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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모나코 0 - 2 유벤투스

득점: (ASM) - /(JUV) 이과인(X2)


양 팀 라인업


돌아온 유벤투스의 백스리 시스템, 모나코의 왼쪽 공격을 무기력하게 만들다


최근 4-2-3-1 포메이션을 통해 단단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2경기 모두 무실점까지 해냈던 유벤투스가 모나코의 홈구장에서 백스리 시스템을 들고 나왔습니다. 만주키치, 디발라, 콰드라도, 이과인을 모두 적절히 활용하게끔 해주면서 공격과 수비 밸런스를 모두 챙겼던 시스템을 과감히 바꾸면서 유럽 팀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모나코의 공격력을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나코의 공격에서 가장 활발한 왼쪽 라인은 모나코가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올라오게끔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멘디가 기동력으로 측면을 파괴하고 르마는 측면과 중앙 사이, 그리고 비교적 낮은 지역부터 넓게 움직이면서 팀의 플레이 메이킹을 담당하면서 팀의 볼 순환은 물론 속도까지 책임졌던 라인이 왼쪽 라인이었습니다. 지난번 맨시티와의 2차전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8강에 진출하기도 했었죠. 특히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도 언급했지만 르마가 활약하고 있는 측면과 중앙 사이 공간, 즉 하프-스페이스를 모나코가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그 날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르마나 바카요코가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장악하면 측면 지역과 중앙 지역 모두에서 강점인 속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유벤투스는 백스리 시스템을 통해 먼저 하프스페이스를 차단해버렸습니다. 수비가 5명이 모두 일직선 상으로 설 경우 바르잘리나 마르키시오가 대인마크와 공간 압박 사이의 수비 자세를 취하면서 르마가 전진패스를 주기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측면으로도 속도를 살려줄 수 있는 공간패스를 주기가 상당히 어려웠죠. 만약 높이 올라오는 시디베를 빠르게 높은 지역부터 알베스가 압박할 경우 그 뒤 공간을 바르잘리가 차단하면서 마치 수비라인이 백스리와 백포를 유동적으로 오가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유벤투스의 수비 때문에 모나코의 왼 측면에서 장점인 속도가 죽었습니다. 


(알베스가 시디베의 전진을 미리 차단한 상황. 알베스가 위로 올라오면 그 뒤에선 바르잘리가 오른쪽으로 나오면서 마치 백포라인처럼 수비라인 형성)


(유벤투스의 하프스페이스 차단. 덕분에 르마는 빠르게 전진 불가)


물론 이러한 상황에는 유벤투스의 수비 뿐만 아니라 모나코에서 시디베의 선발도 문제였다고 느껴집니다. 지난 몇 주간 맹장염 수술로 경기에 뛰지 못했던 시디베였고, 이번 경기에서도 벤치에 앉을 수 있을 것인가부터 문제였는데 뜬금없이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했습니다. 문제는 오늘 활약을 보았을때 아직 경기력이 100%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전시켰다는 느낌입니다. 수비에서도 알베스-디발라 라인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공격에서도 기존에 보여주던 전진 능력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패스 미스, 크로스 실패도 평소보다 잦았죠. 개인적으로는 라지, 알마미 투레도 챔피언스리그에서 출전시키는 자르딤이 조르지는 왜 계속 벤치에 두고 있는지는 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반 20분 정도는 왼쪽 공격이 막혔음에도 모나코가 나름 기회를 잡기도 했다는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오른쪽에서 나빌 디라의 나름 괜찮은 크로스들이 몇 차례 올라오면서 음바페, 팔카오가 1번씩 위협적인 슛을 가져갔죠. 그러나 부폰이 버티고 있었다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16강, 8강과의 차이가 아닐까...



유벤투스의 완급 조절과 사이드 플레이, 그리고 피야니치


유벤투스는 확실히 모나코보다 경기 운영적인 측면에서 매우 노련했습니다. 생각보다 이 운영적인 측면이 크게 경기 결과에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도 듭니다. 


특히나 빌드업 과정에서 속도 조절은 일품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백스리 사이에서 볼을 천천히, 그리고 넓게 돌리다가도 피야니치에게 공이 가면서부터는 다음 장면이 어떤 속도로 전개될지 미리 알기 어려웠습니다. 특히나 피야니치가 양 윙백에게 공을 전달하면서부터는 유벤투스가 사이드에서 속도 싸움을 걸었죠. 이때 윙백이 속도 싸움을 편안하게 가져갔던 이유는 모나코의 수비, 특히 최종 수비라인이 상당히 좁게 위치하면서 사이드 체인지에 꽤 취약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왼쪽 측면->피야니치->넓은 공간의 알베스)


유벤투스는 사이드 체인지를 아주 적절히 활용하면서 모나코의 집중된 수비 대형으로 생겨난 빈공간을 자주 노렸습니다. 


그리고 빌드업 과정에서 이러한 변칙적인 속도를 보여준 데에는 피야니치의 활약도 숨어있습니다. 기초 빌드업 과정에서 볼을 받아서 다음 장면으로 전개하거나 측면에서 받아서 사이드 체인지 시키는 데에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패스 성공률이 무려 89%였고, 또한 팀내 최다 패스 시도(55회) 및 최다 패스 성공(49회)을 기록했네요.



모나코의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넓힌 디발라의 움직임


디발라는 지난 바르셀로나와의 1차전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하면서 가장 돋보였던 선수였습니다. 기술적인 부분, 또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 등 모두 완벽했던 경기였죠.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그의 움직임은 상대의 압박을 분산시키는데에 중요했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모나코의 중앙 미드진 파비뉴-바카요코 라인이 백포 라인 앞 공간에 대한 보호를 훌륭하게 해주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압박도 나름 애매하게 잘 가져가면서 한 칸 위로 올라가는 패스에 조금 휘둘리더라도 금방 최종 수비라인과의 간격, 또 파비뉴와 바카요코 서로 간의 간격을 일정하게 가져가주면서 측면, 또 피야니치에 대한 공간은 허용하더라도 박스 주변만큼은 잘 보호했습니다. 


그런데 전반 초반이 지나면서부터 유벤투스가 빌드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압박을 조금씩 높은 위치에서 시작하고, 파비뉴와 바카요코 두 선수도 사람 위주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서서히 백포 라인 앞 공간에 대한 불안함을 노출 시켰습니다. 특히나 피야니치가 점점 기초 빌드업을 돕기 위해 수비진에 가깝게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모나코 미드필더들이 올라갔고 또한 피야니치가 내려옴과 동시에 주변의 두 선수들이 삼각 대형을 만들기 위해 내려와주면서 모나코 선수들이 또 그에 따라 끌려 올라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베스가 피야니치 쪽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시디베가 그를 따라 올라갔고 그 뒤 공간을 향해 디발라가 차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디발라의 마크맨이 그를 따라오게 되면서 최종 수비라인을 보호하던 미드필더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죠.


