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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FA컵 4강 1차전 화성FC v 수원삼성 - 화성은 어떻게 수원을 상대로 전술적인 우위를 보였나

슛 개수 21대 3, 유효 슛 개수 13대 1. 그러나 이긴 팀은 유효 슛을 단 한 개 성공시킨 인천이었습니다. 인천은 경기 내내 성남을 상대로 고통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태희의 선방과 무고사의 예상치 못한 프리킥 골로 잔류 싸움에서 가장 중요했던 첫 경기에서 승을 가져갔습니다.

성남은 인천에 비해 나름 명확한 공격 플랜이 보였고 파이널 서드 지역까지 빈번히 접근했습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만들어가기 보다는 최후방에서 롱볼, 그리고 그 이후의 세컨볼 플레이를 통해 경기 내용에서는 인천을 눌렀습니다. 그러나 최전방에서의 결정력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죠. 기회가 왔을때 잡지 못하면 상대는 언제라도 기회를 잡게 되는데 성남의 상황이 이에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주현우, 이태희의 활동량을 바탕으로 우위를 거둔 성남의 세컨볼 상황

성남의 기초 빌드업은 주로 최종 수비수 3명과 문지환이 다이아몬드 형태를 만들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가운데에서 임채민이 중심을 잡아주고 이창용과 연제운이 양쪽으로 퍼지는 형태였죠.

이에 대응해 인천은 무고사와 지언학이 1차 수비라인을 만들었는데 무고사가 약간씩 볼을 잡은 수비수와 거리를 두며 길목을 막아주고 지언학은 주로 문지환을 따라 다녔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8명이 그 아래에서 4+4 블록을 구성했죠. 8인블록이 전반적으로 하프라인보다 낮은 위치에서 자리를 잡다보니 거의 무고사와 지언학만이 성남의 기초 빌드업을 방해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남의 기초 빌드업 과정에서 수적 우위가 발생했고 자연스럽게 '마킹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생겨났죠. 그렇기에 시야를 넓게 보고 롱볼을 줄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성남의 다이아몬드 형태 기초 빌드업과 마킹에서 자유로운 선수의 발생/JTBC3



이후 롱볼 전개가 성공할 경우 인천의 4+4블록의 간격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반대로 성남은 볼이 떨어지는 주변에 선수가 적절한 간격을 두고 위치해 있어서 세컨볼 대비가 잘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주현우와 이태희의 활동량과 좋은 위치선정이 크게 기여했습니다. 주현우의 스타팅 포지션은 미드필더였으나 이에 구애받지 않고 미들라인과 공격라인을 오가면서 빈자리를 훌륭하게 채웠습니다. 특히 전반전에는 정동윤과 자주 경합해주면서 정동윤을 뒤로 밀려나게 만들었고 공격의 '깊이'를 확보하게 해주었죠. 이러한 상황에서 이태희 역시 자기 포지션인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횡적, 종적으로 넓게 움직여주면서 찬스메이킹에 관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전반 16분의 예를 보겠습니다. 성남의 최종 수비수에서 롱볼이 올라갔고 이태희가 공중볼 경합을 해주었습니다. 이때는 인천에선 정동윤이 붙어주었죠. 그리고 그 뒤로 주현우가 침투해서 떨어지는 볼을 받아줍니다. 주현우가 깊숙이 들어오니 인천에선 여성해가 붙어줬는데, 자기 자리를 벗어났기 때문에 수비수끼리 간격이 벌어졌죠. 그 벌어진 틈을 이태희가 파고 들어 슛을 가져갑니다. 물론 좋지 못한 결정력과 인천 이태희의 선방으로 득점으로는 연결되지 못했지만 말이죠.

