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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0 - 1 인천

득점: (수원) - /(인천) 김호남

 

양 팀 선발 라인업

수원(3-4-1-2): 노동건; 양상민, 민상기, 구자룡; 박형진, 최성근, 김종우, 구대영; 유주안; 한의권, 타가트

인천(4-4-2): 정산; 김진야, 여성해, 이재성, 곽해성; 명준재, 장윤호, 마하지, 김호남; 케힌데, 무고사

 

 

10년만의 승리. 인천의 빅버드 잔혹사는 김호남의 환상적인 골로 10년만에 사이클을 끊었습니다. 수원도 팀의 최근 상황이 좋지 못했고 인천 역시 새 선수들의 호흡히 완벽하지는 않으면서 상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던 상황에서 마주쳤고 결국 인천이 조금 더 우위를 갖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수원은 새로운 영입생인 안토니스가 계속 부상으로 빠지는 상황이고 홍철이 명단에서 제외, 또한 송진규가 벤치로 가고 유주안이 선발로 나오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천은 지난 경기에서 문창진 자리에 명준재가 들어가는 변화만 있었을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수원의 라인업 변화폭이 컸던 것이 그나마 올 시즌 좋았던 경기들에서 보여줬던 빌드업이나 페네트레이션 과정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하게 된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초반 인천을 위협했던 수원의 삼각 공격 라인

 

전반 초반은 꽤 수원의 흐름으로 돌아갔습니다. 평소에도 자주 활용하던 왼쪽 위주의 공격이 인천 수비진을 충분히 흐트려놓았고 이는 인천보다 많은 박스 내 접근 및 슛 횟수로 이어졌죠. 유주안-타가트-한의권 세 명의 공격수들이 계속 삼각대형을 이루면서 인천 수비수들이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효과적인 공간 점유를 하지 못하게 막아냈습니다. 특히나 타가트가 계속 최전방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인천의 최종 수비수를 계속 낮은 위치로 끌어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성해-이재성 라인이 벌어지게 되면 곽해성이 이재성 쪽까지 신경을 써주어야 했기에 수적 열세에 빠지게 되는 것이었죠. 그렇게 해서 전반 초반 수원은 계속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통해 박스 안으로 잘 접근했습니다. 

 

삼각형을 이루는 수원 공격진. 그 과정에서 타가트의 움직임은 중앙 수비 간격을 벌려놓았고 이는 수원의 효과적인 하프스페이스 활용으로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왼쪽 위주의 공격

 

아무리 한쪽 측면이 강하다 한들 계속 한 방향으로만 치우쳐서 공격을 한다면 약팀이라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양 측면이 밸런스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죠. 2014-15 시즌이었나요? 첼시가 비록 우승을 하긴 했지만 아자르를 위시로 하여 상당히 강했던 왼쪽에 비해 판단력이 그다지 좋지 못한 오른쪽 측면 공격 자원으로 인해 상당히 강력했던 전반기에 비해 매우 실리적으로 갔던 후반기가 있었죠. 그만큼 양 측면이 밸런스를 이루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홍철이 빠졌지만 이 경기에서도 수원은 초반 왼쪽 측면 활용이 나름 잘 이루어졌고 실제로도 위협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지속되면서 점차 위력이 약해지기 시작했죠. 이는 오른쪽 측면 활용이 너무 좋지 못했고 그 결과 인천 수비진들이 수원의 왼쪽에 점차 협력수비 수를 늘려갔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측면에 일단 퀄리티 있는 선수들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그렇다면 수적인 싸움에서 지지 않아야 하는데 전혀 수적인 싸움을 걸 생각조차 없어보였죠. 

중앙 수비와 풀백 사이 간격이 벌어졌지만 전혀 그 공간을 활용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수원

 

간신히 최성근을 오른쪽 측면으로 벌려서 2v2라도 유지하는 오른쪽 라인.

