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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FA컵 4강 1차전 화성FC v 수원삼성 - 화성은 어떻게 수원을 상대로 전술적인 우위를 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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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K리그1 4R 수원 v 인천 - 또 다시 빅버드
  4. 2015.03.08
    K리그 matchday 1 수원 v 포항 리뷰

화성이 수원을 상대로 철저히 전술 플랜대로 움직이며 1차전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비록 전반전 부상으로 인해 교체 카드를 두 장이나 써야했지만 기존에 설정해놓은 전술 플랜을 경기 끝까지 집중력 있게 잘 수행했습니다. 화성과 수원의 경기 내용은 하부리그와 최상위리그 간의 경기 내용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기대 득점(xG)을 만약에 계산해본다면 두 팀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을 정도였죠.

화성의 수비 플랜은 4-4-2 다이아몬드 형태를 들고 나온 수원의 측면 전진을 사전에 차단시켜 버리면서 최종 수비진이 수비를 편하게 하게끔 해주었습니다. 또한 공격 컨셉은 무리하게 중원 싸움을 걸기보다는 다이렉트로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전반전 이러한 공격 컨셉은 수원의 최종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게끔 해주었고 지속적으로 수비진을 불편하게 하면서 선제골을 만들게 해주었죠.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화성이 전반전에 수원을 공수 양면에서 괴롭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최성근을 묶고 측면 전진을 협력 수비로 사전에 차단한 화성의 수비 플랜

화성은 1차적으로 수원이 볼을 측면으로 보내도록 유도했습니다. 포메이션 상으로는 3-4-3으로 나섰던 화성입니다만 수원의 기초 빌드업 과정에선 약간 독특한 형태로 바뀌게 되죠. 최전방의 유병수가 상대 백포라인의 중앙 수비수 둘을 계속 체크하고 바로 아래에선 문준호-박승렬-전보훈이 간격을 좁게 서면서 공간과 선수에 대한 압박을 번갈아 가면서 시행했습니다. 특히 박승렬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박승렬은 공간보다도 수원의 최성근을 전담해서 수비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화성의 1차 수비: 최성근을 전담 마크하는 박승렬, 그리고 좁게 서서 수비 대형을 갖춘 문준호-박승렬-전보훈



원 볼란테로 나선 최성근이 묶이고 나머지 2명이 공간과 선수를 적절히 잘 압박했기 때문에 수원이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중앙 지역으로 전개하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패스는 측면 풀백에게 전달되었죠. 그러나 여기엔 화성의 노림수가 있었는데 측면 풀백에게 공이 가는 순간 바로 화성의 윙백이 높은 지역까지 올라가서 수원의 풀백을 압박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미 간격이 촘촘하게 서 있던 3명의 1차 압박 라인이 측면에 협력 수비를 나가주었죠. 그 결과로 수원의 풀백들은 깊은 지역으로 거의 전진을 하지 못했습니다.

화성의 측면 압박: 윙백이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상대 풀백 전진 견제




화성의 다이렉트 공격, 상대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공격하라

일단 화성은 볼을 전진시키는 데에 있어서 단순함을 선택했습니다. 굳이 중원이 볼을 오래 소유하기보다는 후방에서 수차례 최전방으로 다이렉트로 건네주었죠. 다이렉트로 최전방에 볼이 전달되면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공격이 전개 되었습니다. 과거 장외룡 감독이 추구하던 빠른 공격 개념을 그대로 선수 시절 제자였던 김학철 감독이 물려받은 느낌이었죠.

이 과정에서 화성이 잘했던 것은 세컨볼 차지 그리고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는 것입니다. 후방에서 다이렉트로 전방에 볼을 보내면 볼을 받는 선수 주위에 적절한 위치에 동료 선수가 지원을 가 주면서 세컨볼을 따냈죠. 그 이후에는 전보훈이 횡적으로 넓게 움직이면서 새로운 패스 길을 만들어주고 박승렬이 빠르게 전진해주면서 수적으로 부족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죠. 그러고 나면 2차로 활동량 좋은 윙백들이 올라와 주고 유병수와 함께 상대 수비라인이 내려가도록 팀 공격에 '깊이'를 제공해줍니다. 당연히 윙백은 '너비'까지 제공해주게 되죠. 그렇게 수원의 미들라인과 수비라인이 벌어지면 전반전 볼의 대다수 목적지는 왼쪽 측면에 넓게 퍼져있던 문준호였습니다. 문준호는 왼쪽 측면에서 손쉽게 신세계와 1v1 장면을 맞이할 수 있었고 슛을 하든 전진호는 윙백에게 패스를 하든 전방을 향한 유의미한 장면을 이끌어냈죠.