이태희가 공중볼 경합을 붙어주고 그 뒷공간에 침투하는 주현우/JTBC3
깊숙히 침투한 주현우로 인해 벌어지는 중앙수비간 간격, 침투하는 이태희/JTBC3




터치 그리고 터치, 후반전 인천 - 단 한 번의 기회를 찾아서

사실 이 날 인천의 공격 작업은 상당히 좋지 못했습니다. 박스 안 터치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죠. 70분까지 기대득점(xG)을 만약 계산해본다면 0점대였을 것입니다. 이번시즌 성남을 상대할때마다 발생되는 문제들이 또 괴롭혔습니다. 풀백 위주로 1차 압박이 들어갔을때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으며 5-4-1 형태의 지역방어에 대응해 해답을 내놓지 못한 것은 지난 세 차례의 만남에서도 드러났던 문제들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상대는 또 풀백부터 집요하게 달라붙었고 탈압박이 어려운 인천 풀백들은 패스 선택지를 쉽게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목적없는 롱볼이 나갔죠. 또한 볼이 중앙으로 갈 경우 성남은 빠르게 5-4-1 대형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라인 사이사이를 공략하기엔 수비 과정의 문제로 인해 출발 지점이 너무 낮아 빠르게 전진할 수없었고 전방에서 숫자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또한 빌드업 시작점도 상당히 무게 중심을 뒤로 빼고 시작했기에 후방과 2선 사이를 자연스럽게 잇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 덕에 전반전 인천은 슛을 기록하지 못했죠.

그러나 후반 들어서는 조금씩 파이널 서드 가까이라도 더 다가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후반전에는 전반전 급히 롱볼로 처리했던 전개과정과 달리 최대한 볼 터치 횟수를 늘려나갔죠. 2선 선수들도 계속해서 내려와주면서 지속적인 볼 터치가 가능하게끔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전반전에 비해 한 번 공격시 볼 잡는 시간이 늘었죠. 물론 여전히 성남 수비 블록의 숫자와 수비 퀄리티로 인해 박스 쪽 접근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말이죠.

또한 후반 12분 즈음엔 김진야를 빼고 명준재를 넣었는데 김진야보다 좁은 공간에서 활용도가 좀 더 좋은 선수이기에 지켜볼만한 교체였습니다.

결국 후반 들어 인천은 상대 수비 라인 사이 공간에서 단 한 번의 기회를 가졌고 파울을 얻어내었으며 인천의 9번 무고사가 마무리했습니다.

전반전에 비해 선수간의 간격이 줄어들고 많은 터치를 통해 전진해보고자 했던 인천/JTBC3




단 한 번의 기회를 승리로 만든 인천의 9번, 무고사

인천은 경기 내내 성남에게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수비는 악으로 버티고 이태희로 버텼지만 공격 과정은 성남의 수비 전략을 거의 공략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딱 한 번 찾아온 찬스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천재적으로 활용하며 승리로 뒤바꾼 선수가 바로 무고사였습니다.

무고사는 A매치 직후 인천에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발로 나섰습니다. 예상대로 성남 수비진에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죠. 팀적으로도 무고사에게 공을 온전히 주지 못했고 성남의 최종 수비진도 계속 무고사를 잘 막아냈습니다. 그러나 최전방에서 최대한 버텨주었습니다. 롱볼이 올라오면 내려와서 받아주고 주변 동료들을 빠르게 찾곤 했으며 계속 파울을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수비적인 공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1차 압박라인으로서 패스길 위주로 상대의 기초 빌드업을 최대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견제해 보았죠.

후반 들어 조금씩 팀이 전진이 가능한 상황을 계속 이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라인 사이 공간에서 볼을 받으려는 모습을 보였고 꾸준히 파울이라도 만들어내는 모습이었죠. 결국 70분이 지나며 명준재의 좁은 공간 돌파 이후 패스를 받아 한 차례 수비진 돌파를 시도 했고 이후 다시 한번 똑같은 지역에서 돌파를 시도하며 파울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만든 프리킥을 본인이 창의적으로 해결하면서 팀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죠.

성남에는 무고사가 없었지만 인천에는 무고사가 있었습니다.

득점이 나온 프리킥을 본인이 직접 얻어냈던 무고사/JTBC3

 

