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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07
    U20 월드컵 8강전 이탈리아 v 잠비아 - 자신의 장점 살리기, 그리고 전략 싸움

이탈리아 3 - 2 잠비아

득점: (ITA) 오르솔리니, 디마르코, 루카 비도/(ZAM) 다카, 패션 사칼라


양 팀 라인업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는 이탈리아와 대회에서 베네수엘라와 함께 가장 많은 필드골을 넣은 잠비아의 만남


사실 3월에 조가 확정되고 나서 8강 세번째 경기를 바로 예매했던 이유는 집이 가까운 이유도 있었지만 프랑스 u20 대표팀을 보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u20 대표팀보다 아는 선수도 많았고 fm2014를 진행하면서 그 이름을 기억하게끔 해준 선수도 있었기에 그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예매를 했었는데...


16강에서 이탈리아에게 방패로 맞고 집에 가버렸네요. 이탈리아의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을 보고 이탈리아 u20 대표팀에게 큰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만 오히려 16강 프랑스전을 보고 꽤나 공격을 효율적으로, 자신들의 장점을 나름 잘 살려서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비가 현재 대표팀 만큼 단단하다고 볼 수는 없어도 공격의 효율성만큼은 대표팀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특히 이번 이탈리아 u20 대표팀은 측면 크로스가 꽤 위협적입니다. 또한 전반적으로 윙어까지 공격진의 피지컬이 단단합니다. 


한편, 잠비아는 이번 대회 일명 돌풍의 팀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통계를 이번 8강 직관 전에 미리 봤더니 베네수엘라와 함께 필드골 1위였습니다.(10골) 또한 슛 횟수가 24개국 중에서 상위권일 정도로 생각보다 공격적인 팀입니다. 물론 수비 집중력이 그렇게 좋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16강 독일 전은 3-1까지 벌릴 정도로 다 잡아놓고도 막판에 2골을 빠르게 허용하며 굳이 가지 않아도 되었을 연장에서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잠비아는 이탈리아의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수적으로 괴롭히며 선제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전반전 아주 초반은 잠비아가 이탈리아보다 훨씬 더 정돈되어 있었으며 선수들 간의 적절한 거리를 설정하며 수비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후방 빌드업을 잘 견제하면서 경기에 먼저 들어왔습니다. 특히 이탈리아의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잠비아의 투톱은 이탈리아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페시나에게 가는 패스 길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어느 정도 높은 위치에서부터 압박을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부정확한 패스가 잦아졌으며 경기 초반 이탈리아가 공격 주도권을 잡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투톱이 괴롭히면 자연스럽게 공을 받는 것도 어렵고, 공을 받더라도 전진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잠비아의 첫 슛 역시 이탈리아의 수비형 미드필더 주변의 빈 공간에 잠비아가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나왔습니다. 비록 무위로 돌아갔지만 이탈리아가 경기 초반 잠비아보다 경기에 들어오지 못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고, 나름 전반 3분만에 나온 잠비아 선제골의 복선이었죠. 결국 선제골 역시 페시나 주변의 공간을 페시나 혼자 통제하기 어려웠고, 동료 미드필더는 복귀가 늦었으며 결국 상대에게 많은 공간을 허용한 채 선제골을 내주었습니다.



이후에도 전반 15분 정도까지는 잠비아가 공격과 수비 모든 장면에서 간격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습니다. 여전히 이탈리아는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며 경기에 들어가는 것에 애를 먹고 있었는데, 잠비아의 압박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오른쪽 측면에서 계속 활발히 움직이며 뒷공간을 노리는 오르솔리니를 향한 롱패스 외에는 다른 공격 루트를 찾기 어려워 했습니다. 또한 잠비아의 공격은 미드필더의 적절한 지원, 투톱의 역할 분배, 오버래핑이 잦지는 않음에도 전진할 때는 빠르게 올라와주는 풀백 간의 조합이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패스플레이를 보여주었던 15분까지의 잠비아였습니다.



잠비아의 압박으로 인해 생긴 공간을 활용하며 경기에 들어온 이탈리아


전반 15분이 지나면서부터는 조금씩 이탈리아도 차분히 전진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전반 초반 이탈리아는 빌드업 과정 중 중앙 지역에서 고전했으나 잠비아 선수들이 압박을 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압박을 하지 못하며 비어버린 공간으로 미드필더들이 더 빠르게 이동해주면서 기초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선택지를 제공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의 중원 영향력이 조금씩 상승했고, 갈수록 잠비아의 중원을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초반 중앙의 빈 공간으로 들어오는 비탈레의 움직임에 주목, 비탈레가 상대 수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며 패스를 연결시키는 데 성공하며 이탈리아의 첫 슛이 20분만에 기록. 물론 중앙과 왼쪽 측면 사이의 두 명의 선수가 상대 수비를 자신들에게 집중시키며 공간을 만들어준 것도 주효.)