(기초 빌드업 상황. 알베스가 터치라인을 따라 피야니치 쪽으로 내려오고 시디베가 올라갑니다. 그러면 그 뒤 쪽으로 움직이는 디발라. 자연스럽게 마크맨이 따라 이동하면서 수비라인 앞에 엄청난 공간 발생)


(비슷한 상황. 디발라의 움직임으로 백포 라인 앞 공간이 텅텅 비면서 이과인이 슛까지 가져갑니다.)


전반 28분 이과인 골




그런 맥락에서 이과인의 선제골은 알베스와 디발라, 그리고 이과인의 움직임이 합이 잘 맞아들어갔던 장면이었습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알베스가 따라 내려와주고, 그 뒤에서 디발라가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알베스가 패스를 주고 올라가면서 디발라가 만들어낸 공간을 활용하고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던 장면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장면에서 또 다른 문제는 바카요코라고 봅니다. 이과인을 잘 따라가다가 정작 중요한 순간에 백포 라인 보호라는 자신의 임무를 망각한 듯이 멈춥니다. 물론 이과인이 바카요코 뒤에서 빠르게 들어왔기 때문에 반응이 늦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자신의 주변에서 들어오는 선수에 대한 체크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네요.



알베스는 여전히 최고의 풀백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고 유벤투스에 FA로 들어왔을때만 해도 정말 바르사 시절처럼 잘해줄까 싶었습니다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올때마다 중요한 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다른 수비진, 또 중원이 탄탄하기 때문에 알베스도 큰 부담 없이 공수 밸런스 잘 맞춰가면서 뛰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바르사 전성기 시절만큼의 파괴력은 모르겠지만 여전히 완전체 풀백임은 확실합니다. 


특히나 이번 경기에서는 풀백이라기 보다는 윙백으로 뛰면서 공격적으로 보다 더 자유롭게 뛰었습니다. 체감은 거의 윙어에 가까울 정도였는데 그러한 측면을 떠나서 필드 위아래에서 다 눈에 띄었습니다. 수비시에는 깊숙히 내려서는 수비, 상대 풀백을 좀 더 앞에서 끊는 수비 다 보여주었고 공격시에는 아래부터 끌고 올라가는 모습, 또 높은 지역에서는 빠른 전개로 상대 측면을 괴롭히는 모습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특히나 두번째 골 장면에서는 정말 깔끔한 크로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바카요코를 디발라와 함께 압박한 이후 디발라의 공을 받아서 깊숙히 들어가기 보다는 빠르게 크로스를 올려주었는데, 모나코 수비가 미처 정비되기 전에 올라온 크로스였기에 훨씬 더 위협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궤적도 이과인에게 너무나도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는 궤적이었죠. 



모나코의 역전은 불가능한 것일까?


모나코가 전반전에 공격 상황에서 왼쪽 측면이 거의 무너진 상태에도 불구하고 나름 기회를 만들어냈던 점, 또 후반전에 약간은 속도가 살아난 점은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16강, 8강 모든 경기에서 원정과 홈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득점했던 점도 기억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리고 주앙 무티뉴가 교체로 들어와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것도 좋은 요소였습니다. 나빌 디라 역시 최근 풀백으로 변신해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죠. 


그러나 모나코는 당장 리그 1위를 먼저 지켜내야 합니다. 물론 니스가 파리를 이겨준 덕분에 우승에 필요한 승점이 줄었지만 현재 선수단에 누적된 피로와 얇은 스쿼드는 위험요소입니다. 게다가 원정 2득점을 상대에게 내주었다는 것은 심적 부담감도 더해주었습니다. 


과연 다음 2차전에서 모나코가 현재 챔피언스리그 2실점에 불과한 수비진을 뚫고 다득점을 하며 결승에 오를 수 있을까요? 

and

AS 모나코 3 - 1 맨체스터 시티

득점: (ASM) 음바페, 파비뉴, 바카요코/(MCI) 사네


양 팀 선발 라인업



1차전 스코어 3-5, 굉장히 공격적으로 뛰어난 선수들, 뛰어난 팀이 만난 만큼 1차전은 아주 흥미로운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AS 모나코는 1차전에서 패배했지만 상당히 전세계 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비록 막판에 자르딤 감독의 좋지 못한 대처와 늦은 교체 작전으로 인해 내리 3골을 실점하며 패배했으나 잠시나마 맨시티 홈에서 앞서나갈 정도로 전략적으로 맨시티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양 팀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수비에 불안 요소가 있었습니다. 모나코는 글리크의 경고 누적으로 인해 평소 상당히 불안한 수비력으로 모나코 팬들에게 좌절감을 불러 일으켰던 라지가 다시 한 번 선발로 나섰어야 했습니다. 맨시티는 오타멘디가 나서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계속해서 풀백들의 노쇠화로 인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전반전 모나코의 핵심 지역은 바로 '하프 스페이스'


(그림 출처: spielverlagerung.com, 그림에서 'Halbraum'이 바로 영어로 Half-space)


그라운드를 세로로 5등분 했을때, 측면 지역과 중앙 지역 사이의 공간을 '하프 스페이스'라고 부릅니다. 계속해서 공격과 수비 상황에서 선수들 간의 상하 간격이 빽빽하게 밀집되는 토탈사커가 중요시 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공간이 바로 하프 스페이스일 것 같습니다. 하프 스페이스는 시야 뿐만 아니라 공격 시 다양성의 관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죠. 시야 면에서 보면, 하프 스페이스에서 사선으로 몸의 자세를 잡을 경우 단순히 측면이나 중앙 지역에 위치할 때보다 그라운드의 많은 지역을 자기 시선에 둘 수 있습니다. 상대 수비를 달고 있는 같은 상황을 가정할 경우 측면 지역보다 반대편 사이드를 더욱 잘 볼 수 있으며, 중앙 지역보다 자신의 뒤 공간을 확인해 다시 빌드업을 아래부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공격 시 하프 스페이스는 어떤 작업이든 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패스 선택지 역시 가장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측면으로 볼을 전개, 중앙 깊숙히 볼을 전개, 후방으로 전개, 하프 스페이스에 있는 다른 동료에게 전개, 반대편 사이드로 전개 등 정말로 선택지가 다양한 공간입니다. 또한 역으로 그렇기 때문에 수비 입장에서는 이 공간을 먼저 선점하고 있어야만 상대의 공격을 단순화 시키고, 더 나아가 무력화 시킬 수 있기에 공격과 수비 모두에게 중요한 것입니다.(더 자세한 내용은 http://spielverlagerung.com/2014/09/16/the-half-spaces/ 참고)


