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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2
    2019 K리그1 8R 서울 v 인천 - 인천의 끈질김은 살아나는가
  2. 2018.11.26
    K리그1 37R 서울 v 인천 - 5년만의 상암 원정 승을 가져다준 안데르센 감독의 선택과 집중

서울 0 - 0 인천
득점: -

양 팀 선발 라인업
서울(3-5-2): 양한빈; 오스마르, 김원식, 황현수; 고광민, 알리바예프, 정현철, 조영욱, 고요한; 페시치, 박주영
인천(4-2-3-1): 정산; 김동민, 부노자, 김정호, 곽해성; 박세직, 임은수; 이준석, 하마드, 정훈성; 김보섭

최근 잘 나가다가 fa컵 원정에서 거의 2군으로 나온 강원에게 패배한 서울과 5연패 이후 감독 경질과 더불어 fa컵에서마저 탈락한 인천이 상암에서 맞붙었습니다. 

인천은 안데르센 감독과 함께 초반 2경기만 해도 승승장구할줄 알았으나 계속된 부상자 속출 및 수비 불안으로 심각한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울산전에서 결국 대패를 당하며 안데르센 감독과 작별한 인천은 레전드 임중용을 감독 대행으로 올리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임중용 감독 대행은 청주와의 경기에 2군을 내보내 승리를 거두진 못했으나 포메이션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안데르센 감독이 보여주던 433 내지 4141 하에서 보이던 수비 불안 문제를 해결하고자 4231로 포메이션을 변경했습니다. 청주와의 경기에선 답답한 공격을 보였으나 그간 경기력을 생각하면 필요한 변화로 보였는데 그 테스트 상대는 하필 잘나가고 있던 서울이었습니다. 


'끈끈한 인천'을 되찾아 가는 것인가?

우려와는 달리 인천은 서울을 상대로 상당히 훌륭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서울은 현재 백스리 시스템 기반의 강한 수비력과 함께 빠른 역습을 통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죠. 그 과정에서 양 윙백의 움직임과 투톱 및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번갈아가면서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측면에서 윙백, 톱, 미드필더 3인의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상대가 하프스페이스를 놓치게끔 만들죠. 

이에 대비해 인천은 상당히 낮은 위치에서 본격적인 압박을 시작하면서 라인을 내리고 상대가 올라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수비 국면 하에서 인천의 세부 전술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백포라인을 구성하는 4명의 선수들 간의 간격을 극단적으로 최소화
-서울의 양 윙백은 인천의 윙들이 대인마크
-백포라인 바로 위에선 임은수, 박세직이 지역 방어 형태로 백포라인과 상당히 간격을 좁혀서 수비
-김보섭은 황현수의 전진시 패스길 차단하고 하마드는 정현철 대인마크

 

(JTBC/서울의 볼 전진에 따른 단계별 수비 장면들)
(JTBC/임은수의 수비 위치: 공간 위주의 압박을 가져가며 패스길만 차단하는 임은수)


이런 식으로 인천이 극단적으로 박스 주변과 하프스페이스를 차단했기 때문에 서울은 후방에서의 점유만 높아졌고, 횡적 전환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박스 안에서 볼터치를 가져가기엔 부족했습니다. 

특히 인천의 양 윙들이 상대 윙백을 계속 쫓아서 깊은 지역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2미들의 수비 자세와 커버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전반적으로 2미들의 수비 자세를 보면 상대가 하프스페이스를 넘어 중앙 지역으로 볼을 투입하기 직전에 약간 거리를 두고 몸은 대각선으로 중앙 지역으로의 패스를 차단하는 각을 잡았죠. 그렇기에 서울 선수들은 쉽게 중앙을 향한 전진패스를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없이 윙백들이 내려와 주게 되고 인천은 그와 동시에 전방자원+미드필더+윙의 3인 압박이 들어가게 되죠. 이러한 덕분에 서울은 계속 볼을 뒤로 돌려서 다시 처음부터 빌드업을 해야했습니다. 