시즌 두 번째 카니발 참여...승리 하나하나가 이렇게 소중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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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라운드로 갈라지기 전 마지막 라운드인만큼 두 팀 모두에게 있어서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인천은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승점을 쌓아야 했고 전북은 울산을 제치고 1위를 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인천은 원 소속팀 상대로 출전 불가 조항 및 3회 경고 누적으로 인해 중원의 핵심적인 선수인 장윤호가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며 골키퍼 정산이 경기 직전 워밍업에서 부상을 당하며 급히 이태희가 선발로 나섰습니다. 한편 전북은 경기 3일 전에 경남과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많은 자리에 로테이션을 돌렸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보니 전북이 미드필더 자리에 두 명이나 주전이 아닌 선수를 선발로 내보낸 것이 템포에 꽤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천의 압박에 미드진이 묶인 상황에서 후방 빌드업은 템포를 제대로 올리지 못했고 결국은 롱볼 밖에 선택지가 없었죠. 하지만 전반 중반부터는 그나마 전환 과정을 통해 기회가 조금씩 나왔습니다. 하지만 인천 역시 공격을 놓은 것은 아니었고 후반전 좋은 기회들을 가졌으나 결정짓지 못했죠. 그러면서 후반전은 두 팀 모두 공격적인 교체를 가져가면서 오픈 게임 양상을 조금씩 보이며 슛을 서로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아쉬운 찬스들 앞에서 결정짓지 못하면서 0-0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전북의 후방 빌드업 템포를 늦춰버린 인천의 섹터별 지역방어

 

인천은 지난 경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압박 시작 지점을 하프라인보다 조금 위로 잡고 전체적인 수비 블록은 자기 진영 중간 즈음에 라인을 잡았습니다. 지언학이 선발로 나온 경기가 항상 그렇듯 상대가 기초 빌드업을 가져가면 지언학은 상대의 수비형 미드필더 위주로 압박을 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그 아래에서 자기 구역별로 들어오는 선수들에 대해 지역 방어를 가져갔죠. 즉, 전북이 기초 빌드업을 하게 되면 지언학이 신형민을 잡아주고, 무고사가 지언학과 같거나 혹은 그 위 지역에서 상대 빌드업을 방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선 하프라인 부근부터 김진야와 김호남이 자기 자리를 잡고 있다가 각각 전북 풀백들이 공을 잡으면 압박해주는 형태였고, 마하지와 이우혁이 공간을 압박하다가도 자기 지역에 상대 미드필더(주로 정혁)가 들어오면 인천 진영을 향해 몸을 돌리지 못하도록 밀어붙였습니다.  

인천의 수비 방식: 지언학이 신형민을 마크하고, 마하지가 자기 구역으로 들어온 상대 미드필더를 밀어붙이면서 몸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모습

 

이 과정에서 전반 초중반에는 전북이 전혀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상대의 압박 방식에 의해 미드필더들이나 풀백들이 몸을 전혀 상대 진영 쪽으로 돌리지 못하고 그러면서 볼 전개가 빠르게 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이에 대해 대책이 보이지 않았죠. 계속 백패스가 나왔고 계획적이지 않은 롱볼들 위주로 전개되곤 했습니다. 덕분에 템포가 상당히 느려졌죠. 인천의 수비에 대한 대응, 즉 상대 마킹을 분산시키는 전술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로 정혁과 신형민이 같은 라인에 서는 상황에서 둘 다 마킹을 받았는데 이를 벗어나기 위한 윗선이나 풀백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느렸죠. 오히려 같은 미드필더인 임선영은 계속해서 거의 투톱 수준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전반 중반부터는 조금씩 전북이 상대 박스 주변으로 다가서게 되는데 이것도 일반적인 공격 단계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인천이 어느 정도 올라오다가 턴오버가 나온 상황에서 박스 근처로 가서 파울을 얻어내는 그런 장면에서 나왔죠. 혹은 인천이 전북 공격 이후 제대로 자기 선수에게 공을 건네주지 못하는 장면에서 나왔습니다. 팀 전술적인 측면에서 인천 수비 대형을 분산시킨다기 보다는 억지로 박스 근처로 볼을 보내는 듯한 느낌이 있긴 했습니다. 지난 32라운드 강원이 인천의 압박 대형에 대한 전술적인 대응을 가져간 것과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한편, 이 날 경기에서 상당히 인천팬들을 놀라게 한 선수는 단연 김동민이었을 것입니다. 그 전 경기들만 해도 인천팬들을 꽤나 분노하게 만들었던 선수였는데 이번 전북전만큼은 문선민을 상대로 정확히 수비해내면서 전북의 공격 한 축을 막아냈죠. 전북의 역습 상황, 공격 단계에서 거의 모든 상황상황마다 문선민을 쫓아다녔습니다. 자기 진영은 물론 상대 진영에서 문선민이 역습을 위해 스피드를 낼만한 상황에서 빠르게 달라붙어주고 방해해주면서 효과적으로 전북의 오른쪽 측면 공격 상황에 잘 대응했죠. 