그렇다면 이 경기에서 모나코는 어떤 식으로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했을까요? 평소 리그에서도 그랬지만 모나코의 중요한 공격루트 중 하나는 바로 측면 풀백들을 공격적으로 활용한 빠른 전진 이후 박스 안의 선수를 향한 크로스나 컷백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경기에서는 크로스 중에서도 낮은 크로스로 집요하게 맨시티의 박스로 공을 집어 넣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모나코는 측면에서의 속도감 있는 크로스 플레이를 위한 준비 단계로서 하프 스페이스를 잘 활용했습니다. 왼쪽 라인의 경우 공격 상황에서 비교적 상대 진영의 중간 높이~낮은 위치에서 주로 토마 르마가 하프 스페이스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또한 더 낮은 위치에서는 바카요코나 제메르송이 위치해 있었죠. 그렇게 아주 높지 않은 위치의 하프 스페이스에서 볼을 잡으면 상대는 압박을 가하기가 매우 애매해 집니다. 상대가 수비적 역할을 도맡을 미드필더로 페르난지뉴 한 명만을 선택했고, 풀백은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앞선에서 사전에 측면으로 가는 공이 빠르게 차단 되어야 하는데, 르마나 바카요코가 애매한 위치에서 볼을 잡고 있으면 결국 상대 윙은 혼란에 빠집니다. 측면에 올라가고 있는 멘디를 막을지 아니면 하프스페이스를 막을지.. 결국 이런 수비적인 망설임이 측면에 있는 선수에게 공이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되죠. 또한 과르디올라 팀 답지 않게 라인이 적당히 내려간 압박 시작점도 상대가 낮은 위치의 하프 스페이스에서 공을 여유롭게 잡으며 측면에서 공간을 찾을 수 있게 해준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바카요코의 하프스페이스를 이용한 전진이 결국 측면으로의 빠른 전개를 가능하게끔 한 장면.)


이렇게 왼쪽 측면으로 볼이 전개되면, 그 다음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한 선수의 움직임은 주로 측면으로 넓게 빠져 나오는 것입니다. 아주 높은 지역에서는 하프 스페이스에 음바페가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측면으로 나오면서 볼을 받아주고 상대의 수비 라인을 끌어내서 대형을 무너뜨리는 모습이 꽤 보였습니다.


(측면으로 수비를 끌어낸 음바페, 크로스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자연스럽게 중앙 수비수끼리의 간격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나코가 낮은 지역에서 하프 스페이스를 이용해서 측면에 공간을 발생 시키고, 그 공간을 통해 측면을 따라 빠르게 전진한 뒤의 맨시티 수비진의 모습을 보면 때때로 대처가 상당히 좋지 못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위 두 장면 모두 공통적으로 모나코가 측면에서 플레이한 이후, 맨시티 중앙 지역 박스 근처로 패스나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입니다. 박스 안에서 하프 스페이스에 대한 견제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중앙 수비수와 풀백 사이 간격이 심각할 정도로 멀었죠. 모나코의 측면으로 끌어내리는 시도가 통한 것입니다. 그리고 페르난지뉴의 커버 플레이도 상당히 늦게 이루어졌죠. 확실히 측면이 강한 상대로 맨시티 답지 않게 점유율도 비슷하게 내준 상태에서 자신들의 강점인 공격 시간이 줄어들면서 역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 커버해야할 공간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모나코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이는 너무나도 크게 드러났습니다.


역시나 이 장면에서도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한 르마가 볼을 받아주면서 빠르게 전환이 시작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미 페르난지뉴가 뛰쳐나간 상황에서 별 방해 없이 측면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맨시티의 전반전 빌드업 실패


맨시티는 전반전 슛 횟수 0이라는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줄 정도로 공격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지금까지 맨시티 경기 중 가장 좋지 못했습니다. 


(맨시티의 전반전 패스맵, 박스 안으로 성공시킨 패스가 0회)


1차적으로 페르난지뉴로부터 볼이 나갈 때 모나코의 투톱 음바페와 제르망이 아예 페르난지뉴의 양쪽 시야를 막아버렸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상대의 압박을 뚫기 위해 측면 풀백을 빠르게 거쳐서 상대 진영으로 압박이 오기 전에 측면에서 빠르게 팀적으로 탈압박하는 과정을 전혀 해낼 수가 없었죠. 이 과정을 하려면 막혀버린 양 쪽 시야로 인해 한 템포 늦게 측면으로 전달되었어야 했고, 그렇게 되면 이미 상대가 자리를 다 잡고 있었기에 측면을 통해 단계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전진하는 과정이 어려워졌죠. 그렇게 되면 남은 선택지는 다시 뒤로 돌려주거나 아니면 아예 전방으로 패스하는 건데 전방으로 패스를 해도 모나코의 미드필더 4명이 상당히 촘촘하게 중앙 지역을 잘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방 맨시티는 소유권을 잃었습니다.


(투톱의 페르난지뉴 시야 방해, 촘촘한 미드필더 수비라인)


오히려 전반전에는 두 차례 정도 페르난지뉴가 공을 잡고 있던 과정에서 볼을 빼앗기고 바로 슛을 얻어 맞기도 했었습니다.


모나코의 수비 기조 자체는 대인 위주의 압박에 가까워 보였지만, 상당히 지능적으로 대인 위주 압박을 하다가도 공간 위주의 압박을 펼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서로 간의 간격 조정에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바카요코가 살짝 포지셔닝이 아쉬울 때가 있었는데 주변 선수들이 잘 도와줬고, 무엇보다도 측면으로 이동하는 데 브라이너를 따라가느라 미드필더 사이 간격이 벌어지는 일이 없이 파비뉴 같은 선수들이 빠르게 커버를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지능적인 수비로 인해 지난 1차전에서 수비적으로 막판에 무너졌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맨시티의 한 칸 건너가는 패스를 잘 막아내면서 데 브라이너와 실바의 영향력이 전반전에는 거의 없게끔 만들었던 모나코였습니다.