후반 들어서는 서울이 서울 기준 오른쪽 측면에서 수를 좀 더 늘려주면서 전방에선 빠른 움직임을 가져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비 위치 선정 능력이 좀 부족한 박세직을 위주로 서울 선수들이 마크를 종종 벗겨냈죠. 하지만 이미 박스 안에서는 백포라인이 촘촘하게 버티고 있었기에 서울은 유효슛을 쉽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고군분투했던 공격 작업...어려운 상황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준 이준석, 정훈성, 최범경

인천의 수비 라인 자체가 매우 낮았고 윙들까지 윙백 마크하러 깊이 내려와야 했기 때문에 전방에는 김보섭이 거의 공을 혼자 따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후방에서 볼을 걷어내고 그닥 높지 않은 확률로 볼 경합을 해내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때때로 역습 상황이 주어질 때, 즉 상대의 세트피스 이후 상황이나 어떻게든 간신히 볼이 전개될때 이준석과 정훈성은 볼을 다루는 데에 있어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 둘은 낮은 위치부터 계속 스프린트를 해야했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죠. 

(JTBC/정훈성과 이준석에 의한 슛 장면들)


이 두 선수는 이전에 교체로 출전했을때 기대감을 불어넣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준석은 절망적이었던 주중 대구전에서 그 어린 나이에도 인천 선수들 중 혼자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정훈성은 전북 원정에서 생각지 못한 볼 소유 능력을 보여주면서 전북 수비진에 위협을 주었죠. 허용준이 계속된 턴오버를 보여주고 남준재가 계속 부상 등으로 빠지는 상황에서 볼 소유가 가능한 선수로서 기용될 필요가 보였습니다. 

한편 후반에 교체로 들어온 최범경은 수비 진영부터 최전방까지 뛰어다니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습니다. 전반전 김보섭에게 향했던 롱볼이 대다수 실패로 돌아가며 하마드까지 뭍혀버렸던 것에 비하면 후반에는 서울이 더욱 공격에 치중하면서 중앙이 좀 더 열렸고 세컨볼도 인천이 꽤 따내면서 보다 박세직을 기점으로 중앙에서 출발하는 공격 횟수가 늘었죠. 물론 그간 욕 좀 꽤나 먹었던 박세직도 윙어들이 올라올 시간을 기다리면서 자연스레 템포가 느려졌기에 훨씬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튼 그 과정에서 최범경의 활발함은 수비 상황에서도 도움이 되었고 공격 상황에서 필요했던 김보섭 외의 다른 선수의 전방 침투에서 좋은 역할을 해냈죠. 덕분에 후반 끝까지 경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JTBC/박세직으로부터 출발한 공격 장면. 최범경의 침투로 인해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던 장면)

 

 

(인천은 나의 자존심~ 나의 마지막 영혼~)

and

서울 0 - 1 인천

득점: (서울) - /(인천) 한석종


양 팀 선발 라인업

서울(3-5-2): 양한빈; 김원균, 김남춘, 김동우; 윤석영, 신진호, 황기욱, 고요한, 윤종규; 윤주태, 박주영

인천(4-3-3): 정산; 김진야, 김정호, 김대중, 정동윤; 고슬기, 임은수, 한석종; 김보섭, 문선민, 남준재



강등권 싸움에 있어 가장 중요했던 경기를 직관하고 왔습니다. 서울은 1점만 추가하면 더 이상 강등권에 포함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인천은 플레이오프가 아닌 잔류 확정을 위해선 1점도 위험했던 경기였습니다. 


라인업에서 눈에 띄었던 점은 서울 입장에선 그간 교체로 들어오던 박주영이 이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로 시작했다는 점이 있었고 인천 입장에선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오던 아길라르와 무고사가 A매치로 인해, 부노자가 부상으로 인해 선발로 나서지 못하면서 선발이 국내 선수들로만 채워졌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경기 초반 중원 싸움 양상


경기 시작과 함께 두 팀은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두 팀 모두 수비 방식은 달라도 미드진이 쉽게 후방을 내주지 않기 위해 싸웠죠. 