문선민 vs 김동민: 전북 진영에서부터 문선민을 방해해주면서 위험한 상황 사전 차단하는 김동민

수비 우선적이었던 인천의 2미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4-2-3-1 대형은 어떻게 보면 공수 분리가 일어나기 상당히 쉬운 포메이션입니다. 4+2가 수비 위주로 돌아가고 3+1이 공격 위주로 돌아가면 분리가 쉽죠. 그렇기 때문에 이 포메이션은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역할 분배에 있어서 4-3-3보다는 좀 더 단순하고 수월하기 때문에 감독이 팀을 처음 잡았을 때나 선수단 조직력이 완전치 않다면 4-2-3-1만한 포메이션은 또 없죠. 또한 첼시 무리뉴 2기 당시, 특히 13-14시즌 후반기에 보여줬던 것처럼 2미들이 수비적으로 탄탄하고 공격라인이 개인능력이 뛰어나다면 공수분리를 이용해서 효과적인 역습 팀을 만들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수분리가 일어나기 쉬운만큼 공간에 대한 전술적 장치가 부족하다면 언제든지 간격이 벌어지면서 좋은 축구를 보여주기 어렵게 될 수도 있죠. 

 

유상철 감독은 최근 상위 스플릿팀들과의 경기에서 계속 4-2-3-1 포메이션을 위주로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언학의 부상 복귀 이후 지언학을 3의 가운데 자리에 두면서 케힌데가 벤치에서 출발하곤 하죠. 그리고 2미들의 베스트 라인업은 마하지-장윤호였습니다. 이들이 이 시스템 아래에서 뛸 때 공격면에서 경기가 잘 풀리는 날의 특징이 무엇인가 하면 마하지가 후방에서 수비적으로 예측이 잘 되고, 장윤호가 미들서드 지역에서 아래 위로 계속 뛰어다니면서 측면 싸움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었죠. 그러면 지언학이 파이널 서드에서 공간을 찾아다니면서 계속 지원을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강원전 후반전이 딱 그런 모습이었죠. 

 

그렇다면 전북전에서의 4-2-3-1은 어땠는가 하면, 장윤호 대신 이우혁이 들어왔다는 것이 미드진의 변화였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장윤호보다 훨씬 포지션을 잡고 뛰는 이우혁이 들어오면서 공격 상황에서 2미들과 3+1 사이가 좀 벌어진다는 느낌을 주었죠. 또한 상대가 전북인만큼 전반전은 2미들이 좀 더 무게중심을 뒤로 뺐습니다. 그러면서 전반전 일반적인 공격 단계에서 공격 라인이 많은 수비숫자를 상대로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기회를 잡았던 상황은 역시나 전환 상황이었죠. 

인천의 공격 단계: 측면에서 숫자가 부족한 인천, 훨씬 포지션 중심적으로 뛴 2미들

그러나 후반 들어서는 지언학이 오른쪽 측면 쪽에 더 많은 지원을 나가주면서 나름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고는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3+1 공격진의 좋은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지언학이 측면 쪽에서 계속 대각선 위치에서 패스를 받아주는 움직임을 보였고, 무고사가 미끼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으며 김호남이나 김진야가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꾸준히 박스 쪽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였죠. 특히 무고사는 전반전에는 패스로 도움을 주었고 후반전에는 사선으로 움직이면서 상대 마킹 수비수의 시선을 교란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죠. 

인천 3+1 공격 라인의 움직임: 지언학이 패스길 만들고 김호남이 전방으로 침투, 무고사가 반대편 사선으로 침투하며 수비진 교란

 

또한 후반전 김도혁의 교체 투입은 2미들을 전반보다 공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유상철 감독의 의지로 보였습니다. 비록 기억에 남을만한 판단 미스가 있긴 했으나 이우혁이나 마하지보다는 미드필더에서 전진성을 갖춘 선수였기 때문에 공격 의지가 있었다면 투입 시도 자체는 좋았죠. 