후반전 과르디올라의 대응책 - 데 브라이너의 포지셔닝


전반전 맨시티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빌드업이었고, 그로 인해 전혀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필드에서 영향력이 없었습니다. 후반전 들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 브라이너를 아래로 내리면서 4231에 가까운 형태의 포지셔닝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보다 단순하게 4231의 전형적인 역할을 선수들에게 맡긴 모습이었습니다.


데 브라이너의 활동 반경의 변화로 인해 1차적인 빌드업 자체가 이제는 페르난지뉴 혼자 맡는 것이 아니라 데 브라이너와 같이, 혹은 데 브라이너가 더 비중 높게 이루어졌고, 전반전에 페르난지뉴 혼자 1차 빌드업을 맡으면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모습이었습니다. 모나코는 더 이상 전방에서 페르난지뉴만 방해하면 되는 상황이 아니었고, 데 브라이너와 함께 신경써야 했으며, 투톱이 상대 선수 한 명만 견제하는 장면이 전혀 나올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1차 빌드업 상황에서 맨시티는 더욱 빠르게 측면으로 압박을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전반전과 달리 맨시티가 풀백을 통해 후방에서 빠르게 전진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후방에서 전반적으로 패스 템포가 빨라지면서 모나코의 수비 대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전방에서는 그런 균열을 이용해서 다비드 실바가 빠르게 하프 스페이스를 선점하면서 다이렉트로 측면 윙어들에게 공을 내주면서 아주 빠른 공격이 자주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전반전보다 더욱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데 브라이너는 빠른 패스를 통해 경기에서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실바 또한 상대의 수비 균열로 인해 상대 진영을 휘젓다시피 했습니다. 이런 여파로 페르난지뉴 역시 좋은 전방 패스를 보여주었습니다. 확실히 전반의 맨시티와 후반의 맨시티는 다른 팀이었습니다. 


(하프 스페이스를 선점한 다비드 실바->르로이 사네로 이어지는 빠른 공격)


결국엔 덩달아 측면에서 스피드가 살아나면서 몇 차례 찬스가 나왔으나 아구에로의 아쉬운 골 결정력, 그리고 수바시치의 좋은 판단으로 인해 골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70분이 되어서야 측면을 기점으로 골이 나오게 됩니다.



더 이상의 교체 작전 실수는 없다


76분 세트피스를 통해 원정 다득점상 승리가 가능한 골을 넣은 모나코는 80분 경 음바페를 빼고 무티뉴를 넣으면서 중원을 강화했습니다. 지난 경기 맨시티의 전략 변화에 늦은 대응, 그리고 의아한 교체 작전으로 막판에 역전패를 당했던 모나코는 이번 만큼은 빠르고 확실하게 대응했습니다. 


무티뉴는 포지션 상으로는 음바페 자리에 섰지만 팀의 수비 상황에서 보다 중요한 기여를 위해 투입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후반전 모나코에게 문제를 일으켰던 스톤스-데 브라이너로부터 시작되는 패스길을 차단하는 것이 그의 주 목표였습니다. 또한 전환 상황에서 다음 플레이를 위해 패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었죠. 


(데 브라이너가 올라옴과 함께 무티뉴도 그림자처럼 빠르게 대응하며 패스 차단하는 장면)


마치 그림자처럼 투입 직후부터 무티뉴는 계속 데 브라이너로 향하는 패스 길목을 차단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결국 바카요코의 골을 잘 지켜낸 모나코가 홈에서 1차전을 뒤집고 8강으로 진출했습니다.



and

AS 모나코 1 - 3 올림피크 리옹

득점: (모)바카요코/(리)게잘, 발뷔에나, 라카제트



모나코는 큰 변동없이 평소 베스트 11에 가까운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전형적인 투톱을 활용했고, 중원은 매번 변동없이 바카요코-파비뉴 라인.

수비진도 변동이 없습니다..


올림피크 리옹은 평소 6번 롤을 맡던 고날롱이 갑자기 경기 직전 부상으로 제외되고 대신 툴리소가 설 것으로 예상되었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페키르가 들어섰습니다. 지난 세비야와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였던 세르지 다르데-고날롱-툴리소 3미들 형태가 뤼카 투자르-툴리소 더블 볼란치에, 공격형 미드필더 페키르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그 외엔 큰 변화가 없습니다.



man-oriented pressing과 적당한 수비 간격의 조화


경기 내내 리옹에게 감탄했던 것은 최종 수비라인 선과 미드필더가 이루는 라인 사이의 간격이 거의 시종일관 일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벌어져서 상대에게 위험 지역인 최종 수비라인 선과 미드필더 선 사이의 공간을 쉽게 내준 것도 아니고, 또 너무 과도하게 좁아서 상대 미드필더에게 아주 많은 시간을 내준 것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전반전 수비라인 높이도 아주 높지도, 낮지도 않고 적절해서 상대의 빌드업 과정을 무력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후반전에는 좀 낮아져서 오히려 수적 우세가 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는 건 아쉬웠으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간격이 매우 적절하게 잘 설정되어 있던 리옹의 수비)


또한 시스템 상으로 투자르-툴리소의 더블 볼란치를 채택했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혼자 많은 공간을 책임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평소 모나코의 공격 방식은 중앙보다 측면에서 대체적으로 풀백과 윙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이기 때문에 이 방법이 더 잘 먹혔다고 생각합니다.


더블 볼란치가 각각 측면에 지원을 나가주면서 수적 우위를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었죠. 



여기에 리옹은 압박 방식으로 주로 공간 자체보다는 사람을 위주로 압박을 들어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이 약하지 않아서, 특히 미드필더로 피지컬이 강한 2명을 넣어놓았기에 괜찮은 전략이었고, 모나코의 공격작업을 방해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상대 진영에서의 수비 방식, 거의 사람에 대한 압박을 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형태의 압박이 잘못 들어갈 경우 공간이 비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게 모나코가 초반에 가졌던 기회인데, 중앙에서 너무 한 선수에게 몰려있다가 왼쪽의 멘디에게 제대로 공간을 내줬던 장면입니다.


모나코는 이걸 넣었어야 했는데... 로페스의 선방으로 무산되었죠. 


이 이후로는 이런 찬스를 리옹은 쉽게 내주지 않았습니다.




모나코의 돌아오지 않는 풀백과 이에 대비되는 리옹의 밸런스


언제나 풀백의 오버래핑은 양날의 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풀백의 오버래핑이 활발하면 측면 공격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다양한 옵션을 줄 수 있으나, 동시에 시스템적으로 뒷공간을 책임져 주지 않으면 자기 진영의 측면에 엄청난 공간을 줄 수 있습니다.


