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153)
잡다한 이야기 (5)
출사 (21)
fm2014 (213)
- (489)
축구 관련 이야기 (420)
bve관련된 것들 (4)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My Link

  • Total
  • Today
  • Yesterday
  1. 2019.03.05
    2019 K리그1 1R 인천 v 제주 - 첫 술에 어찌 배부르랴

(거의 꽉 찼던 E석 관중석)


인천 1 - 1 제주

득점: (인천) 무고사/(제주) 이창민


양 팀 선발 라인업

인천(4-3-3): 정산; 김진야, 부노자, 김정호, 김동민; 박세직, 임은수, 하마드; 허용준, 무고사, 남준재

제주(4-3-3): 이창근; 강윤성, 알렉스, 권한진, 박진포; 이창민, 권순형, 아길라르; 김호남, 찌아구, 이은범


드디어 K리그가 개막했습니다. 이번 시즌은 인천팬으로서 나름 기대가 되는 이적시장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구단의 어떤 높으신 분의 문제로 인해 프리시즌 스타트부터 잘못되었고 이는 시즌 내내 좋지 못한 수비 집중력으로 대가를 치렀죠. 하지만 이번 겨울엔 그 분이 나가고 빠르게 팀이 정비되었습니다. 전력강화실장(해외로 치면 풋볼디렉터의 느낌...?) 이천수를 중심으로 빠르고 효율성이 높아보이는 영입이 추진되었으며 처음으로 안데르센 감독과 함께 프리시즌을 보냈죠. 


이러한 긍정적인 시즌에 대한 준비와 팬들의 기대는 관중수에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이번 제주전에 숭의 아레나 개장 이후 최다 관중을 달성했죠. 저도 14년만에 시즌권을 구매했습니다. 비록 집에서 멀어서 자주 못가기에 5경기권을 샀지만 14년만의 시즌권 구매는 흥분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14년전엔 시즌권을 사놓고 한 번도 경기장에 가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개막전부터 직관하게 되어 기뻤네요. 경기 내용 자체의 재미보다는 많은 관중들이 함께 인천을 응원했고 그래서 더 경기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첫 경기는 끝났고 이제 남은 시즌을 어떻게 해야 지난 시즌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고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할 시간입니다. 1-1이라는 스코어는 개인적으로 정당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프리시즌에 대한 지나치게 부푼 기대를 깨버리기에도 충분했지만 동시에 이번 시즌 인천의 길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기에도 충분했습니다. 



공격 자원들의 고립으로 이어졌던 부족한 3선의 지원


현장에서 느끼기에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전환 과정에서나 일반적인 공격 상황에서나 3선의 지원 자체가 많이 부족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주의 수비 플랜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차적으로 양 윙들이 인천의 풀백들의 패스 선택지를 측면으로 제한(특히 이은범>김진야)

-이후 풀백들이 인천의 윙들을 대인 압박하며 그들을 낮은 위치로 몰아냄

-중앙 미드진이 압박에 가세하며 협력 수비로 인천의 볼줄기를 측면으로 제한

-공->수 전환도 측면으로 일단 상대를 몰아내는 전략


이런 상황에서 인천의 양 윙 남준재와 허용준은 고군분투했습니다. 특히 제주는 허용준이 위치한 오른쪽(제주 기준) 측면에 벽을 세웠죠. 허용준은 기본적으로 수비 2~3명을 상대해야했습니다. 


그렇기에 공격 가담 선수의 부족은 인천의 공격수들의 고립으로 이어졌습니다. 박세직과 임은수는 무게 중심을 너무 뒤로 빼고 있었죠. 임은수야 백포라인 보호 역할이어서 그렇다 쳐도 전반전 박세직은 자신의 역할에 비해 과도하게 수비지향적 스탠스를 취했습니다. 


(전반전 과도하게 수비지향적 자세를 취하며 공격 서포트를 제대로 해주지 못했던 박세직)


전반전 박세직은

-허용준이 낮은 위치에서 측면으로 몰린 상황에서 허용준 바로 오른쪽에서 전진하며 볼을 받아서 올라갈 준비가 되지 않고 아랫쪽에서 위치해있었고

-볼을 받아도 가능한 선택지 중 최고의 선택지를 고르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후반전에는 좀 올라가긴했으나 여전히 턴오버를 보여주며 좋지 못한 서포트를 했죠. 이러한 모습이 인천의 공격이 생각보다 고립되었던 이유였습니다. 


(전환 과정에서 부족했던 3선의 지원)


(박세직이 왼발잡이인 것을 고려해 그를 측면으로 몰아버리기 위해 45도 각도로 자세를 취한 이은범. 덕분에 인천의 전환이 지연)



아직 완전치 못한 수비 간격 조정과 압박 타이밍


이번엔 수비에서 보였던 가장 큰 문제에 대해 살펴보죠. 


