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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2 - 0 멕시코

득점: (BRA) 네이마르, 피르미누/(MEX) -


양 팀 라인업



브라질의 전형적 빌드업을 방해한 멕시코 수비 형태


브라질은 평소에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중앙 수비로 부터 출발하고 풀백들이 높이 올라가지 않고 중앙 수비로부터의 전진을 돕습니다. 또한 중앙 미드필더 1~2명이 역시 중앙 수비 근처에서 상대 압박의 탈출구 역할을 합니다. 비교적 최근의 예선이나 평가전을 보면 상대가 대인 위주의 전방 압박을 시행할 경우 때때로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카세미루를 통해 탈출하며 안정감을 되찾는 경우가 많았죠. 


따라서 브라질은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이러한 각자의 역할로 인해, 또한 역-역습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5-6명이 자기 진영에서 위치를 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코스타리카 전은 상대가 백5로 수비라인을 구성하여 조금 더 전진을 추구하긴 했지만 다른 경기에선 웬만하면 이러한 형태로 빌드업을 시작하곤 했습니다. 


멕시코는 이러한 브라질의 빌드업 형태의 약점을 노렸습니다. 압박의 탈출구를 모조리 막아버렸습니다. 벨라와 로사노가 각각 상대의 풀백을 대인마크했고, 무엇보다도 치차리토가 카세미루를 자기 시야에 항상 두면서 카세미루를 향한 패스가 가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멕시코의 수비형태. 양 윙이 상대 풀백을 마크, 치차리토는 카세미루를 자기 시야에 항상 두면서 패스가 가기 어렵게 견제)


이에 더해서 멕시코는 최종 수비라인을 30m정도에 두면서 대인마크를 통해 상대를 압박하던 최전방 선수들과의 거리를 적절히 좁힐 수 있었죠.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내려오고 그 내려간 공간을 쿠티뉴가 활용하려했지만 네이마르는 상대가 상하좌우로 적절히 위치해 있었기에 금방 묶였습니다. 반대편 사이드는 윌리안이 좁은 공간에서 활약도가 좋지 못한 편이기에 더욱 좋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멕시코는 상당히 자주 하프라인 즈음에서 볼 탈취에 성공했습니다. 


알바레스를 오른쪽 풀백에 둔 것도 주효했습니다. 상당히 수비적인 풀백 역할을 맡으면서 오버래핑을 자제하면서 네이마르를 집중 마크했고 적어도 전반전엔 상당히 패기있는 경기를 보여주었죠. 


(전반전에 네이마르를 집중 수비했던 알바레스)


경기의 전환점: 442로 포진을 바꾼 브라질


대략 전반 25분동안 고전하던 브라질은 25분을 기점으로 수비 대형을 4141에서 442로 바꿉니다. 


왜 442인가? 


1. 상대윙과의 1v1 부담


전반 25분동안 멕시코의 양 윙 벨라와 로사노는 계속해서 브라질의 풀백들을 괴롭혔습니다. 특이하게도 왼발이 주발인 벨라가 왼쪽에, 오른발이 주발인 로사노가 오른쪽에 배치되었죠. 이는 측면 넓은 지역에서 너비를 확보하면서 1v1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중앙에서 빠르게 횡적 전환을 시켜주면 넓은 지역에서 브라질 윙들이 수비 가담을 하기 전에 빠르게 풀백과 1v1싸움을 할 수 있었고 벨라와 로사노는 이 싸움에 자신이 있었죠. 이에 따라 브라질은 전환 상황(역습, 횡적 전환 모두)에서 풀백들이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442로 바꾸면서 브라질 풀백들은 수비시에 윙들의 도움을 빠르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 대형보다 양 윙(이때 윙은 윌리안, 쿠티뉴)들이 낮은 위치에서 상대의 전환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고 멕시코는 측면에서 전진할 공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오히려 윙들이 측면에서 고립되곤 했죠. 이 때문에 멕시코는 로사노와 벨라의 위치를 바꿔보기도 했지만 중앙 지역 역시 브라질이 단단하게 막아놓고 있었기에 쉽진 않았습니다. 


(측면 넓은 지역에서 너비를 확보했던 벨라. 4141(내지는 433) 수비 대형에서 횡적 전환에 쉽게 1v1 장면을 내주며 고전했던 브라질)


(비록 볼을 끊지는 못했지만 442 대형 하에서 훨씬 횡적 전환에 빠르게 협력수비가 이루어졌던 모습)




2. 네이마르의 높은 지역 영향력 증가


전반 25분간 네이마르는 내려와서 압박 탈출에 도움을 주려했으나 알바레스의 철저하고 거친 마킹과 협력수비에 고전했습니다. 그러나 442로의 변화 이후 네이마르가 수비 부담이 줄면서 대신 위로 올라갔고 쿠티뉴가 반대로 보다 낮은 지역에서 팀의 전진을 도왔습니다. 433하에서는 중앙 공간이 상대의 3미들의 대인마크에 묶였지만 442로의 변화 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주위로 수적 우위가 발생하면서 중앙 지역을 통한 페네트레이션이 수월해졌습니다. 네이마르와 파울리뉴가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주위에서 수적 우위를 갖고 가면 쿠티뉴가 아래에서 볼의 전진을 도와 전방으로 연결시키거나 아예 다이렉트로 후방에서 전진시키기도 했죠. 전반 25분 이후 브라질의 전진패스는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동그라미로 표시된 선수가 쿠티뉴. 측면에서 네이마르가 많이 내려와서 빌드업을 도와주고 쿠티뉴가 그 빈자리를 채우는 형태를 시도하려 했던 전반 25분 이전의 브라질. 그러나 쉽지 않았습니다.)