모나코는 이 경기에서 풀백의 오버래핑의 부작용을 제대로 맛 봤습니다.


리옹의 선제골이 나왔던 장면입니다. 모나코의 시디베가 공격을 위해 박스 근처까지 오버래핑했다가 리옹에게 볼을 내준뒤 돌아오지 못한.... 


발뷔에나가 엄청난 공간을 갖게 되고 결국 골을 내줬던 장면.



또 시디베의 오버래핑으로 인해 발뷔에나에게 엄청난 공간이 생겼습니다.


물론 중간에서 헤더로 끊어줬기에 모나코에겐 다행이었겠습니다만...



또 다른 장면입니다. 시디베는 어디 저 위로 올라가 있고 발뷔에나가 엄청난 공간을 소유하고 있군요.


발뷔에나가 MOM이었다고 합니다만 사실 이런 식으로 어마어마한 공간을 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에 반해 리옹의 풀백들은 상당히 밸런스적인 면에서 훌륭했다고 느껴졌습니다.


웬만한 측면 공격 작업은 윙어들과 페키르 등이 나눠서 맡고 풀백은 정말 필요할때 딱딱 맞춰서 올라갔습니다.


(리옹 양 풀백의 히트맵, 사진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이 리옹의 공격 방향.)


리옹의 양 풀백은 자기 팀이 공격할때 최대한 상대의 역습을 견제하면서 과도한 오버래핑을 자제하였고, 상대가 자기진영으로 넘어올 경우 미드필더와 협력 수비를 통해, 그리고 자신들의 일대일 수비 능력을 통해 상대의 측면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특히 왼 풀백 모렐은 이 경기에서 뛰어난 일대일 수비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태클 5회 시도 4회 성공에 3회 인터셉트 성공, 6회의 클리어런스 기록.




리옹의 공격 형태 = 속도 + 3자 플레이


리옹은 공격시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밸런스를 중시하였고, 그렇기에 많은 숫자를 두지 않고도 빠르게, 그리고 효율적인 공격형태를 가져갔습니다.


여기에 페키르의 활용은 3자간의 연계 플레이에서 중요한 부분이었죠.



페키르는 연계 플레이가 필요한 측면에서 또 하나의 옵션을 추가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비단 많은 패스 기록을 남기지는 않았으나 수적 우세/열세 측면에서 팀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이었죠. 


그래서 주로 페키르가 있던 왼쪽은 패스를 통한 3자간의 플레이를 통해 페네트레이션 작업이 많이 이루어졌고, 반대로 오른쪽은 전반전에는 직선적인 플레이, 그리고 왼쪽으로 벌려주는 패스들, 혹은 게잘의 슛 등의 플레이가 나왔고 후반전 들어서 이쪽 부분 역시 패스를 통한 플레이가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여기에 미드필더 툴리소의 오버래핑은 또 하나의 다른 옵션을 더해주었습니다. 전환 과정에서 속도적인 측면, 또 공격 작업시 부족한 숫자를 더해주는 역할, 다양한 상황에서의 침투 등. 


툴리소는 그라운드의 거의 모든 부분을 돌아다니면서 그라운드 위의 엔진과 같은 역할을 잘 해냈습니다.


(툴리소의 패스맵, 그라운드를 아주 휩쓸고 다녔습니다.)




모나코의 후반전 왼쪽 측면에 대한 가능성


모나코는 전반전 멘디의 퇴장으로 인해, 토마 르마를 왼쪽 풀백으로 내리고, 베르나르두 실바로 하여금 위험지역 전체를 다니도록... 특히 왼쪽 르마와 협력 플레이를 펼치도록 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르마가 활동량으로 풀백 자리에서 잘 버티고, 또한 리옹도 라인을 전반전보다 내렸기에 왼쪽 라인을 위주로한 점유가 어느 정도 괜찮았습니다. 


실제로 추격골도 왼쪽 라인에서 나오게 되었죠.


물론 2-0으로 가는 골도 이쪽 라인에서 리옹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나오긴 했으나...


여하튼 추격골을 먹힌 리옹은 수비적인 면에 더 치중하는 편인 잘레를 하파엘 자리에 투입하며 모나코의 왼쪽 라인에 대한 방어 자세를 가져갑니다.




모나코에겐 아쉬웠던 심판 판정들


모나코에겐 분명히 심판 판정이 좀 의아하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멘디의 퇴장이야 분명했던 것이지만, 후반전 두개 이상의 장면에서 좀 리옹에게 유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확해 보였던 두개만 갖고 왔습니다.


1. 빈 골문 앞에서 손으로 막아낸 골....인데 아무것도 선언되지 않은 장면.


심판은 의도성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그냥 넘어갔습니다만, 이게 핸드볼이 아니라고 하기가 좀...


만약 이 장면에서 모나코의 골이 되었다면 경기가 나름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 정체 불명의 페널티킥 선언


아무리 봐도 모나코의 수비는 공을 먼저 건드렸는데, 이 장면에서 어처구니 없게 페널티가 선언됩니다.


그러나 이 페널티는 결국 수바시치가 막아내버리죠. 




and

토트넘 1 - 2 AS 모나코

득점: (토) 알더바이럴트/(모) 베르나르두 실바, 토마 르마



토트넘이 최근 리그에서 가장 폼이 좋은 모나코를 웸블리에서 맞이하였습니다. 웸블리의 좌석은 거의 다 하얀색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찬 것으로 보였고 잉글랜드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웬블리에서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갖는 것은 상당히 팬들에게 특별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에 오랜만에 복귀한 무대였기 때문에 더욱 관중의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토트넘은 이에 비해 좋지 못한 스타트로 챔피언스리그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경기 초반, 상대의 오버래핑 후 턴오버 상황을 이용한 역습으로 상대를 위협한 토트넘


경기 초반에는 모나코가 공을 여러번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의 볼 위주의 강한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공을 박스 근처로 전달시키는 데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나 측면에서는 거의 전진시키지 못하고 볼을 내주었죠. 


특히 왼쪽 풀백인 시디베가 공격가담을 위해 올라간 상황에서 볼을 내주고 나면 토트넘은 상대가 올라온 빈 틈을 이용해서 빠르게 패스플레이를 통해 역습을 시도했고, 2차례 정도 위협적인 모습이 나왔습니다.


