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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3.23-03.26 영국 웨일즈 카디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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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일즈 국가대표팀 감독 크리스 콜먼이 피파 올해의 감독(남자부문) 10명 이내에 들었습니다.
  3. 2016.11.03
    웨일즈 11월 월드컵 예선 세르비아전 대비 명단 발표
  4. 2016.10.15
    European Qualifiers 2R, 3R - 웨일즈는 유로 2016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까?
  5. 2016.07.02
    2016 유로 8강 웨일즈 v 벨기에 - '팀 웨일즈'가 다시 벨기에를 이기다
  6. 2016.06.27
    유로 2016 16강 웨일즈 v 북아일랜드 -북아일랜드의 영리한 수비 전략과 이에 대한 웨일즈의 대응 1
  7. 2016.06.21
    러시아 v 웨일즈 - 역습 축구의 맛을 느끼려거든 이 경기를 보세요 2
  8. 2016.06.17
    유로 2016 B조 잉글랜드 v 웨일즈 리뷰
  9. 2016.06.13
    웨일즈 유로 첫 승 기념 리뷰 - 웨일즈 v 슬로바키아 1
  10. 2016.03.26
    친선경기 웨일즈 vs 북아일랜드 현장 리뷰

예전에 한 번 3월 A매치 웨일즈 vs 북아일랜드 리뷰를 올렸었는데요,

그때 여행했었던 카디프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서야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부활절 기간 학교 휴가로 인해 장장 9일 동안이나 영국을 갔다왔었는데 3월 20일에 마드리드를 출국해서 런던 여행-그리고 23일에 기차 타고 카디프 도착-다시 26일에 기차로 런던 도착-그리고 28일 마드리드 복귀하는 그런 일정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카디프 여행기부터 먼저 써보고자 합니다.


23일에 런던 킹스크로스역에서 카디프로 가는 열차를 탔습니다.


가격은 우리나라 열차에 비해 상당히 비쌌지만 비싼만큼 편했습니다.


이건 기차 타고 가다가 중간에 잠시 멈춰있을때 찍은 영상입니다.

들판에서 놀고 있는 동물들이 귀여워서...(?) 찍어봤네요.


그렇게 해서 대략 2시간 반 정도 기차를 타고 드디어 카디프 중앙역에 도착했습니다.

웨일즈어가 보이는 것이 아 역시 이곳이 웨일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네요.



아마도 타고왔던 열차로 생각됩니다.


역 건너편의 풍경을 찍어보았네요.


그렇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숙소가 카디프 근교에 있어서 기차를 환승해서 좀 더 가야했습니다.

 

카디프 근처의 퍼나스 역입니다.


여기서 이 노선은 끝납니다.


굉장히 작고 아담한 역입니다.


그렇게 해서 숙소에 대충 짐을 놓고 주변을 구경해봅니다.


동네 공원도 가보고,


더 가서 바다를 구경하러 나왔습니다.



요렇게 해서 카디프에서의 1일차는 대충 정리를 했고,

그 다음날.


2번째 날은 저녁에 A매치를 봐야했기 때문에 카디프 만 주변만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숙소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버스가 1일권이 싸기 때문에 주로 이용했고, 또 친절하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런던과는 달리 거의 모든 버스 기사와 승객이 인사를 나눕니다.)


비에 젖은 세인트메리 스트리트. 이 거리는 둘째날, 셋째날, 마지막날 모두 지나다닙니다. 날씨에 따라 뭔가 달라지는 듯한 모습이 참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근처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카디프 만으로 향합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보였던 광경.


이 건물이 바로 웨일즈 밀레니엄 센터

문화공간이면서도 그 외 다양한 행사도 열리고 하는 곳인데, 정말 웅장해보였습니다.


National Assembly

정부청사래서 들어갈 수 있나 싶었는데, 개방이 되어 있습니다. 


안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아마도 입장료는 무료였던 것으로...?




그리고 이곳에 오면 꼭 가야하는 곳이 있죠?

바로 닥터 후 익스피어리언스.

닥터 후는 예전에 학교에서 틀어줬을때 빼고는 딱히 본적이 없지만 그래도 너무 그 기억이 생생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여기서는 체험 프로그램을 따라가면서 재밌게 놀고 그 이후에 아래와 같은 전시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나서 저녁엔 A매치를 빗 속(...-_-;)에 관람하고...


셋째날.

셋째날은 카디프 중앙역을 기준으로 위로 올라갔습니다.

첫째날에 카디프 중앙역을 그냥 잠깐 스치기만해서 어떻게 생겼나 궁금했기에 잠깐 와봤고요... 


시작은 밀레니엄 스타디움으로...

최근에는 밀레니엄 스타디움이 럭비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영국연합팀을 승부차기로 꺾었던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아울러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바로 이 경기장에서 열리죠 ㅎㅎ



밀레니엄 스타디움의 foundation stone.


바닥에는 각 나라의 국기라든가 그런 것도 그려져 있었고요.


주변 풍경입니다.


옆 강으로는 훈련하는 요트 팀도 지나가더라고요.


쭉 위로 올라가서 이번에는 카디프성으로 향합니다.

근처에 공원도 보고,


입장


먼저 성 옆에 있는 박물관에 가봅니다.

아마도 한국전쟁에서 쓰였던 무기로 보입니다.


간단히 둘러보고 성으로 향합니다.

오오


이렇게 올라와서 웨일즈 국기를 찍어봅니다.


맨 위에서 올려다본 아래 모습.


밀레니엄스타디움을 비롯한 카디프 시내의 모습이 보입니다.


내려와서 옆에 있는 건물로.



옛날 도서관같은 느낌입니다.


성 구경을 마무리하고 바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나오는 카디프 법원, 시청, 카디프 국립박물관, 웨일즈 대학 단지로 갑니다.

법원 건물 앞 동상.


법원 건물 옆모습.


시청


카디프 국립 박물관.


하나같이 건물들이 참 고풍스럽습니다.


아래는 그 블록 사이에 있던 알렉산드라 정원 사진들.


때마침 바로 다음날이 카디프 마라톤 대회날이어서 차들은 없지만 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물건들로 이래저래 조용하면서도 바빴던 모습이었습니다. 



다시 세인트메리 스트리트로 돌아와서 한 컷. 둘째날과 달리 맑아서 또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제 마지막날.

기념품도 살 겸 다시 이 거리를 찾아왔습니다.

마라톤 대회 당일이라 출전하는 선수들, 관광객들로 꽤나 붐볐습니다.


첫째날, 둘째날, 셋째날 같은 거리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카디프 중앙역. 이제 카디프를 떠납니다....


다시 2시간 반 넘게 기차를 타고 런던에 도착. 


굉장히 도시적인 런던과는 다른, 한적하면서도 바다 근처라 끼룩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뭔가 사람사는 냄새가 났던 카디프가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교환학생 기간 여행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여행지였습니다.





and

(출처: www.faw.cymru)


피파는 오늘(11월 2일) 크리스 콜먼 감독이 2016 피파 올해의 남자 감독 10인 명단에 들었음을 발표하였습니다.


피파 축구 위원회의 전문가들은 10인 명단에 크리스 콜먼 감독을 선정했고 최종 승자는 투표가 일부 결합되어 선정될 것입니다.


50%는 전 세계 국가대표팀 주장과 감독의 투표로, 나머지 50%는 축구 팬들의 온라인 투표와 6대륙 200개 이상의 미디어 대표자들의 투표로 나뉘게 됩니다.


최종 3인은 12월 2일 발표되고 최종 승자는 2017년 1월 9일 The Best FIFA Football Awards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10인 명단:

크리스 콜먼(웨일즈/웨일즈 국가대표팀)

디디에 데샹(프랑스/프랑스 국가대표팀)

과르디올라(스페인/바이에른 뮌헨/맨체스터 시티)

위르겐 클롭(독일/리버풀)

루이스 엔리케(스페인/바르셀로나)

포체티노(아르헨티나/토트넘)

라니에리(이탈리아/레스터 시티)

페르난두 산투스(포르투갈/포르투갈 국가대표팀)

디에고 시메오네(아르헨티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네딘 지단(프랑스/레알 마드리드)


http://www.faw.cymru/en/news/coleman-shortlisted-best-fifa-mens-coach-2016/

and


골키퍼: 웨인 헤네시, 대니 워드, 폰 윌리엄스

수비수: 에쉴리 윌리엄스, 크리스 군터, 닐 테일러, 벤 데이비스, 제임스 콜린스, 폴 더밋, 제임스 체스터

미드필더: 조 앨런, 아론 램지, 앤디 킹, 조 레들리, 에미러 휴즈, 데이비드 에드워즈, 션 맥도날드

공격수: 가레스 베일, 샘 보크스, 톰 로렌스, 조니 윌리엄스, 데이비드 코터릴, 할 롭슨-카누


*아론 램지와 조니 윌리엄스가 부상에서 복귀하여 다시 스쿼드에 들었습니다.


현재 D조 상황.


http://www.faw.cymru/en/news/squad-announced-aaron-ramsey-returns-wales/

and

(나날이 이상한 구도로 찍히는 웨일즈의 경기 전 기념 사진. 이쯤되면 즐기는 걸지도...)


웨일즈가 유럽 4강 안에 드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한지 벌써 3달이 지났고, 이제 그들의 관심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갈 수 있는가에 있다.


유로 2016 대회에서 웨일즈는 충분히 가장 기대치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낸 팀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었고, 매 경기 팀 스피릿을 느낄 수 있었으며 예선보다도 더 발전된 팀의 모습을 보여주며 수비와 공격 모두 훌륭한 모습을 보이면서 최초의 유로 본선 대회를 나름대로 아름답게 마무리 했다.


이제는 웨일즈가 유로 본선보다도 더욱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월드컵에서 유럽지역에 할당된 티켓은 분명히 유로 대회에 진출할 수 있는 티켓보다도 훨씬 낮으며, 사실상 조 1위를 하지 못한다면 상당히 험난한 길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웨일즈의 조 추첨은 상당히 전망을 예상하기 어렵게 만들어놨는데,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웨일즈 이 셋 중 누가 1위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런 추첨 결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로가 서로에게 강한 영연방 및 아일랜드인데, 아일랜드까지 한 조에 속해 있으므로... 


첫 경기 몰도바전은 가볍게 4-0으로 승리를 거두었고, 이제 10월 2차례의 예선전을 치르게 되었다. 오스트리아는 조 1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가 될 수도 있었으며, 조지아는 비록 유로 2016을 앞두고 원정에서 스페인을 이겨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였다. 


