 활용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헤타페 수비진 그 누구도 파울리뉴를 제때 마크하지 못했습니다. 수아레스도 이 장면에서는 상대 중앙 수비 2명을 잘 끌고가면서 공간을 만들었고 덕분에 풀백과 중앙 수비 사이 틈이 벌어졌죠. 파울리뉴가 이 공간을 놓치지 않았으며 메시도 파악했습니다. 



결국 파울리뉴의 이적 후 첫 골이 바르셀로나에게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겼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월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바르사 선수를 본 셈이 되어서 기쁩니다(?) 그때만해도 이 선수가 바르사에 가서 심지어 골까지 넣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허허


경기를 전반적으로 정리해보면 헤타페의 훌륭한 수비 플랜이 전반전에 빛났는데, 후반전 발베르데 감독의 용병술이 이 플랜을 무력화 시키며 승점 3점을 기어이 따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지간하면 바르셀로나 경기는 리뷰를 잘 쓰지 않았는데, 무리뉴 감독 이후로 저에게 축구를 보는 관점을 크게 바꿔준 감독이기도 하고 용병술이 매우 신통하여 한 번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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