압박을 역이용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면, 상대가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시작하면 중앙 미드필더들, 특히 비탈레가 압박으로 인해 생겨난 공간으로 움직여주면서 패스 선택지를 늘려주면서 전진하는 방식도 있었고 아니면 조금 더 차분히 압박이 들어가지 않은 반대쪽 수비수나 골키퍼에게 볼을 돌리며 점유를 택하는 방식도 있었습니다. 특히 후자는 유벤투스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주 보여주었고, 이탈리아 국가 대표팀도 유로 2016에서 자주 보여주었던 방식이었죠. 


한편 기존에 움직임이 괜찮았던 공격 자원들이 빛을 보게 된 것이 결국 이렇게 중원 영향력을 높이면서부터였습니다. 중원에서 볼이 돌면서 자연스럽게 측면 유닛과의 연계가 쉽게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측면에서는 파니코나 오르솔리니가 꾸준히 볼이 없을때 좋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미드필드 지역에서 꾸준히 공간을 향한 패스가 들어왔을 때 속도를 내며 잘 받아낼 수가 있었죠. 그리고 측면, 특히 왼쪽 측면에서는 이번 대회 이탈리아의 최대 강점인 왼쪽 크로스 공격이 위협적이었습니다.


(페시나->파니코의 크로스->오르솔리니 헤더)


비록 잠비아가 전반 초반보다 영향력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상대 진영 깊숙히 올라오면 스피드가 위협적이었습니다. 움츠러든 느낌도 있기는 했지만 결국 역습 한 방으로 상대를 퇴장시켰죠. 


어찌되었든 전반 중후반에는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던 이탈리아였기에 전반전 막판 이탈리아 왼쪽 풀백 페쩰라의 퇴장은 이탈리아에게 매우 아쉬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상 외로 오히려 이탈리아는 퇴장 후 더 끈끈해진 팀으로 후반전을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의 강점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며 동점골을 빠르게 기록한 이탈리아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의 강점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왼쪽 측면에서의 파포스트를 향한 크로스를 통해 반대쪽 측면에서 골을 넣는 형태입니다. 


후반전 한 명이 퇴장당한 상태에서 이탈리아는 4-2-3에 가까운 형태로 시작했는데, 미드필더가 한 명 줄면서 전반전 후방과 중원에서의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찾아가던 형태를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후반 초반 이탈리아가 시도했던 공격 형태는 중원을 거치기보다는 빠르게 왼쪽 측면으로 전진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왼쪽 윙어 파니코가 자주 내려오면서 볼을 전진시키려 노력했고 여차하면 전반 막판에 교체로 들어온 디마르코도 전진했습니다. 


(이탈리아 동점골 직전 장면. 후방에서 바로 왼쪽 윙어 파니코에게 볼을 전달하는 모습, 그리고 디마르코도 제때 전진해주면서 측면 돌파 가능)


(동점골 장면. 파니코의 정확한 크로스, 오르솔리니의 골)



남은 40분, 120분 중 가장 스피디했던 경기 템포


동점골 이후의 경기 양상은 그야말로 오픈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계속해서 두 팀은 엄청나게 빠르면서도 수준급의 속공을 보여주었죠. 


일단 두 팀의 공격 양상을 보면, 이탈리아는 전반전보다 훨씬 더 빠르고 간결한 전진 방식을 택했습니다. 후방에서 볼을 간수하는 시간을 줄이고, 패스를 할때도 최대한 투터치 이내로, 그리고 윙 사이에는 롱패스를 통한 빠른 횡적 전환. 이러한 방식은 잠비아의 맨마킹에 기초한 압박을 공략하기에 나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전방에서는 최대한 상대의 협력 수비를 받지 않은 채 일대일로 상대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후반전 잠비아의 수비 상황에서의 문제가 드러났죠. 최종 수비라인과 윗선의 수비가 따로 노는 듯하게 느껴질 정도로 간격이 벌어졌습니다. 윗선의 수비는 최대한 맨마킹에 기초하면서 압박을 높게 가져갔는데, 이탈리아는 간결하게 전진을 해내면서 윗선의 선수들이 이탈리아 선수들에게 딸려서 올라가 버렸습니다. 그렇게 되면 최종 수비라인도 같이 올라와 주면서 컴팩트함을 유지해주어야 하는데, 워낙 이탈리아 공격진 3명이 볼이 없을 때 움직임이 좋아서 대책없이 수비 라인이 뒤로 밀려버렸죠. 그러면서 가운데에는 때때로 어마어마한 공간이 생겨났습니다. 잠비아는 수비 상황에서 컴팩트함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에게 오픈 게임을 허용했죠.


(간결한 전진. 그리고 파니코의 빠른 횡적 전환)


(맨마킹에 기초한 압박으로 인해 한 쪽 측면으로 끌려버린 잠비아의 압박. 그로 인해 발생한 중원의 공간)


그리고 공격 과정에서 주연은 아니었지만, 중앙 미드필더 비탈레의 엄청난 활동량은 좌우 측면에서 꾸준히 패스 길이 나오는 데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이 퇴장으로 인한 교체 아웃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그의 몫까지 더 뛰어주어야 했는데 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수비 상황에서는 페시나와 함께 박스 앞 보호에 충실했습니다.