화성의 다이렉트 플레이: 전방을 향한 롱볼을 활용하면서 볼이 떨어지는 주위에 적절한 위치 선정. 또한 중앙 미드필더 박승렬의 상대 수비 바로 앞 지역으로의 전진 지원, 윙백들의 전진 확인.
공격수와 윙백의 '깊이' 확보 및 이를 통한 문준호의 활용



화성의 선제골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습니다. 측면에서 문준호가 신세계를 향해 드리블을 치며 수비라인을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고 이후 전보훈이 빠르게 다가와주면서 지원해주었죠. 원투패스 이후 선제골을 만들어냈습니다.

화성 문준호 선제골: 문준호의 드리블로 내려간 수원 수비라인, 그리고 전보훈의 수비 바로 앞에서 지원을 통한 공간창출.




전반전 파이널 서드에서 부족했던 수원의 '너비'

수원은 4-4-2 다이아몬드 형태를 통해 중앙 지역을 활성화시켜 밀집수비를 공략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기초빌드업 과정부터 전술적으로 압도 당했고 파이널서드에서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한 상황들이 나왔죠.

무엇보다도 과도하게 중앙 지향적인 파이널서드에서의 공격 형태는 화성의 최종수비진에게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파이널서드까지 수원의 풀백들이 제대로 전진하지 못하면서 화성의 5명 수비 라인은 굳이 넓게 퍼질 필요없이 촘촘히 라인을 구축시킬 수 있었죠. 수원은 공격과정에서 상대의 윙백을 괴롭히지 못한 것입니다. 전반 아주 초반의 컷백 찬스를 빼면 풀백들이 파이널서드 지역에서 뭘 만들지를 못했습니다. 또은 데얀, 타가트는 금방 수비의 견제를 받았으며 안토니스, 김종우는 슛까지 이어지는 키패스를 쉽게 만들지 못했죠.


후반전 3-5-2로 변화한 수원

후반 시작과 함께 수원은 데얀, 안토니스를 빼고 염기훈, 한의권을 투입했고 홍철을 본 포지션인 윙백으로, 박형진을 중앙 수비로 보내며 3-5-2로 포메이션을 바꾸었습니다.

일단 전술 시스템 변화로 인해 수원은 더 높은 지역에서 측면 공격수가 생겨났고 이로 인해 화성의 윙들이 수비 가담을 더 해주어야 했죠. 그 결과로 화성의 공격 국면에서 확실히 숫자가 전반전보다는 빠르게 늘기 어려웠습니다. 윙어들이나 미드진이나 더 낮은 지역부터 출발해야했기 때문이죠.

한의권의 투입으로 최종 수비라인의 하프스페이스 쪽 뒷공간을 노리는 공간패스의 비중이 늘면서 라인이 어쩔 수 없이 내려가기도 하고 그랬지만 시스템 변화의 효과는 그 정도가 끝이었습니다. 수원 공격 과정에서 볼 주위로 선수들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진 않았고 화성의 하프스페이스 보호가 탄탄했죠. 전반보다 볼 소유 시간은 늘었고 나름 박스 근처 접근도 늘었으나 최종 수비라인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진 못했습니다.

화성의 경우 일반적인 공격 장면은 많이 줄었으나 전환 과정은 지속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후반들어 공격 참여를 위한 선수들의 전진이 빠르지는 못했고 그래서 수비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힘들어했죠. 후반 초중반 이후로 전보훈과 문준호 위치를 바꿔주면서 문준호가 수원의 왼쪽라인에 대한 협력 수비를 하게 하고 키가 큰 편인 전보훈이 더 전진하면서 롱볼을 받아주는 또 하나의 옵션으로서 기능했습니다.
후반 23분 쯤 박준태의 투입 이후엔 중앙 미드진이 수비 가담을 늘려주고 공격은 전보훈, 유병수, 박준태 위주의 공수전환을 자주 활용하면서 수원 수비에 위협을 가했습니다.