 

 

후반 중후반 오픈게임 - 호사, 그리고 케힌데

 

후반 중반에 들어서면서 전북은 호사를 투입했고, 이후 로페스를 투입했습니다. 특히 호사의 투입은 기대득점(xG)이 점점 전북을 따라 잡아가는 듯했던 인천을 수비적으로 나름 흔들어놓는데에 기여를 했습니다. 측면에서 별로 영향력이 없던 고무열을 중앙 투톱을 형성하게 하고 호사를 왼쪽 측면 자리에 놓았는데, 호사는 공과 함께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죠. 고무열이 측면에 있을 때 드리블을 통해 수비진을 고생시킨 적이 없었기에 호사의 모습은 인천 측면 수비에게 있어서 혼란을 주었을 것입니다. 또한 로페스 투입 이후에는 호사가 중앙으로 가서 고무열과 투톱을 형성했는데, 오히려 고무열이 중앙에 있으니 상대 수비진을 깊숙히 밀어내버리면서 팀 공격에 '깊이'를 더해주는 예상 외의 모습을 보여주었죠. 그러면 호사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그 공간을 나름 활용해보려고 시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호사의 공간 활용: 계속 움직여주면서 수비진 앞뒤로 혼란을 주던 호사

한편 인천은 득점이 필요하면 언제나 그렇듯 케힌데를 투입했습니다. 비록 처음보다는 팬들의 기대감이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후반에 투입될 경우 상대 최종 수비진에 부담을 주고 있죠. 케힌데가 후반전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무고사에게 좀 더 자유도가 생깁니다. 상대 수비진이 케힌데 쪽으로 몰려들면서 무고사에게 주어지는 압박이 하나쯤은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러나 두 팀 모두 교체와 함께 나온 많은 찬스들을 결정짓지 못했습니다. 전북은 계속 이재성의 공중볼 장악에 막히고, 측면 지역에서 나온 두 번의 큰 찬스를 모두 날렸죠. 반대로 인천은 88분경 나온 케힌데의 슛이 하늘로 날아가면서 현장에 있던 모든 인천팬들을 주저앉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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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에게 쉽게 가는가 했던 경기가 후반전 인천의 뒷심 발휘로 2-2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전반전 경기 양상은 강원이 볼을 오랜시간 갖고 인천이 약간 낮은 위치에서 수비 라인을 잡으면서 볼 점유보다는 상대가 박스 근처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는 형태였죠. 그러나 인천은 강원의 전술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두 골을 먼저 먹혔습니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서 인천은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으며 세트피스를 통해 두 골을 넣으며 2년 연속으로 송암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경기 초반 수비시 수적 우위를 가져다준 인천의 블록 수비

인천은 지난 홈경기와는 달리 압박 시작 지점을 하프라인 부근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수비 국면시 4+4블록이 기본적으로 중간 지점보다는 약간 낮은 위치 즈음에 라인을 잡으면서(bloque medio-bajo) 상대가 파이널 서드 지역에 접근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방어했습니다.

이러한 수비 형태와 함께 나름 팀 단위 압박이 잘 들어가면서 강원이 중앙 지역을 쉽게 활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측면으로 공격시 인천 수비진은 빠르게 수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강원의 기초 빌드업 과정에서 한국영이 지언학에 의해 마킹되었고 나카자토나 오범석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전부 인천의 1차 압박라인을 넘어서지 않는 위치에서 지원을 나갔기에 기존에 설정해둔 수비라인을 쉽게 무너뜨리지 못했죠. 그 과정에서 왼쪽 메짤라 역할의 이영재가 파이널서드로의 볼배급을 하기에는  마하지에게 묶여있었습니다. 볼을 낮은 위치에서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전방으로 몸을 돌리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양 측면 터치라인 부근엔 각각 최치원과 강지훈이 넓게 위치를 잡고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자기 포지션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과 더불어 상대의 팀 단위 압박에 의해 볼을 위험지역으로 전개시키기 힘들어했죠.