그런데 오스트리아와 비기고, 심지어 홈에서 조지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세르비아와 아일랜드와의 다음 대결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2번의 경기에서 웨일즈가 드러낸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웨일즈가 현재의 상태에서 더욱 발전해서 러시아로 직행할 수 있을까?


문제점 1 - 램지의 부재와 익숙하지 않은 템포 조절 문제


이번 10월 유럽 월드컵 예선 기간 동안에는 램지가 부상으로 인해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그로 인해 기존 유로에서 보이던 앨런-래들리-램지의 미드필더 구성과는 다르게 명단을 꾸려야 했고, 2차전 오스트리아전에서는 앨런-래들리-앤디 킹으로, 3차전 조지아전에서는 앨런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에드워즈-래들리-앤디 킹 조합으로 나서게 되었다.


아무리 그동안 아스날에서 기복을 자주 보여주던 램지였지만, 명백히 웨일즈에서 베일을 비롯한 최전방의 공격을 가장 잘 도와주는 선수는 램지였고, 그래서 더욱 더 이번 예선 2경기에서는 최전방 자원들이 아래에서 지원을 받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램지-앨런 라인으로부터 시작되는 공격 조율면에서 상당히 유연하게 진행되던 공격작업과 페네트레이션 작업이 잘 안 보이고, 대신 템포가 상당히 느려졌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오스트리아전에서는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계속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모습이 연출되었으며, 이로 인해 오스트리아 홈 관중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후방에서 볼을 돌리고 나면 이어지는 공격은 결국 최전방 샘 보크스의 머리를 노린 롱패스였고 유로 당시 보여주던 공격의 체계성이 잘 보이지 않았다.


(오스트리아전 웨일즈의 패스 루트. 가장 돋보이는 패스가 수비진끼리 돌리는 패스, 그리고 헤네시에서 보크스로의 롱패스.../출처: @11tegen11)


그러한 과정에서 웨일즈가 지공시 빈번히 활용하던 군터-램지 간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오른쪽 측면을 아주 넓게 쓰면서 전진하던 플레이도 오스트리아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상대의 4+4 블록은 아주 탄탄해서 쉽게 군터에게 볼이 갈 공간을 내주지 않았고, 수비 사이 공간으로 들어가더라도 앤디 킹 등의 미드필더들은 빠르게 볼 처리를 하지 못하고 다시 백패스를 하거나 상대의 미드필더에게 볼을 뺏기는 경우를 자주 보여주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후반 초반엔 앨런과 체스터가 서로 사인이 맞지 않으면서 동점골도 내주었다.


(베스트 11이 가동될 경우 보여주는 패스 루트. 확실히 오른쪽 라인이 강하게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vs 러시아(유로 2016))/출처: @11tegen11)


그나마 오스트리아전에서는 오른쪽 라인이 막히자 왼쪽에서 간결한 플레이가 통하면서 베일의 개인 능력으로 첫 골이 나왔고, 또한 베일의 롱스로인이라는 새 전략을 들고 나와서 자책골을 유도하면서 2골을 넣을 수 있었다. 


(베일의 돌파로 인해 활로가 뚫렸던 선제골 장면)



조지아 전에서는 초반 공격 장면들은 꽤 괜찮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베일의 헤더 골로 일찍 선제골이 나오기도 했고 확실히 상대의 실력차로 인해 전 경기인 오스트리아 전보다는 패스가 나름 잘 돌아갔다.


특히 전반 중반 즈음 오른쪽 측면에서 보여준 앤디 킹과 군터, 그리고 보크스 사이의 패스 플레이는 램지가 있을때 보일 만한 패스 플레이였기에 나름 남은 경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 이후부터는 역시나 후방에서의 볼 배급이 좋지 못했다.


아예 앨런까지 빠지면서 본래 홀딩 혹은 잉글랜드식 전형적인 박스투박스에 가까운 래들리가 후방 볼 순환을 맡아야 했고, 킹은 램지가 아니었으며, 에드워즈는 계속 박스로 전진만...;;


상대의 블록을 깨기엔 패스 플레이가 너무 좋지 못했고, 어지간히 답답했으면 베일이 후반 초반에 아예 래들리 옆까지 와서 볼을 받아주려고 했을까 싶기도 했다. 


결국 동점골을 먹고 앤디 킹을 빼고 할 롭슨-카누를 넣으면서 아예 타겟터(보크스)-위성 스타일(롭슨-카누) 형태로 투톱 조합을 가져가고, 베일을 그 둘 아래에 넣으면서 베일에게 공격 작업을 맡기는 모습이었다.



 

문제점 2 - 2경기 3실점, 좋지 못한 공격작업으로 인한 잦은 턴오버와 수비시 미드필더진의 압박-커버 분담 문제


"수비와 공격은 하나의 개념"이라는 말이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역시 상대가 볼을 갖는 것이 어렵게 함으로써 공격을 하는 동시에 수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볼을 빼앗기면 재빠르게 상대를 압박해서 6초 이내에 볼을 되찾는 것이 그의 축구의 원칙이다. 


결국 공격 작업에서 올바른 볼 소유 형태는 볼을 빼앗기고 바로 되찾든 아니면 아예 볼 소유를 통해 상대가 볼을 못 갖게 만들든 올바른 수비 형태를 만든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이번 2번의 경기에서 웨일즈가 보여준 모습은 올바르지 못한 볼 소유가 결국 어쩔 수 없는 수비 전환 과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잦았다. 


오스트리아전에서는 빈번히 적절한 위치에서부터 압박을 시작한 미드필더진에게 공을 내주는 장면이 보였고(특히 전반 초중반) 그로 인해 수비로의 전환이 이어졌다. 


조지아 전 역시 큰 맥락에서 그러한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물론 상대가 퀄리티 있는 공격 전환으로 이어지는 횟수가 잦았다면 훨씬 더 위험했을 것이다. 



또한 수비 상황, 특히 미드필드에서의 수비 상황에서 적절히 압박과 커버가 이루어지는가에 대해서도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물론 국가대표팀이 클럽팀보다 조직적인 수비가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가끔씩 미드필더들이 한쪽으로 너무 끌려다닌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단순히 공간을 압박하는 형태에서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는 것은 분명히 유로 이전 예선부터 상당한 강점이었고, 이를 통해 홈에서 벨기에도 이기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선수를 위주로 압박을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주변 공간에서의 커버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로 보인다.


오스트리아전에서는 아예 상대의 중앙 미드진 6번 롤 바움가르트링거-8번 롤 알라바가 안정적으로 패스를 하도록 거의 냅두는 듯한 느낌이었고,

조지아전에서 슛을 허용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무기력한 느낌도 들었다. 


(오스트리아의 첫 동점골 장면. 출발점 알라바가 너무 자유롭다. 결국 아르나우토비치의 침투를 따라잡지 못하며 실점하는 웨일즈./특히나 미드필더진의 압박에 대한 문제는 half-space에 대한 불안함도 유발하지 않았나 싶다)

(오스트리아의 패스맵, 바움가르트링거와 알라바 사이가 아주 두텁다./출처: @11tegen11)



대회를 치르며 세트피스 무기를 하나씩 장착하는 웨일즈


앞서는 이번 2경기 동안 보인 문제점에 대해서만 살펴보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충분히 있었다.


신기하게도, 갈수록 웨일즈는 세트피스 공격에 대한 무기가 하나씩 늘고 있다. 


유로 대회까지만 해도 웨일즈는 직접 프리킥과 코너킥이란 무기를 장착했었는데 어느새 베일의 롱스로인이라는 무기까지 보여주었다.


이는 앞으로 웨일즈가 경기를 치르는데 있어서 굉장히 좋은 전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베일의 직접 프리킥으로 유로 조별단계에서 득을 보았고, 또한 코너킥 상황에서의 마크맨 혼란시키기는 벨기에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또 이 코너킥은 이번 조지아전에서 선제골을 만들기도 했고...


(조지아전 코너킥 상황. 지난 유로 대회 벨기에전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윌리엄스, 다른 수비 1명, 공격수 1명, 베일이 한 줄을 서다가 순식간에 이동하면서 마크맨을 혼란시킨다.)



그리고 보여준 게 바로 오스트리아전 베일의 롱스로인. 


(2-1 골 직전 장면)


이런 세트피스는 언제나 경기가 풀리지 않을때 큰 도움을 줄 수 있기에 무기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은 어떻게 보면 사용가능한 전술이 하나 더 늘어난 것과 같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지...



다채로운 모습에 대한 생각


1. 멀티 포메이션의 본격화


그간 웨일즈가 큰 대회에서는 수비 5명을 기반으로한 운영을 계속 해왔다. 이러한 운영을 통해 확실히 수비 안정화를 했고 또한 유로에서의 성공도 가져왔다.


그러나 이제 이쯤되면 상대하는 모든 나라들은 백파이브를 들고 올 것을 예상하고 경기 작전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며 또한 측면 공격에 있어서 굉장히 윙백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으로 보인다. 물론 베일이 측면 공격에 많은 가세를 해주지만 상대 수비들이 베일에게 몰리는 것을 생각하면 반대편에서 측면 공격을 가담해줄 선수가 부족해보인다. 또한 윙백이 상대 풀백과 1-1로 공략당하는 경우가 잦아질 경우 측면 공격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진다. 


한편 친선경기, 그리고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백포라인으로 작전을 바꾸는 것을 보면 충분히 백포라인에 대한 훈련은 어느 정도 되어 있지 않을까 짐작은 된다. 특히 유로 대회 전 3월 직관했던 북아일랜드 전에서는 아예 백포라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실험해보기도 했었다. 


그래서 상대에 맞춰서 백포라인을 활용하는 전술을 더 자주 활용한다면 상대가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백파이브 전술도 같이 활용하면서.


특히 측면 풀백의 공격이 강한 상대라면 더욱.


다만 문제는 전문적인 윙어가 베일, 롭슨-카누 외에는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겠다.



2. 새로운 선수들의 성장


지금 웨일즈의 문제를 꼽아보라면 가장 큰 문제는 베스트 11인 선수들과 아닌 선수들 간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선수들의 성장이 웨일즈의 미래에 있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 전 당시 가장 나에게 인상을 주었던 선수가 바로 조니 윌리엄스였다. 


후반에 교체로 들어와서 전혀 풀리지 않던 중앙 공격이 풀렸었는데, 확실히 볼 간수 능력과 드리블 능력은 괜찮은 편이다. 


미드필더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 중에 과연 이런 유형의 선수가 있을까?


램지, 앨런, 래들리, 에드워즈, 크로프츠 등과는 다른 유형의 선수다. 


유로 대회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장점 정도는 살짝 발휘하면서 첫 4강 진출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해냈다.


특히 16강 북아일랜드 전 교체 투입되어서는 중앙을 통한 공격에 안정화를 주었던 것은 꽤 좋은 모습이었다. 