수원이 결국 후반에 본인들의 시스템으로 돌아갔고 화성도 나름의 대처를 해냈다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수원이 백스리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2차전인데 과연 이번 후반전에서 어떤식으로 발전된 모습이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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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0 - 1 인천

득점: (수원) - /(인천) 김호남

 

양 팀 선발 라인업

수원(3-4-1-2): 노동건; 양상민, 민상기, 구자룡; 박형진, 최성근, 김종우, 구대영; 유주안; 한의권, 타가트

인천(4-4-2): 정산; 김진야, 여성해, 이재성, 곽해성; 명준재, 장윤호, 마하지, 김호남; 케힌데, 무고사

 

 

10년만의 승리. 인천의 빅버드 잔혹사는 김호남의 환상적인 골로 10년만에 사이클을 끊었습니다. 수원도 팀의 최근 상황이 좋지 못했고 인천 역시 새 선수들의 호흡히 완벽하지는 않으면서 상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던 상황에서 마주쳤고 결국 인천이 조금 더 우위를 갖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수원은 새로운 영입생인 안토니스가 계속 부상으로 빠지는 상황이고 홍철이 명단에서 제외, 또한 송진규가 벤치로 가고 유주안이 선발로 나오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천은 지난 경기에서 문창진 자리에 명준재가 들어가는 변화만 있었을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수원의 라인업 변화폭이 컸던 것이 그나마 올 시즌 좋았던 경기들에서 보여줬던 빌드업이나 페네트레이션 과정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하게 된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초반 인천을 위협했던 수원의 삼각 공격 라인

 

전반 초반은 꽤 수원의 흐름으로 돌아갔습니다. 평소에도 자주 활용하던 왼쪽 위주의 공격이 인천 수비진을 충분히 흐트려놓았고 이는 인천보다 많은 박스 내 접근 및 슛 횟수로 이어졌죠. 유주안-타가트-한의권 세 명의 공격수들이 계속 삼각대형을 이루면서 인천 수비수들이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효과적인 공간 점유를 하지 못하게 막아냈습니다. 특히나 타가트가 계속 최전방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인천의 최종 수비수를 계속 낮은 위치로 끌어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성해-이재성 라인이 벌어지게 되면 곽해성이 이재성 쪽까지 신경을 써주어야 했기에 수적 열세에 빠지게 되는 것이었죠. 그렇게 해서 전반 초반 수원은 계속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통해 박스 안으로 잘 접근했습니다. 

 

삼각형을 이루는 수원 공격진. 그 과정에서 타가트의 움직임은 중앙 수비 간격을 벌려놓았고 이는 수원의 효과적인 하프스페이스 활용으로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왼쪽 위주의 공격

 

아무리 한쪽 측면이 강하다 한들 계속 한 방향으로만 치우쳐서 공격을 한다면 약팀이라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양 측면이 밸런스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죠. 2014-15 시즌이었나요? 첼시가 비록 우승을 하긴 했지만 아자르를 위시로 하여 상당히 강했던 왼쪽에 비해 판단력이 그다지 좋지 못한 오른쪽 측면 공격 자원으로 인해 상당히 강력했던 전반기에 비해 매우 실리적으로 갔던 후반기가 있었죠. 그만큼 양 측면이 밸런스를 이루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홍철이 빠졌지만 이 경기에서도 수원은 초반 왼쪽 측면 활용이 나름 잘 이루어졌고 실제로도 위협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지속되면서 점차 위력이 약해지기 시작했죠. 이는 오른쪽 측면 활용이 너무 좋지 못했고 그 결과 인천 수비진들이 수원의 왼쪽에 점차 협력수비 수를 늘려갔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측면에 일단 퀄리티 있는 선수들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그렇다면 수적인 싸움에서 지지 않아야 하는데 전혀 수적인 싸움을 걸 생각조차 없어보였죠. 