한편, 잠비아 역시 빠른 전진을 가져갔는데, 대체적으로 양 윙 패션 사칼라와 칠루프야에게 빠르게 패스를 해주고, 그들에게 드리블을 통한 전진을 맡겼습니다. 박스 안으로의 볼 투입은 거의 그들의 몫이었죠. 중앙 미드필더들은 최대한 복잡한 작업 없이 간단히 전방의 공격 자원 4명에게 볼을 투입하는 역할을 1차적으로 맡고, 팀이 전진을 할 경우 이탈리아 수비 블록 바깥에 위치하며 중거리슛을 노렸습니다. 


아무래도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 즉 이탈리아가 상대에게 오픈 게임을 하도록 허용한 이유는 퇴장 이후 아예 파빌리를 제외한 8명이 블록을 형성하며 프레싱 바소(낮은 수비 라인)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보였습니다. 상대에게 공을 내주면 빠르게 내려가서 대형을 형성하는 것에 집중했고 최대한 서로 좁게 간격을 유지했습니다. 비록 83분에 골을 허용하기는 했어도 8인 수비 블록은 매우 단단했습니다. 어쨌든 낮은 수비라인 형성을 위해서라도 이탈리아는 잠비아의 빠른 전진을 조금은 허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일단 목표는 박스 주변에서 수비 형태를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죠. 이러한 여파로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하기 힘들었던 잠비아는 왼쪽에서 패션 사칼라가 안쪽으로 들어오거나, 중앙 미드필더들이 전진하면서 계속해서 중거리슛을 때렸습니다.


(50분대~70분대 사이에 잠비아는 계속 중거리슛 시도. 이때 빛난 것은 차카뇨의 선방)


그러나 80분까지 계속된 오픈 게임 양상에도 불구하고 양 팀의 최종 수비라인, 골키퍼의 노력에 의해 골이 터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83분이 되어서야 잠비아의 측면 자원 칠루프야가 계속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하려는 노력이 빛을 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 그리고 패션 사칼라가 상대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라인 사이 공간을 잘 활용하며 마침내 이탈리아 수비 블록을 무너뜨렸습니다.



왼발로 팀을 구해낸 페데리코 디마르코


다급해진 이탈리아는 골 직후 오른쪽 풀백 스칼레라를 빼고 공격수 루카 비도를 투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비라인을 디마르코-코폴라로-로마냐 백스리로 형성하고, 미드필더에는 페시나-비탈레를 두고 스리톱은 그대로 둔채 세컨톱 자리에 루카 비도를 넣으면서 3-2-1-3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형성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방에서 계속 전방으로 길게 때려 넣었죠. 


결국 잠비아의 골 2분만에 이것이 통했죠. 디마르코가 길게 올린 볼을 오르솔리니가 헤더로 떨궈주고 그 바로 아래에서 루카 비도가 파울을 얻어내며 프리킥이 나옵니다.


(88분 디마르코 프리킥 동점골)


전반전에 왼쪽 풀백 페쩰라의 퇴장으로 교체로 들어온 디마르코가 결국 가장 중요한 시간에 가장 중요한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자신의 장기인 왼발 킥력이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습니다.


(동점골 이후 세레머니/현장에서)


사실 디마르코의 역할은 페쩰라 퇴장 이후 상당히 측면 위주의 빠른 템포 운영을 하던 이탈리아에게 중요했습니다. 파니코가 돌격대장 역할 비슷하게 가져가는 상황에서 후방에서의 밸런스는 물론이고 공격 상황에서 파니코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면서 압박을 분산시켜주면서 패스 길을 만들어주어야 했죠. 여차하면 빈 공간으로 올라가서 크로스로 박스 안에 볼을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디마르코가 이 역할을 잘 해내면서 측면을 통한 빠른 전진이 위협적이었죠. 또한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연장전에 가서는 이탈리아가 마르치차를 투입하면서 다시 백포로 돌아갔습니다. 90분 동안 매우 활발하게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팀의 공격을 도운 파니코를 빼고 비도를 측면에 놓았죠. 연장전 이탈리아 공격 상황에서는 파빌리가 보다 측면으로 자주 나오고 비도가 중앙으로 들어가며 서로 스위칭을 하는 플레이도 보였습니다. 


한편, 잠비아의 속도와 드리블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는데 계속해서 박스 근처에 접근하면서 상당히 많은 슛을 때렸습니다. 이탈리아의 수비 블록의 컴팩트함이 연장에 와서 약간씩 깨지면서 잠비아의 공격은 상당히 위협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체력이 많이 남은 비도의 돌파가 코너킥을 만들어냈고, 다시금 디마르코의 왼발이 팀을 살렸습니다.


(코너킥을 준비하는 디마르코)


(루카 비도 헤더골!/현장에서)


결국 디마르코의 왼발-루카 비도의 머리가 해냈습니다. 특히 두 선수 모두 교체로 들어온 선수라는 것도 인상적이었네요. 



경기 종료 후...


120분 혈투 끝에 그라운드에 주저 앉거나 누워버린 잠비아 선수들.



서로 인사를 나누는 선수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입니다. 경기 후 모든 선수들이 이렇게 경기장 가운데 모여서 마무리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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