비록 이제는 더 성장하기에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단점인 피지컬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충분히 다른 효과를 줄 수 있는 카드로 기용 가능할 것이다.


또 조지아전에서 교체로 들어온 선수 중에 에미러 휴즈(Emyr Huws)라는 선수도 나름 주목 받던 선수였다.


아직 어떤 선수인지는 잘 모르는 편이지만, 카디프 시티 입단 영상에서는 자신을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라고 소개했는데, 조지아 전에서는 공간 압박은 그닥 좋다고는 못 느꼈으나 수비 상황에서 빠르게 커팅해내는 능력도 보여주었고, 또한 안정적인 패스 워크를 보여주었다. 


(에미러 휴즈의 막판 침투 센스/10번이 에미러 휴즈)


개인적으로는 수비 상황에서 공간 압박보다는 개인에 대한 압박이 낫기에 휴즈 뒤에 선수 한 명을 두고, 또 나름 패스나 침투 센스가 있으니까 만약 앨런이 부재할 경우 넣어본다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 외에도 다수의 유망주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공격 쪽에 치우친 모습이다. 


특히 유로를 기점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본이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그처럼 후방 볼 순환이 가능하고 홀딩을 볼 수 있는 유형(물론 은퇴 직전 3월 경기에서는 볼 순환은 좋았는데 느렸다...)의 선수가 한 명 정도 나왔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그러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베일의 부담을 덜 공격수의 성장이 잘 되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국대 명단에 올린 경험이 있는 선수들 중에는 이스그로브(소튼), 해리 윌슨(리버풀) 같은 선수들도 있는데(둘 다 윙) 수 년 내로 성장해서 주축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3. 세트피스 전략의 강화


위에서도 설명 했으므로 이 부분은 생략.



and

웨일즈 3 - 1 벨기에

득점: (웨) 에쉴리 윌리엄스, 할 롭슨-카누, 샘 보크스/(벨) 나잉골란


제가 1년 전에 웨일즈의 팬이 되게 해주었던 상대인 벨기에를, 드디어 유로 본선 단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수단 이름만 보면 최근 전적은 벨기에가 매우 우세했을 것 같지만

실제 전적은 지난 4경기 1승 2무 1패로 그야말로 백중세였습니다.

이 두 팀의 최근 인연은 아주 질겨서 2014 월드컵 예선, 2016 유로 예선 모두 마주쳤는데,

크리스 콜먼 감독 부임 초기 웨일즈 홈에서 만났던 경기에서는 벨기에가 2-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웨일즈에게 4연패를 안겼고 크리스 콜먼 감독이 5연패까지 떨어지면서 사임을 고려하게 만들었지만 이후 벨기에 홈에서 이뤄졌던 2014 월드컵 예선 막판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난 바 있습니다.

한편 유로 예선에서 두 팀은 다시 만났고, 첫 만남 벨기에 홈 경기는 0-0 무승부를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카디프에서 열린 경기는 그야말로 웨일즈에게 유로 첫 본선행에 청신호를 켜지게 했는데, 나잉골란의 세트피스 과정에서의 실수로 인해 베일이 골을 넣었고 웨일즈는 정말 끈끈한 수비 조직력으로 벨기에의 공세를 버티며 1-0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참고로 웨일즈 당시 수비진은 정확히 1군은 아니었는데, 중앙 수비수 자리에 벤 데이비스가 빠지고 크리스 군터가 들어갔고, 대신 윙백에 리차즈가 들어갔었습니다.)


그리고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두 팀이 다시 만났습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웨일즈(523): 헤네시; 닐 테일러, 벤 데이비스, 에쉴리 윌리엄스, 제임스 체스터, 크리스 군터; 조 래들리, 조 앨런; 아론 램지, 할 롭슨-카누, 가레스 베일

벨기에(4231): 쿠르트와; 조르당 루카쿠, 데나이어, 알더바이럴트, 뫼니에; 나잉골란, 악셀 비첼; 에당 아자르, 데브라이너, 야닉 카라스코; 로멜루 루카쿠



매치포인트

#웨일즈: again 1-0: 그 날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다시 보여준다면...

#벨기에: 풀백들의 공수 지원 타이밍



전반 초반 웨일즈의 잦은 볼 소유권 상실과 빠른 템포의 벨기에 공격


웨일즈는 전반 초반에 생각보다 후방에서 꽤 점유율을 가져가긴 했습니다만, 중원에서의 패스 미스라든가 전방 할 롭슨-카누의 볼 소유권 상실 이후에 벨기에에게 몇 차례 위협적인 역습을 내주었습니다. 특히 조 앨런의 실망스런 패스도 2~3차례 나왔었고 저는 조 앨런이 웨일즈 빌드업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경기 좀 힘들겠다 싶기도 했었죠.


벨기에는 나잉골란-비첼의 과도한 전진을 자제하면서 웨일즈의 역습으로 부터 수비진을 보호함과 동시에 전방의 4명, 특히 아자르, 데브라이너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진하곤 했습니다. 


전반 6분에 있었던 빠른 역습 찬스 이후 웨일즈 선수들이 걸레 수비로 막아낸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벨기에의 전반 초반 좋은 공격루트를 보여줌과 동시에 웨일즈의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줍니다.



전반 13분 나잉골란의 선제골도 웨일즈가 어이없게 볼을 내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조 앨런이 가운데서 패스를 상대 선수에게 주면서 벨기에가 빠르게 올라왔고, 측면에서 가볍게 공을 돌리는 과정에서 내려가있던 웨일즈의 수비 블록은 나잉골란의 중거리 슛을 막지 못했습니다.



선제골 이후의 상황 - 웨일즈의 편안한 점유: 벨기에의 공간 압박


선제골 이후에는 웨일즈가 더욱 더 점유율을 높이고 역습이 아닌 지공 상황이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이는 벨기에가 수비시에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공간을 차단하는 형태의 수비를 했기 때문인데,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바로 이전 경기 웨일즈 대 북아일랜드 경기에서 북아일랜드의 수비 자세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좋은 전략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벨기에의 의도는 웨일즈가 평소에 상대에게 점유율을 내주는 대신 아래 공간을 완전히 차단하는 형태의 수비를 통해 상대를 답답하게 하기 때문에 자신들 진영으로 상대를 끌어들여서 역습을 통해 공격을 풀어보겠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특히 유로 예선에서 2차례나 같은 방식으로 당했기 때문에...

그래서 442 진영을 바탕으로 선수 개개인을 압박하기 보다는 공간을 차단하는 형태의 수비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웨일즈가 생각보다 점유를 잘했어요. 지공도 나쁘지 않다는 걸 보여주었죠.


특히나 선수 개개인에 대한 압박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램지, 앨런이 오히려 북아일랜드 상대할때보다 더 편하게 공을 잡았고 또한 후방에서 측면 윙백으로 넓게 공격을 진행하는 것도 수월했습니다.

또한 램지-앨런-래들리는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3미들 형태가 1-2, 2-1 형태를 계속 왔다갔다했고 그 속에 속해있는 선수의 위치도 꾸준히 바뀌었습니다. 


바로 전 경기 북아일랜드는 선수 개개인을 중심으로 타이트하게 압박을 하면서 웨일즈의 공격루트를 완전히 파괴시켰었는데 이와는 상반된 형태를 보이면서 벨기에는 오히려 선제골 이후에 점유율이 6:4까지 차이나기도 하고 슛도 더 내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측면을 찍어 누르지 못하면서 크리스 군터가 공수 양면에서 편하게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공격시에는 조르당 루카쿠가 그다지 많이 전진을 하지 않으면서, 혹은 전진을 해도 아자르가 그다지 패스를 주지 않으면서 굳이 웨일즈 오른쪽 수비진이 아자르와 조르당 루카쿠 조합 자체를 크게 신경쓰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그나마 오른쪽 라인 뫼니에-카라스코 라인은 스피드를 통해 돌파한 뒤 크로스를 활용하는 모습은 있었지만 크로스의 질이 아쉬웠습니다) 수비시에는 너무나도 쉽게 일대일 돌파를 내주면서 군터 뿐만 아니라 램지 등의 선수들이 측면을 노렸죠. 


벨기에가 오랜만에 전문 풀백이 양 측 다 나섰던 것은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본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인 선수에 비해서 공격 지원해줄 타이밍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했고, 백 스리가 잘못 가동될때 최대 문제인 측면 수비 문제가 더 부각될 수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베르통언이 아웃되었다고 했을때 오히려 이것이 벨기에에게 좋은 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도가 될 수 있다고 느낀 것은 양 풀백이 모두 국가대표 경험이 상당히 적은 선수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조르당 루카쿠는 같은 포지션에 나섰던 베르통언에 비하면 아주 꼬꼬마 수준의 경력이기 때문에 구멍이 될 수 있다고도 느꼈죠. 


결과적으로는 그냥 도도 아니고 back도가 되었습니다만...



동점골 코너킥 상황 역시 벨기에 기준 왼쪽 측면에서 발생했습니다.

일단 백포라인 자체의 정비도 문제였고, 롭슨-카누의 일대일 돌파가 이루어지면서 그 이후에 코너킥이 발생했었죠.

(롭슨-카누가 본래 윙어인 점을 감안하면 또 크리스 콜먼 감독의 선발 라인업이 성공한 셈입니다. 샘 보크스는 전통적인 9번으로서 좀 더 가운데에서 정적인 느낌이 강하죠.)



웨일즈의 세트피스 공격 대비


웨일즈가 아주 세심하게 경기를 잘 준비했다는 것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드러났습니다.

특히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반복된 패턴이 보였는데, 벨기에가 지속적으로 이를 놓쳤습니다.


동점골 상황입니다. 

조 래들리, 베일, 에쉴리 윌리엄스, 제임스 체스터가 서로 한데 뭉쳐있다가 흩어지는 패턴이 이 코너킥 외에도 계속 반복됩니다.


결론은 무엇인가? 에쉴리 윌리엄스가 굉장히 프리해집니다. 



55분 할 롭슨-카누 역전골: 팀 단위의 볼 공유가 미숙한 수비라인을 파괴하다


벨기에는 후반 시작과 함께 카라스코를 빼고 펠라이니를 넣었고, 카라스코 자리에 데브라이너가, 그리고 본래 데브라이너 자리에 나잉골란이 들어가면서 상대 진영에서의 압박을 강화합니다. 

후반 초반부터 벨기에는 노골적으로 루카쿠의 머리를 노리기 시작함과 동시에 아자르나 데 브라이너의 개인능력에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상황에서 압박을 잘하다가도 한순간이라도 라인을 올린채 압박을 하지 않는 것은 항상 무시무시한 책임이 따릅니다.