중앙 수비와 풀백 사이 간격이 벌어졌지만 전혀 그 공간을 활용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수원

 

간신히 최성근을 오른쪽 측면으로 벌려서 2v2라도 유지하는 오른쪽 라인.

드디어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패스가 들어가기 시작한 인천

 

여름 이적 시장 전까지 인천의 가장 큰 문제는 중원이었죠. 중원 자원들 중 그 누구도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패스를 제대로 해낼 줄 아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횡적 전환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죠. 빠르게 공격을 나가야하는데 패스를 제대로 못하니 공이 다시 뒤로 돕니다. 횡적 전환 한 번 하려면 항상 최종 라인을 거쳐야 했죠. 그러나 마하지, 장윤호의 가세로 드디어 중원에서 라인 사이로 넣어주는 패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수원전에서 라인 사이로 패스가 자주 잘 들어갔고, 비록 직접적인 공격으로 많이 이어진 것은 아니어도 상대가 수비 라인을 한 번 내리게끔 만들어서 중앙에서 미드진들이 공을 잡을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주었죠. 이는 더 높은 지역에서 효과적인 볼 관리와 횡적 전환이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측면 공격까지도 훨씬 보기 좋아졌죠. 

 

물론 미드진의 퀄리티 향상만이 빠른 공격에 책임을 진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꾸준히 상대 수비 라인 사이 공간에 공격수들이 위치해주면서 패스를 받기에 좋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반대로 수원 미들라인은 간격 조정에 문제가 있어보였죠. 최성근-김종우 라인 사이사이로 계속 공격수들이 볼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나왔습니다. 

중원에서 볼을 잡을 경우 계속해서 공격진들이 라인 사이에 위치하며 볼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중원에서 라인 사이를 계속 활용해주니 상대 미들라인이 한 번 내려가고, 덕분에 다시 볼이 내려가도 미드진들이 공을 잡을 공간과 시간이 더 확보된 상황
중원에서 라인을 무너뜨리는 패스가 나오면서 횡적 전환이 더 쉽게 이어지는 장면.

여기에 더해서 지난 두 경기에 비해 케힌데-무고사 투톱의 역할이 조금 더 확실해진 것이 볼 전진에 크게 기여해주었습니다. 지난 두 경기에서는 두 선수가 모두 전방에 한꺼번에 뛰어들어가면서 볼 순환이 쉽지 않은 상황도 있었고, 무고사가 라인 사이에서 갖는 역할이 무엇인가 상당히 애매한 장면들이 많으면서 측면 공격까지도 죽는 상황이 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무고사가 더욱 확실히 상대 수비 라인 사이에서 중원의 볼을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맡아주었고 더욱 폭넓게 움직이면서 패스 루트를 잘 만들어주었습니다. 이것이 이번 경기 인천의 공격이 더 보기 좋아진 핵심적인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고사의 빈번한 빌드업 과정 참여가 공격 템포를 살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4231로의 변화를 가져간 수원, 인천의 대응

 

김호남의 선제골 이후 후반 10분 즈음 수원은 박형진을 빼고 바그닝요를 투입하면서 4-2-3-1로 변화했습니다. 이 변화는 백스리 시스템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측면 활용면에서 조금은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변화였죠. 시스템 변화 후 10~15분 정도는 확실히 위협적이었습니다. 인천의 수비진은 측면으로 쉽게 찢어졌고 또 다시 중앙 수비수와 풀백 간 간격이 벌어지면서 박스 안으로 또 수원 공격수들이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이재성-여성해, 그리고 정산이 버텨주긴 했지만 선제골과 함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었습니다.

4231 시스템 변화로 인해 벌어지는 풀백-중앙 수비수 사이. 이를 활용한 데얀의 침투.

하지만 몇 차례 위기를 겪은 인천은 후반 중반부터 점차 상대의 시스템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최대한 이재성과 여성해가 높은 위치에서부터 데얀과 타가트를 견제했죠. 이전까지는 상대 공격수에 대해 높은 위치에서 조금은 물러서는 모습이었지만 후반 중반부터는 강력하고 거칠게 달라붙어서 공을 못잡게끔 만들었습니다. 또한 상대가 지공을 펼치는 상황에서는 중앙 수비진들이 더 바깥쪽으로 위치를 당겨서 수비하면서 하프스페이스를 미리 점유했습니다. 상대 윙들의 위력이 많이 떨어졌기에 펼칠 수 있던 전술들이었죠. 

