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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 리가 12R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 아슬레틱 클럽 - 베리조 감독이 선제타를 때렸지만 용병술은 시메오네가 이기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3 - 2 아슬레틱 클럽

득점: (ATM) 토마스 파티, 로드리고, 고딘/(ATH) 이냐키 윌리엄스(X2)


양 팀 선발 라인업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히메네스, 사비치, 루카스의 부상으로 인해 유스 선수인 몬테로를 선발로 내세우고 간신히 때맞춰 부상에서 복귀한 고딘을 그의 짝으로 내보냈습니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전에 나왔던 미들라인은 그대로 나왔는데, 미들라인도 코케가 부상으로 인해 나올 수 없었기에 로테를 돌려주지 못했습니다. 


한편, 아슬레틱 클럽은 왼쪽 측면에 유리 베르치체와 발렌시아가를 동시에 출격시키면서 확실히 원정에서 수비적으로 단단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를 보여주었고 다니 가르시아가 결장한 상황에서 2미들인 베냣-산 호세가 뒤를 보호해주고 전방에는 수사에타, 이케르 무니아인, 이냐키 세 명이 공격 작업을 만들어나갔습니다.



아틀레티코의 주 무기를 하나 없앤 베리조 감독의 수비 전략


베리조 감독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셀타 비고 시절을 포함해서 자신의 팀이 볼을 점유하며 플레이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과감히 내려놓고 상대의 장점을 차단하는 데에 주목했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 주 무기 중 하나는 바로 앙헬 코레아의 하프스페이스 활용 능력입니다. 포메이션상으로는 윙 또는 세컨톱으로서 출전을 해왔지만 실질적으로 윙으로 나오든 세컨톱으로 나오든 그의 주된 활동 무대는 박스 안 하프스페이스입니다. 팀 동료들이 하프스페이스를 열어준다면, 앙헬 코레아는 박스 안 하프스페이스에서 드리블로 버티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거나 골을 넣기도 하죠.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지난 8월 UEFA 슈퍼컵 2번째 골 장면입니다. 


베리조 감독은 앙헬 코레아가 자기 팀 박스의 하프스페이스에서 앙헬 코레아가 놀지 못하게끔 최종 수비라인 좌우간격을 매우 좁히고 왼쪽 풀백인 발렌시아가가 앙헬 코레아를 단단히 말 그대로 밀착하도록 지시했으며, 왼쪽 측면 지역은 유리 베르치체가 담당하게끔 했습니다. 아슬레틱 클럽이 수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때로는 5백 또는 6백에 가까운 수준으로도 보였죠. 


이러한 수비 전술 때문에 앙헬 코레아는 박스 안 하프스페이스로의 침투는 커녕 박스 밖에서 박스 안으로 거의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렌시아가의 밀착 수비에 막혀서 몸을 공격 방향으로 제대로 돌리지도 못했습니다.


(앙헬 코레아를 전담마크하는 미켈 발렌시아가)


이렇게 앙헬 코레아를 통한 공격루트가 막혀버리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주 무기를 하나 잃었고, 때때로 오른쪽 측면에서 반대쪽 파포스트를 향한 크로스로 두어차례 기회를 노렸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상대가 수비적으로 준비를 잘한 상황에서 아틀레티코의 전반전 공격, 정확히는 상대의 마크를 떼어내는 팀적인 움직임(desmarque)도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전방의 3명 공격진(코스타, 그리즈만, 코레아)이 너무 중앙 지향적이었죠. 비록 측면에서 풀백들이 너비를 더해주긴 했지만 1대 1 혹은 1대 2 상황에서 전진하면서 볼을 간수할 수 있는 능력까지는 갖추지는 못했기에(필리페 루이스가 더 젊었다면 다르겠지만...) 상대의 측면 수비는 큰 부담을 갖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잠시후에도 이야기하겠지만 수사에타 역시 전환 상황에서 전진에 부담이 없었죠. 물론 사울이 데 마르코스를 향해 높이 올라갔다가 빠르게 내려오면서 마크를 끌고 오거나, 아니면 또 다른 선수가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는 것 같은 움직임은 있었지만 상대가 계속 달라붙으면서 공격 방향으로 몸을 틀지를 못하고 후속 장면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그다지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앙헬 코레아는 경기에 영향을 거의 끼칠 수 없었고, 그나마 그리즈만이 메디아푼타로서 키패스도 넣어주긴 했지만 역시나 가면 갈수록 경기에서 사라졌고, 코스타도 이미 내려선 상대의 라인에 위협도 주지 못했죠. 