첫 번째 장면은 시디베가 오버래핑해서 볼을 갖고 있다가 압박에 의해 뺏긴 이후 모나코 선수들의 수비전환을 역이용해서 빠르게 패스 플레이 이후 시디베의 뒷공간으로 워커가 뛰어들어가서 측면에서 위협을 주었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장면이 바로 손흥민의 아쉬운 슛 장면이었죠. 토트넘의 수비진이 걷어낸 공이 시디베에게 갔고 시디베가 전진해서 오른쪽 측면에 공을 전달했지만 벤 데이비스가 끊어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모나코가 수비로 전환하면서 선수들에 대한 압박을 가했지만 토트넘은 이를 빠른 패스로 역이용했고 역시나 측면에 전진해있던 시디베의 뒷공간을 해리 케인이 대기하고 있다가 공을 받고 전진했고, 시디베가 전진해 있었기 때문에 케인에 대한 커버를 제메르송이 담당, 중앙은 라지가 커버를 들어가면서 왼쪽 측면의 손흥민에 대한 커버가 불가능했던 상황이었죠. 그러나 라지가 재빠르게 골문을 커버...



손흥민 본인이 자신이 이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에 졌다는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는데, 이 슛 때문에 진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넣었다면 완전히 경기 양상이 바뀌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모나코의 선제골 장면은 이러한 토트넘의 카운터어택에서 실수가 발생하면서 선제골이 나왔습니다.



바로 전 장면에서 베르나르두 실바가 볼 컨트롤에 실패하면서 다시 토트넘에게 소유권을 내준 것까지는 앞선 장면들과 크게 다를 바는 없었고 역시나 모나코의 상대 진영에서의 볼 소유가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만


이번엔 라멜라가 빠르게 전개시키질 않고 조금 끌다가 패스를 하면서 상대가 압박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선 토트넘의 위협적인 장면에서 커팅에 실패했던 파비뉴가 이번엔 커팅에 성공했고 이 공이 그대로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이어지면서 아주 멋진 골이 터졌죠. 


사실 축구에서 역습이 무섭다고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역-역습인지라

토트넘 선수들도 전체적으로 위로 올라가고 있던 상황에서 사실상 속수무책으로 선제골을 내준 셈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닌가 싶었던 모나코였지만 오히려 선제골이 터지면서 모나코는 초반 모습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나코의 중원 공간 위주 압박과 토트넘의 풀리지 않는 공격


모나코는 적극적인 전방에서의 압박보다는 중원 지역을 매우 신경써서 보호하려고 했습니다. 



전방의 투톱도 상대가 골문 근처에서 빌드업을 시작해도 일단은 낮은 위치에서 지역 방어 형태로 중원을 보호했고, 수비진이 미들 서드 근처에 와야 압박을 했습니다. 


팀 전체적으로도 공 위주로 강하게 압박하기보다는 지역방어 형태로 중원을 보호하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대체적으로 토트넘의 지공 상황에서는 위 사진처럼 육각형 형태가 형성되었죠. 


토트넘은 지공 상황에서 최후방에 2명의 수비진과 다이어에서 빌드업을 시작했으나 중앙 지역으로 볼을 넘겨주기엔 위와 같은 모나코의 수비형태 때문에 여의치 않았고 웬만하면 측면으로 전진해야만 했습니다. 


측면으로 토트넘이 전진하면 모나코는 빠르게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 간격을 좁혔고 이 과정에서 볼을 탈취해서 역습 형태를 가져갔습니다. 


토트넘의 더블 볼란치로 나섰던 다이어-알리는 수비 상황에서는 간격을 나름 잘 유지하면서 모나코의 공격이 쉽지 않게 만들긴 했지만 공격 상황에서는 후방 볼 순환 이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었고 중앙 지역에서의 빌드업을 위해선 공격 과정에 참여해야할 2선 선수들이 꾸준히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덕분에 중앙 지역을 활용한 페네트레이션 작업이 더욱 어려웠죠. 


(토트넘의 패스 루트/출처: @11tegen11)


덕분에 희대의 중원 실종 축구를 구사한 토트넘...이었습니다. 



한편, 모나코는 공격 상황에서도 밸런스를 상당히 신경쓰면서 공격 참여 선수의 수를 4~5명이 넘지 않게 했고 


위와 같이 모나코의 더블 볼란치 2인이 오버래핑을 자제하고 최대한 후방에서 지원 역할에만 충실하면서 나머지 공격진 4명이 알아서 중앙과 측면을 커버하면서 경기를 해야 했습니다. 물론 시디베는 왼쪽 측면에서 볼을 받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죠. 


이로 인해서 모나코가 공격에 어려움을 자주 겪기도 했지만 얼마 없는 기회를 골로 만들어서 전반전에 2골이나 넣은 것은 토트넘에게 상당히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후반전에 토트넘이 무사 뎀벨레를 투입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이미 늦었다고 볼 수 있는 요인이기도 했죠.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뺀 것은 정당했을까?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빼고 팬들이 노래를 부르던 무사 뎀벨레를 투입시킵니다.


포체티노 감독이 상당히 이 점에 대해서 온라인 상은 물론 미디어로부터도 많은 비판을 받았죠. 


폼 자체만 보면 확실히 라멜라가 손흥민보다 안 좋기는 했습니다. 


전반전 손흥민의 위치 선정, 공격 작업에서의 선택 모두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토트넘의 문제는 상당히 답답한 빌드업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손흥민은 2선 선수들 중에서 그나마 가장 빌드업에 가담하는 것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보입니다. 


재작년 소튼 대 첼시의 경우가 나름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첼시의 2선은 아자르-세스크-쉬얼레였고 그 밑을 마티치-미켈이 보호하는 형태였는데


마티치-미켈이 너무나도 빌드업에 꽝임을 보여주면서 세스크-아자르가 굉장히 빌드업에서 고생하면서 간신히 동점골을 만들어낸 바가 있었습니다. 


이 때 쉬얼레는 전혀 빌드업 가담에 도움을 주지 못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윌리안과 교체되면서 첼시의 공격이 좀 더 살아났었죠. 


쉬얼레는 공격 작업 자체, 즉 슛 등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이고, 윌리안은 오히려 미드필더 성향을 가진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손흥민 역시 쉬얼레처럼 포워드적인 기질이 더 강하죠.(다만 해당 경기의 폼 자체는 쉬얼레는 최악이었고 손흥민은 어느 정도 괜찮은 상황이어서 이 점은 좀 다르다고 볼 수 있겠네요.) 


