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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04
    Ligue 1 AS 모나코 v 파리 생제르망 - 모나코의 전략적 승리 2

AS 모나코 3 - 1 파리 생제르망

득점: (모)주앙 무티뉴, 파비뉴(pk), 오리에(자책골)/(파)카바니




라인업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모나코가 상당히 홈임에도 불구하고 수비적으로 나오겠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라지도 풀백이고, 시디베도 본 포지션이 풀백이니까요. 심지어 미드필더에는 수비적 성향인 파비뉴까지 포진시켜 놓았습니다. 

이러한 라인업은 어떻게 보면 도박에 가까운 것이, 골을 먼저 먹혀버리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상당히 수비적으로 나선 모나코의 오른쪽 라인과 평소에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파리의 왼쪽 라인이 아주 중요한 충돌 지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다만 파리 입장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그다지 적합한가 의문이 있는 베라티와 여전히 복귀하지 못한 주전 중앙 수비가 위험요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사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시즌 에메리 감독이 세비야에서 원정에서 거둔 승리가 없다는 것이었죠. 물론 리게 앙에서는 파리가 극강팀이라 다르겠지만 왠지 어느 정도 원정에서 고생을 할 법할 것 같았는데 팀이 자리잡지 않은 초반에 리게 앙에서 나름 강팀 중 하나인 모나코를 또 만났습니다. 



여하튼, 경기는 경기 전에 가졌던 생각보다 아주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파리 생제르망의 오프더볼 약점과 이로 인한 수비로의 전환 문제


이 경기에서 파리는 대략 6/10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마치 공을 갖고 경기를 주도했지만 패한 것처럼 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는 볼 점유가 많지 않았고 후방에서 수비진이나 미드필더끼리 서로 주고 받는 횟수가 많아서 점유율이 높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볼의 점유가 그 다음 플레이로 이어지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으면 문제 삼을 것이 아니겠지만, 

파리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갖고 있을때 전혀 전방으로 나가겠다는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공을 잡고 있는 선수 외에는 거의 활발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고(카바니 제외) 이로 인해 미드필드에서 공을 잡으면 사실상 같은 칸에 몇 명씩 모여 있는 형태가 되어서 상대 입장에서는 수비하기도 훨씬 쉬워졌을 겁니다. 


이런 식으로 (그라운드를 횡적인 선으로 나누어보았을때) 같은 칸에 모여있습니다. 한 두명 정도는 좀 더 넓게 퍼져서 전진하는 모습이 있어야 수비가 어려운데 그런 모습이 없으니 상대는 이 모여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압박해서 볼을 빼앗아내면 되니까 수비가 훨씬 편해집니다.


역시나 횡적으로 같은 칸에 또...;; 저기서 한 두 명 정도만 적극적으로 위로 올라가서 패스를 받아주면 훨씬 나을텐데 공만 열심히 기다립니다.


사진 왼쪽에 3미들이 전부 횡적으로 같은 칸에 모여있습니다. 

3미들의 장점 중에 하나는 예상치 못한 전진을 통해서 압박을 풀어내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전혀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패스를 통한 전진이 빠른 템포로 나오지 않고, 볼을 좀 더 상대에게 쉽게 내주는 동시에, 역습을 맞는 상태에서 포지션이 좋지 못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결국 더 쉽게 상대에게 공간을 내줍니다. 


결국 역습이라는 것은 공격->볼 빼앗김->수비로 이어지는 과정이 빠르게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볼을 빼앗기기 직전 상황에서의 공격 포지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공격 상황일 때 포지션이 서로를 좀 더 도울 수 있는 위치에 포진되어 있었다면 (사실 볼을 빼앗길 일도 적겠지만) 수비로의 전환 역시 바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선수가 여러 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 파리는 역습에 취약했는가?


(어유 중앙에 야구장이 하나...)


일단 위에서 언급했듯이 볼 소유 상황에서 포지셔닝이 좋지 못한 것이 결국 역습 상황에서 수비의 좋지 않은 위치로 이어졌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전반 15분 상황을 한 번 보겠습니다. 이 상황은 선제골 이후 나머지 경기를 통틀어서 모나코의 최고의 찬스였습니다. 파리가 미드필드에서 전진패스를 하지만 중간에 있던 바카요코가 이를 끊어내고 스스로 드리블로 수비를 제쳐내고 오른쪽 측면에 돌파하던 시디베에게 연결했습니다. 바로 그 장면의 상황을 보시면...


대충 이렇게 그려볼 수 있겠습니다. 

파리의 3미들과 루카스, 카바니와의 거리가 매우 멀었고 결국 가운데 밀집되어 있던 모나코 수비진에게 볼을 빼앗겼죠. 

그리고 이러한 먼 거리는 수비 상황에서 상당한 디메리트를 주게 됩니다.


바카요코에 대한 일차적인 저지를 실패하고 남은 것은 전진한 풀백의 어마어마한 뒷공간이었죠. 



한편 또 다른 이유는 팀 단위 수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마치 1, 2선과 그 아래 6-7명이 수비를 따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따로 수비를 보여주면서 결국 중원과 파리 기준 왼쪽 라인에 많은 공간이 생겼죠. 



(선제골 상황. 라지에게 엄청난 공간이...)