역전골 상황을 보면, 라인은 올렸는데 전혀 베일에 대한 압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는 벨기에에게 상당히 치명타를 안겼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은 정말 간결하고, 또한 전방에 있는 선수들이 이 공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서로 '공유'하면서 공격이 이루어졌습니다.


베일은 대단히 애매하게 올라와 있던 데나이어, 루카쿠의 뒷공간을 노린 패스를 주었고, 램지는 이를 알아채고 그 뒷공간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동시에 롭슨-카누는 다음 상황을 대비해서 램지와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죠. 그 뿐만 아니라 램지가 집중 마크를 당하지 않도록 크리스 군터가 측면을 밟고 달려갑니다. 

팀 동료 간의 텔레파시가 통한 셈이었죠.


그리고 마무리는 매우매우매우 아름다운 크루이프턴으로 롭슨-카누가 마무리합니다.


로비 새비지(BBC 해설 중에 턴 장면을 보며): "See you later Menuier, See you later Denayer, See you later Fellaini"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웨일즈의 공통점?


토크스포츠, 유에파 등에서 일하고 계신 롭 달리 기자가 경기 직후 이런 트윗을 남겼습니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웨일즈: 명확한 플랜을 가진 팀, 자기들의 역할을 알고 있는 선수들, 그리고 (서로 간의) 신뢰. 완벽히 뛰어나다"


이번 유로 2016에서는 지난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국가대표팀이 클럽팀에 비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인 조직력이라는 문제를 넘어선 팀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는 강팀들이라 볼 수 있는 팀들을 상대로 엄청난 조직력을 보이면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아이슬란드와 웨일즈 역시 이러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변을 일으켰으며,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롭 달리 기자가 말한대로 이러한 팀들의 특징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아주 명확한 경기 전개 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웨일즈 모두 자기만의 방식대로 수비를 견고히 해왔습니다.

아이슬란드는 442포진을 바탕으로 윙어들의 엄청난 활동량과 중앙 미드필더진의 역할 분배(1차 압박 길피 시구르드손, 백포라인 바로 앞 공간 방어 군나르손)를 통한 공간 위주의 방어. 이탈리아는 352 포진을 바탕으로 전문 홀딩 미드필더(데로시 or 모따)가 백포라인을 보호하고 양 옆의 미드필더, 윙백의 활동량, 커버 등을 바탕으로한, 그러면서도 유벤투스 백스리+키퍼를 그대로 옮겨놓은 매우 조직적인 수비. 웨일즈는 343(혹은 523)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공간 위주의 압박. 


공격 방식 역시 누가 어떤 역할을 맡는가에 있어서 매우 명확했습니다. 웨일즈의 경우만 보면, 그동안 리뷰에서 꾸준히 작성해왔듯이 앨런이 후방에서 조율, 램지가 공간을 찾아다니면서 패스 길이 되어주는 동시에 창의적인 패스로 슈팅 기회 창출, 크리스 군터가 측면을 넓게 활용하는 데 있어서 조력자적인 역할 등등. 

그리고 이러한 역할을 맡는데 있어서 선수들이 모두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곤했죠. 


웨일즈는 특히 그런 조직력을 조별리그 3차전 러시아전에서 아주 완성도 높게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16강 스페인전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 팀들의 선수진을 보면 우리가 알만한 선수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벨기에나 스페인처럼 선발 라인업을 봤을때 다 알만한 선수가 있는 것은 또 아니죠. 이 팀들의 선수들은 팀으로써 움직이면서 동시에 슈퍼스타 역할을 해줄 유명한 선수들은 팀의 조직력이 좋으면 그 팀의 톱니바퀴 역할을 잘 해내면서 막 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위기 상황이 오면 해결사가 되곤 했죠(특히 베일의 프리킥, 이탈리아의 경우는 슈퍼스타까진 아니지만 에데르가 간간히 해결사적인 면모) 



감독들의 전술, 용병술도 아주 좋습니다. 콘테감독은 말할 것도 없고(다만 가끔씩 인시녜 좀 쓰라는 비판도 받고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완벽합니다.) 크리스 콜먼 감독은 부임 초기 5연패 시절을 거치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수비적으로 안정된 팀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이번 대회에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잘 투입하면서(ex. 슬로바키아전) 승리를 이끌어내거나 지켜낸 바가 있죠.(물론 잉글랜드전은 좀 아쉽습니다만) 아이슬란드의 경우 스웨덴 출신의 라예르베크 감독과 아이슬란드 출신의 할그림손 감독의 공동 감독 체제의 시너지가 아주 좋습니다. 



이 3팀이 어디까지 이번 유로에서 진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슬란드와 웨일즈는 2018 월드컵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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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즈 1 - 0 북아일랜드

득점: (웨)맥컬리(자책골)/(북아) -


몇 년 전이면 유로 대회에서, 그것도 토너먼트 단계에서 이 두 팀이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웨일즈와 북아일랜드 모두 처음으로 유로 토너먼트 단계에 진출했고, 어쩔 수 없이 두 팀 중 하나는 아쉽게 집에 가야했고, 반면 나머지 한 팀은 새로운 기록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두 팀은 이미 3월에 유로를 대비하기 위한 평가전에서 만난 바 있습니다. 아마도 웨일즈는 조별 단계에서 잉글랜드를 가정한 대결을 꾸렸었던 것이겠죠?

저는 그 경기를 직관했었는데, 이 두 팀이 유로 16강에서 만날 줄이야...ㅋㅋ

그래서 저는 북아일랜드가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이 두 팀이 꼭 만나길 바랐었습니다. 그런데 조별 단계 경기 마지막 날에 아일랜드가 이탈리아를 잡으면서 3위가 되었고, 결국 골득실로 터키가 밀려나버렸죠. 덕분에 이 매치업이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아니면 16강은 웨일즈 대 터키였어야 했거든요. 그리고 저는 터키 선수들을 거의 모르므로 리뷰가 매우 부실했을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어쨌든 3월 A매치 당시 거의 맨 앞 자리가 경기장 지붕에 의해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해서 비를 엄청나게 맞으며 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_-;

북아일랜드는 거의 주전급 멤버가 나왔었고, 반면 웨일즈는 베일, 램지, 할 롭슨-카누 같은 선수들이 전부 부상으로 빠져버려서 약간 1.5군 수준으로 나왔었지요.

경기 결과는 1-1이었는데, 전반전에 웨일즈가 훨씬 점유를 많이 했지만 위협적이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후반에 세트피스에서 북아일랜드가 선제골을 넣고, 웨일즈에서 선수 교체를 통해 꾸준히 위협하다가 88분에 페널티 만들고 결국 사이먼 쳐치의 pk골로 간신히 비겼던 그런 경기였죠.

당시 웨일즈는 유로 예선에서 강팀을 상대로 나섰던 백 파이브를 쓰지 않고, 백 포라인을 사용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좀 더 내려서기보다는 점유율을 통해 경기 전반을 지배해 보겠다는 의도였던 것 같았는데, 미드필더의 본을 중심으로 볼이 순환되면서 측면, 특히 조지 윌리엄스가 있었던 오른쪽 측면을 꾸준히 공략해서 결국은 크로스 형태로 마무리 되는 그런 공격이 상당히 많았었습니다. 당시 리뷰에서는 좀 심하게 단조롭다라고 썼었죠. 뭐 베일, 램지도 없는데 어쩔 수가 없는 것 아니겠나 싶으면서도 그럼에도 후반전에 중원에 래들리, 본을 조앨런, 크로프츠로 바꿔주고, 또 공격진 바로 밑에 조나단 윌리엄스를 투입하면서 측면 위주의 전술이 서서히 중앙 위주로 바뀌면서 공격이 상당히 활기차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조나단 윌리엄스가 중앙에서 공을 상당히 잘 간수하면서 저에게는 인상 깊은 선수가 되었죠. 


그런데 이번 경기는 베일, 램지가 잘 있고, 또 러시아전때 득점력도 좋아서 웨일즈에게 꽤나 기대를 했었습니다.

또 조별 리그에서 북아일랜드의 공격력이 딱히 좋지 못해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런 기대감이 있었는데...


막상 경기를 열어보니 북아일랜드가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선발 라인업

웨일즈(523): 헤네시; 닐 테일러, 벤 데이비스, 에쉴리 윌리엄스, 체스터, 크리스 군터; 조 래들리, 조 앨런; 베일, 샘 보크스, 아론 램지

북아일랜드(532): 맥거번; 달라스, 조니 에반스, 맥컬리, 캐스카트, 아론 휴즈; 노르우드, 코리 에반스, 스티븐 데이비스; 카일 라퍼티, 제이미 워드



웨일즈의 공격 루트를 철저히 파괴해 버린 북아일랜드의 사람 중심 압박


북아일랜드는 전반 시작부터 강력하게 웨일즈 선수들을 밀어붙였습니다.


특히나 볼의 흐름에 있어서 중요한 선수들을 전부다 강력하게 압박해버리면서 다른 공격루트가 쉽게 나오기 힘든 웨일즈 입장에서는 거의 정상적인 공격 전개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북아일랜드가 공간 위주의 압박을 펼치면서 완전히 내려서서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매치 포인트 역시 그러한 밀집수비를 어떻게 웨일즈가 뚫어낼 것인가로 생각했는데, 완전히 빗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북아일랜드의 적극적인 도전은 전반전에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북아일랜드가 어떤 식으로 상대 선수들을 하나하나 압박했는지 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압박 대형 자체가 상당히 비대칭적인 모습입니다.


일단 오른쪽 윙백 크리스 군터는 북아일랜드에서 달라스가 집중 마크하고,

미드필더 조 앨런은 북아일랜드의 노르우드가, 아론 램지는 수비형 미드필더 코리 에반스가 담당합니다.

베일은 주로 조니 에반스가 견제하는 형태.

그리고 오른쪽 공격수로 나선 제이미 워드의 경우 대인마크의 정도가 그닥 약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주로 벤 데이비스를 견제합니다.


그렇다고 항상 이 선수들이 꼭 맡은 선수를 마크한 것은 아니고, 상대 선수의 위치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뀝니다.


집중 마크하는 선수가 딱 지난번 러시아전 핵심 멤버들입니다.(경기 실질적으로도, 통계적으로도 너무나 눈에 띄는...)


이런 모양새다 보니, 빌드업 자체가 아예 망해버렸습니다.

뭐 겉으로는 후방에서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마치 상대를 끌어들이는 듯 보였으나,

이건 웨일즈가 백 파이브를 썼을때의 정상적 빌드업이 아닙니다.

