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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13
    2019 K리그1 33R 인천 v 전북 - 포지셔닝 위주로 운영된 인천의 2미들은 경기 운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파이널 라운드로 갈라지기 전 마지막 라운드인만큼 두 팀 모두에게 있어서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인천은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승점을 쌓아야 했고 전북은 울산을 제치고 1위를 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인천은 원 소속팀 상대로 출전 불가 조항 및 3회 경고 누적으로 인해 중원의 핵심적인 선수인 장윤호가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며 골키퍼 정산이 경기 직전 워밍업에서 부상을 당하며 급히 이태희가 선발로 나섰습니다. 한편 전북은 경기 3일 전에 경남과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많은 자리에 로테이션을 돌렸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보니 전북이 미드필더 자리에 두 명이나 주전이 아닌 선수를 선발로 내보낸 것이 템포에 꽤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천의 압박에 미드진이 묶인 상황에서 후방 빌드업은 템포를 제대로 올리지 못했고 결국은 롱볼 밖에 선택지가 없었죠. 하지만 전반 중반부터는 그나마 전환 과정을 통해 기회가 조금씩 나왔습니다. 하지만 인천 역시 공격을 놓은 것은 아니었고 후반전 좋은 기회들을 가졌으나 결정짓지 못했죠. 그러면서 후반전은 두 팀 모두 공격적인 교체를 가져가면서 오픈 게임 양상을 조금씩 보이며 슛을 서로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아쉬운 찬스들 앞에서 결정짓지 못하면서 0-0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전북의 후방 빌드업 템포를 늦춰버린 인천의 섹터별 지역방어

 

인천은 지난 경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압박 시작 지점을 하프라인보다 조금 위로 잡고 전체적인 수비 블록은 자기 진영 중간 즈음에 라인을 잡았습니다. 지언학이 선발로 나온 경기가 항상 그렇듯 상대가 기초 빌드업을 가져가면 지언학은 상대의 수비형 미드필더 위주로 압박을 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그 아래에서 자기 구역별로 들어오는 선수들에 대해 지역 방어를 가져갔죠. 즉, 전북이 기초 빌드업을 하게 되면 지언학이 신형민을 잡아주고, 무고사가 지언학과 같거나 혹은 그 위 지역에서 상대 빌드업을 방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선 하프라인 부근부터 김진야와 김호남이 자기 자리를 잡고 있다가 각각 전북 풀백들이 공을 잡으면 압박해주는 형태였고, 마하지와 이우혁이 공간을 압박하다가도 자기 지역에 상대 미드필더(주로 정혁)가 들어오면 인천 진영을 향해 몸을 돌리지 못하도록 밀어붙였습니다.  

인천의 수비 방식: 지언학이 신형민을 마크하고, 마하지가 자기 구역으로 들어온 상대 미드필더를 밀어붙이면서 몸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모습

 

이 과정에서 전반 초중반에는 전북이 전혀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상대의 압박 방식에 의해 미드필더들이나 풀백들이 몸을 전혀 상대 진영 쪽으로 돌리지 못하고 그러면서 볼 전개가 빠르게 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이에 대해 대책이 보이지 않았죠. 계속 백패스가 나왔고 계획적이지 않은 롱볼들 위주로 전개되곤 했습니다. 덕분에 템포가 상당히 느려졌죠. 인천의 수비에 대한 대응, 즉 상대 마킹을 분산시키는 전술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로 정혁과 신형민이 같은 라인에 서는 상황에서 둘 다 마킹을 받았는데 이를 벗어나기 위한 윗선이나 풀백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느렸죠. 오히려 같은 미드필더인 임선영은 계속해서 거의 투톱 수준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전반 중반부터는 조금씩 전북이 상대 박스 주변으로 다가서게 되는데 이것도 일반적인 공격 단계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인천이 어느 정도 올라오다가 턴오버가 나온 상황에서 박스 근처로 가서 파울을 얻어내는 그런 장면에서 나왔죠. 혹은 인천이 전북 공격 이후 제대로 자기 선수에게 공을 건네주지 못하는 장면에서 나왔습니다. 팀 전술적인 측면에서 인천 수비 대형을 분산시킨다기 보다는 억지로 박스 근처로 볼을 보내는 듯한 느낌이 있긴 했습니다. 지난 32라운드 강원이 인천의 압박 대형에 대한 전술적인 대응을 가져간 것과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한편, 이 날 경기에서 상당히 인천팬들을 놀라게 한 선수는 단연 김동민이었을 것입니다. 그 전 경기들만 해도 인천팬들을 꽤나 분노하게 만들었던 선수였는데 이번 전북전만큼은 문선민을 상대로 정확히 수비해내면서 전북의 공격 한 축을 막아냈죠. 전북의 역습 상황, 공격 단계에서 거의 모든 상황상황마다 문선민을 쫓아다녔습니다. 자기 진영은 물론 상대 진영에서 문선민이 역습을 위해 스피드를 낼만한 상황에서 빠르게 달라붙어주고 방해해주면서 효과적으로 전북의 오른쪽 측면 공격 상황에 잘 대응했죠. 