 

결국 후반 막판부터는 수원의 빌드업에서 수차례 실수들이 있었고, 양상민의 경고 누적 퇴장을 포함한 많은 파울들을 저지르면서 조급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대로 인천 선수들은 거칠게 가는듯하면서도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경기 운영 면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인천이 10년만에 빅버드 징크스를 깨게 되었습니다.

 

 

빅버드에서 카니발이라니..ㅠㅠㅠ (*경기장 울타리 안에서만 실시했습니다.)
and

수원 3 - 1 인천
득점: (수원) 염기훈(pk), 타가트(x2)/(인천) 김정호

양 팀 선발 라인업
수원(4-2-3-1): 노동건; 홍철, 조성진, 구자룡, 신세계; 최성근, 김종우; 염기훈, 전세진, 한의권; 타가트
인천(4-3-3): 정산; 김진야, 부노자, 김정호, 김동민; 박세직, 양준아, 하마드; 허용준, 무고사, 김보섭

또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2009년 2-1 승리 이후 10년째 빅버드에서 이기지 못했습니다. 2005년 2-0 승리는 비상 영화에 등장이라도 하지 2009년 승리는 영상 하나 없는 수준...

A매치 기간동안 수원이 잘 정비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불안했는데 그대로 들어맞았네요. 반면 인천은 연습 친선 경기에서 안산을 상대로도 졌습니다. 심지어 그 날 진 중원을 그대로 들고 나왔으니 할 말이 없습니다. 아길라르는 당연하고 심지어 작년 최악으로 불렸던 고슬기조차 아무도 대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세직 하마드 라인이 아길라르의 창의성도, 고슬기의 전진성도 전혀 갖지 못하는데 이들의 기용 방식은 그들이 있을 때와 별반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신선한 라볼피아나, 그러나 실상은...

경기 초반에 양준아가 최종 수비라인에서 빌드업을 시작하는 걸 보고 그래도 좀 뭔가 달라졌다며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그 신선함은 상대의 허점을 노리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JTBC/양준아가 한 칸 내려서서 빌드업을 시작하면서 생긴 중원의 빈공간, 상대 2미들에 묶여버린 미드진)

화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양준아가 한 칸 내려와서 시작했을때 수원은 투톱 형태로 인천의 최종 라인의 기초 빌드업을 견제하고 442 지역 방어로 대형을 유지하면서도 김종우 최성근이 각각 박세직 하마드에 매우 가까이 붙어서 움직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 수비수들의 빌드업 능력을 고려했을때 3인 빌드업은 오히려 중원만 텅텅 비게 만들 뿐입니다. 양준아가 한 칸 내려온다 한들 중원에 받아줄 선수가 아무도 없으니 결국 볼은 측면으로 가게 되어 있죠. 이는 결국 후방에서의 롱볼 또는 측면 고립으로 이어집니다. 박세직이 좀 전 경기들과는 다르게 활발히 위 아래로 오가긴 했습니다만 4+2블록 사이에 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현재 인천에서 후방이 아닌 미드필드 지역에서 횡적 전환으로 블록을 흐트려놓을 미드진은 아무도 없습니다. 한석종은 군대 갔고 아길라르는 없거든요. 

만약에 중앙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창의성 있는 선수가 있었다면 2인 압박 상대로 3인 빌드업이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과거 오스마르가 존재하던 서울이 그랬었죠. 적어도 그런 창의적인 선수가 있다면 수적 우위로 발생된 넓은 공간을 활용하도록 3인 빌드업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은? 후방에서 창의적으로 전진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적어도 이번 경기에선 없었습니다. 게다가 미드진이 50m지역에서 묶인 상황으로 인해 풀백들이 높이 올라가려다가도 계속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고 상대의 압박으로 인해 측면이 고립되었습니다. 그게 아니면 롱볼이었죠. 애초에 3인 빌드업 자체가 풀백을 더 높은 지역에서 활용하려는 것인데 전혀 그 목적에 맞지 않는 빌드업을 보여주었습니다. 