통계를 보니까 백스리의 한 명인 체스터가 제일 볼을 많이 받았다고 나오는데, 빌드업이 잘 이루어졌다면 앨런, 램지가 제일 많이 받아주었어야 했죠.

앨런, 램지가 완전히 꽉 막혀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압박에서 보다 자유로운 체스터가 제일 많이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베일의 경우 추가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으면 아예 3명 정도가 달라붙습니다. 

이 점이 가장 큰 문제였죠. 웨일즈로서는. 박스 앞에서 골이든 어시스트든 뭐든 해결해줄 에이스가 이렇게 심하게 압박을 받고 있으니 뭔가 만들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상대가 베일에게 막 달라붙으면 공간이 나오지 않나 싶은데, 아쉽게도 홀로 뭔가 해낼 선수가 더 이상 없는 것이 문제였죠. 


이렇게 웨일즈가 공격 전개, 빌드업 모두가 힘겹다 보니 다양한 대책을 경기 중에 만들어봅니다.



위 사진처럼 14분 경부터는 아예 베일과 램지의 위치를 바꾸어서 마크맨을 바꿔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램지는 조니 에반스의 마크를 받고, 반대로 베일이 코리 에반스의 마크를 받게 되었죠.

그러나 여전히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램지가 러시아전처럼만 했으면야 효과가 있었겠지만, 마크맨이 심하게 붙은 상황에서는 뭘 제대로 못 하더군요. 


또한 때때로 후방에서부터 샘 보크스의 머리를 노린 롱볼도 간간히 활용되었습니다.

이게 잘 통한게 전반 30분경에 이뤄진 공격작업이었는데, 에쉴리 윌리엄스가 길게 보크스에게 패스를 주었고, 보크스가 공을 잘 떨어뜨려서 램지-베일로 이어지고, 측면에서 빠르게 올라온 군터에게 연결 이후 크로스가 이어졌지만 아쉽게도 슛까지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그나마 많은 공간이 있었던 공격작업이었죠. 

이 방법이 그나마 웨일즈가 노릴 수 있었던 가장 좋은 방법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롱볼은 정확도가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또한 빌드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베일이 박스에서 상당히 멀리 내려와주는 장면도 자주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의 지원 역할은 나쁘지 않았으나 역시나 상대 수비 자세가 아주 좋았기 때문에 볼의 전진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반 끝나고 들었던 생각은 웨일즈에서 북아일랜드 선수들의 압박을 추가적으로 끌어내거나 아니면 압박으로 생긴 공간을 이용해줄 수 있는 선수가 투입되면 좋겠다는 것이었죠. 기존 자원만으로는 어떻게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보았기 때문에...



한편 경기 양상 자체는 그래서 웨일즈가 점유하는 역할, 북아일랜드가 수비 후 역습을 노리는 역할이 되었죠.

북아일랜드는 공격시에 라퍼티가 철저히 타겟맨이 되었는데, 상당히 등지는 역할을 잘했습니다. 그리고 제이미 워드는 박스 안팎을 왔다갔다하면서 지원 역할을 해주고, 스티븐 데이비스는 연결 고리 역할을 아주 잘 해냈습니다. 

무엇보다도 달라스가 참 대단해보였던 게 공격시는 윙어, 수비시는 풀백 역할을 모두 성공적으로 소화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활동량이 상당하더군요. 

전반 매우 초반에 공간에서 볼을 받아 유효슈팅도 한 번 기록했었습니다.


전반전에는 오히려 북아일랜드의 유효슈팅이 웨일즈보다 많았다는 점은 확실히 북아일랜드가 노린대로 흘러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웨일즈도 골문 근처에서 공간을 웬만하면 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박스 안 진입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3개의 슛이 아마도 모두 박스 밖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후반전 완벽하진 않았으나 괜찮았던 웨일즈의 임기응변


일단 후반 시작 이후 북아일랜드가 약간 수비라인을 좀 내리지 않았나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램지가 움직임이 더 활발해지기도 했지만, 램지에 대한 대인마크가 약해졌고 이로 인한 좋은 장면이 2차례 정도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45분~55분 정도의 시간 동안은 약간 양 팀이 오픈 게임 느낌이 나서 북아일랜드도 상대 진영에서 꽤 공을 잡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63분에 조 래들리가 빠지고 조나단 윌리엄스가 들어옵니다.

이것이 약간 승부수로 잘 작용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일단 포메이션 상으로는 램지가 아래로 내려가서 조 앨런과 나란히 서고,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조나단 윌리엄스가 들어가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실제 운용은 수비시는 확실히 램지-앨런 3선 형태가 이루어지는데,

공격시에는 램지, 앨런, 조나단 윌리엄스 이 셋이 계속 유동적으로 움직입니다.

특히 램지는 좌, 우, 중앙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면서 패스 길을 만들어주고, 조나단 윌리엄스는 중앙에서 볼 점유를 위주로 움직이고, 앨런은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침투를 준비합니다. 

홀딩 역할에 가까운 래들리를 빼면서 공격적인 선택을 한 것이죠.


(전반전보다 훨씬 더 자유로워진 램지의 모습. 램지를 향한 압박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베일이 전반전보다 상대진영 깊숙한 곳의 왼쪽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전반전에는 시작은 오른쪽이었으나 상당한 압박을 받았고, 이후 왼쪽으로 이동했으나 측면을 넓게 활용하기보다는 중앙에서 수비수를 끌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거나 아예 내려와서 빌드업에 가담했습니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서는 보다 왼쪽 측면을 넓게, 그리고 깊숙하게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왼쪽 측면은 전반전에 닐 테일러가 담당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기에 베일이 이 측면을 활용하는 것의 성공여부는 또 대단히 중요했습니다.



(전반전 베일의 볼 터치. 그림 왼쪽에서 오른쪽이 공격방향)


(후반전 베일의 볼 터치)


그러면서 베일이 전반전보다는 좀 더 수비수의 압박을 덜 받았고, 

자책골 장면도 이것과 아주 연관이 큽니다.


이게 자책골 직전의 장면인데, 확실히 베일에 대한 공간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 램지, 윌리엄스 등이 중앙에서 볼 소유를 하면서 수비수를 가운데로 몰아 넣은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요소가 잘 조화되면서 웨일즈는 완벽하진 않았으나 어렵게 득점을 성공합니다.



이후 북아일랜드는 2명을 연이어 교체하면서 백스리라인을 백포로 바꾸고 442 진형까지 만들면서 다이렉트하게 공격을 노리지만 무위로 돌아가고 안타깝게 여기서 유로를 마감했습니다.



and

러시아 0 - 3 웨일즈

득점: (러) - /(웨) 램지, 닐 테일러, 베일


대략 13년 전, 유로 2004로 가는 플레이오프 길목에서 만난 두 팀의 승자는 결국 러시아였고, 웨일즈는 또 한 번 유로 문턱에서 좌절했습니다.


당시 22명 선발 명단 중 이번 경기에서 또 선발로 나선 선수는 오로지 러시아의 이그나셰비치. 물론 후보엔 아킨페예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웨일즈는 전부 다른 선수.


그런데 13년만의 재회에서는 둘의 결과가 완전히 뒤바뀝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러시아(4231): 아킨페예프; 콤바로프, 이그나셰비치, V. 베레주츠키, 스몰린코프; 글루샤코프, 마마예프; 스몰로프, 시로코프, 코코린; 아템 주바

웨일즈(523): 헤네시; 닐 테일러, 벤 데이비스, 에쉴리 윌리엄스, 제임스 체스터, 크리스 군터; 조 래들리, 조 앨런; 아론 램지, 샘 보크스, 가레스 베일


매치 포인트

#러시아: 과연 웨일즈의 견고한 수비라인을 흔들고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웨일즈: again 슬로바키아전: 앨런, 램지, 그리고 베일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낸 러시아 수비진, 그리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잘 이용한 웨일즈 공격


이번 경기에서 러시아 수비진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1. 느린 중앙수비진 때문에 박스 근처에서 풀백들이 측면 공격수나 윙백을 견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2. 홀딩 역할의 글루샤코프가 있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공이 시작되면 동시에 후퇴하는 중앙수비진 성향 때문에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 라인이 심하게 벌어지기 시작한다.

3. 지공시 윙어들이 전부 박스 안에 들어가고, 풀백이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주는 형태의 공격때문에 공을 한 번 뺏기면 밸런스가 이미 무너진 상태에서 수비를 시작한다.


지난번 3월 A매치 프랑스 v 러시아 경기에서도 후반전 파예의 30m프리킥 전 상황에서 코망의 돌파에 후퇴하던 러시아 중앙수비진이 결국 파울을 내주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장면의 이번 경기 복선이었던 것일까요? 



이러한 러시아 수비진의 약점을 웨일즈가 너무나도 잘 간파한 느낌이 전반 초반부터 들었습니다.


일단, 선발 라인업부터 아주 현명하게 시작했습니다.


슬로바키아전 선발 라인업에서는 베일이 원톱 역할을 맡았지만, 본인 장점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를 보기 힘들었다가 후반전에 롭슨-카누를 톱에 세우면서 베일이 아래로 내려가서 그런 돌파를 볼 수 있었는데,

이번 러시아전에서는 베일이 러시아 수비진이 만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아예 전통적 9번 유형의 샘 보크스를 선발에 넣었습니다. 

비록 보크스가 결정적인 슛도 키퍼에게 막히기도 하고 큰 활약이 없어 보이긴 했으나 전방에서 길게 오는 공을 받아서 공격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다시 패스도 주는 그러한 역할을 해주면서 최소한 자기 역할은 해냈습니다.



두 번째로 측면 윙백(특히 오른쪽 윙백 크리스 군터)으로의 패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램지, 앨런을 중심으로한 팀 공격이 더욱 잘 되었습니다.


슬로바키아전 전반전에 웨일즈가 잘 한 것이 윙백으로의 패스를 통해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면서 램지, 앨런을 중심으로 공격이 움직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잉글랜드 전에서는 상대 풀백이 나름 위협적이기 때문에 조금 사렸었던 게 문제였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슬로바키아전 전반전 공격 형태가 더욱 더 조직적으로 잘 이루어졌습니다.


가장 아래 숫자는 각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패스들을 받았는가에 대한 내용인데, 크리스 군터는 48회 받았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램지가 64회, 조 앨런이 40회니까 플레이메이커도 아닌데 상당히 많은 횟수로 볼을 받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왼쪽 윙백 닐 테일러는 오히려 15회로 적은 편이군요.(그렇지만 골을 넣었죠...)

군터가 공을 받고 어디로 주었나를 보면, 가장 많은 것이 아론 램지(12회), 그 다음이 조 앨런(10회)입니다. 역으로, 램지는 군터에게 15회나 볼을 주었네요.(경기 내에서 가장 많은 2인간의 패스 기록입니다.)


