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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2 - 1 레알 마드리드

득점: (VAL) 시모네 자자, 오레야나/(RMA) 호날두


양 팀 라인업


양 팀 모두 주말에 승리를 거둔 상태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클럽 월드컵 참가로 인해 미뤄졌던 16라운드 경기가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지 않는 이번주 주중에 펼쳐졌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부상으로 인한 결장자는 없었으나, 발렌시아는 지난 레알 베티스전 산티 미나의 부상으로 인해 계속해서 자자가 기회를 받고 있습니다. 선발진의 상태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유리함을 갖고 있었는데, 레알 마드리드는 주말 에스파뇰 전에서 골키퍼 자리를 포함해 7자리를 로테이션을 돌리며 주중 경기를 대비하였으나, 발렌시아는 주말 아슬레틱 전과 비슷한 라인업으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어느 정도 있었으며, 몬토야도 약간의 부상이 있어 소집 명단에서 제외되며 수비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칸셀루가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야만 했습니다.



승부를 일찍 가른 초반 발렌시아의 집중력


레알 마드리드는 초반부터 높은 위치에서 공을 점유하며 경기를 지배하고자 했습니다. 측면 풀백을 좌우로 넓게 위치시키고 3미들을 통해 측면 지역을 위주로 볼에 대한 높은 점유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발렌시아는 움츠렸다가 레알 마드리드의 진영에서 공간이 발생하는 상황을 놓치지 않고 공략해서 7분만에 2골을 기록했습니다.


팀 전체가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상황은 압박면이나 수비 간격 면에서 꽤 넓고 많은 범위를 커버하게 되는 부담을 안게 되는데, 첫 번째 골은 결국 높은 위치에서의 압박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놓치게 된 그 부분을 통해 발렌시아의 빠른 공격이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1번째 골 직전 빌드업 상황)


발렌시아가 키퍼로 볼을 돌리는 상황에서 벤제마는 키퍼를, 호날두는 바로 키퍼 옆 중앙 수비수를 향해 압박했고, 크로스는 파레호를 향해 압박하는 상황에서 측면에 주앙 칸셀루를 미처 압박하지 못했고, 칸셀루가 빠르게 전진패스를 무니르에게 주면서 무니르가 자유롭게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바로 2분 뒤에 터진 오레야나 골 장면에서는 높은 라인에서 볼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바란의 볼 트래핑 실수가 치명적이었습니다. 


바란이 무리하게 볼을 전진시키려다 결국 발렌시아에게 공간을 활용할 여지를 주면서 역습으로 실점합니다.



좁고 깊은 수비, 그러나 볼을 가진 선수는 강하게 다룬 발렌시아



발렌시아의 기본적인 수비 철학은 수비라인을 낮은 위치까지 물릴 수 있으며, 그렇게 라인이 낮게 형성될때 최대한 중앙을 지킬 수 있도록 선수들 사이의 간격이 상당히 좁게 형성되었습니다. 특히나 백포라인 선수들 간의 간격은 서로가 빠른 시간 내에 커버하기에 수월하면서도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대비하기에 아주 잘 밀집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4231에서 3에 위치했던 양 윙은 수비 범위를 상당히 넓게 가져가면서 주로 상대의 풀백을 담당했습니다. 때로는 풀백을 보호하기도 했습니다. 발렌시아의 풀백은 주로 중앙 수비수를 커버하거나 하프 스페이스를 담당하는 형태가 되었죠. 


그러나 시종일관 발렌시아가 상대 선수들을 자기 진영으로 초대하기만 하진 않았습니다. 상대 미드필더진을 중심으로 공을 가진 선수에 대해서는 빠르고, 강하게 압박을 가하면서 공을 편하게 갖지 못하게끔 만들었습니다. 특히 4231의 2 자리에 해당하는 두 명의 미드필더 엔소 페레스와 파레호가 높은 위치, 낮은 위치 가리지 않고 상대 미드필더를 압박하면서 그들의 공격 작업에서 최소한 생각할 시간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특히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될때 상대가 쉽게 공간을 차지하지 못하게 만들면서 전환 속도를 계획보다 느리게 만드는데 일조했습니다. 


(공을 뺏긴 직후 빠르게 압박을 시작하는 형태를 취한 발렌시아)


이러한 수비 형태는 최대한 최종 수비 라인이 상대와 바로 노출되는 경우를 줄이면서 또한 서로간의 커버가 쉽게 되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의 횡적 전환을 통한 공격 루트 수가 많이 나오지 않게 되게끔 했다고 생각합니다. 즉, 상당히 단조로운 느낌이 들게 되었죠. 뿐만 아니라,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리딩 능력이 좋은 가라이+하드웨어는 출중하지만 수비 지능이 조금 아쉬운 망갈라 라인이 낮은 수비라인과 넓지 않은 커버 범위로 인해 발렌시아의 꽤 괜찮은 장벽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반전 발렌시아가 중앙 지역에서 공격 전개가 나름 괜찮았던 이유는 엔소 페레스와 파레호의 무리하지 않는, 간결하고 정확한 빌드업 작업 덕분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패스 성공률이 낮았고 역습 위주의 공격 작업이 주를 이루었던 상황에서 (squawka기준으로) 두 선수의 패스 성공률은 85%를 넘었습니다. 