(JTBC/3인빌드업으로 인해 빠른 횡적 전환도 풀백의 전진도 안 되는 모습. 하마드가 더 빨리 김정호를 도와 투톱 옆 공간으로 내려섰어야 하고, 그러지 못했기에 결국 풀백이 내려오면서 측면 고립)

지난 시즌과 달라진 인천의 미드진 구성을 고려하면 3인 빌드업보다는 4인 빌드업이 효과적이었다고 봅니다. 최종 수비수 두 명이 나란히 서고 그 위에 미드진 두 명이 최종 수비수의 대각선, 상대 투톱의 옆 공간에 위치했어야 합니다. 양준아는 부노자의 대각선 그러니까 상대 투톱의 가운데가 아닌 바깥쪽에 서고 김정호의 대각선으로는 하마드가 50m지점에서 마크를 달고 있다가 김정호 쪽으로 볼이 갈 경우 바로 한 칸 위에서 볼을 받을 준비를 하면 빌드업이 아직 힘든 김정호에게 도움이 되었을거라 봅니다. 특히 상대의 2미들이 박세직과 하마드를 따라다녔기 때문에 하마드가 한가운데에 위치하다가 내려온다면 뒤늦게 따라갈 것이고 자연스레 상대 측면 자원 역시 애매한 입장이 되기에 풀백들이 상대 최종 라인과 미들라인 사이 터치라인을 밟고 있었다면 좀 더 빠른 전진이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전반전 수비 문제: 김종우의 횡적 전환 견제 문제와 극복

전반전 선제골 전까지 김종우의 횡적 전환에 대한 견제가 거의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최종 수비진이 바로 위험에 노출되었고 라인이 금방 벌어졌습니다. 그 벌어진 공간을 전세진이 빈번히 활용했고 타가트는 공은 많이 잡진 못했어도 수비진을 흔드는 움직임을 가져갔습니다. 

(JTBC/김종우의 너무나도 자유로운 횡적 전환과 한방에 무너지는 인천의 라인 사이 간격)


덕분에 수원이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으나 선제골 이후 어수선한 틈을 타 동점이 되었죠. 

동점 후 인천의 수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김종우-최성근에 대해 라인을 올리면서 밀어붙였고 이들이 쉽게 몸을 전방으로 돌리지 못하게 했죠. 그런 덕분에 20분부터 전반 종료까지의 슛 횟수가 그 이전까지의 슛 횟수가 서로 정반대가 됩니다. 

(JTBC/인천이 나은 모습을 보여줬던 때 = 김종우 전방 압박이 제대로 들어간 시간)



후반전 수비 문제: 수원의 측면 위주 공격 전개 견제 실패, 투톱 상황에서 타가트 제어 실패

후반에 왜 수원이 계속 공을 잡을 수 있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일차적으로 수원이 전반과 달리 측면에 많은 숫자를 넣고 계속 움직였는데 인천은 이에 대해 전혀 대응하지 못했단 것이죠. 인천은 형태만 4141 지역방어였지 측면 전개시 허수아비가 되었습니다. 염기훈이 돌아들어가면서 홍철 돌파할 공간 만들거나 반대로 홍철의 전진을 통해 염기훈이 크로스를 올릴 상황을 만드는데 인천 측면 수비진은 가까이 붙어주질 않고 모든 패스 각을 내주었습니다. 홍철의 드리블 돌파가 두려운지 측면 뒷공간만 견제하는 자세를 취하고 정작 패스 크로스는 다 성공시켜 주었습니다. 물론 이차적으로는 인천의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시 선수들의 위치가 너무 멀었다는 점...

(JTBC/염기훈에게 패스하십시오하고 각도 내주고 공간도 다 내주는 수비 라인)


수원은 측면 위주 전개를 통해 본인들에게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왔고 결국 60분경 데얀 교체를 통해 투톱으로 전환시켜서 골을 노렸습니다. 그 결과로 타가트는 움직임만 신경쓰면 되었고 인천은 수비 하나당 한 명의 상대가 붙으면서 불편해졌죠. 전반부터 불안하던 타가트 견제는 결국 데얀 투입과 함께 터졌습니다. 

