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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04
    UCL 4강 1차전 AS 모나코 v 유벤투스 - 유벤투스, 세상에서 가장 섬세한 방패

AS 모나코 0 - 2 유벤투스

득점: (ASM) - /(JUV) 이과인(X2)


양 팀 라인업


돌아온 유벤투스의 백스리 시스템, 모나코의 왼쪽 공격을 무기력하게 만들다


최근 4-2-3-1 포메이션을 통해 단단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2경기 모두 무실점까지 해냈던 유벤투스가 모나코의 홈구장에서 백스리 시스템을 들고 나왔습니다. 만주키치, 디발라, 콰드라도, 이과인을 모두 적절히 활용하게끔 해주면서 공격과 수비 밸런스를 모두 챙겼던 시스템을 과감히 바꾸면서 유럽 팀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모나코의 공격력을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모나코의 공격에서 가장 활발한 왼쪽 라인은 모나코가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올라오게끔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멘디가 기동력으로 측면을 파괴하고 르마는 측면과 중앙 사이, 그리고 비교적 낮은 지역부터 넓게 움직이면서 팀의 플레이 메이킹을 담당하면서 팀의 볼 순환은 물론 속도까지 책임졌던 라인이 왼쪽 라인이었습니다. 지난번 맨시티와의 2차전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8강에 진출하기도 했었죠. 특히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도 언급했지만 르마가 활약하고 있는 측면과 중앙 사이 공간, 즉 하프-스페이스를 모나코가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그 날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르마나 바카요코가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장악하면 측면 지역과 중앙 지역 모두에서 강점인 속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유벤투스는 백스리 시스템을 통해 먼저 하프스페이스를 차단해버렸습니다. 수비가 5명이 모두 일직선 상으로 설 경우 바르잘리나 마르키시오가 대인마크와 공간 압박 사이의 수비 자세를 취하면서 르마가 전진패스를 주기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측면으로도 속도를 살려줄 수 있는 공간패스를 주기가 상당히 어려웠죠. 만약 높이 올라오는 시디베를 빠르게 높은 지역부터 알베스가 압박할 경우 그 뒤 공간을 바르잘리가 차단하면서 마치 수비라인이 백스리와 백포를 유동적으로 오가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유벤투스의 수비 때문에 모나코의 왼 측면에서 장점인 속도가 죽었습니다. 


(알베스가 시디베의 전진을 미리 차단한 상황. 알베스가 위로 올라오면 그 뒤에선 바르잘리가 오른쪽으로 나오면서 마치 백포라인처럼 수비라인 형성)


(유벤투스의 하프스페이스 차단. 덕분에 르마는 빠르게 전진 불가)


물론 이러한 상황에는 유벤투스의 수비 뿐만 아니라 모나코에서 시디베의 선발도 문제였다고 느껴집니다. 지난 몇 주간 맹장염 수술로 경기에 뛰지 못했던 시디베였고, 이번 경기에서도 벤치에 앉을 수 있을 것인가부터 문제였는데 뜬금없이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했습니다. 문제는 오늘 활약을 보았을때 아직 경기력이 100%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전시켰다는 느낌입니다. 수비에서도 알베스-디발라 라인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공격에서도 기존에 보여주던 전진 능력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패스 미스, 크로스 실패도 평소보다 잦았죠. 개인적으로는 라지, 알마미 투레도 챔피언스리그에서 출전시키는 자르딤이 조르지는 왜 계속 벤치에 두고 있는지는 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반 20분 정도는 왼쪽 공격이 막혔음에도 모나코가 나름 기회를 잡기도 했다는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오른쪽에서 나빌 디라의 나름 괜찮은 크로스들이 몇 차례 올라오면서 음바페, 팔카오가 1번씩 위협적인 슛을 가져갔죠. 그러나 부폰이 버티고 있었다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16강, 8강과의 차이가 아닐까...



유벤투스의 완급 조절과 사이드 플레이, 그리고 피야니치


유벤투스는 확실히 모나코보다 경기 운영적인 측면에서 매우 노련했습니다. 생각보다 이 운영적인 측면이 크게 경기 결과에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도 듭니다. 


특히나 빌드업 과정에서 속도 조절은 일품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백스리 사이에서 볼을 천천히, 그리고 넓게 돌리다가도 피야니치에게 공이 가면서부터는 다음 장면이 어떤 속도로 전개될지 미리 알기 어려웠습니다. 특히나 피야니치가 양 윙백에게 공을 전달하면서부터는 유벤투스가 사이드에서 속도 싸움을 걸었죠. 이때 윙백이 속도 싸움을 편안하게 가져갔던 이유는 모나코의 수비, 특히 최종 수비라인이 상당히 좁게 위치하면서 사이드 체인지에 꽤 취약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왼쪽 측면->피야니치->넓은 공간의 알베스)


유벤투스는 사이드 체인지를 아주 적절히 활용하면서 모나코의 집중된 수비 대형으로 생겨난 빈공간을 자주 노렸습니다. 


그리고 빌드업 과정에서 이러한 변칙적인 속도를 보여준 데에는 피야니치의 활약도 숨어있습니다. 기초 빌드업 과정에서 볼을 받아서 다음 장면으로 전개하거나 측면에서 받아서 사이드 체인지 시키는 데에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패스 성공률이 무려 89%였고, 또한 팀내 최다 패스 시도(55회) 및 최다 패스 성공(49회)을 기록했네요.