(전반전 중앙 지향적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은 상대의 마킹을 벗겨내는 데에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나름 잘 방어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하지만 몇 차례의 기회가 바로 실점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공격은 잘 안 되었지만 그래도 수비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다지 라인을 내려서지 않으면서도 토마스와 로드리가 높은 위치에서 빈번히 상대의 전환을 막아냈고 다시 아틀레티코의 공격으로 만들어주었죠. 이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아슬레틱 클럽이 중앙을 통해 전환시킬 경우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슬레틱 클럽이 되든 안되는 꾸준히 밀고 나가던 공격루트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였습니다. 왼쪽은 이미 발렌시아가-유리 베르치체 두 명의 풀백을 넣은 것부터 죽어있었고, 중앙은 로드리-파티가 너무 잘 대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꾸준히 오른쪽 라인, 오른쪽 하프스페이스를 통한 공격을 시도했죠. 


특히 수사에타가 꾸준히 공간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가장 많이 관찰되었던 모습이 몬테로와 필리페 루이스 사이 뒷공간을 향한 움직임이었죠. 때때로 윌리엄스도 그 공간을 향했습니다. 수사에타와 윌리엄스가 가까이 위치하면서 리그 첫 선발인 몬테로를 꾸준히 괴롭혔습니다. 실질적으로 통했던 공격루트는 이거 하나였습니다.


아, 산 호세의 선발도 나름 도움이 되었습니다. 라인을 올리는 축구를 하면 느린 스피드 탓에 수비시 중원에서 마치 짐짝과 같아진 느낌이 되었지만... 이 날만큼은 평소 스타일 버리고 라인을 내리고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산 호세의 엄청난 피지컬이 큰 도움이 되었죠. 전반전 수비 상황에서 최종 수비 보호는 물론, 전환 과정에서 전진해서 로드리와 헤더 경합을 하면서 롱볼을 따내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발베르데 감독 시절부터 전진 능력과 중거리슛은 나름 괜찮았기에 3선으로부터의 전진으로 상대 수비에게 혼란을 줄 수 있었죠. 


여튼 사실 골 장면을 제외하면 몬테로도 나름 잘버텼고 필리페 루이스도 꾸준히 수사에타를 향한 공간 패스를 잘라냈습니다. 하지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결국 전반 35분 이 루트를 통해 아슬레틱이 기어이 선제골을 만들어냈죠.


(아슬레틱의 선제골 장면. 수사에타를 향한 공간 패스, 그리고 산 호세의 전진과 슛이 윌리엄스의 선제골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아슬레틱이 꾸준히 중앙수비와 풀백 사이 뒷공간을 향한 패스가 계속 가능했던 이유는 일차적으로 아슬레틱이 해당 지역에 볼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베냣이나 데 마르코스였는데, 이런 선수들에 대해 제대로 수비를 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도르트문트전 때는 하키미 같은 선수들을 거칠게 잘 다뤘는데, 역시 미드진이 그대로 나와서 그런지 측면 넓은 지역으로의 수비 전환 속도가 느려보였고 그 덕에 베냣과 데 마르코스는 상당히 여유를 가지고 공간 패스를 할 수 있었습니다. 후방에서 몬테로와 필리페 루이스가 고생하며 34분까지는 기회를 내주지 않았지만 결국 선제골을 아슬레틱이 노리고 노리고 똑같이 또 노리던 그 루트로 내주었다는 점이 안타까웠죠. 



후반전 교체 싸움의 승자는 시메오네


결국 1-0으로 전반을 마무리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바로 경기에서 완전히 보이지도 않았던 코스타를 빼고 비톨로를 투입합니다. 일단 젤송 마르틴스가 투입된 55분 전까지 10분 정도는 공격시 비톨로 왼쪽 윙에 코레아 오른 윙, 그리고 그리즈만 원톱 형태로, 수비시에는 4미들이 비톨로-사울-로드리-토마스 이런식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그간 부상으로 고생했던 비톨로는 교체 투입과 동시에 바로 경기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전 너무 중앙 지향적이었던 3명의 공격수 모습과 비교했을 때, 비톨로는 왼쪽 측면 터치라인 부근에서 너비를 확보해주었고, 무엇보다도 세비야 시절부터 보여준 돌격대장으로서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상대 측면 수비로 하여금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전반전 부담없이 전환 상황을 즐겼던 수사에타는 이제 데 마르코스와 함께 비톨로를 막는데에 바빠졌고 전진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죠. 