(JTBC/염기훈에게 크로스하십시오 하고 각 제대로 내준 수비진 모습과 김정호와 부노자 사이에서 상대를 속이는 훌륭한 움직임을 보여준 타가트)


그제서야 인천의 변화가 보였고 콩푸엉과 남준재 교체 이후 체력적으로 힘든 수원의 미드진을 어떻게든 공략해 나갔습니다. 콩푸엉은 아직 팀플레이에 완전히 녹아들진 않아보였어도 의외성으로 인해 수원 수비진이 조금 초반에 당황한 느낌이었죠. 그러나 80분 이후 조급함이 팀 전체에 퍼지며 서서히 무너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정빈이 들어왔으나 무언가를 보여주기엔 너무 늦었죠.  결국 타가트에게 쐐기골을 얻어맞고 다시금 빅버드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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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 수원 원정에서 힘겹게 승점 3점을 가져가며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몇 년만에 외국인 선수가 들어온 포항이었는데 일단 3명 중 라자르-모리츠가 선발로 나섰습니다. 아직 리그에 적응이 좀 더 필요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라자르는 타겟 플레이에서 얼마 되지 않는 기회에서 조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모리츠는 상대 진영을 전체적으로 뛰면서 플레이 메이킹을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템포가 조금 느려지는 경향이나 쉽게 소유권을 내주는 모습은 더욱 적응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한편, 수원은 황당한 베이징 원정 이후 치르는 경기라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쌓인 채로 경기를 했습니다. 


1)경고 받고 나서 약 2분만에 퇴장 당한자

전반 45분, 포항의 (같은!!! 다른 프리킥이 아닙니다!)프리킥 장면에서 오범석이 연속 2회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했습니다.

첫 번째 경고. 

오범석이 배슬기의 턱을 치면서 두 선수 모두 경고를 받았습니다. 배슬기에게 왜 경고를 주었는지 조금 의아합니다.

그리고 오범석이 다이렉트 퇴장을 받을 수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얼굴 가격은 위험한 장면입니다.


이제부턴 두 번째 경고 장면입니다. 근데 바로 직전에 발로 살짝 찬듯한 느낌도 있었어요.


여하튼 이렇게 유니폼을 잡아 당기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합니다.


2)양 팀의 수비 라인 변화



먼저 수원은 전반전에 상대 진영에서 공을 탈환해 빠르게 공격을 진행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압박 시작 위치가 비교적 높았습니다.

 

반면, 포항은 공격수들이 이렇게 처진 압박을 시행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론 수비시 442를 바탕으로 라인 사이 간격을 촘촘하게 가져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수원은 전반전 내내 이 간격 사이를 공략하기 어려워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후반전부터는 포항이 강하게 나섰습니다. 공격수들이 중앙 수비를 압박하고, 수비 라인 자체도 조금 높아진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수원은 한 명이 퇴장당해 불리했기에 전반전 포항처럼 라인을 내리고 촘촘히 간격을 가져갔습니다. 어느 정도는 수비적으로 괜찮긴 했습니다. 


3)포항 손준호

사실 전반전 동안은 그렇게 손준호 선수가 잘 보이진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공격시엔 모리츠의 전천후적인 움직임에 공을 잡을일이 별로 없었고 수비적으로는 조금 위 사진처럼 활약이 보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후반전부터는 포항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모리츠도 보다 더 라인 사이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손준호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터치를 가져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자료가 없으니 느낀점을 써야하는...ㅋㅋ) 그리고 상대의 압박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수원 최종 수비 라인 뒤로 뿌리는 롱패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실질적인 슛으로 연결되지 않긴 했습니다만, 좋은 패스였어요.


조금 더 전진해서 수원 수비 라인 사이에 있는 선수에게 공을 기술적으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벽을 스스로 뚫은 셈입니다.



그리고 공을 가진 상태에서, 혹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패스 플레이에 유용한 공간이 나오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결승골 장면은 상당히 멋졌습니다. 넓은 공간에서 공을 잘 받았고 이를 이용해 지체없이 중거리슛을 시원하게 때렸습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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