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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즈 3 - 1 벨기에

득점: (웨) 에쉴리 윌리엄스, 할 롭슨-카누, 샘 보크스/(벨) 나잉골란


제가 1년 전에 웨일즈의 팬이 되게 해주었던 상대인 벨기에를, 드디어 유로 본선 단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수단 이름만 보면 최근 전적은 벨기에가 매우 우세했을 것 같지만

실제 전적은 지난 4경기 1승 2무 1패로 그야말로 백중세였습니다.

이 두 팀의 최근 인연은 아주 질겨서 2014 월드컵 예선, 2016 유로 예선 모두 마주쳤는데,

크리스 콜먼 감독 부임 초기 웨일즈 홈에서 만났던 경기에서는 벨기에가 2-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웨일즈에게 4연패를 안겼고 크리스 콜먼 감독이 5연패까지 떨어지면서 사임을 고려하게 만들었지만 이후 벨기에 홈에서 이뤄졌던 2014 월드컵 예선 막판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난 바 있습니다.

한편 유로 예선에서 두 팀은 다시 만났고, 첫 만남 벨기에 홈 경기는 0-0 무승부를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카디프에서 열린 경기는 그야말로 웨일즈에게 유로 첫 본선행에 청신호를 켜지게 했는데, 나잉골란의 세트피스 과정에서의 실수로 인해 베일이 골을 넣었고 웨일즈는 정말 끈끈한 수비 조직력으로 벨기에의 공세를 버티며 1-0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참고로 웨일즈 당시 수비진은 정확히 1군은 아니었는데, 중앙 수비수 자리에 벤 데이비스가 빠지고 크리스 군터가 들어갔고, 대신 윙백에 리차즈가 들어갔었습니다.)


그리고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두 팀이 다시 만났습니다.


양 팀 선발 라인업


웨일즈(523): 헤네시; 닐 테일러, 벤 데이비스, 에쉴리 윌리엄스, 제임스 체스터, 크리스 군터; 조 래들리, 조 앨런; 아론 램지, 할 롭슨-카누, 가레스 베일

벨기에(4231): 쿠르트와; 조르당 루카쿠, 데나이어, 알더바이럴트, 뫼니에; 나잉골란, 악셀 비첼; 에당 아자르, 데브라이너, 야닉 카라스코; 로멜루 루카쿠



매치포인트

#웨일즈: again 1-0: 그 날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다시 보여준다면...

#벨기에: 풀백들의 공수 지원 타이밍



전반 초반 웨일즈의 잦은 볼 소유권 상실과 빠른 템포의 벨기에 공격


웨일즈는 전반 초반에 생각보다 후방에서 꽤 점유율을 가져가긴 했습니다만, 중원에서의 패스 미스라든가 전방 할 롭슨-카누의 볼 소유권 상실 이후에 벨기에에게 몇 차례 위협적인 역습을 내주었습니다. 특히 조 앨런의 실망스런 패스도 2~3차례 나왔었고 저는 조 앨런이 웨일즈 빌드업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경기 좀 힘들겠다 싶기도 했었죠.


벨기에는 나잉골란-비첼의 과도한 전진을 자제하면서 웨일즈의 역습으로 부터 수비진을 보호함과 동시에 전방의 4명, 특히 아자르, 데브라이너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진하곤 했습니다. 


전반 6분에 있었던 빠른 역습 찬스 이후 웨일즈 선수들이 걸레 수비로 막아낸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벨기에의 전반 초반 좋은 공격루트를 보여줌과 동시에 웨일즈의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줍니다.



전반 13분 나잉골란의 선제골도 웨일즈가 어이없게 볼을 내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조 앨런이 가운데서 패스를 상대 선수에게 주면서 벨기에가 빠르게 올라왔고, 측면에서 가볍게 공을 돌리는 과정에서 내려가있던 웨일즈의 수비 블록은 나잉골란의 중거리 슛을 막지 못했습니다.



선제골 이후의 상황 - 웨일즈의 편안한 점유: 벨기에의 공간 압박


선제골 이후에는 웨일즈가 더욱 더 점유율을 높이고 역습이 아닌 지공 상황이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이는 벨기에가 수비시에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공간을 차단하는 형태의 수비를 했기 때문인데,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바로 이전 경기 웨일즈 대 북아일랜드 경기에서 북아일랜드의 수비 자세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좋은 전략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벨기에의 의도는 웨일즈가 평소에 상대에게 점유율을 내주는 대신 아래 공간을 완전히 차단하는 형태의 수비를 통해 상대를 답답하게 하기 때문에 자신들 진영으로 상대를 끌어들여서 역습을 통해 공격을 풀어보겠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특히 유로 예선에서 2차례나 같은 방식으로 당했기 때문에...