모나코의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넓힌 디발라의 움직임


디발라는 지난 바르셀로나와의 1차전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하면서 가장 돋보였던 선수였습니다. 기술적인 부분, 또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 등 모두 완벽했던 경기였죠. 이번 경기에서는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그의 움직임은 상대의 압박을 분산시키는데에 중요했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모나코의 중앙 미드진 파비뉴-바카요코 라인이 백포 라인 앞 공간에 대한 보호를 훌륭하게 해주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압박도 나름 애매하게 잘 가져가면서 한 칸 위로 올라가는 패스에 조금 휘둘리더라도 금방 최종 수비라인과의 간격, 또 파비뉴와 바카요코 서로 간의 간격을 일정하게 가져가주면서 측면, 또 피야니치에 대한 공간은 허용하더라도 박스 주변만큼은 잘 보호했습니다. 


그런데 전반 초반이 지나면서부터 유벤투스가 빌드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압박을 조금씩 높은 위치에서 시작하고, 파비뉴와 바카요코 두 선수도 사람 위주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서서히 백포 라인 앞 공간에 대한 불안함을 노출 시켰습니다. 특히나 피야니치가 점점 기초 빌드업을 돕기 위해 수비진에 가깝게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모나코 미드필더들이 올라갔고 또한 피야니치가 내려옴과 동시에 주변의 두 선수들이 삼각 대형을 만들기 위해 내려와주면서 모나코 선수들이 또 그에 따라 끌려 올라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베스가 피야니치 쪽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시디베가 그를 따라 올라갔고 그 뒤 공간을 향해 디발라가 차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디발라의 마크맨이 그를 따라오게 되면서 최종 수비라인을 보호하던 미드필더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죠.


(기초 빌드업 상황. 알베스가 터치라인을 따라 피야니치 쪽으로 내려오고 시디베가 올라갑니다. 그러면 그 뒤 쪽으로 움직이는 디발라. 자연스럽게 마크맨이 따라 이동하면서 수비라인 앞에 엄청난 공간 발생)


(비슷한 상황. 디발라의 움직임으로 백포 라인 앞 공간이 텅텅 비면서 이과인이 슛까지 가져갑니다.)


전반 28분 이과인 골




그런 맥락에서 이과인의 선제골은 알베스와 디발라, 그리고 이과인의 움직임이 합이 잘 맞아들어갔던 장면이었습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기초 빌드업 상황에서 알베스가 따라 내려와주고, 그 뒤에서 디발라가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알베스가 패스를 주고 올라가면서 디발라가 만들어낸 공간을 활용하고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던 장면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장면에서 또 다른 문제는 바카요코라고 봅니다. 이과인을 잘 따라가다가 정작 중요한 순간에 백포 라인 보호라는 자신의 임무를 망각한 듯이 멈춥니다. 물론 이과인이 바카요코 뒤에서 빠르게 들어왔기 때문에 반응이 늦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자신의 주변에서 들어오는 선수에 대한 체크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네요.



알베스는 여전히 최고의 풀백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고 유벤투스에 FA로 들어왔을때만 해도 정말 바르사 시절처럼 잘해줄까 싶었습니다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올때마다 중요한 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다른 수비진, 또 중원이 탄탄하기 때문에 알베스도 큰 부담 없이 공수 밸런스 잘 맞춰가면서 뛰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바르사 전성기 시절만큼의 파괴력은 모르겠지만 여전히 완전체 풀백임은 확실합니다. 


특히나 이번 경기에서는 풀백이라기 보다는 윙백으로 뛰면서 공격적으로 보다 더 자유롭게 뛰었습니다. 체감은 거의 윙어에 가까울 정도였는데 그러한 측면을 떠나서 필드 위아래에서 다 눈에 띄었습니다. 수비시에는 깊숙히 내려서는 수비, 상대 풀백을 좀 더 앞에서 끊는 수비 다 보여주었고 공격시에는 아래부터 끌고 올라가는 모습, 또 높은 지역에서는 빠른 전개로 상대 측면을 괴롭히는 모습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특히나 두번째 골 장면에서는 정말 깔끔한 크로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바카요코를 디발라와 함께 압박한 이후 디발라의 공을 받아서 깊숙히 들어가기 보다는 빠르게 크로스를 올려주었는데, 모나코 수비가 미처 정비되기 전에 올라온 크로스였기에 훨씬 더 위협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궤적도 이과인에게 너무나도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는 궤적이었죠. 



모나코의 역전은 불가능한 것일까?


모나코가 전반전에 공격 상황에서 왼쪽 측면이 거의 무너진 상태에도 불구하고 나름 기회를 만들어냈던 점, 또 후반전에 약간은 속도가 살아난 점은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16강, 8강 모든 경기에서 원정과 홈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득점했던 점도 기억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리고 주앙 무티뉴가 교체로 들어와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것도 좋은 요소였습니다. 나빌 디라 역시 최근 풀백으로 변신해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죠. 


그러나 모나코는 당장 리그 1위를 먼저 지켜내야 합니다. 물론 니스가 파리를 이겨준 덕분에 우승에 필요한 승점이 줄었지만 현재 선수단에 누적된 피로와 얇은 스쿼드는 위험요소입니다. 게다가 원정 2득점을 상대에게 내주었다는 것은 심적 부담감도 더해주었습니다. 


과연 다음 2차전에서 모나코가 현재 챔피언스리그 2실점에 불과한 수비진을 뚫고 다득점을 하며 결승에 오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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