전반 초반 인천의 수비형태: 4+4 블록이 중앙으로의 볼 전개를 어렵게 하고 측면에서의 수적 우위를 발생시킴/JTBC




강원의 1차 압박을 넘어가는 빌드업 그리고 이로 인한 이영재의 활약

전반 20분 즈음을 기점으로 해서 강원의 기초 빌드업이 인천의 1차 압박선을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한국영의 포지셔닝 자체가 지언학 앞이 아닌 뒤로 넘어가면서 지언학의 수비 위치 자체가 아래로 내려갔죠. 또한 그와 함께 때때로 중앙 수비수가 볼과 함께 전진했습니다. 이러한 중앙 수비수의 전진은 인천의 1차 압박라인을 쉽게 넘어서 미들라인의 수비 자체가 상당히 수동적으로 변하게 만들었죠. 기존에 설정해둔 라인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서 강원의 2선 지역이 꽤 자유도를 얻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결과로 이영재가 파이널 서드 지역에 영향을 더 끼치게 되었습니다. 전반 초반보다 볼을 갖는 시간이 늘어났고 마하지의 측면에서 포지션을 잡고 있었기에 볼을 전개시키기에 보다 자유로운 상황이 되었죠. 측면 지역에서 숫자싸움에 지지 않게 되면서 동료들을 활용할 선택지가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더해 선제골 상황에선 박스 밖 슈팅으로 크게 위협을 주었고 두 번째 골 상황에선 오른쪽으로 자리를 바꿔 공간 침투를 잘 시도 했죠.

전반 초반 강원의 기초 빌드업 상황: 인천의 1차 압박 라인이 한국영을 묶어두고 바로 아래 지역에선 기존 라인을 잘 유지하면서 마하지가 항상 이영재를 체크/JTBC
강원의 선제골 상황 1: 한국영의 전진으로 1차 압박 라인이 어설프게 변하고, 이와 함께 김오규의 전진이 2차 압박 라인을 흐트러뜨림/JTBC
강원의 선제골 상황 2: 이후 2차 상황에서 이미 라인이 내려가버린 미들 라인 옆으로 이영재가 공간을 차지하면서 중거리슛을 위한 공간을 얻음/JTBC




후반전 인천의 공격적인 변화 그리고 장윤호의 엄청난 활동량

후반 들어서 인천은 압박 시작점 자체가 상대 최후방 수비로 올라갔고 전반적인 수비 라인 역시 끌어올렸습니다. 상대가 기초 빌드업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한국영도 밀어붙이고 풀백들도 밀어냈습니다. 물론 그런 수비대형의 여파로 위험한 장면도 후반 초반에 내주긴 했습니다. 최치원을 위시로 강원은 세차례 정도 위협적인 역습을 만들어냈는데 모두 무산되었죠.

후반전 인천의 수비 대형: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사람 위주의 압박을 실시하며 강원을 괴롭히기 시작한 인천/JTBC



공격에 대해 생각해보면 인천은 전반보다 템포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전반전 인천은 공격 국면에서 전반 중반 이후로 상대의 4-1-4-1 지역방어에 쉽게 공간을 찾지 못하며 상당히 느린 템포로 기초 빌드업을 시행했죠. 2선과 미들라인 간격은 또 다시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후반 들어서 기초 빌드업의 포지셔닝부터 달라졌는데 풀백들이 중앙 수비수의 대각선에서 출발했으며 중앙 미드필더들은 과도하게 내려오지 않고 중앙 수비수 윗 라인에 위치했습니다. 또한 전반전과 달리 공격 라인에 위치한 선수들이 더 빠르게 위 아래로 오가며 마킹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되곤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언학이 좌우 가리지 않고 아래와 위를 이어주는 지원 역할을 잘 해주었죠.

여기에 더해 장윤호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빈공간을 메꾸었습니다. 아랫선에서 기초 빌드업의 스타트는 마하지에게 주로 맡겨두고 측면 라인에 대한 지원을 자주 해주었죠. 보다 낮은 지역에서 풀백들이 위치를 잡고 지언학이나 김호남 등이 기민한 움직임으로 풀백들로 부터 공을 받았을때 장윤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꾸준히 그 다음 플레이를 잇고자 했습니다.

후반전 인천의 공격 전개: 전반전, 그리고 그 이전의 경기들에 비해 풀백의 위치가 효율적이었고 다수의 선수들이 오르락 내리락을 빠르게 해주면서 템포가 훨씬 빨라짐.


그뿐만 아니라 장윤호는 세트피스로 경기에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후반 중반 이후로 인천은 위와 같은 좋은 플레이 덕에 자주 프리킥과 코너킥을 얻어냈는데 이때 주로 장윤호가 키커 역할을 맡았습니다. 거의 모든 세트피스가 위협적으로 들어갔으며 특히 인천이 후반에 만들어낸 두 골 모두 장윤호의 직접적인 어시스트는 아니어도 그의 발끝으로 부터 시작했다는 것은 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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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이 수원을 상대로 철저히 전술 플랜대로 움직이며 1차전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비록 전반전 부상으로 인해 교체 카드를 두 장이나 써야했지만 기존에 설정해놓은 전술 플랜을 경기 끝까지 집중력 있게 잘 수행했습니다. 화성과 수원의 경기 내용은 하부리그와 최상위리그 간의 경기 내용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기대 득점(xG)을 만약에 계산해본다면 두 팀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을 정도였죠.