그래서 442 진영을 바탕으로 선수 개개인을 압박하기 보다는 공간을 차단하는 형태의 수비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웨일즈가 생각보다 점유를 잘했어요. 지공도 나쁘지 않다는 걸 보여주었죠.


특히나 선수 개개인에 대한 압박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램지, 앨런이 오히려 북아일랜드 상대할때보다 더 편하게 공을 잡았고 또한 후방에서 측면 윙백으로 넓게 공격을 진행하는 것도 수월했습니다.

또한 램지-앨런-래들리는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3미들 형태가 1-2, 2-1 형태를 계속 왔다갔다했고 그 속에 속해있는 선수의 위치도 꾸준히 바뀌었습니다. 


바로 전 경기 북아일랜드는 선수 개개인을 중심으로 타이트하게 압박을 하면서 웨일즈의 공격루트를 완전히 파괴시켰었는데 이와는 상반된 형태를 보이면서 벨기에는 오히려 선제골 이후에 점유율이 6:4까지 차이나기도 하고 슛도 더 내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측면을 찍어 누르지 못하면서 크리스 군터가 공수 양면에서 편하게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공격시에는 조르당 루카쿠가 그다지 많이 전진을 하지 않으면서, 혹은 전진을 해도 아자르가 그다지 패스를 주지 않으면서 굳이 웨일즈 오른쪽 수비진이 아자르와 조르당 루카쿠 조합 자체를 크게 신경쓰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그나마 오른쪽 라인 뫼니에-카라스코 라인은 스피드를 통해 돌파한 뒤 크로스를 활용하는 모습은 있었지만 크로스의 질이 아쉬웠습니다) 수비시에는 너무나도 쉽게 일대일 돌파를 내주면서 군터 뿐만 아니라 램지 등의 선수들이 측면을 노렸죠. 


벨기에가 오랜만에 전문 풀백이 양 측 다 나섰던 것은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본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인 선수에 비해서 공격 지원해줄 타이밍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했고, 백 스리가 잘못 가동될때 최대 문제인 측면 수비 문제가 더 부각될 수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베르통언이 아웃되었다고 했을때 오히려 이것이 벨기에에게 좋은 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도가 될 수 있다고 느낀 것은 양 풀백이 모두 국가대표 경험이 상당히 적은 선수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조르당 루카쿠는 같은 포지션에 나섰던 베르통언에 비하면 아주 꼬꼬마 수준의 경력이기 때문에 구멍이 될 수 있다고도 느꼈죠. 


결과적으로는 그냥 도도 아니고 back도가 되었습니다만...



동점골 코너킥 상황 역시 벨기에 기준 왼쪽 측면에서 발생했습니다.

일단 백포라인 자체의 정비도 문제였고, 롭슨-카누의 일대일 돌파가 이루어지면서 그 이후에 코너킥이 발생했었죠.

(롭슨-카누가 본래 윙어인 점을 감안하면 또 크리스 콜먼 감독의 선발 라인업이 성공한 셈입니다. 샘 보크스는 전통적인 9번으로서 좀 더 가운데에서 정적인 느낌이 강하죠.)



웨일즈의 세트피스 공격 대비


웨일즈가 아주 세심하게 경기를 잘 준비했다는 것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드러났습니다.

특히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반복된 패턴이 보였는데, 벨기에가 지속적으로 이를 놓쳤습니다.


동점골 상황입니다. 

조 래들리, 베일, 에쉴리 윌리엄스, 제임스 체스터가 서로 한데 뭉쳐있다가 흩어지는 패턴이 이 코너킥 외에도 계속 반복됩니다.


결론은 무엇인가? 에쉴리 윌리엄스가 굉장히 프리해집니다. 



55분 할 롭슨-카누 역전골: 팀 단위의 볼 공유가 미숙한 수비라인을 파괴하다


벨기에는 후반 시작과 함께 카라스코를 빼고 펠라이니를 넣었고, 카라스코 자리에 데브라이너가, 그리고 본래 데브라이너 자리에 나잉골란이 들어가면서 상대 진영에서의 압박을 강화합니다. 

후반 초반부터 벨기에는 노골적으로 루카쿠의 머리를 노리기 시작함과 동시에 아자르나 데 브라이너의 개인능력에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상황에서 압박을 잘하다가도 한순간이라도 라인을 올린채 압박을 하지 않는 것은 항상 무시무시한 책임이 따릅니다.