드디어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패스가 들어가기 시작한 인천

 

여름 이적 시장 전까지 인천의 가장 큰 문제는 중원이었죠. 중원 자원들 중 그 누구도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패스를 제대로 해낼 줄 아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횡적 전환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죠. 빠르게 공격을 나가야하는데 패스를 제대로 못하니 공이 다시 뒤로 돕니다. 횡적 전환 한 번 하려면 항상 최종 라인을 거쳐야 했죠. 그러나 마하지, 장윤호의 가세로 드디어 중원에서 라인 사이로 넣어주는 패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수원전에서 라인 사이로 패스가 자주 잘 들어갔고, 비록 직접적인 공격으로 많이 이어진 것은 아니어도 상대가 수비 라인을 한 번 내리게끔 만들어서 중앙에서 미드진들이 공을 잡을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주었죠. 이는 더 높은 지역에서 효과적인 볼 관리와 횡적 전환이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측면 공격까지도 훨씬 보기 좋아졌죠. 

 

물론 미드진의 퀄리티 향상만이 빠른 공격에 책임을 진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꾸준히 상대 수비 라인 사이 공간에 공격수들이 위치해주면서 패스를 받기에 좋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반대로 수원 미들라인은 간격 조정에 문제가 있어보였죠. 최성근-김종우 라인 사이사이로 계속 공격수들이 볼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나왔습니다. 

중원에서 볼을 잡을 경우 계속해서 공격진들이 라인 사이에 위치하며 볼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중원에서 라인 사이를 계속 활용해주니 상대 미들라인이 한 번 내려가고, 덕분에 다시 볼이 내려가도 미드진들이 공을 잡을 공간과 시간이 더 확보된 상황
중원에서 라인을 무너뜨리는 패스가 나오면서 횡적 전환이 더 쉽게 이어지는 장면.

여기에 더해서 지난 두 경기에 비해 케힌데-무고사 투톱의 역할이 조금 더 확실해진 것이 볼 전진에 크게 기여해주었습니다. 지난 두 경기에서는 두 선수가 모두 전방에 한꺼번에 뛰어들어가면서 볼 순환이 쉽지 않은 상황도 있었고, 무고사가 라인 사이에서 갖는 역할이 무엇인가 상당히 애매한 장면들이 많으면서 측면 공격까지도 죽는 상황이 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무고사가 더욱 확실히 상대 수비 라인 사이에서 중원의 볼을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맡아주었고 더욱 폭넓게 움직이면서 패스 루트를 잘 만들어주었습니다. 이것이 이번 경기 인천의 공격이 더 보기 좋아진 핵심적인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고사의 빈번한 빌드업 과정 참여가 공격 템포를 살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4231로의 변화를 가져간 수원, 인천의 대응

 

김호남의 선제골 이후 후반 10분 즈음 수원은 박형진을 빼고 바그닝요를 투입하면서 4-2-3-1로 변화했습니다. 이 변화는 백스리 시스템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측면 활용면에서 조금은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변화였죠. 시스템 변화 후 10~15분 정도는 확실히 위협적이었습니다. 인천의 수비진은 측면으로 쉽게 찢어졌고 또 다시 중앙 수비수와 풀백 간 간격이 벌어지면서 박스 안으로 또 수원 공격수들이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이재성-여성해, 그리고 정산이 버텨주긴 했지만 선제골과 함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었습니다.

4231 시스템 변화로 인해 벌어지는 풀백-중앙 수비수 사이. 이를 활용한 데얀의 침투.

하지만 몇 차례 위기를 겪은 인천은 후반 중반부터 점차 상대의 시스템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최대한 이재성과 여성해가 높은 위치에서부터 데얀과 타가트를 견제했죠. 이전까지는 상대 공격수에 대해 높은 위치에서 조금은 물러서는 모습이었지만 후반 중반부터는 강력하고 거칠게 달라붙어서 공을 못잡게끔 만들었습니다. 또한 상대가 지공을 펼치는 상황에서는 중앙 수비진들이 더 바깥쪽으로 위치를 당겨서 수비하면서 하프스페이스를 미리 점유했습니다. 상대 윙들의 위력이 많이 떨어졌기에 펼칠 수 있던 전술들이었죠. 

 

결국 후반 막판부터는 수원의 빌드업에서 수차례 실수들이 있었고, 양상민의 경고 누적 퇴장을 포함한 많은 파울들을 저지르면서 조급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대로 인천 선수들은 거칠게 가는듯하면서도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경기 운영 면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인천이 10년만에 빅버드 징크스를 깨게 되었습니다.

 

 

빅버드에서 카니발이라니..ㅠㅠㅠ (*경기장 울타리 안에서만 실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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