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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19
    2018 러시아 월드컵 아르헨티나 v 아이슬란드 -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아르헨티나 공격을 견제했나

아르헨티나 1 - 1 아이슬란드

득점: (ARG) 아구에로/(ISL) 핀보가손


양 팀 라인업



유로 2016의 동화를 이젠 월드컵에서-


(2년전 직관 사진... 아이슬란드의 첫 메이저 대회, 첫 경기, 그리고 메이저 대회 첫 승점을 따낸 그 장면을 직접 눈으로 봤다는 것이 감동이었습니다.)


유로 2016 대회 기간동안 가장 충격을 주었던 팀 중 하나인 아이슬란드가 월드컵 예선을 성공적으로, 조 1위로 통과하며 다시금 충격을 주었습니다. 유로 2016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라거벡 감독이 공동 감독 체제에서 물러나고 할그림손 단독 감독 체제로도 과연 잘해낼 수 있을 것인가 궁금했는데, 할그림손 감독은 공동 감독 체제보다 더욱 유연한 전술을 보여주며 유럽 내 우수한 팀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조 1위로 팀을 월드컵에 올려놓았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이슬란드의 팀 철학은 여전히 강력했고, 특히 그들의 수비는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을 잘 견제해내면서 월드컵 첫 승점까지 따내게 해주었습니다.



기본 컨셉: 수비 시스템, 수비로의 전환 시스템



유로 2016 당시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아이슬란드의 수비 컨셉은 442 대형을 기반으로 한 지역 위주의 압박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10명의 필드플레이어들은 수비시 전부 팀 수비에 참여하고 4+4+2의 기본적인 대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선수들끼리의 좌우, 상하 간격을 최대한 좁혀서 부족한 개인 능력을 커버 형태로 채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격적으로 팀 단위 압박이 시작되는 지점은 대개 하프라인부터지만, 상황에 맞게 때로는 공격수들이 상대 골키퍼부터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한편,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 시스템을 살펴보면 선수 하나하나에 대인마크를 붙여 최종 수비까지 전환 과정에서 하프라인을 넘기보다는(ex. 하인케스 바이에른 뮌헨) 지역 중심의 볼 탈취를 선호하며, 이 과정에서 공격수와 미드진은 본인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에 볼을 가진 상대 선수가 역습을 시도할 경우 빠르게, 볼을 빼앗기자마자 압박하여 적어도 역습의 '지연'을 시도합니다. 이때 최종 수비진은 미드진과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도 빠르게 아래로 내려가 대형을 갖춥니다. 



상대의 기초 빌드업에 대한 수비: 마스체라노 견제하기


아르헨티나는 중앙 수비로부터 기초 빌드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중앙 수비와 2명의 미드필더들이 공을 오랜 시간 가지면서 후방 점유율을 높이면서 기회를 모색했죠. 아이슬란드는 이에 대해 전반 초반에 어떤식으로 수비할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일차적인 목표는 중앙 수비가 마스체라노가 아닌 측면으로 볼을 이동시키도록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 수비를 막는 공격수의 몸의 자세가 45도 정도로 측면을 바라보고 상대를 견제하죠. 이후 풀백에게 공이 전달되고 마스체라노에게 공이 이어지면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삼각 대형을 구성하며 마스체라노의 패스 선택지를 후방으로 좁힙니다. 이를 완수한 아이슬란드 투톱은 그제서야 442 블록을 구성하며 후퇴하게 되죠. 그러나 여전히 마스체라노를 위주로 견제하고 빌리아는 많은 공간을 갖습니다. 


비록 후반으로 흐르면서 압박 시작 위치가 점차 낮아지고 마스체라노의 패스가 점차 전진패스가 늘어나게 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미들 중 아이슬란드의 주요 목표는 마스체라노였습니다.  



측면 수비 비대칭 전략


아르헨티나가 아이슬란드 진영으로 전진하면 기본적으로 442 대형을 유지하며 지역 위주로 수비를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측면 수비 전략이 조금은 달랐습니다. 먼저 아르헨티나 기준 오른쪽, 아이슬란드 기준 왼쪽을 보면 아르헨티나의 오른쪽 윙으로 나섰던 메사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후방에서 볼을 갖고 있으면 넓고 깊이 위치하면서 자신을 담당하는 아이슬란드 수비를 아래로 누르고 이때 위에서 생긴 공간을 풀백으로 나섰던 살비오가 활용하는 식이었죠. 이에 대응하는 아이슬란드 수비 형태는 철저한 지역방어와 커버였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들과 거리를 좁혀 위치했던 왼쪽 윙 비아르나손이 빠르게 살비오를 견제해야 했죠. 때때로 아이슬란드의 왼쪽 풀백이 높은 지역으로 올라올 경우 아이슬란드의 왼쪽 윙 비아르나손은 제때에 왼쪽 풀백자리를 커버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이쪽 측면은 항상 2v2 상황이 유지되었죠. 메사와 살비오는 효과적으로 이러한 2v2 상황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지 못했습니다. 