역전골 상황을 보면, 라인은 올렸는데 전혀 베일에 대한 압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는 벨기에에게 상당히 치명타를 안겼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은 정말 간결하고, 또한 전방에 있는 선수들이 이 공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서로 '공유'하면서 공격이 이루어졌습니다.


베일은 대단히 애매하게 올라와 있던 데나이어, 루카쿠의 뒷공간을 노린 패스를 주었고, 램지는 이를 알아채고 그 뒷공간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동시에 롭슨-카누는 다음 상황을 대비해서 램지와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죠. 그 뿐만 아니라 램지가 집중 마크를 당하지 않도록 크리스 군터가 측면을 밟고 달려갑니다. 

팀 동료 간의 텔레파시가 통한 셈이었죠.


그리고 마무리는 매우매우매우 아름다운 크루이프턴으로 롭슨-카누가 마무리합니다.


로비 새비지(BBC 해설 중에 턴 장면을 보며): "See you later Menuier, See you later Denayer, See you later Fellaini"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웨일즈의 공통점?


토크스포츠, 유에파 등에서 일하고 계신 롭 달리 기자가 경기 직후 이런 트윗을 남겼습니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웨일즈: 명확한 플랜을 가진 팀, 자기들의 역할을 알고 있는 선수들, 그리고 (서로 간의) 신뢰. 완벽히 뛰어나다"


이번 유로 2016에서는 지난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국가대표팀이 클럽팀에 비해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인 조직력이라는 문제를 넘어선 팀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는 강팀들이라 볼 수 있는 팀들을 상대로 엄청난 조직력을 보이면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아이슬란드와 웨일즈 역시 이러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변을 일으켰으며,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롭 달리 기자가 말한대로 이러한 팀들의 특징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아주 명확한 경기 전개 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웨일즈 모두 자기만의 방식대로 수비를 견고히 해왔습니다.

아이슬란드는 442포진을 바탕으로 윙어들의 엄청난 활동량과 중앙 미드필더진의 역할 분배(1차 압박 길피 시구르드손, 백포라인 바로 앞 공간 방어 군나르손)를 통한 공간 위주의 방어. 이탈리아는 352 포진을 바탕으로 전문 홀딩 미드필더(데로시 or 모따)가 백포라인을 보호하고 양 옆의 미드필더, 윙백의 활동량, 커버 등을 바탕으로한, 그러면서도 유벤투스 백스리+키퍼를 그대로 옮겨놓은 매우 조직적인 수비. 웨일즈는 343(혹은 523)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공간 위주의 압박. 


공격 방식 역시 누가 어떤 역할을 맡는가에 있어서 매우 명확했습니다. 웨일즈의 경우만 보면, 그동안 리뷰에서 꾸준히 작성해왔듯이 앨런이 후방에서 조율, 램지가 공간을 찾아다니면서 패스 길이 되어주는 동시에 창의적인 패스로 슈팅 기회 창출, 크리스 군터가 측면을 넓게 활용하는 데 있어서 조력자적인 역할 등등. 

그리고 이러한 역할을 맡는데 있어서 선수들이 모두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곤했죠. 


웨일즈는 특히 그런 조직력을 조별리그 3차전 러시아전에서 아주 완성도 높게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16강 스페인전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 팀들의 선수진을 보면 우리가 알만한 선수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벨기에나 스페인처럼 선발 라인업을 봤을때 다 알만한 선수가 있는 것은 또 아니죠. 이 팀들의 선수들은 팀으로써 움직이면서 동시에 슈퍼스타 역할을 해줄 유명한 선수들은 팀의 조직력이 좋으면 그 팀의 톱니바퀴 역할을 잘 해내면서 막 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위기 상황이 오면 해결사가 되곤 했죠(특히 베일의 프리킥, 이탈리아의 경우는 슈퍼스타까진 아니지만 에데르가 간간히 해결사적인 면모) 



감독들의 전술, 용병술도 아주 좋습니다. 콘테감독은 말할 것도 없고(다만 가끔씩 인시녜 좀 쓰라는 비판도 받고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완벽합니다.) 크리스 콜먼 감독은 부임 초기 5연패 시절을 거치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수비적으로 안정된 팀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이번 대회에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잘 투입하면서(ex. 슬로바키아전) 승리를 이끌어내거나 지켜낸 바가 있죠.(물론 잉글랜드전은 좀 아쉽습니다만) 아이슬란드의 경우 스웨덴 출신의 라예르베크 감독과 아이슬란드 출신의 할그림손 감독의 공동 감독 체제의 시너지가 아주 좋습니다. 



이 3팀이 어디까지 이번 유로에서 진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슬란드와 웨일즈는 2018 월드컵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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