라멜라는 그나마 창의성이 있는 선수이고, 알리는 먼 거리에서 슈팅 능력과 공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냅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선수 유형이 그렇다는 것이고, 폼으로만 보면 빌드업은 커녕 볼 자주 뺏겼던 라멜라를 빼는 게 맞고(근데 또 그러자니 어시스트는 기록했고 -_-;) 이게 참 아이러니한...


오로지 전술과 선수 유형적인 요인만 놓고 본다면 포체티노의 선택은 정당했다고 보이지만 경기 내에서의 선수 폼까지 고려한다면 애매하네요. 


제 생각엔 포체티노의 진짜 잘못은 무사 뎀벨레를 선발로 투입시키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뎀벨레가 처음부터 나서서 중원을 통한 공격작업이 활성화 되었고, 이로 인해 경기를 제압했다면 모를까


이미 모나코에게 전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2골이나 먹은 상황에서 뎀벨레가 뭔가 혼자 해내기도 참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뎀벨레를 투입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인 여유로운 경기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죠. 


사실 라멜라의 폼에 대해서는 후반 중반 얀센에 대한 교체 아웃 선택이 라멜라였던 걸 보면 포체티노 감독도 인지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단 후반전 시작 상황에서는 선수의 유형에 대한 면을 우선적으로 믿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딱히 팀에 도움이 되는 선택은 되지 못했네요. 




후반전 - 보다 수비에 집중한 모나코, 공격 진행이 보다 위로 올라갔으나 골이 나오지 않은 토트넘


후반전 들어서 모나코는 좀 더 수비 라인을 내려서 수비에 집중하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습도 그렇게 위력이 있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토트넘은 좀 더 위에서 공격을 진행하면서 볼을 더 박스 근처까지 운반하는 데는 성공합니다.


그러나 축구는 골로 말해야 합니다.


나름 공격 진행이 괜찮아진 토트넘이었지만 정작 골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박스 안에서 케인이 몇 차례 공을 잡았지만 슛이 수비 블로킹에 막히거나 키퍼에게 잡혔고 후반 중반에 투입된 얀센 역시 별다른 슛 찬스를 잡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10분 정도를 남겨놓고는 아예 대놓고 시디베의 뒷공간을 노리겠다고 오른 윙 자리에 시소코까지 투입합니다만 86분 시소코에게 찾아오는 듯한 뒷공간 찬스는 수바시치가 빠르게 대응하면서 무위로 끝나게 됩니다.



비록 파리전, 그리고 얼마전 릴전에 비해서 모나코의 미드진과 수비진의 폼이 좀 떨어졌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만 


토트넘도 박스 주변에서 뭔가 강력하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결국 2-1로 마무리되었습니다. 

and

AS 모나코 3 - 1 파리 생제르망

득점: (모)주앙 무티뉴, 파비뉴(pk), 오리에(자책골)/(파)카바니




라인업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모나코가 상당히 홈임에도 불구하고 수비적으로 나오겠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라지도 풀백이고, 시디베도 본 포지션이 풀백이니까요. 심지어 미드필더에는 수비적 성향인 파비뉴까지 포진시켜 놓았습니다. 

이러한 라인업은 어떻게 보면 도박에 가까운 것이, 골을 먼저 먹혀버리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상당히 수비적으로 나선 모나코의 오른쪽 라인과 평소에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파리의 왼쪽 라인이 아주 중요한 충돌 지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다만 파리 입장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그다지 적합한가 의문이 있는 베라티와 여전히 복귀하지 못한 주전 중앙 수비가 위험요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사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시즌 에메리 감독이 세비야에서 원정에서 거둔 승리가 없다는 것이었죠. 물론 리게 앙에서는 파리가 극강팀이라 다르겠지만 왠지 어느 정도 원정에서 고생을 할 법할 것 같았는데 팀이 자리잡지 않은 초반에 리게 앙에서 나름 강팀 중 하나인 모나코를 또 만났습니다. 



여하튼, 경기는 경기 전에 가졌던 생각보다 아주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파리 생제르망의 오프더볼 약점과 이로 인한 수비로의 전환 문제


이 경기에서 파리는 대략 6/10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마치 공을 갖고 경기를 주도했지만 패한 것처럼 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는 볼 점유가 많지 않았고 후방에서 수비진이나 미드필더끼리 서로 주고 받는 횟수가 많아서 점유율이 높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볼의 점유가 그 다음 플레이로 이어지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으면 문제 삼을 것이 아니겠지만, 

파리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갖고 있을때 전혀 전방으로 나가겠다는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공을 잡고 있는 선수 외에는 거의 활발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고(카바니 제외) 이로 인해 미드필드에서 공을 잡으면 사실상 같은 칸에 몇 명씩 모여 있는 형태가 되어서 상대 입장에서는 수비하기도 훨씬 쉬워졌을 겁니다. 


이런 식으로 (그라운드를 횡적인 선으로 나누어보았을때) 같은 칸에 모여있습니다. 한 두명 정도는 좀 더 넓게 퍼져서 전진하는 모습이 있어야 수비가 어려운데 그런 모습이 없으니 상대는 이 모여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압박해서 볼을 빼앗아내면 되니까 수비가 훨씬 편해집니다.


역시나 횡적으로 같은 칸에 또...;; 저기서 한 두 명 정도만 적극적으로 위로 올라가서 패스를 받아주면 훨씬 나을텐데 공만 열심히 기다립니다.


사진 왼쪽에 3미들이 전부 횡적으로 같은 칸에 모여있습니다. 

3미들의 장점 중에 하나는 예상치 못한 전진을 통해서 압박을 풀어내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전혀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패스를 통한 전진이 빠른 템포로 나오지 않고, 볼을 좀 더 상대에게 쉽게 내주는 동시에, 역습을 맞는 상태에서 포지션이 좋지 못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결국 더 쉽게 상대에게 공간을 내줍니다. 


결국 역습이라는 것은 공격->볼 빼앗김->수비로 이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볼을 빼앗기기 직전 상황에서의 공격 포지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공격 상황일 때 포지션이 서로를 좀 더 도울 수 있는 위치에 포진되어 있었다면 (사실 볼을 빼앗길 일도 적겠지만) 수비로의 전환 역시 바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선수가 여러 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 파리는 역습에 취약했는가?


(어유 중앙에 야구장이 하나...)