일단 제주의 기본적인 공격 플랜은

-4인 빌드업과 오른발잡이 권순형의 왼쪽 배치, 왼발잡이 아길라르의 오른쪽 배치를 통한 빠른 횡적 전환

-이은범이 김진야를 묶어두면서 오른쪽 측면 넓은 공간을 박진포가 오버랩

-김호남은 오른쪽의 아길라르에게 쏠린 압박을 이용해 왼쪽 하프스페이스 공간 차지 후 개인기 활용, 강윤성은 밸런스 유지

-이창민이 위아래 계속 오가며 인천 수비블록을 종적으로 찢어놓음


이런 제주의 공격 플랜에 대해 인천의 아쉬웠던 대응은

-애매하게 낮은 지역방어 수비블록을 통해 1차적으로 아길라르 견제는 작년 수비진 모습에 비해 잘 견제했다고 보지만...

-권순형을 가만히 냅두거나 잘못된 패스루트 방어 및 압박 타이밍으로 권순형의 시야 확보

-2차적으로 권순형에게 쉽게 패스를 허용한 결과 점차 벌어지는 미들라인과 최종수비라인

-그 여파로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한 선수에 대한 늦은 압박 타이밍


(3선의 애매하게 낮은 압박 라인. 이로 인해 권순형에게 주어진 넓은 공간)


(권순형에 대한 압박은 있었으나 팀 단위 압박이 아닌 개인 단위 압박. 이로 인해 종적으로 왔다갔다하던 이창민에게 볼이 쉽게 전달되었고 그 결과로 하프스페이스 공간에 대한 비효율적인 압박. 이창민의 마지막 패스가 좋지 못했기에 다행이었던 인천.)



특히 점차 벌어지는 수비 간격으로 인해 이창민에게 자주 중거리슛을 내준 것은 반드시 다음 경기까지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최종 수비라인과 미들라인이 압박에 있어서 동일한 생각을 가지지 못한 것이죠. 


(후반전. 제주가 양 윙의 위치를 바꾸며 오른쪽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한 형태. 1차적으로 권순형에 대한 압박 타이밍이 전혀 옳지 못했고 이로 인해 벌어진 수비 간격. 이후 오른쪽으로 이동한 김호남이 풀백을 묶으며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 공간 발생. 이후 이창민에게 공은 이창민에게 연결되고 박세직의 좋지 못한 커버가 그대로 중거리슛으로 연결.)



최종 수비라인의 수비 집중력은 긍정적


좋지 못한 압박 타이밍으로 인해 수비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1실점으로 잘 버텨낸 것은 최종 수비라인의 좋은 집중력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찌아구를 상대했던 부노자의 공격적인 수비가 눈에 띄었습니다. 부노자는 온종일 찌아구에게 붙어서 쉽게 몸을 골문 방향으로 돌리기 어렵게 만들었죠. 이런 모습이 없었다면 제주의 공격은 훨씬 나았을 것입니다. 


또한 김정호는 부노자의 역할과 겹치지 않고 커버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으며 김진야는 적어도 상대와의 1대1싸움에서 쉽게 지지 않았습니다. 김동민이 좀 고생하긴 했지만 최대한 김호남의 슈팅 각도를 잘 막아내는 모습은 좋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수비 후 클리어런스가 좀 깔끔하지 못했다는 점이 있습니다. 때때로 클리어한 볼이 팀 동료를 때리거나 상대에게 가는 모습은 아쉬웠습니다. 



측면 공격에서 드러난 명과 암


결국 인천의 해법은 측면이었습니다. 3선의 지원이 아쉬웠던 상황에서 측면은 그래도 상대 박스 근처까지 가게 해주는 열쇠였죠. 


고립이 잦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전반전 허용준은 수비 둘 정도 달고도 하고 싶은 플레이를 꽤 보여줬습니다. 덕분에 박스 근처에 갈 수 있었죠. 남준재는 스피드가 좀 아쉽긴 했어도 몇 차례 번뜩이는 일대일 돌파나 패스를 보여줬습니다. 또한 하마드는 아직은 K리그의 압박에 적응하진 못한듯 보였으나 좋은 볼터치를 보여주며 기대를 갖게끔 했습니다. 특히 후반전이 되자 오른쪽에 치우쳐서 자신의 진가를 조금씩 드러냈죠. 남준재와의 콤비 플레이도 번뜩이는 장면이었습니다. 


동점골이 나온 페널티가 어떻게 유도되었는지 생각해보면 남준재의 얼리크로스가 시작이었죠. 남준재의 얼리크로스가 수비하기 애매한 위치에 잘 떨어졌고 허용준과 무고사가 어떻게든 만들어냈습니다. 


문제는 그 장면과 허용준 헤더슛 외에는 좋은 크로스 공격 장면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인천이 힘든 상황에서도 전진을 잘해놓고 크로스가 좋지 못해 공격이 무산되는 장면들이 꽤 있었죠. 크로스 자체도 선택이 좋지 못했지만 박스 안에서 수비를 흔들어놓을 무언가가 없었죠. 백포라인 바로 앞에 선수가 들어오기 전에 급하게 크로스를 올리는가하면 타이밍은 좋았지만 니어포스트 쪽에 아무도 없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다른 팀들보다 한 방이 중요한만큼 크로스 공격의 정확도는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쉬운 크로스 장면.)



(무고사 동점 PK골 장면)


(아길라르를 향한 야유. 싫어서하는 야유가 아니라 무서워서하는 야유였음을... 경기 후에는 아길라르가 서포터석 쪽으로 와서 다들 훈훈하게 박수쳐주고 마무리했습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