화성의 수비 플랜은 4-4-2 다이아몬드 형태를 들고 나온 수원의 측면 전진을 사전에 차단시켜 버리면서 최종 수비진이 수비를 편하게 하게끔 해주었습니다. 또한 공격 컨셉은 무리하게 중원 싸움을 걸기보다는 다이렉트로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전반전 이러한 공격 컨셉은 수원의 최종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게끔 해주었고 지속적으로 수비진을 불편하게 하면서 선제골을 만들게 해주었죠.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화성이 전반전에 수원을 공수 양면에서 괴롭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최성근을 묶고 측면 전진을 협력 수비로 사전에 차단한 화성의 수비 플랜

화성은 1차적으로 수원이 볼을 측면으로 보내도록 유도했습니다. 포메이션 상으로는 3-4-3으로 나섰던 화성입니다만 수원의 기초 빌드업 과정에선 약간 독특한 형태로 바뀌게 되죠. 최전방의 유병수가 상대 백포라인의 중앙 수비수 둘을 계속 체크하고 바로 아래에선 문준호-박승렬-전보훈이 간격을 좁게 서면서 공간과 선수에 대한 압박을 번갈아 가면서 시행했습니다. 특히 박승렬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박승렬은 공간보다도 수원의 최성근을 전담해서 수비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화성의 1차 수비: 최성근을 전담 마크하는 박승렬, 그리고 좁게 서서 수비 대형을 갖춘 문준호-박승렬-전보훈



원 볼란테로 나선 최성근이 묶이고 나머지 2명이 공간과 선수를 적절히 잘 압박했기 때문에 수원이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중앙 지역으로 전개하기엔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패스는 측면 풀백에게 전달되었죠. 그러나 여기엔 화성의 노림수가 있었는데 측면 풀백에게 공이 가는 순간 바로 화성의 윙백이 높은 지역까지 올라가서 수원의 풀백을 압박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이미 간격이 촘촘하게 서 있던 3명의 1차 압박 라인이 측면에 협력 수비를 나가주었죠. 그 결과로 수원의 풀백들은 깊은 지역으로 거의 전진을 하지 못했습니다.

화성의 측면 압박: 윙백이 상당히 높은 위치에서 상대 풀백 전진 견제




화성의 다이렉트 공격, 상대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공격하라

일단 화성은 볼을 전진시키는 데에 있어서 단순함을 선택했습니다. 굳이 중원이 볼을 오래 소유하기보다는 후방에서 수차례 최전방으로 다이렉트로 건네주었죠. 다이렉트로 최전방에 볼이 전달되면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공격이 전개 되었습니다. 과거 장외룡 감독이 추구하던 빠른 공격 개념을 그대로 선수 시절 제자였던 김학철 감독이 물려받은 느낌이었죠.

이 과정에서 화성이 잘했던 것은 세컨볼 차지 그리고 수비 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는 것입니다. 후방에서 다이렉트로 전방에 볼을 보내면 볼을 받는 선수 주위에 적절한 위치에 동료 선수가 지원을 가 주면서 세컨볼을 따냈죠. 그 이후에는 전보훈이 횡적으로 넓게 움직이면서 새로운 패스 길을 만들어주고 박승렬이 빠르게 전진해주면서 수적으로 부족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죠. 그러고 나면 2차로 활동량 좋은 윙백들이 올라와 주고 유병수와 함께 상대 수비라인이 내려가도록 팀 공격에 '깊이'를 제공해줍니다. 당연히 윙백은 '너비'까지 제공해주게 되죠. 그렇게 수원의 미들라인과 수비라인이 벌어지면 전반전 볼의 대다수 목적지는 왼쪽 측면에 넓게 퍼져있던 문준호였습니다. 문준호는 왼쪽 측면에서 손쉽게 신세계와 1v1 장면을 맞이할 수 있었고 슛을 하든 전진호는 윙백에게 패스를 하든 전방을 향한 유의미한 장면을 이끌어냈죠.