서울은 기본적으로 일대일마크 형태의 수비를 통해 인천의 전진을 막고자 노력했습니다. 측면에서 인천이 볼을 잡으면 신진호나 고요한이 빠르게 일대일로 붙어주면서 인천의 빠른 공격자원들이 볼을 잡기 어렵게 만들었고 인천은 볼을 다시 후방으로 돌리게 되었죠. 또한 일대일마크를 통한 볼 회복이 성공하면 전방에서는 윤주태-박주영-고요한 이 세 명의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인천의 선제골 이전에 이 세 명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두차례 좋은 슛이 먼저 나왔었습니다. 


인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인천은 일대일마크를 기반으로 중원싸움을 걸었던 서울과 달리 미드진의 간격을 좁히고 애매하게 압박하는 지역방어 형태로 중앙을 노리는 서울의 공격을 차단하려 했습니다. 비록 경기 초반 어수선한 상황에서 두차례 기회를 허용했지만 계속 이런 중원의 애매한 위치에서의 공간 압박이 서울 패스를 차단했죠. 결국 서울도 일대일마크를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원에서 끊은 볼은 측면으로 빠르게 이어졌고 이것이 선제골이 나온 코너킥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서울의 기초 빌드업과 측면 공격 문제


선제골과 함께 경기가 서서히 정리되면서 두 팀 모두 공격을 어떤식으로 만들어가는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서울이 빌드업을 시작할 때 모습을 보면 대개의 백스리 시스템이 그렇듯 가운데 위치한 선수가 공격의 방향을 잡아주며 양 스토퍼에게 공을 전달해주죠. 인천의 수비시 대형은 433보다는 4141에 가까웠고 시간별로 압박 시작 위치가 조금씩 다르긴 했어도 지역방어 형태로 서울의 백스리보단 자기 진영의 중앙 지역 공간을 더 압박했습니다. 백스리를 문선민 한 명이 주로 맡고 양 윙은 필요시에 올라왔기 때문에 양 스토퍼들은 많은 시간과 공간을 가지고 점유를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현대축구에서 백스리 시스템이 빌드업하는 과정을 보면 양 스토퍼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졌죠. 주로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하니까 측면으로도, 중앙으로도 볼을 전개시킬 수 있기에 상대는 수비 자세를 잡기가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양 스토퍼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김남춘보다 아주 약간 위에 위치하면서 공간을 향해 올라가서 패스 루트를 만들어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기에 좋은 패스가 나온 것도 아니고 단순히 주변 선수에게 패스하는 수준에 그쳤죠. 후반 21분이 되어서야 김동우가 롱패스로 라인 사이를 공략하는 유의미한 활동이 나왔습니다. 


스토퍼가 올라가질 않으니 한참 올라가있는 윙백들은 다시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곤 했죠. 그렇다고 해서 측면 공격이 또 잘된 것은 아닙니다. 계속 고립되었죠. 상대와의 2대 1 상황에서 벗어나오질 못했고 이런 경향이 지속되자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비효율적으로 측면 자원이 아닌 선수들이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오히려 중원이 빌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윤석영은 박스 안에 어떻게든 집어 넣기라도 했지 윤종규는 제대로된 크로스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측면으로 빠진 신진호는 계속 인천 수비진의 머리에 크로스를 보냈죠. 



인천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한석종의 폼 회복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천은 자기진영의 중앙 지역을 방어하는 것을 선택했고 집중했습니다. 안데르센 감독이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서울은 중앙에 많은 선수를 두기에 좋은 전략이었죠. 윤석영의 좋은 크로스가 위협요소가 될 수 있었지만 크로스에 대한 대처도 잘 연습이 된 듯 보였습니다. 