(동그라미친 선수가 비아르나손. 비록 살비오가 아닌 메시가 오른 측면에 위치했습니다만 중앙에 좁게 섰던 비아르나손이 어떻게 측면을 커버했는지 보여주는 장면)


(아이슬란드 왼쪽 측면 수비 대형)


반면 아르헨티나의 왼쪽은 디마리아가 완전히 터치라인을 밟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중앙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었고, 왼쪽 풀백인 탈리아피코가 계속해서 높이 전진했습니다. 특이하게도 아이슬란드는 이쪽 측면만큼은 대인마크가 우선이 되는 수비방식을 택했죠. 탈리아피코가 높이 전진하면 전진하는대로 아이슬란드의 오른윙 그뷔드뮌손이 그대로 따라붙었습니다. 


문제는 이 수비방식에서 나왔습니다. 오른쪽 측면만 대인마크가 우선시되는 바람에 때때로 4+4+2 블록 형태가 깨지고 5+3+2 형태에 가까운 수비 모습이 나오게 됩니다. 이로인해 5와 3 사이, 특히 3에 위치한 중앙 미드필더들의 오른쪽 뒤 지역에 공간이 꽤 발생하게 됩니다. 


(탈리아피코에 대한 대인 마크로 인해 발생한 공간)


실점 장면도 보면, 그뷔드뮌손과 중앙 미드진 사이 거리가 너무 멀어지게 되면서 후방에서 다이렉트로 볼을 편하게 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죠. 


(아이슬란드 선제골 실점 장면)


이러한 문제로 인해 아이슬란드는 간간히 투톱 중 한 명이 오른쪽 공간을 커버하러 내려오면서 5-4-1 형태로 수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메시를 견제하라


결국 이래저래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선수는 메시가 될 수밖에 없는데 아이슬란드는 메시를 견제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을 많이하고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상하 간격을 좁히면서 라인 사이 공간에서 메시가 활약하기 힘들게 만들었고, 메시가 수비 블록 바깥으로 나오면 무조건 2명이 메시 앞에 붙으면서 협력 대인 방어를 실시했죠. 


여기에 더해서 아이슬란드가 정말 잘한 것은 위에서 내려와서 뒤에서 수비하기였습니다. 박경훈 감독님 기사에서도 언급된 부분이지만, 이것이 잘 이루어지면서 메시가 팀의 플레이를 조립하기가 상당히 힘겨워졌죠. 두 명이 협력수비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시는 빠르게 볼을 처리하기가 어려웠는데 예상치 못한 '뒤에서 수비하기'로 인해 메시는 판단 속도를 더 빠르게 가져가야 했죠. 


(메시의 앞에서는 2인 협력 수비, 뒤에서는 공격수들의 볼 탈취)


위는 메시가 볼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수비 방식이라면 이번에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 메시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끔 막는 것을 보죠. 바르셀로나에서도 그랬듯 메시는 측면에서 낮은 크로스 컷백을 좋은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받아서 넣기도 합니다. 이를 인지한 아이슬란드 수비진은 공이 측면 깊숙한 지역에서 돌면 무조건 컷백을 우선적으로 막는 그런 수비 자세를 취했죠. 일차적으로는 아예 하프라인 부근부터 지역방어를 통해 올라올 공간을 없애버리는 것이 좋겠지만(물론 라인이 어느 정도 중간 지점 즈음에 설정된 전반에는 굉장히 잘 이루어짐) 그렇지 못하고 상대가 올라올 경우 아이슬란드의 왼쪽 측면은 컷백을 우선적으로 방어했습니다. 이때 무조건 최종 수비 라인 주변에는 반드시 공간을 커버하는 선수가 위치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컷백 수비 방식)



후반전: 라인 사이가 공략 당해도 끝까지 집중한 아이슬란드 수비진


비록 4+4+2 대형으로 수비를 하면서 상하 간격을 좁혔던 아이슬란드 수비진이지만, 후반 들어서 유독 라인 사이 공간으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좋은 전진패스를 넣어주는 빈도가 늘었습니다. 라인이 내려가며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생각할 시간이 늘은 것도 있겠지만 이 지역 수비에 대한 앞선에서 위치 선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고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슬란드 수비진은 전진패스를 내주더라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하, 좌우 간격이 좁은 것을 잘 활용하여 빠른 커버에 성공했습니다. 


(라인 사이 공간에 위치한 선수에게 패스가 전달되었으나 빠르게 대처한 아이슬란드 수비진)


(최전방에 다이렉트한 패스가 전달되었으나 노련하게 대처한 사이바르손; 사이바르손은 소금공장 휴가내고 온 선수로 유명하죠.)


후반 들어서 이런 식으로 라인 사이 공간이 꽤 공략 당했는데 개인 단위에서 대처도 훌륭했고, 페널티 선방도 훌륭했는데 여기에 더해 팀적으로는 후반 중반 정도에 451로의 포메이션 변환 역시 라인 사이 공간에 대한 대처로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문제시되던 오른쪽 라인 대인마크로 인한 간격 벌어짐도 4+5+1 대형과 5+4+1 대형을 번갈아가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죠. 



여튼 지금까지 아이슬란드가 어떻게 아르헨티나 공격을 막아냈는가에 집중해서 경기를 바라보았습니다. 아이슬란드의 다음 상대가 또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인데 어떻게 대응할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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