특히 전방에서 디마리아의 좋지 못한 수비 가담은 '공격형' 풀백인 쿠르자와에게 꽤 부담이 되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 높이 올라가는 성향을 가진 쿠르자와가 계속 수비적인 부담을 안게 되었죠. 


덕분에 모나코가 매우 수비적으로 라인업을 들고 나왔던 오른쪽 라인이 오히려 전반전에는 공격적으로 매우 빛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디베의 역할도 컸습니다.

 



모나코의 전략적 선택과 중원 장악


1. 시디베의 포지셔닝


그림상으로는 시디베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듯 보였지만, 실제 경기 중에는 그보다도 더 많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수비 상황에서 그는 오른쪽 윙백 역할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원체 파리의 왼쪽 라인이 공격적이기 때문에 그 쪽을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었을테고, 

무엇보다도 수비력이건 공격력이건 매우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라지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고 봅니다. 


라지가 측면으로 수비하러 나오면 빠르게 라지의 자리를 커버하곤 했던 시디베였거든요. 


덕분에 시디베는 물론 라지까지 수비력이 갑자기 살아나면서 두 선수 모두 철벽으로 변신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공격 상황으로 전환되는 순간 시디베는 빠르게 풀백의 뒷공간을 향해 뛰어 들어가는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특히 역습 전개시에 스타팅 포인트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라지도 그 뒤를 단단히 받쳐주었죠. 


시디베는 덕분에 1어시에 1 자책골 유도를 기록했습니다. 공, 수 모두에 걸쳐서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2. 중원에 대한 강력한 압박


모나코는 무엇보다도 중원 지역에 대한 강한 압박을 우선시했습니다.


아무래도 상대는 그동안 미드필드에서의 점유를 중시해 왔고 미드필드의 점유를 바탕으로 2선의 드리블 능력과 지난 시즌엔 즐라탄의 피니시 능력을 통해 경기를 지배하곤 했었습니다. 


여전히 파리를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은 그러한 것을 알고 웬만하면 적극적 압박보다는 라인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었죠. 


모나코는 중앙 미드필더에 파비뉴까지 배치하고 필요할 경우 공격수까지 중원 압박에 가담하면서 상대의 미드필드 지역에서 그 외의 지역으로 볼이 못 돌게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파비뉴가 1차 압박을 펼치러 위로 올라가도 그 뒤로 바카요코가 너무나도 잘 버텨주고 있어서 단단했습니다. 심지어 바카요코는 전진 드리블을 통해 상대에게 수비적인 부담을 주기도 했고요.


사실상 중앙에 벽을 세워둔 느낌이었죠. 


이렇게 중앙을 위주로 방어를 하는 상황인데, 오른쪽 측면은 시디베-라지가 버텨서 막아냈다고 쳐도 왼쪽 측면은 망디 혼자 커버하는 수준이었음에도 아주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파리의 전반전 좋은 장면은 대개 오른쪽(모나코 기준 왼쪽)에서 나오기도 했죠. 망디가 수비력보다는 공격력으로 승부를 보는 유형이라...)


후반 초반에는 연속해서 이 지역에서 파리가 볼을 빼앗기는 재미있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결국 이러한 전략적 선택을 바탕으로 모나코는 중원 장악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모나코의 평균적 포지션과 패스 길/출처: @11tegen11)


굉장히 미드필드 지역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고 패스가 어느 한 곳으로 몰리지 않고 균형 있게 돌아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깔끔하죠?


(양 팀의 슛 지역과 xG(=ExpG: 점유율 당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수치로 나타낸 것)자료/출처: @11tegen11)


파리의 슈팅 횟수가 리게 앙에서 저렇게 적은 걸 볼 기회는 아마 얼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xG 수치 역시 자료 출처에 따르면 아마 많은 팀들이 파리가 xG 수치를 1 이하로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네요.


그만큼 모나코가 중원을 단단하게 가져가면서 파리에게 기회를 잘 허용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후반전 전개의 변화


후반전 들어서는 파리가 좀 더 주도권을 잡는 듯한 모양새가 됩니다.


특히 다비드 루이스를 뫼니에로 바꿔준 이후부터 경기력이 살더니 아예 카바니의 골까지 나오게 되죠.


일단 모나코의 체력적인 면도 생각해볼 수 있겠고


또한 모나코가 파리의 만회골 이후 공격 전개할 때 모습을 보면 아예 공격 가담 숫자를 줄여버린 듯 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마튀이디의 투입과 함께 파리 선수들이 오프더볼 상황에서 움직임이 괜찮아졌습니다.


적극적으로 미드필더에서 한 두 선수가 올라가고 하면서 꾸준히 모나코 박스 근처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모나코의 최종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쉽게 슛까지 이어지기가 어려웠습니다.


측면에서의 공간이 조금 생기면서 크로스는 어느 정도 허용하긴 했어도 결국 최종 공격수까지 연결되지 못했죠. 그게 아니면 카바니를 오프사이드 트랩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막판 10분을 남겨두고 파리는 치명적인 역습을 허용하면서 쐐기골을 내줍니다. 


무티뉴-베르나르두 실바-시디베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역습이었고 결국 시디베가 자책골을 만들어내면서 3-1로 끝납니다.(역시나 이 장면에서도 시디베의 스타팅 포인트가 아주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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