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153)
잡다한 이야기 (5)
출사 (21)
fm2014 (213)
- (489)
축구 관련 이야기 (420)
bve관련된 것들 (4)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My Link

  • Total
  • Today
  • Yesterday
  1. 2019.09.19
    2019 FA컵 4강 1차전 화성FC v 수원삼성 - 화성은 어떻게 수원을 상대로 전술적인 우위를 보였나

화성이 수원을 상대로 철저히 전술 플랜대로 움직이며 1차전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비록 전반전 부상으로 인해 교체 카드를 두 장이나 써야했지만 기존에 설정해놓은 전술 플랜을 경기 끝까지 집중력 있게 잘 수행했습니다. 화성과 수원의 경기 내용은 하부리그와 최상위리그 간의 경기 내용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기대 득점(xG)을 만약에 계산해본다면 두 팀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을 정도였죠.

화성의 수비 플랜은 4-4-2 다이아몬드 형태를 들고 나온 수원의 측면 전진을 사전에 차단시켜 버리면서 최종 수비진이 수비를 편하게 하게끔 해주었습니다. 또한 공격 컨셉은 무리하게 중원 싸움을 걸기보다는 다이렉트로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전반전 이러한 공격 컨셉은 수원의 최종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게끔 해주었고 지속적으로 수비진을 불편하게 하면서 선제골을 만들게 해주었죠.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화성이 전반전에 수원을 공수 양면에서 괴롭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최성근을 묶고 측면 전진을 협력 수비로 사전에 차단한 화성의 수비 플랜

화성은 1차적으로 수원이 볼을 측면으로 보내도록 유도했습니다. 포메이션 상으로는 3-4-3으로 나섰던 화성입니다만 수원의 기초 빌드업 과정에선 약간 독특한 형태로 바뀌게 되죠. 최전방의 유병수가 상대 백포라인의 중앙 수비수 둘을 계속 체크하고 바로 아래에선 문준호-박승렬-전보훈이 간격을 좁게 서면서 공간과 선수에 대한 압박을 번갈아 가면서 시행했습니다. 특히 박승렬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박승렬은 공간보다도 수원의 최성근을 전담해서 수비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화성의 1차 수비: 최성근을 전담 마크하는 박승렬, 그리고 좁게 서서 수비 대형을 갖춘 문준호-박승렬-전보훈



원 볼란테로 나선 최성근이 묶이고 나머지 2명이 공간과 선수를 적절히 잘 압박했기 때문에 수원이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중앙 지역으로 전개하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패스는 측면 풀백에게 전달되었죠. 그러나 여기엔 화성의 노림수가 있었는데 측면 풀백에게 공이 가는 순간 바로 화성의 윙백이 높은 지역까지 올라가서 수원의 풀백을 압박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미 간격이 촘촘하게 서 있던 3명의 1차 압박 라인이 측면에 협력 수비를 나가주었죠. 그 결과로 수원의 풀백들은 깊은 지역으로 거의 전진을 하지 못했습니다.

화성의 측면 압박: 윙백이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상대 풀백 전진 견제




화성의 다이렉트 공격, 상대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공격하라

일단 화성은 볼을 전진시키는 데에 있어서 단순함을 선택했습니다. 굳이 중원이 볼을 오래 소유하기보다는 후방에서 수차례 최전방으로 다이렉트로 건네주었죠. 다이렉트로 최전방에 볼이 전달되면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공격이 전개 되었습니다. 과거 장외룡 감독이 추구하던 빠른 공격 개념을 그대로 선수 시절 제자였던 김학철 감독이 물려받은 느낌이었죠.

이 과정에서 화성이 잘했던 것은 세컨볼 차지 그리고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는 것입니다. 후방에서 다이렉트로 전방에 볼을 보내면 볼을 받는 선수 주위에 적절한 위치에 동료 선수가 지원을 가 주면서 세컨볼을 따냈죠. 그 이후에는 전보훈이 횡적으로 넓게 움직이면서 새로운 패스 길을 만들어주고 박승렬이 빠르게 전진해주면서 수적으로 부족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죠. 그러고 나면 2차로 활동량 좋은 윙백들이 올라와 주고 유병수와 함께 상대 수비라인이 내려가도록 팀 공격에 '깊이'를 제공해줍니다. 당연히 윙백은 '너비'까지 제공해주게 되죠. 그렇게 수원의 미들라인과 수비라인이 벌어지면 전반전 볼의 대다수 목적지는 왼쪽 측면에 넓게 퍼져있던 문준호였습니다. 문준호는 왼쪽 측면에서 손쉽게 신세계와 1v1 장면을 맞이할 수 있었고 슛을 하든 전진호는 윙백에게 패스를 하든 전방을 향한 유의미한 장면을 이끌어냈죠.