전반전이 중반으로 가면서 인천이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왼쪽라인 김진야, 김보섭이 상대 일대일마크에 의해 높이 올라가질 못하면서 팀 전체가 불안정한 볼 소유를 보여주었죠. 이에 따라서 점점 수비라인도 내려갔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반 초반에 비해 더욱 자기 진영 방어에 집중을 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상대가 볼 소유 시간이 늘었을 뿐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하게 여전히 인천 수비진은 잘 해냈습니다. 최종수비 라인에선 부노자 대신 출전한 김정호가 하프스페이스를 통해 침투하는 고요한을 놓치지 않고 잘 막아내는가 하면 헤더싸움도 곧잘 이겨내면서 큰 도움이 되었죠. 


또한 인천의 3미들은 근래 경기중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경기가 가면 갈수록 중원 지역에선 이들이 돋보였죠. 임은수는 상대의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수비와 미들라인 사이에 위치해 조금은 기동력이 아쉬운 두 선수를 잘 뒷받침 해주었고 빈번히 윤주태의 움직임을 간파하곤 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볼 배급을 해주었습니다. 또한 서로간의 간격이 좁았기 때문에 그간 지적되던 고슬기의 기동력이 잘 커버되었고 상대 중원은 점점 측면으로 나가야만 했기에 영향력을 잃어갔습니다. 박스 안에서도 임은수가 최종라인으로 들어간 경우 한석종이나 고슬기가 라인 사이를 잘 커버해주었죠. 


가장 중요한 점은 최근 인천의 연승에 한석종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단 것입니다. 한석종은 부상과 이후 떨어진 신체 능력과 폼으로 인해 한동안 고생했는데 이와 함께 인천의 중원 역시 아길라르 외에는 수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실점을 했었죠. 하지만 하위스플릿 시작과 함께 폼이 올라오더니 고슬기의 기동력도 커버해주면서 중원 영향력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5년만에 상암에서 서울을 잡은 가장 큰 요인은 한석종의 공수에 걸친 훌륭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서포터들의 깃발에 가려서 잘 안보이긴 하지만 인천의 수비 상황을 찍어보았습니다. 측면을 계속 잘 고립시켰고, 측면으로 나간 풀백으로 인해 생긴 하프스페이스 공간을 임은수가 잘 커버해주는 장면)



후반전 양상


인천은 후반 5분 이후로 라인을 아예 내렸고 남준재와 김보섭의 수비 시선은 이제 백스리는 거의 보지 않고 윙백을 바라봅니다. 이와 함께 백포라인 간격이 더욱 좁아지면서 크로스에 대비합니다. 서울은 계속 크로스를 시도하고 세컨볼에 주목하면서 몇차례 기회를 만들어내죠. 


후반 22분 서울은 김남춘을 빼고 에반드로를 투입하면서 433으로 전환합니다. 에반드로가 왼쪽 윙포워드가 되었는데 꾸준히 측면으로 나오면서 정동윤을 끌어내었습니다. 하지만 공을 잡으면 전방을 향해 돌지도 못하면서 계속 정동윤이 수비를 성공합니다. 


인천은 후반 23분 쿠비를 넣었는데 이는 높이 올라오는 서울의 뒷공간을 노리는 데에 최적화된 교체였습니다. 이와 함께 백포로 전환된 서울 수비는 김보섭이 커트인할 공간을 내주면서 김보섭에게 슛 두 개 허용. 


후반 33분 서울은 황기욱을 빼고 조영욱을 왼쪽 윙으로 넣으며 424로 전환했습니다. 에반드로에 의해 막힌 측면이 조영욱과 함께 나아지긴 했죠. 하지만 끝까지 중앙에서 집중력이 더 높은 팀은 인천이었고 정말 간만에 무실점으로 중요한 경기를 어려운 경기장에서 승리로 끝냈습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뛰어나오는 인천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 엄청난 함성의 인천팬들. 비록 친구와 같이 보느라 반대편에 앉아서 보긴 했지만 인천의 경기는 감동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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