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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 - 0 데포르티보

득점:(ATM) 가메이로/(DEP) - 


양 팀 라인업




코케 공미와 원톱 시스템을 사용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주중 유로파리그를 위해서, 또한 A매치 기간 다양한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시메오네 감독은 로테이션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수비진에서는 중국에서 차이나 컵을 치르던 히메네스가 부상을 당했고, 필리피 루이스는 국대 기간 전에 이미 부상, 또한 브르살리코 역시 A매치 기간에 경기 중 경미한 부상으로 인해 일찍 교체되었죠. 그리즈만은 징계로 인해 나오지 못했고 코스타는 A매치 기간에 경기를 뛰기도 했고 주중 유로파리그 8강도 있기 때문에 휴식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라인업이 구성되었는데, 그간 442 시스템 하에서 보여준 코케 측면 활용이라든가 투톱 중 한 명(특히 그리즈만이 자주)이 내려오며 중앙과 측면을 연결해주던 모습 등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시스템이 아닌 시스템이 사용되었습니다. 투톱이 아닌 가메이로 원톱이 사용되었고, 코케는 훨씬 더 높은 위치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죠. 코레아는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는 포지션에 자리잡았고, 사울은 왼쪽에서 밸런스를 잡아주었죠. 기초 빌드업 상황에선 심지어 루카스보다 더 아래에서 볼을 잡고 출발할 정도였습니다. 굳이 정형화된 포메이션으로 표시를 하자면 4231보다는 오히려 433에 가까운 느낌도 있었습니다. 사울이 좀 더 아래에 위치하며 밸런스를 잡아주었기에 사울-토마스-가비 3미들에 코케와 코레아가 최종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공간에 위치하며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죠.


(경기 초반 아틀레티코의 빌드업-페네트레이션 형태. 미드진 3명에 인더홀 지역 2명, 원톱 한 명, 넓게 선 풀백들의 위치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진은 셰도르프 감독의 데포르티보 수비를 고려한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셰도르프 감독이 부임한 이래로 데포르티보 수비는 공격 상황에서 굳이 후방 빌드업을 가져가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위로 전진시키면서 상대의 공격에 미리 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비 대형 자체는 4명의 최종 수비진과 3~4명의 미드진이 간격을 좁히면서 수비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공격을 좀 선수에게 던져놓는 느낌이 있지만 수비에 참여하는 숫자가 상당히 일정한 편이기 때문에 기존 아틀레티코가 보여주던 측면을 활용한 지공은 이론적으로 봤을 때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시메오네 감독은 의도적으로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 선수들을 집어넣음으로써 볼이 투입될 확률은 보다 낮지만 성공했을 때 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플레이를 만들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자기 것으로 만드려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상과 다른 아틀레티코의 고전


문제는 항상 경기 전 감독의 예상과 실제 일어나는 일은 전혀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반전 아틀레티코는 코케를 위주로 상당히 템포가 빠른 공격을 잘 전개하며 긍정적으로 시작했지만 정작 제대로된 기회 창출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에 볼을 투입하지 못했던 것은 확실히 아닙니다. 데포르티보가 블록을 나름 잘 세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 지역을 향한 전진패스들이 잘 이루어졌죠. 


그러나 데포르티보 최종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많은 실수로 데포르티보 팬들을 힘들게 했던 알벤토사마저도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시드네이는 더 말할 것도 없었죠. 양 풀백들은 아틀레티코 풀백들의 넓게 선 포지셔닝에 속지 않고 최대한 중앙을 보호하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앙헬 코레아는 제대로된 볼 간수를 하지 못했으며, 이날 밤 전혀 위협적인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며 본인 스스로 볼을 받기 좋은 공간에 위치했지만 볼을 받은 뒤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며 금방 시드네이나 문타리 같은 선수들에게 피지컬적으로 밀리며 볼을 빼앗겼죠. 

(문타리에게 밀리며 볼을 전진시키지 못하는 코레아)



셰도르프 하에서의 엠레 촐락


엠레 촐락이 데포르에 영입될 당시만 해도 터키산 유망주에 대한 많은 기대가 그에게도 이어졌습니다. 뭔가 부족해보였던 데포르티보의 공격진에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죠. 그러나 그가 영입된 이래로 그 어떠한 감독 밑에서 그에게 기대되는 역량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셰도르프 감독 하에서의 엠레 촐락은 확실히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점차 맡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반에는 교체로 들어와 조커 역할을 맡으며 셰도르프 감독의 전술에 무언가 또 다른 카드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라스 팔마스전에서 선발로 나서(비록 무승부 상황으로 인해 더 높은 위치에서 뛸 수 있는 바칼리와 교체되었지만) 굉장히 수준급의 활약을 보여주며 셰도르프 감독의 전술에 부합한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이번 아틀레티코와의 경기에서도 역시나 바칼리와 교체되어 들어가긴 했지만 아틀레티코의 수비진을 상대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대가 볼을 잃을 경우 엠레 촐락은 바로 역습의 기점으로서 작용했고, 상대에게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빼앗아낸 혹은 상대가 잃은 공을 지켜내고 미처 상대가 자리잡기 전에 빠르게 주변 동료에게 연결시켜주었죠. 템포를 조금 늦추는 성향이 있는 선수지만, 대신 훌륭한 볼 간수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셰도르프 감독은 이를 잘 활용해서 촐락을 팀 공격 상황의 기점으로 사용했습니다. 전방의 선수들이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이 셰도르프 데포르티보의 현재 특징인데, 촐락이 볼을 잃지않고 잡아두면서 수비에 가담했던 다른 선수들이 올라가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엠레 촐락의 볼 간수, 이후 루카스 페레스를 향한 롱패스)