일단 위에서 언급했듯이 볼 소유 상황에서 포지셔닝이 좋지 못한 것이 결국 역습 상황에서 수비의 좋지 않은 위치로 이어졌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전반 15분 상황을 한 번 보겠습니다. 이 상황은 선제골 이후 나머지 경기를 통틀어서 모나코의 최고의 찬스였습니다. 파리가 미드필드에서 전진패스를 하지만 중간에 있던 바카요코가 이를 끊어내고 스스로 드리블로 수비를 제쳐내고 오른쪽 측면에 돌파하던 시디베에게 연결했습니다. 바로 그 장면의 상황을 보시면...


대충 이렇게 그려볼 수 있겠습니다. 

파리의 3미들과 루카스, 카바니와의 거리가 매우 멀었고 결국 가운데 밀집되어 있던 모나코 수비진에게 볼을 빼앗겼죠. 

그리고 이러한 먼 거리는 수비 상황에서 상당한 디메리트를 주게 됩니다.


바카요코에 대한 일차적인 저지를 실패하고 남은 것은 전진한 풀백의 어마어마한 뒷공간이었죠. 



한편 또 다른 이유는 팀 단위 수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마치 1, 2선과 그 아래 6-7명이 수비를 따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따로 수비를 보여주면서 결국 중원과 파리 기준 왼쪽 라인에 많은 공간이 생겼죠. 



(선제골 상황. 라지에게 엄청난 공간이...)


특히 전방에서 디마리아의 좋지 못한 수비 가담은 '공격형' 풀백인 쿠르자와에게 꽤 부담이 되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 높이 올라가는 성향을 가진 쿠르자와가 계속 수비적인 부담을 안게 되었죠. 


덕분에 모나코가 매우 수비적으로 라인업을 들고 나왔던 오른쪽 라인이 오히려 전반전에는 공격적으로 매우 빛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디베의 역할도 컸습니다.

 



모나코의 전략적 선택과 중원 장악


1. 시디베의 포지셔닝


그림상으로는 시디베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듯 보였지만, 실제 경기 중에는 그보다도 더 많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수비 상황에서 그는 오른쪽 윙백 역할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원체 파리의 왼쪽 라인이 공격적이기 때문에 그 쪽을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었을테고, 

무엇보다도 수비력이건 공격력이건 매우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라지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고 봅니다. 


라지가 측면으로 수비하러 나오면 빠르게 라지의 자리를 커버하곤 했던 시디베였거든요. 


덕분에 시디베는 물론 라지까지 수비력이 갑자기 살아나면서 두 선수 모두 철벽으로 변신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공격 상황으로 전환되는 순간 시디베는 빠르게 풀백의 뒷공간을 향해 뛰어 들어가는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특히 역습 전개시에 스타팅 포인트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라지도 그 뒤를 단단히 받쳐주었죠. 


시디베는 덕분에 1어시에 1 자책골 유도를 기록했습니다. 공, 수 모두에 걸쳐서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2. 중원에 대한 강력한 압박


모나코는 무엇보다도 중원 지역에 대한 강한 압박을 우선시했습니다.


아무래도 상대는 그동안 미드필드에서의 점유를 중시해 왔고 미드필드의 점유를 바탕으로 2선의 드리블 능력과 지난 시즌엔 즐라탄의 피니시 능력을 통해 경기를 지배하곤 했었습니다. 


여전히 파리를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은 그러한 것을 알고 웬만하면 적극적 압박보다는 라인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었죠. 


모나코는 중앙 미드필더에 파비뉴까지 배치하고 필요할 경우 공격수까지 중원 압박에 가담하면서 상대의 미드필드 지역에서 그 외의 지역으로 볼이 못 돌게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파비뉴가 1차 압박을 펼치러 위로 올라가도 그 뒤로 바카요코가 너무나도 잘 버텨주고 있어서 단단했습니다. 심지어 바카요코는 전진 드리블을 통해 상대에게 수비적인 부담을 주기도 했고요.


사실상 중앙에 벽을 세워둔 느낌이었죠. 


이렇게 중앙을 위주로 방어를 하는 상황인데, 오른쪽 측면은 시디베-라지가 버텨서 막아냈다고 쳐도 왼쪽 측면은 망디 혼자 커버하는 수준이었음에도 아주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파리의 전반전 좋은 장면은 대개 오른쪽(모나코 기준 왼쪽)에서 나오기도 했죠. 망디가 수비력보다는 공격력으로 승부를 보는 유형이라...)


후반 초반에는 연속해서 이 지역에서 파리가 볼을 빼앗기는 재미있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결국 이러한 전략적 선택을 바탕으로 모나코는 중원 장악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모나코의 평균적 포지션과 패스 길/출처: @11tegen11)


굉장히 미드필드 지역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고 패스가 어느 한 곳으로 몰리지 않고 균형 있게 돌아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깔끔하죠?


(양 팀의 슛 지역과 xG(=ExpG: 점유율 당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수치로 나타낸 것)자료/출처: @11tegen11)


파리의 슈팅 횟수가 리게 앙에서 저렇게 적은 걸 볼 기회는 아마 얼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xG 수치 역시 자료 출처에 따르면 아마 많은 팀들이 파리가 xG 수치를 1 이하로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네요.


그만큼 모나코가 중원을 단단하게 가져가면서 파리에게 기회를 잘 허용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후반전 전개의 변화


후반전 들어서는 파리가 좀 더 주도권을 잡는 듯한 모양새가 됩니다.


특히 다비드 루이스를 뫼니에로 바꿔준 이후부터 경기력이 살더니 아예 카바니의 골까지 나오게 되죠.


일단 모나코의 체력적인 면도 생각해볼 수 있겠고


또한 모나코가 파리의 만회골 이후 공격 전개할 때 모습을 보면 아예 공격 가담 숫자를 줄여버린 듯 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마튀이디의 투입과 함께 파리 선수들이 오프더볼 상황에서 움직임이 괜찮아졌습니다.


적극적으로 미드필더에서 한 두 선수가 올라가고 하면서 꾸준히 모나코 박스 근처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모나코의 최종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쉽게 슛까지 이어지기가 어려웠습니다.


측면에서의 공간이 조금 생기면서 크로스는 어느 정도 허용하긴 했어도 결국 최종 공격수까지 연결되지 못했죠. 그게 아니면 카바니를 오프사이드 트랩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막판 10분을 남겨두고 파리는 치명적인 역습을 허용하면서 쐐기골을 내줍니다. 


무티뉴-베르나르두 실바-시디베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역습이었고 결국 시디베가 자책골을 만들어내면서 3-1로 끝납니다.(역시나 이 장면에서도 시디베의 스타팅 포인트가 아주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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