화성의 다이렉트 플레이: 전방을 향한 롱볼을 활용하면서 볼이 떨어지는 주위에 적절한 위치 선정. 또한 중앙 미드필더 박승렬의 상대 수비 바로 앞 지역으로의 전진 지원, 윙백들의 전진 확인.
공격수와 윙백의 '깊이' 확보 및 이를 통한 문준호의 활용



화성의 선제골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습니다. 측면에서 문준호가 신세계를 향해 드리블을 치며 수비라인을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고 이후 전보훈이 빠르게 다가와주면서 지원해주었죠. 원투패스 이후 선제골을 만들어냈습니다.

화성 문준호 선제골: 문준호의 드리블로 내려간 수원 수비라인, 그리고 전보훈의 수비 바로 앞에서 지원을 통한 공간창출.




전반전 파이널 서드에서 부족했던 수원의 '너비'

수원은 4-4-2 다이아몬드 형태를 통해 중앙 지역을 활성화시켜 밀집수비를 공략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기초빌드업 과정부터 전술적으로 압도 당했고 파이널서드에서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한 상황들이 나왔죠.

무엇보다도 과도하게 중앙 지향적인 파이널서드에서의 공격 형태는 화성의 최종수비진에게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파이널서드까지 수원의 풀백들이 제대로 전진하지 못하면서 화성의 5명 수비 라인은 굳이 넓게 퍼질 필요없이 촘촘히 라인을 구축시킬 수 있었죠. 수원은 공격과정에서 상대의 윙백을 괴롭히지 못한 것입니다. 전반 아주 초반의 컷백 찬스를 빼면 풀백들이 파이널서드 지역에서 뭘 만들지를 못했습니다. 또은 데얀, 타가트는 금방 수비의 견제를 받았으며 안토니스, 김종우는 슛까지 이어지는 키패스를 쉽게 만들지 못했죠.


후반전 3-5-2로 변화한 수원

후반 시작과 함께 수원은 데얀, 안토니스를 빼고 염기훈, 한의권을 투입했고 홍철을 본 포지션인 윙백으로, 박형진을 중앙 수비로 보내며 3-5-2로 포메이션을 바꾸었습니다.

일단 전술 시스템 변화로 인해 수원은 더 높은 지역에서 측면 공격수가 생겨났고 이로 인해 화성의 윙들이 수비 가담을 더 해주어야 했죠. 그 결과로 화성의 공격 국면에서 확실히 숫자가 전반전보다는 빠르게 늘기 어려웠습니다. 윙어들이나 미드진이나 더 낮은 지역부터 출발해야했기 때문이죠.

한의권의 투입으로 최종 수비라인의 하프스페이스 쪽 뒷공간을 노리는 공간패스의 비중이 늘면서 라인이 어쩔 수 없이 내려가기도 하고 그랬지만 시스템 변화의 효과는 그 정도가 끝이었습니다. 수원 공격 과정에서 볼 주위로 선수들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진 않았고 화성의 하프스페이스 보호가 탄탄했죠. 전반보다 볼 소유 시간은 늘었고 나름 박스 근처 접근도 늘었으나 최종 수비라인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진 못했습니다.

화성의 경우 일반적인 공격 장면은 많이 줄었으나 전환 과정은 지속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후반들어 공격 참여를 위한 선수들의 전진이 빠르지는 못했고 그래서 수비라인 바로 앞 지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힘들어했죠. 후반 초중반 이후로 전보훈과 문준호 위치를 바꿔주면서 문준호가 수원의 왼쪽라인에 대한 협력 수비를 하게 하고 키가 큰 편인 전보훈이 더 전진하면서 롱볼을 받아주는 또 하나의 옵션으로서 기능했습니다.
후반 23분 쯤 박준태의 투입 이후엔 중앙 미드진이 수비 가담을 늘려주고 공격은 전보훈, 유병수, 박준태 위주의 공수전환을 자주 활용하면서 수원 수비에 위협을 가했습니다.

수원이 결국 후반에 본인들의 시스템으로 돌아갔고 화성도 나름의 대처를 해냈다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수원이 백스리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2차전인데 과연 이번 후반전에서 어떤식으로 발전된 모습이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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