(중원에서 볼을 잡은 쿠티뉴와 더 높은 지역에서 공격에 영향을 미치는 네이마르)


(브라질이 442하에서 성공적인 페네트레이션을 가져간 방법. 수비형 미드필더 주변으로 수적 우위를 만드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간 창출)


 

또한 중앙 지역에 공간이 발생하면서 윌리안의 경기 참여도가 매우 급격히 늘었습니다. 전반 초반에는 측면 넓은 지역으로만 공간이 제한되면서 매우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지만 전반 25분 이후로 중원을 장악하면서 윌리안이 중앙에서 활약할 공간이 열리게 된 것이죠. 윌리안은 공간이 없을땐 답답해도 중앙지역에 공간이 발생한다면 무시무시한 선수가 됩니다. 특히 후반전에는 중앙에서 더욱 시간을 보내면서 빌드업 가담 및 전환시 드리블로 볼을 전진시키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선제골 장면. 쿠티뉴의 낮은 위치에서의 공격 가담, 네이마르에게 쏠린 마크, 윌리안의 중앙 이동.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작동한 선제골 장면)


(전환 상황에서 윌리안의 드리블 전진 능력)



(전반전 23분을 경계로 브라질과 멕시코의 전반전 슛 개수 차이: 0-23분 브라질 1개, 멕시코 4개; 23-45분 브라질 9개, 멕시코 1개

https://twitter.com/FutbolAvanzado/status/1013796127353856001



밸런스 갖춘 '팀 브라질' 


선제골 이후 브라질은 무리하게 공격하기보단 밸런스를 유지하며 상대의 강점인 역습 위협을 줄였습니다. 442블록을 잘 유지하면서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라인 사이를 좁게 가져가면서 상대가 중앙에서 뭔가 만들어내기 어렵게했죠. 에레라가 볼 끌고 과르다도가 볼을 뿌려주면서 측면에서 1v1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멕시코의 불안한 횡적 전환)


상대에게 중원싸움에서 밀리게 된 멕시코는 후반 중반에 조나단 도스 산토스를 투입하며 마르케스보다 위에서 볼을 잡고 패스로 기회를 만들 선수를 더 투입합니다. 그러나 조도산의 경기 참여도는 미미한 수준이었죠. 게다가 멕시코의 공격이 점점 측면 윙 자원들에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문제였습니다. 라울 히메네스를 향한 크로스도 무의미했습니다. 


(교체로 들어간 조도산의 상태)


갈수록 멕시코는 전방 3명의 수비 가담을 줄이며 한 방을 노리지만 오히려 브라질에게 측면을 내주면서 풀백들이 부담없이 전진하기 시작했죠. 


반면 브라질은 442대형을 계속 경기 끝까지 유지하면서 카세미루, 실바, 미란다의 활약을 토대로 중앙 지역을 완전히 방어하고 윌리안의 드리블 능력을 통해 빠른 전환을 해내며 굉장히 안정적인, '팀으로서의 브라질'을 보여주었습니다. 72분부터는 쿠티뉴와 제주스가 자리를 바꾸며 체력적으로 더 좋은 제주스가 더욱 수비가담을 하도록 했고 페르난지뉴와 피르미누를 투입하며 후반 끝까지 체력면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90+6분까지도 완벽하게 중앙을 방어하는 브라질)


(16강까지 브라질의 상대팀들 유효슈팅 개수: 스위스 2개, 코스타리카 0개, 세르비아 2개, 멕시코 1개. 90분당 1.15개의 유효슈팅을 받아낸 브라질

https://twitter.com/FutbolAvanzado/status/1013812634561507331)


(가로축은 상대팀의 슛 중에서 얼마나 많은 슛이 유효슈팅이 되었는가를 나타내는 퍼센트, 세로축은 상대의 슛 중에서 얼마나 많은 슛이 수비에 의해 블록되었는가를 나타내는 퍼센트/가로축 기준으로 브라질이 단연 꼴등: 즉 상대팀으로 하여금 유효슛 자체를 거의 못 쏘게 만들었다는 뜻, 세로축 관점에서는 33% 정도의 슛을 수비진이 블로킹해냄

https://twitter.com/FutbolAvanzado/status/1014140427149172737)



개인능력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 하나되어 움직이는 티테 감독의 브라질이 다음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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