문선민 vs 김동민: 전북 진영에서부터 문선민을 방해해주면서 위험한 상황 사전 차단하는 김동민

수비 우선적이었던 인천의 2미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4-2-3-1 대형은 어떻게 보면 공수 분리가 일어나기 상당히 쉬운 포메이션입니다. 4+2가 수비 위주로 돌아가고 3+1이 공격 위주로 돌아가면 분리가 쉽죠. 그렇기 때문에 이 포메이션은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역할 분배에 있어서 4-3-3보다는 좀 더 단순하고 수월하기 때문에 감독이 팀을 처음 잡았을 때나 선수단 조직력이 완전치 않다면 4-2-3-1만한 포메이션은 또 없죠. 또한 첼시 무리뉴 2기 당시, 특히 13-14시즌 후반기에 보여줬던 것처럼 2미들이 수비적으로 탄탄하고 공격라인이 개인능력이 뛰어나다면 공수분리를 이용해서 효과적인 역습 팀을 만들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수분리가 일어나기 쉬운만큼 공간에 대한 전술적 장치가 부족하다면 언제든지 간격이 벌어지면서 좋은 축구를 보여주기 어렵게 될 수도 있죠. 

 

유상철 감독은 최근 상위 스플릿팀들과의 경기에서 계속 4-2-3-1 포메이션을 위주로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언학의 부상 복귀 이후 지언학을 3의 가운데 자리에 두면서 케힌데가 벤치에서 출발하곤 하죠. 그리고 2미들의 베스트 라인업은 마하지-장윤호였습니다. 이들이 이 시스템 아래에서 뛸 때 공격면에서 경기가 잘 풀리는 날의 특징이 무엇인가 하면 마하지가 후방에서 수비적으로 예측이 잘 되고, 장윤호가 미들서드 지역에서 아래 위로 계속 뛰어다니면서 측면 싸움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었죠. 그러면 지언학이 파이널 서드에서 공간을 찾아다니면서 계속 지원을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강원전 후반전이 딱 그런 모습이었죠. 

 

그렇다면 전북전에서의 4-2-3-1은 어땠는가 하면, 장윤호 대신 이우혁이 들어왔다는 것이 미드진의 변화였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장윤호보다 훨씬 포지션을 잡고 뛰는 이우혁이 들어오면서 공격 상황에서 2미들과 3+1 사이가 좀 벌어진다는 느낌을 주었죠. 또한 상대가 전북인만큼 전반전은 2미들이 좀 더 무게중심을 뒤로 뺐습니다. 그러면서 전반전 일반적인 공격 단계에서 공격 라인이 많은 수비숫자를 상대로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기회를 잡았던 상황은 역시나 전환 상황이었죠. 

인천의 공격 단계: 측면에서 숫자가 부족한 인천, 훨씬 포지션 중심적으로 뛴 2미들

그러나 후반 들어서는 지언학이 오른쪽 측면 쪽에 더 많은 지원을 나가주면서 나름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고는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3+1 공격진의 좋은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지언학이 측면 쪽에서 계속 대각선 위치에서 패스를 받아주는 움직임을 보였고, 무고사가 미끼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으며 김호남이나 김진야가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꾸준히 박스 쪽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보였죠. 특히 무고사는 전반전에는 패스로 도움을 주었고 후반전에는 사선으로 움직이면서 상대 마킹 수비수의 시선을 교란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죠. 

인천 3+1 공격 라인의 움직임: 지언학이 패스길 만들고 김호남이 전방으로 침투, 무고사가 반대편 사선으로 침투하며 수비진 교란

 

또한 후반전 김도혁의 교체 투입은 2미들을 전반보다 공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유상철 감독의 의지로 보였습니다. 비록 기억에 남을만한 판단 미스가 있긴 했으나 이우혁이나 마하지보다는 미드필더에서 전진성을 갖춘 선수였기 때문에 공격 의지가 있었다면 투입 시도 자체는 좋았죠. 

 

 

후반 중후반 오픈게임 - 호사, 그리고 케힌데

 

후반 중반에 들어서면서 전북은 호사를 투입했고, 이후 로페스를 투입했습니다. 특히 호사의 투입은 기대득점(xG)이 점점 전북을 따라 잡아가는 듯했던 인천을 수비적으로 나름 흔들어놓는데에 기여를 했습니다. 측면에서 별로 영향력이 없던 고무열을 중앙 투톱을 형성하게 하고 호사를 왼쪽 측면 자리에 놓았는데, 호사는 공과 함께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죠. 고무열이 측면에 있을 때 드리블을 통해 수비진을 고생시킨 적이 없었기에 호사의 모습은 인천 측면 수비에게 있어서 혼란을 주었을 것입니다. 또한 로페스 투입 이후에는 호사가 중앙으로 가서 고무열과 투톱을 형성했는데, 오히려 고무열이 중앙에 있으니 상대 수비진을 깊숙히 밀어내버리면서 팀 공격에 '깊이'를 더해주는 예상 외의 모습을 보여주었죠. 그러면 호사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그 공간을 나름 활용해보려고 시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호사의 공간 활용: 계속 움직여주면서 수비진 앞뒤로 혼란을 주던 호사

한편 인천은 득점이 필요하면 언제나 그렇듯 케힌데를 투입했습니다. 비록 처음보다는 팬들의 기대감이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후반에 투입될 경우 상대 최종 수비진에 부담을 주고 있죠. 케힌데가 후반전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무고사에게 좀 더 자유도가 생깁니다. 상대 수비진이 케힌데 쪽으로 몰려들면서 무고사에게 주어지는 압박이 하나쯤은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러나 두 팀 모두 교체와 함께 나온 많은 찬스들을 결정짓지 못했습니다. 전북은 계속 이재성의 공중볼 장악에 막히고, 측면 지역에서 나온 두 번의 큰 찬스를 모두 날렸죠. 반대로 인천은 88분경 나온 케힌데의 슛이 하늘로 날아가면서 현장에 있던 모든 인천팬들을 주저앉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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