카를로스 이삭의 데뷔


라이트백이 부상으로 전멸된 상황에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시메오네 감독은 B팀에서 카를로스 이삭을 불러들였습니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도무지 이 팀은 유로파 출전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너무 스쿼드가 얇습니다. 어린 선수들에게 드디어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는 나름 이로운 점도 있지만 리그만 하는팀도 아니고 1군 라인업이 간신히 17명, 18명 나온다는 건 좀... 


여튼 라이트백이 전멸하여 카를로스 이삭이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는 무난하게 팀이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아직 불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아직 1군 선수들의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한 것인지 페인트 한 번에 쉽게 뒤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팀적으로도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는데, 이삭이 더욱 불안하게 보인 이유는 바로 이삭 바로 옆에 있던 사비치 때문이였습니다. 히메네스의 부상으로 인해 주전 복귀를 하였지만 부상(사비치도 한참 전에 부상이 있었습니다.) 이후 경기력을 아직 못 찾은 것인지 끔찍한 위치 선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롱패스에 정신을 놓은 것은 하이라이트였고, 측면에서 날아오는 크로스를 상대는 멀리서부터 뛰어와서 때리는 데 본인은 제자리에서 편안하게 헤더를 하려다 놓치지 않나 이삭이 뚫린 뒷 공간 커버는 커녕 본인도 불안해서 전반전에 데포르티보가 꽤 왼쪽(아틀레티코 기준 오른쪽)에서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죠. 그나마 루카스 페레스가 근래 골 결정력이 좋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루카스 페레스는 뒤에서부터 뛰어와서 크로스를 잘라 먹었으나 사비치는...)


(이삭이 뚫렸는데 사비치는 허수아비 노릇...)


또한 이렇게 이삭이 고전하는데도 누군가 와서 협력수비를 펼치지 않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덕분에 아틀레티코는 전반 27분 경이 지나자 4231(혹은 433)을 포기하고 익숙한 442로 돌아가게 됩니다. 가메이로-코레아 투톱에 코케-토마스-가비-사울 형태였죠. 이는 사울이 이삭과 협력수비로 측면을 보호해줄 수 있는 형태가 됩니다. 특히 왼쪽 라인(즉 아틀레티코에게는 오른쪽 라인)에서 루이지뉴와 아드리안이 차례로 위세를 떨치고 있었기에 이삭 혼자 냅두기에는 매우 위험한 상태였죠. 때마침 32분에 아틀레티코는 페널티킥을 얻으며 한 골 넣고 잠그기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442로의 변환 후 훨씬 안정적으로 변한 아틀레티코의 오른쪽 수비라인)



앞으로의 일정


일단 아틀레티코는 주중에 스포르팅과의 유로파 8강이 있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마드리드 더비가 있죠. 스쿼드가 상당히 얇아진 상황에서 어떻게 각각의 경기 라인업이 구성될지 궁금해집니다. 특히 오른쪽 풀백 자리가 여전히 전멸이라면 문제인데, 아마도 이삭을 소집해 놓고 토마스가 풀백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삭이 교체되고 나서 토마스가 풀백을 봤는데 훨씬 안정적인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공격진은 그리즈만-코스타 라인을 구성할 수 있을테니 이번 경기보단 훨씬 더 위력적일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반면 데포르티보는 이 경기를 지면서 점차 강등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아직 17위와 8점차이가 나기 때문에 확정은 아니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강등이 확실하다고 봐야겠지요. 셰도르프 감독이 수비는 개인 단위에서의 실수가 꽤 나오긴 해도 실점은 나름 줄인 것 같지만 그에 비해 골이 너무 안 나옵니다. 이번 경기도 박스 안 슛은 상당히 많이 가져갔지만 그 어떤 슛도 들어가지 않았죠. 아틀레티코 오른쪽 라인의 불안함으로 인해 좋은 기회가 꽤 나왔음에도 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 년간 어떻게든 살아남았던 데포르티보였는데 이번에는 어찌될지 조금은 걱정되는 행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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