(출처: twitter: @11tegen11)



그리고 1번 문제, 즉 풀백들의 중앙 수비수 자리 커버 문제와 관련해서 먹힌 골이 2번째, 3번째 골이라고 봅니다.


수비진이 너무 이렇게 중앙에 밀집되면서 왼쪽 측면에서 달려오는 닐 테일러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결국 러시아 수비진이 베일의 볼을 걷어낸다는 것이 테일러 쪽으로 마치 패스처럼 가버리면서 닐 테일러가 2010년 스완지 이적 이후 첫 골을 기록합니다. 그것도 국가대표 경기에서 말이죠.


후반전 베일의 골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역시나 수비진이 너무 밀집되면서 뒤로 들어가는 베일을 완전히 놓쳐버렸습니다.


이렇게 공격을 진행한 웨일즈의 대단한 기록은, 슛 19회에 유효슈팅이 무려 11회라는 점입니다 ㅋㅋㅋ

이번 대회 유효슛 평균이 3~4회 라는데 말이죠. 웨일즈 유효슛은 무려 11회...허허

뭐 역으로 아킨페예프도 3골이나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열심히 막았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램지, 앨런, 그리고 베일


이 세 명의 선수 덕분에 웨일즈의 역습은 상당히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웠습니다.


1. 램지 - 슬로바키아전때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대 진영에서 플레이메이킹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가 이렇게 못 하면 앞으로 어찌하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웠고, 잉글랜드전때는 수비적 공헌은 좋았으나 역시나 공격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번 러시아전에서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낮은 위치에서 수비가 커트한 공을 잡아서 상대 진영까지 끌어올리는 모습은 웨일즈 역습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었고,

또한 자기 포지션은 마치 정해지지 않았다는 듯이 경기장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볼의 흐름에 관여했습니다. 


또한 선제골 장면에서도 아주 영리했죠.



조 앨런이 공간이 꽤 많은 상황에서 공을 잡고 전방으로 찔러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램지가 알고 있었을 것이고, 램지는 이때 중앙수비수와 풀백 사이 간격을 정확히 체크합니다. 조 앨런이 알아채고 뛰어난 스루패스를 넣어주었고, 램지는 풀백 앞으로 빠르게 뛰어들어가면서 뒷공간을 성공적으로 노리고 첫 골을 만듭니다.


2. 조 앨런 - 선제골 장면에서 이미 그의 전진패스 능력은 입증되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워낙 위에 있는 램지, 베일이 돋보여서 그렇지 앨런도 공격과 수비 모두 준수했습니다.

특히나 짝으로 조 래들리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지역을 커버하면서 공수 모두를 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3. 베일 - 뭐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ㅎㅎ

슬로바키아전, 잉글랜드 전에서는 뛰어난 프리킥으로 팀을 구한 구원자였다면,

이번 경기에서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팀 속에서 자신의 장점을 정말 잘 활용했다고 보고 싶습니다.

샘 보크스의 투입으로 굳이 최전방에서 톱처럼 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주어졌고, 그러한 상황을 100% 이용했습니다. 

공간이 생기면 여지없이 속도를 활용해서 박스 근처까지 달려 나갔고, 슛도 꽤 정확했습니다.



아이디어는 괜찮지만 템포가 너무 느린 러시아 공격


러시아 공격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점유를 하면서 굳이 좁은 상대 수비라인 사이 공간을 노리지 않고 측면 크로스 형태로 바로 박스 안으로 투입해서 골을 노려보겠다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런 아이디어는 뭐 크게 나쁠 것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후방에서 너무 천천히 템포를 가져가면서 웨일즈가 수비를 정돈할 시간을 주었고, 

역시나 크로스 위주의 공격은 단순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나마 러시아에게 작은 힌트는 전반 26분에 나왔던 아킨페예프가 최전방에 바로 길게 전달해서 주바가 슛을 기록했던 장면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주바의 컨디션도 딱히 좋다고는 느끼지 못한 것이 전반전 바로 그 찬스랑, 후반전에 측면에서 낮고 빠르게 올라온 크로스를 발에 맞추긴 했지만 골문으로 떠버린 그 찬스를 놓쳤던 것이 러시아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웠을 겁니다. 


그리고 웨일즈가 2골 넣은 이후에는 라인을 보다 내렸던 것으로 봤는데 이때 골을 넣지 못한 것이 러시아에게는 더욱 골을 넣을 기회가 날아가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러시아는 그대로 대회에서 탈락합니다.

슬러츠키 감독이 사임을 생각하고 있단 이야기가 들립니다. 항간에 의하면 사실상 열정페이 수준으로 국대에서 일하신 것 같습니다만,(딱히 연봉이 존재하지 않고 보너스 형태라는 웬 기이한...;;)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팀의 전술 기반은 잘 다져 놓았다고 봤는데...


웨일즈는 첫 유로 진출에 16강 진출, 그것도 조 1위로 진출합니다 ㅋㅋㅋ

16강은 A/C/D조 3위 중 한 팀과 붙게 됩니다. 

이제 웨일즈는 개인적으로 봤을땐 오히려 부담없이 대회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ㅎㅎ



크리스 콜먼 감독의 인상적인 인터뷰로 이번 리뷰를 마칩니다.

and

잉글랜드 2 - 1 웨일즈

득점: (잉)바디, 스터리지/(웨)베일


양 팀 선발 라인업

잉글랜드(433): 조 하트; 로즈, 스몰링, 케이힐, 워커; 루니, 다이어, 알리; 스털링, 케인, 랄라나

웨일즈(532): 웨인 헤네시; 닐 테일러, 벤 데이비스, 에쉴리 윌리엄스, 체스터, 군터; 램지, 앨런, 조 래들리; 베일, 롭슨-카누


작년에 웨일즈 v 벨기에 경기를 보고 웨일즈 국가대표팀의 매력에 빠진 이후, 가장 기대되었던 경기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티켓 추첨할때 지원 넣었는데 탈락....ㅠ 


개인적으로는 전반전은 웨일즈가 팀적인 면모를 통해 상대의 문제점을 드러내게 했다면, 후반전은 잉글랜드가 교체 투입된 선수의 개인 능력을 통해 전반전 문제를 극복했다고 간략히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치 포인트

#잉글랜드: 러시아전과 똑같은 선발 명단, 과연 이번에는 러시아전 문제였던 비효율적인 공격이 해결되었을까?

#웨일즈: 드디어 베스트 11 가동, 공격적 성향의 잉글랜드 풀백 뒤를 노려라!

(경기 전에 매치 포인트를 짜놓고 봤는데 사실상 엇나간...-_-;)


러시아전과 똑같은 선발 명단, 여전히 비효율적인 잉글랜드의 전반전 공격


잉글랜드와 러시아의 경기를 아주 세심하게 본 것은 아니지만,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공격은 아주 좋지 못했습니다.

물론 상대를 언제나 지배를 하고 있고, 과거의 일명 뻥축구와는 스타일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대회 본선에 와서 고전을 하고 있습니다.(특히 예선에서 아주 잘하고 본선에 와서 못 하는 것이 아주 전형적인...물론 유로 2008은 제외하도록 합시다 -_-)

러시아전도 그렇고, 이번 경기도 그렇고 점유율면에서는 상대를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박스 근처에서 뭔가 창의적으로 도움을 줄 선수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랫쪽에서 볼 점유하고 미드진으로 올려주면 다시 뒤로 주거나 아니면 무조건 풀백으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잉글의 풀백은 현재 공격적인 성향입니다.

그나마 루니가 횡적인 전환 측면에서는 상당히 도움이 되고는 있습니다. 


이럴때 2선의 능력으로 볼을 박스까지 끌고 갈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그것도 아닌 상황으로,

스털링은 선수 한 명 제치는 것도 힘겨워하며 자주 고립되거나 아예 내려온 뒤로는 다시 백패스를 주고 사라지는가 하면,

랄라나가 그나마 전반전에 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돋보이기는 했지만(특히 속공 상황에서) 높은 위치에서의 측면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앙이 두터운 상황에서 측면에서의 템포가 빠른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깨뜨리지도 못했습니다.

포르투갈과의 평가전때는 오히려 박스 안에 공격수가 박스 바깥에 나가서 측면을 지원해서 문제가 될 정도로 측면에 대한 지원이 아주 충실했고, 그런 많은 수의 선수 배치를 통해 상당히 빠르게 포르투갈의 측면을 공략했었습니다. 애초에 다이어-밀너-알리라는 빌드업에 취약한 3중미 조합이라 잉글랜드가 어떻게 플레이를 할지 조금은 의구심이 들었었는데 아예 측면을 공략하면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었죠.


그러나 이번 경기 전반전에서는 풀백들이 웨일즈의 윙백들의 빠른 압박에 1차적으로 고전했고, 측면 주위로 돌아 뛰며 빈공간을 노리던 알리의 의도적인 오프더볼 움직임도 나오지 않았고, 2선 자원들이 볼을 잡아도 너무 쉽게 다시 내주었습니다.


그나마 세트피스를 통해 기회를 잡긴 했으나 잉글랜드의 공격진 이름값에 비하면 매우 심각했던 전반전이었습니다.



인내의 웨일즈 수비와 램지의 수비적 공헌


일단 본격적으로 웨일즈 수비를 이야기하기 전에 공격 루트만 잠깐 얘기해보면,

슬로바키아전보다 훨씬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수비 라인이 낮아서 출발 위치가 낮은 것도 한 몫했고,(그래서 앨런이 래들리가 옆에 있음에도 뭘 해보기가 어려웠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슬로바키아전 초반때 잘했던 윙백을 통한 전환도 윙백이 의도적으로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웠습니다.(그나마 전반엔 시간차를 두고 올라왔으나 후반전은 아예 뭐...)

결국 공격 자체가 좁은 범위에 집중되면서 잉글랜드의 중앙수비진, 그리고 다이어에게 상당수 차단된 게 아쉬웠네요.

또한 공을 상실한 뒤 바로 수비자세를 갖춘 잉글랜드의 선수들도 이 점은 나름 칭찬 받을만 합니다.



본격적으로 웨일즈 수비 얘기를 해보면, 전반전만큼은 정말 그들이 작년 1-0으로 이겼던 벨기에전 철벽 수비의 90% 재림이었습니다.

그때도 그랬고 이번 경기도 그렇고 상대와의 거리를 어느정도 두고, 하프라인 이하에서부터 팀 단위 압박을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작전을 통해 박스 앞 공간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상대의 실수를 노려 역습을 실시하는 형태는 웨일즈 백스리 작전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전반전 내내 잉글랜드가 페네트레이션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작전 성공입니다.