화성의 다이렉트 플레이: 전방을 향한 롱볼을 활용하면서 볼이 떨어지는 주위에 적절한 위치 선정. 또한 중앙 미드필더 박승렬의 상대 수비 바로 앞 지역으로의 전진 지원, 윙백들의 전진 확인.
공격수와 윙백의 '깊이' 확보 및 이를 통한 문준호의 활용



화성의 선제골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습니다. 측면에서 문준호가 신세계를 향해 드리블을 치며 수비라인을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고 이후 전보훈이 빠르게 다가와주면서 지원해주었죠. 원투패스 이후 선제골을 만들어냈습니다.

화성 문준호 선제골: 문준호의 드리블로 내려간 수원 수비라인, 그리고 전보훈의 수비 바로 앞에서 지원을 통한 공간창출.




전반전 파이널 서드에서 부족했던 수원의 '너비'

수원은 4-4-2 다이아몬드 형태를 통해 중앙 지역을 활성화시켜 밀집수비를 공략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기초빌드업 과정부터 전술적으로 압도 당했고 파이널서드에서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한 상황들이 나왔죠.

무엇보다도 과도하게 중앙 지향적인 파이널서드에서의 공격 형태는 화성의 최종수비진에게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파이널서드까지 수원의 풀백들이 제대로 전진하지 못하면서 화성의 5명 수비 라인은 굳이 넓게 퍼질 필요없이 촘촘히 라인을 구축시킬 수 있었죠. 수원은 공격과정에서 상대의 윙백을 괴롭히지 못한 것입니다. 전반 아주 초반의 컷백 찬스를 빼면 풀백들이 파이널서드 지역에서 뭘 만들지를 못했습니다. 또은 데얀, 타가트는 금방 수비의 견제를 받았으며 안토니스, 김종우는 슛까지 이어지는 키패스를 쉽게 만들지 못했죠.


후반전 3-5-2로 변화한 수원

후반 시작과 함께 수원은 데얀, 안토니스를 빼고 염기훈, 한의권을 투입했고 홍철을 본 포지션인 윙백으로, 박형진을 중앙 수비로 보내며 3-5-2로 포메이션을 바꾸었습니다.

일단 전술 시스템 변화로 인해 수원은 더 높은 지역에서 측면 공격수가 생겨났고 이로 인해 화성의 윙들이 수비 가담을 더 해주어야 했죠. 그 결과로 화성의 공격 국면에서 확실히 숫자가 전반전보다는 빠르게 늘기 어려웠습니다. 윙어들이나 미드진이나 더 낮은 지역부터 출발해야했기 때문이죠.

한의권의 투입으로 최종 수비라인의 하프스페이스 쪽 뒷공간을 노리는 공간패스의 비중이 늘면서 라인이 어쩔 수 없이 내려가기도 하고 그랬지만 시스템 변화의 효과는 그 정도가 끝이었습니다. 수원 공격 과정에서 볼 주위로 선수들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진 않았고 화성의 하프스페이스 보호가 탄탄했죠. 전반보다 볼 소유 시간은 늘었고 나름 박스 근처 접근도 늘었으나 최종 수비라인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진 못했습니다.

화성의 경우 일반적인 공격 장면은 많이 줄었으나 전환 과정은 지속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후반들어 공격 참여를 위한 선수들의 전진이 빠르지는 못했고 그래서 수비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힘들어했죠. 후반 초중반 이후로 전보훈과 문준호 위치를 바꿔주면서 문준호가 수원의 왼쪽라인에 대한 협력 수비를 하게 하고 키가 큰 편인 전보훈이 더 전진하면서 롱볼을 받아주는 또 하나의 옵션으로서 기능했습니다.
후반 23분 쯤 박준태의 투입 이후엔 중앙 미드진이 수비 가담을 늘려주고 공격은 전보훈, 유병수, 박준태 위주의 공수전환을 자주 활용하면서 수원 수비에 위협을 가했습니다.

수원이 결국 후반에 본인들의 시스템으로 돌아갔고 화성도 나름의 대처를 해냈다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수원이 백스리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2차전인데 과연 이번 후반전에서 어떤식으로 발전된 모습이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