(파레호->나니)


오레야나가 본격적으로 선발로 뛰기 시작한 베티스전부터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계속 뛰어오고 있고, 동시에 파레호가 2미들로 내려가서 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오히려 파레호가 플레이 메이킹에 대한 부담 없이 간결한 빌드업을 통해 볼 순환에 도움을 주고 있고, 플레이 메이킹 및 페네트레이션 작업은 2선에서 나니와 오레야나가 도움을 주는 형태로 가고 있기 때문에 물론 좀 더 지켜는 봐야겠지만 밸런스적인 면에서나 효율성 면에서나 꽤 괜찮아졌다고 보입니다.


(발렌시아의 패스맵; 자자, 오레야나, 그리고 파레호의 횡적으로 활발한 움직임, 초반 빌드업 상황에서 파레호의 영향력/출처: @11tegen11)

(레알 마드리드 패스맵; 풀백의 볼 소유 횟수 및 영향력/출처: @11tegen11)



레알 마드리드의 크로스 위주 공격


비록 상대가 수비적으로 매우 잘 준비해왔고, 공격진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공간이 많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레알 마드리드 정도의 팀이라면 상대가 좁게 내려선 상태에서 크로스 위주 공격만이 아니라, 좀 더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의 중앙 인더홀 지역을 통해 연계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드리드의 양 측면 풀백들은 플레이 지역이 전환되는 상황에 대해서 잘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측면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전진하면서 계속 점유를 해나가는 것은 충분히 좋은 플레이였습니다. 다만 그 이후 공격 작업에서 크로스가 너무 높은 빈도를 차지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문제는 크로스가 부정확한 경우가 매우 많았다는 점입니다. 비록 만회골이 크로스에서 나왔지만 말이죠.


(만회골 장면)


만회골 장면에서 크로스가 나름 정확하게 갈 수 있었던 이유는 마르셀루가 크로스를 정확하게 찬 것도 있지만 상대가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빠르게 압박해서 무게 중심이 살짝 위로 올라가려는 순간 정비 되기 전에 크로스로 수비수 사이 공간을 공략했기 때문입니다. 망갈라가 호날두를 완전히 놓쳐버렸죠. 


그러나 필드 플레이 상황에서 나머지 크로스의 정확도는 굉장히 좋지 못했습니다. 가라이-망갈라는 공중볼에 잘 준비되어 있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크로스는 너무 호날두에 의존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일수록 인더홀 지역 공략을 통한 박스 내 지역으로의 플레이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했던 것 같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선 그 지역을 주로 벤제마, 하메스가 차지하곤 했는데 실제로 그들이 이 공간을 차지해서 공이 이곳으로 전달되면 슛 또는 연계플레이를 통한 호날두의 슛까지 이어지는 좋은 장면이 가끔 나오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플레이가 나오는 횟수가 꽤 적었고 대부분 이 지역에서 공을 잡더라도 측면 풀백에게 내주는 경우가 더 자주 보였습니다. 


(인더홀 지역에서의 벤제마 다이렉트 슛)


(인더홀 지역에서 벤제마-호날두 사이의 패스플레이를 통한 수비 균열)


(발렌시아 미드필더 사이의 거리가 멀지만 크로스가 우선이었던 듯한 장면... 한 번 미드필더에게 주고 중앙 지역으로 들어갔으면 충분히 수비 균열이 일어났을 것 같습니다.)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던 발렌시아의 후반전, 지단의 의아한 교체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어느 정도 우려되었던 발렌시아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가 조금씩 보였습니다. 전반전보다 공이 박스에 많이 투입되었을 뿐더러 공격 상황에서도 턴오버가 훨씬 더 많이 일어나면서 수비에 치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오른쪽 윙 무니르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보였고, 왼쪽 윙으로 나섰던 나니의 경우 전반 막판에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왼쪽 측면 플레이의 위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전 지단의 교체 작전은 조금 의아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바로 마지막 교체였던 바스케스 투입 때문이었습니다. 바스케스를 넣는다는 것은 측면을 스피드 및 활동량을 통해 공략하겠다는 것이고, 사실상 크로스를 더 노리겠다는 의미인데 이미 카르바할과 후반전 베일이 열심히 크로스를 올리던 오른쪽인데 크로스 자원을 또 투입한다...? 차라리 크로스로 색깔을 확실하게 잡을 것이면, 아예 벤제마를 빼고 모라타를 투입해서 크로스를 직접 받아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원을 넣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인더홀 지역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차라리 모드리치를 뺄거면 좁은 지역에서 패스만큼은 괜찮은 이스코를 넣어서 벤제마, 이스코가 그 지역을 공략해서 서로 연계해주고, 그런 연계를 통해 창출된 공간을 초반에 투입된 베일이 노리는 형태가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이스코는 주말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었기에 경기력에도 문제가 없었죠. 어찌되었든 이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색깔을 좀 더 명확히 정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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