벨기에도 그렇게 이겼었거든요. 더군다나 당시엔 나잉골란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선제골까지 넣으며 승리를 거뒀었죠. 


제가 웨일즈 국대에 호감을 갖게된 것도 그러한 이유였습니다. 이 팀은 수비만큼은 확실히 팀으로써 움직인다고 느꼈거든요.


다만 전반전에 10% 아쉬웠던 것은 세트피스 문제가 큽니다. 의외로 이상하게 웨일즈 수비진이 공중볼 같은 것에 약합니다. 



한편, 램지의 수비적 공헌은 14-15 시즌 당시 엄청난 칭찬을 했었던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오스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램지는 분명히 지난 경기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에서의 면모는 아직 아쉬웠으나, 수비적인 면모에서는 매우 대단했습니다.

특히 루니나 알리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는 등 본인이 평소 웨일즈 국가대표내에서 가졌던 위치보다도 훨씬 내려와서 수비를 해냈습니다.


(램지 vs 알리)


엄청난 활동량을 통해 상대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또 괴롭히는데 큰 공을 세웁니다.


전반 41분 베일 프리킥 선제골


사실 프리킥이 나왔던 상황 자체가 어느 정도 예견이 되었었습니다.


웨일즈 선수들이 높은 위치에서 개개인 압박을 하는 것이 그렇게 잦은 횟수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잉글랜드 선수들이 여기서 볼을 놓쳐버리는 케이스가 좀 나왔었으니까요.



전반 3분 램지의 압박에 볼 상실


전반 9분 할 롭슨-카누의 압박에 스몰링 볼 상실



결국 전반 40분에 이렇게 루니가 볼 터치 실수가 나오고, 이를 노리고 있던 할 롭슨-카누가 볼을 갖게 되면서 루니가 파울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베일이 아주 멋진 궤적으로 프리킥을 꽂아 넣습니다. 

조 하트가 실수인가 아닌가를 떠나서 정말 훌륭한 프리킥이었습니다. 



후반전 잉글랜드 2명의 교체 대성공



후반 시작과 함께 답답해보였던 케인, 스털링이 빠지고 제이미 바디와 스터리지가 들어갑니다.


저는 둘을 투톱으로 올리고 아예 직선적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사실상 전술이 큰 틀에서 변한 게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측면 공격에서 풀백 의존도가 더 올라가는 꼴이 됩니다.

랄라나, 스터리지 모두 생각보다 좁혀서 경기가 진행되고 풀백이 거의 윙백처럼 올라옵니다.



지난 포르투갈과의 평가전에서 후반전 교체를 보고 제가 황당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잘하던 측면 플레이를 아예 버리고 중앙 지향적으로 가더니, 크로스를 주구장창 올리다가 마치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듯 89분에 골 넣으며 끝났던...;;


이것도 교체 선수만 다를 뿐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으로 보였습니다.


다만 경기력이 이번에는 괜찮아보였습니다.


일단 웨일즈 윙백들이 잉글랜드 풀백을 전반전보다 밀어붙이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볼 때는 너무 중앙에 있는 선수들을 신경쓰면서 의도치 않게 좁혀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전반전에 그렇게 잘하던 풀백 견제가 후반전에 줄어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잉글랜드 공격진이 템포를 죽이는 플레이를 줄인 것도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터리지입니다.

박스 근처에서 거의 아무것도 못했을뿐더러 공격 작업에 거의 기여를 하지 못했던 스털링을 빼고 스터리지를 넣으니 최소한 상대 박스 앞에서 무언가를 해내려고 합니다.

공도 더 많이 잡았을 뿐더러, 볼을 안정적으로 운반하기도 했고, 패스도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또 슛도 4회나 했습니다.

드리블 돌파도 보면, 스털링은 2회 시도에 2회 실패, 스터리지는 3회 시도에 3회 성공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웨일즈가 아예 후반전에는 밀려버렸습니다. 


동점골 장면에서는 주장 윌리엄스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골 이후에는 아예 수비진이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웨일즈가 교체를 통해서 아예 측면을 스피드로 파버렸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가능한 선수가 코터릴, 조지 윌리엄스 같은 유로 수준에서 뛰기에는 아쉬운 선수들 밖에 후보에 없는 게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결국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이미 슬로바키아전때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 선수들이라는 것이...


특히나 부상으로 인해 빠진 래들리 자리에 들어간 에드워즈는 마지막 역전골 장면에서 스터리지를 끝까지 쫓아가지 않고... 


이래저래 웨일즈 수비진이 마지막에 무너져버린 것이 상당히 아쉬웠던 경기였습니다. 반면에 잉글랜드는 전술은 그렇게 훌륭하지 못했지만, 적재적소에 좋은 선수들이 교체로 들어가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and

웨일즈 2 - 1 슬로바키아

득점: (웨)베일, 할 롭슨-카누/(슬)두다


양 팀 라인업

웨일즈(523): 대니 워드; 닐 테일러, 벤 데이비스, 에쉴리 윌리엄스, 제임스 체스터, 크리스 군터; 조 앨런, 데이비드 에드워즈; 아론 램지, 가레스 베일, 조나단 윌리엄스

슬로바키아(433): 코자치크; 스벤토, 두리차, 스크르텔, 페카리크; 마렉 함식, 흐로소프스키, 쿠츠카; 블라디미르 바이스, 두리스, 마크


매치 포인트

#웨일즈: 단단한 수비와 베일의 공격력을 통해 유로 첫 승을 거둘 수 있을까?

#슬로바키아: 훌륭한 피지컬과 조직력, 그리고 함식과 나머지 공격진의 위력은?



경기 초반부터 웨일즈의 전진을 방해한 조직적인 슬로바키아 수비진


슬로바키아는 윗 선부터 웨일즈의 전진을 빠르고 강하게, 그리고 조직적으로 밀어붙였습니다.

공을 잡은 선수 주변에는 2~3명 이상이 항상 따라 붙었고, 특히 3명의 미드필더들은 공이 이동하더라도 바로 다음 압박을 위한 준비가 매우 철저했습니다.


전반 2분경에 나왔던 함식의 위협적인 찬스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습니다.


웨일즈가 자기 진영에서 스로인을 하는 상황 이후, 볼을 한 번 잃었다가 수비진에서 조 앨런으로 연결해서 전진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조 앨런이 램지에게 연결하고 램지가 원터치로 베일에게 내주었는데 베일이 공을 잡으려 하는 순간 이미 함식이 달라붙었고, 함식이 볼을 빼앗아서 그대로 골문 앞까지 질주합니다. 

그러나 벤 데이비스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걷어낸 것이 웨일즈에게는 천만다행이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전반전 웨일즈의 공격 루트 - 램지, 앨런, 윙백


웨일즈는 아찔한 상황을 잘 견뎌내었고, 이후 조금 더 차분히 공격을 전개합니다.

일단 낮은 위치에서는 조 앨런이 중심을 잡으면서 양 쪽으로 벌려주는 역할을 담당해주고, 

닐 테일러크리스 군터 양 윙백이 거의 터치라인을 밟은 상태에서 상당히 넓게 넓게 경기장을 활용합니다.

이렇게 측면에서 공을 잡으면 빠르게 다시 상대 진영에서는 램지가 공을 잡고 램지가 다음 공격 방향을 선택하는 형태가 됩니다.


베일이 선제골을 넣었던 프리킥 이전 상황에서도, 체스터의 오버래핑 이후 오른쪽의 군터에게 연결, 군터가 빠르게 램지에게 연결한 뒤, 램지가 조니 윌리엄스에게 볼을 주었죠. 그리고 발재간이 좋은 조니 윌리엄스가 파울을 얻어낸 상황.


골 이후에도 루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조니 윌리엄스는 베일과 램지 쪽에 쏠린 압박을 이용해 빈공간을 찾아 돌아다니거나 볼이 주어지면 상대 진영에서 볼 간수를 해내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3월 A매치 기간 웨일즈 대 북아일랜드 경기에서 제가 인상적으로 보았던 선수가 조니 윌리엄스였는데, 당시에는 에이스라 할만한 선수가 없다보니 교체로 들어와서 중앙에서 볼을 훌륭하게 간수해내고 박스 안으로 스루패스를 해내면서 중앙 점유율을 높였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 선수들은 어찌되었든 조니 윌리엄스보다는 램지, 베일, 조 앨런과 같은 선수로 봐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조니 윌리엄스가 볼을 많이 잡고 3월 A매치 기간과 같은 역할을 맡기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을 아주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조 앨런이 넓게 윙백에게 벌려주고, 조니 윌리엄스는 빈공간으로 치고 들어가는 아주 정석적인 공격 장면.


골 이후 전반전 양 팀의 양상


전반적으로는 웨일즈가 버티고, 슬로바키아가 주도권을 잡고 열심히 공격은 하는데 유효슈팅은 나오지 않는 그런 양상이었습니다.


일단 웨일즈는 압박 라인이 전반 초반 꽤 높다고 생각되었었는데, 

전반 15분 이후로는 압박 라인을 철저히 자기 진영 중심으로 가져가면서 본래 웨일즈가 백파이브를 사용했을때의 특징이었던 지역방어의 모습을 취합니다.


그러면서 상대의 실수를 기다려서 핵심 멤버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올라가는 형태를 기다렸습니다.


반면 슬로바키아는 아래부터 점유율을 늘리며 차분히 공격을 하다가 어느 수준이 되면 빠르게 전개시키는 방식을 택하는데,

일단은 이러한 작업에 있어서 마렉 함식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했습니다.

마치 전반 초반 위협적인 슛 장면 이후 안 보이는 듯했으나, 실질적으로는 빌드업이 아래에서 시작될때 상당히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고 다시 위로 올라가는 역할이라든가 공격-수비간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상대 공격시 다른 한쪽에 버티고 있다가 공이 넘어오면 바로 수비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덕분에 3미들이 정말 유기적으로 움직였습니다. 흐로소프스키랑 함식이 자주 위치를 바꾸는 모습도 보였고, 심지어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의 쿠츠카마저도 풀백의 오버래핑을 커버하기도 했었으니까요.


또 슬로바키아의 양 윙들이 좁게 위치하면서 중앙에서 점유를 좀 더 늘리면서, 측면에서는 풀백들이 높이 전진하도록 지원하는 형태의 공격을 보였습니다.(특히 슬로바키아 오른쪽 풀백의 전진이 매우 잦았습니다) 바이스는 마크보다 좀 더 낮은 위치에서 공격 전개를 지원하는 동시에,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공격의 다양성을 주는 모습. 오른쪽의 경우는 풀백의 전진을 활용한 측면 공격의 모습. 


그래서인지 전반 35분 전후로 주로 함식이 위치한 왼쪽(웨일즈에겐 오른쪽) 라인에서 원래 있던 조니 윌리엄스가 왼쪽으로 가고 대신 램지가 오른쪽으로 옵니다.(웨일즈 기준) 아마도 좀 더 수비적인 성향이 있는 램지를 함식이 있는 쪽으로 돌려서 점유율을 계속 가져가는 것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러면서도 공격장면에서는 에드워즈보다 위치가 낮았던 조 앨런이 부분적으로 더 올라오면서 역습의 시초가 되는 장면들이 꽤 나옵니다. 


램지가 함식의 볼을 끊어내고 조 앨런이 위로 올라가는 장면.



그러나 슬로바키아는 결국 백파이브+4명의 미드진의 지역방어를 통한 공간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고, 웨일즈는 수비 이후 체계적인 전진보다는 걷어내기가 많아서 서로의 골문을 제대로 노린 횟수가 적은채로 전반을 마감합니다.


상대를 끌어 올려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슬로바키아


슬로바키아는 전반전 중앙에서 강력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전진을 방해하고, 그 후 차분히 점유하면서 상대 진영에 많은 숫자를 두고 공격했지만 유효슈팅이 함식의 전반 초반 슛 밖에 없는 등 그닥 실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 원인은 웨일즈의 백파이브와 미드진을 통한 공간 차단 수비 때문이었는데요.


후반전에는 아예 상대 진영에 있는 인원 수를 줄이고, 동시에 수비시에는 좀 더 낮은 위치에서 강하게 압박을 들어가면서 상대에게 점유율을 좀 내주는 대신 빠른 공격 전개를 통한 공간 창출을 노리게 됩니다.


양 팀의 교체 작전 1 - 슬로바키아


슬로바키아는 60분이 다가오자 최전방 공격수 두리스를 빼고 그 자리에 네메치를 투입, 또한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 흐로소프스키를 빼고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두다를 넣으면서 변화를 가져갑니다.


  61분 두다 동점골


두다가 교체 투입된지 2분만에 동점골을 넣으면서 슬로바키아의 교체 작전이 일단 성공했습니다. 


주로 마크를 받고 있던 쿠츠카, 함식이 아예 뒤로 빠져버리고, 측면에서는 윙포워드 마크가 돌진하는데 램지가 이를 제대로 막지를 못합니다. 덕분에 중앙에서 공간을 차단하고 있어야할 에드워즈가 측면으로 딸려나오고 두다(가운데 동그라미)가 완전히 아무 견제도 받지 않는 상태가 된 것이죠. 

전진해서 상대 진영에 자주 있었던 쿠츠카, 그리고 이래저래 상대의 에이스여서 마크를 받던 함식이 완전히 볼란치처럼 내려가버리면서 마크맨을 달고 공간을 만들어버렸고, 램지는 바보짓을 했고...;; 

상당히 효율적으로, 그리고 지능적으로 한 방에 동점골을 만드는 슬로바키아였습니다. 


골 이후에도 두다가 전형적인 홀딩이 없는 상대 미들라인과 최종 수비라인 사이 안팎을 계속 움직이면서 꾸준히 부담을 주고 동시에 측면에서 윙들이 간결하고 빠르게 전진하면서 웨일즈 수비가 혼란에 빠지는 장면이 간간히 나옵니다.



(후반전 슬로바키아의 대형. 8번이 두다) 확실히 4-2-3-1과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양 팀 교체 작전 2 - 웨일즈


위기에 빠진 웨일즈는 68분, 그리고 70분에 연이어 교체를 실시합니다.: 에드워즈->조 래들리/조나단 윌리엄스->할 롭슨-카누


조 래들리의 투입으로 인해 조 앨런이 좀 더 위에서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전반전에는 부분적으로 위로 올라가서 역습을 지휘하는 모습이 보였다면, 이제부터는 아예 올라가서 상대 진영에서 영향력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롭슨-카누의 투입으로 인해 베일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원톱으로서의 움직임이 아닌 본래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부터가 웨일즈 본래 베스트 11이 가동된 순간입니다.


(교체 후 베일이 측면에서 드리블 질주를 한 첫 장면. 공 잡고 드리블 질주 중인 선수가 베일)



베스트 11이 가동되면서부터 역습에 좀 더 체계가 보이게 됩니다.

롭슨-카누 쪽으로 한방에 주면서 롭슨-카누의 피지컬로 버티는 모습이라든가 베일의 드리블을 활용한다든가 하는 것들이 서서히 웨일즈 쪽에 만족스럽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조 앨런은 더욱 더 사령관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81분 롭슨-카누 결승골


서서히 공격력이 좀 좋아지던 웨일즈가 기어이 골까지 만들어냅니다.


조 래들리가 후방에서 램지를 발견하고 한 방에 패스 -> 베일이 끌어낸 미드필더로 인해 공간 발생 -> 램지가 넘어질뻔하다가 막판에 간신히 패스 -> 롭슨-카누 빗맞고 골!


개인적으로는 슬로바키아에서 전문적 수비형 미드필더가 빠진 것이 동점골에 좋은 효과를 주었지만 이번 결승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도 생각이 들면서, 

램지는 경기 내내 못하다가 이 골에 어시스트를 하면서 스탯을 쌓았다는 생각도 들면서,

롭슨-카누의 골도 운이 나름 좋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지만...

골은 골입니다 ㅋㅋ


무엇보다도 교체를 통해서 경기 내용이 이렇게 또 바뀐 것을 보면 양팀 감독 모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특히나 영연방 팀 중에서 이렇게 교체를 통해 빠르게 경기 내용이 싹 바뀌는 팀이 국대고 클럽이고 얼마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웨일즈가 이렇게 해내는 것을 보면 확실히 웨일즈의 조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역으로, 웨일즈의 베스트 11 의존도가 얼마나 클 수 밖에 없는가도 느껴집니다...ㅋㅋ


슬로바키아 마지막 교체 


슬로바키아는 왼쪽 윙 바이스를 빼고, 아예 중앙에 10번 스토흐를 집어넣고 중원을 완전히 장악한 뒤 측면 크로스를 노립니다.


85분에 그렇게 해서 골대를 때리는 안타까운 장면이 나오게 되었죠.


그러나 웨일즈가 두드려 맞지만은 않고 라인을 상대가 가득 올린 틈을 타서 베일에게 한 번에 전달되는 패스를 통해 2번의 역습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램지의 이상한 짓으로 한 번 실패, 베일의 정면 슛으로 다시 실패.



그렇게 웨일즈는 역사상 처음으로 진출한 유로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두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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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학교가 부활절 휴가 기간이라 영국에 와 있습니다.

때마침 이 기간에 카디프에서 A매치가 있어서 한달전에 표를 예매했는데 드디어 보러 왔습니다.

김보경 선수의 전 홈 구장인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입니다.

하필이면 경기날 비가...-_-;;


경기장에 들어가서 자리를 보니 자리마다 이런게 묶여져 있었습니다.

접어서 마치 우리가 부채 가느다란 부분으로 손바닥에 치면 소리가 나듯이 똑같이 가느다란 부분을 손바닥에 쳐서 응원하는 도구입니다.

경기 1시간 반 전 경기장 모습.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지붕이 하필이면 제가 앉은 곳까지 커버해주질 않아서 경기 내내 비를 맞았습니다 --;



워밍업 시작-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선발 수비수 4명만 따로 부릅니다.

위 사진처럼 짧은 패스에 대한 대응도 해보고


이렇게 상대 공격수에게 롱볼이 들어갔을때를 가정한 훈련도 합니다.

수비수만 이렇게 따로 불러서 훈련하는게 신기하더군요


<전반전>

웨일즈는 처음에 442 형태로 시작했습니다.

중앙 미드진에는 조 레들리-데이비드 본 2명을 배치하면서, 데이비드 본이 볼 순환을 맡고 레들리는 볼을 잡기보다는 박투박처럼 움직이면서 공격시 전방 가담, 침투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공격진의 경우 베일, 램지, 롭슨-카누 모두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양 윙은 실험을 했는데, 왼쪽윙에는 코터릴, 오른윙에는 조지 윌리엄스를 선발로 세우면서 잘 나오지 않던 선수들에 대한 테스트가 있었고, 투톱에는 샘 보크스-톰 로렌스가 가동되었는데, 주로 샘 보크스는 전방에서 골게터의 역할을, 톰 로렌스는 자주 아래로 내려오며 세컨톱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북아일랜드 역시 442로 보였습니다. 

미드진은 약간 다이아몬드 형태가 아닌가도 싶었습니다.

맥네어와 캐스카트가 번갈아가며 백포라인 보호를 하고 스티븐 데이비스는 중앙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하면서 중심을 잡아주는 그런형태였습니다.


웨일즈의 주 빌드업 루트는 주로 오른쪽 측면이었습니다.

오른윙 G. 윌리엄스가 넓은 위치에 서면서 데이비드 본이나 수비진, 키퍼로부터 오는 볼을 받아서 전진하는 그런 형태의 공격 작업이 상당히 많이 보였습니다.

점유는 웨일즈가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해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오른윙을 활용한 루트가 너무 자주 활용되면서 좀 빌드업이 단순하게 갔다는 것이라고 보였고, 거기에 북아일랜드의 미드진이 레들리-본의 2미들에 대해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전방에 닿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북아일랜드의 경우는 키 큰 두명의 투톱을 향한 다이렉트 패스가 주를 이루었고, 전반전에는 점유를 조금 힘들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후반전>

웨일즈가 점유를 많이 하고 있었지만, 후반전 들어 2미들의 백포라인 보호가 조금씩 헐거워지는 느낌이었고, 또 북아일랜드도 스티븐 데이비스 등의 중원을 활용해가면서 결국 후반전에 북아일랜드가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62분경에 공격수 톰 로렌스를 빼고 2선 전부 소화 가능한 조나단 윌리엄스가 들어갑니다.

그 이후 후반 시작과 함께 레들리 대신 교체로 투입되었던 크로프츠가 중원에서 볼을 간수하는 시간을 늘려주고, 바로 2미들 위에서 조나단 윌리엄스가 드리블과 스루패스를 통해 꾸준히 북아일랜드 수비진에게 위협을 가했습니다. 

이 시점부터 측면도 측면이지만 중앙을 활용한 빌드업도 상당히 늘어납니다.

그렇게 꾸준히 밀어붙이던 웨일즈는 결국 89분에 크로프츠의 스루패스를 받은 공격수 쳐치가 북아일랜드 수비진으로부터 pk를 얻어냅니다.


이렇게 페널티로 동점골을 넣고 경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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