(교체 투입과 함께 상대 측면에 부담을 주기 시작한 비톨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아슬레틱의 수비진)


55분에는 몬테로가 빠지고 젤송 마르틴스가 투입되었는데, 이 상황에서 사울이 중앙수비로 내려가고 젤송 마르틴스가 오른쪽 윙으로 가게 됩니다. 상당히 공격적인 교체였고, 이 교체 덕분에 상대의 백포라인은 4명의 공격진을 한 명씩 도맡는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데 마르코스가 비톨로를 맡고, 누녜스와 이니고가 그리즈만과 코레아를, 발렌시아가가 젤송 마르틴스를 전부 1대 1로 도맡게 된거죠. 이렇게 되면서 아슬레틱의 나머지 선수들이 최종 수비라인을 보호하는데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라인이 완전히 더 뒤로 밀립니다. 그러나 전반과는 달리 아틀레티코는 측면에서의 너비를 확보하게 되었기 때문에, 또 측면에서 일대일 돌파가 어느정도 가능한 선수들이 배치되었기 때문에 측면과 중앙 사이 계속해서 전환이 이루어지고, 쉽게 상대가 전진하지 못하고 페널티 박스 바로 앞 중앙 공간을 조금씩 내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서 토마스 파티가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만들게 되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명백히 파울로 보이는) 칼리니치의 턴오버와 함께 뜬금없이 또 윌리엄스에게 한 골을 내주며 1-2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끌려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고딘이 근육에 부상을 입었고, 이래저래 급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고딘을 최전방으로 올려 칼리니치와 트윈 타워를 세우면서 희대의 포메이션을 완성합니다. 최종 수비에 루이스-사울-토마스 파티-아리아스, 미드진에 그리즈만-비톨로-로드리-젤송, 공격에 칼리니치-고딘이 서게 된 것이죠. 특히 주목할 점은 측면에서 돌격대장 역할을 맡던 비톨로가 이 시점부터 중원에서 볼을 주도적으로 잡고 플레이메이킹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 그의 볼 간수 능력도 턴오버를 만들지 않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죠. 비톨로의 이러한 플레이와 함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계속해서 측면 뒷공간을 활용하기도 하고, 또 중거리도 수차례 활용하면서 꾸준히 코너킥과 프리킥을 만들어냅니다.


비톨로가 이렇게 중원에서 볼을 잃지 않고 플레이메이킹을 해주었고, 또 측면에서는 젤송과 아리아스가 꾸준히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그리고 젤송이 때때로 수비수를 달고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어떻게든 공을 소유하고 파울을 만들어내고 코너킥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비톨로가 중미가 된 희대의 명장면...)


꾸준히 아틀레티코는 세트피스 장면을 만들면서 기어이 79분에 동점골을 만들어냈고, 이런 상황에 더해 후방으로 이동했던 사울과 토마스는 두 세 차례의 중요한 커팅은 물론 공격시 롱패스로 상대의 수비를 흔들어놓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롱패스는 역전골 프리킥의 발판이 되었죠. 


또 마지막으로 역시 토마스 파티를 빼놓고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수치상으로 봐도 1골 1어시, 그리고 마지막 역전골도 그의 프리킥에서 출발했죠. 전반적으로 볼 점유를 잘 해주었으며 패스도 중요 패스 두 차례 정도 기록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역시 킥 능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도르트문트전 때도 전환 상황에서 중요한 시작점이 되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높은 위치에서의 수비와 볼 점유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킥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이번 경기의 mvp가 되었네요. 



한편, 베리조 감독은 이번 경기도 여지없이 교체를 통해 승점을 잃었습니다. 베냣이 경고를 받아서 놀라스코아인으로 바꾼 것까지는 그렇다치겠지만 굳이 두 골 넣은 윌리엄스를 빼고 라울 가르시아라니... 그나마 잘 되던 전환을 놓아버리는 교체였습니다. 세트피스를 위해 넣었다고 쳐도 결과적으로 봤을 때 고딘 역전 결승골 당시 사울을 막지 못했죠. 이번 시즌 교체 이후 승점을 8점을 잃었다고 하던데 굉장히 심각한 수치입니다. 


여튼 플랜 A는 베리조 감독이 더 좋았던 것 같지만 결국 교체 싸움에서 승자는 시메오네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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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월드컵 이후 갑자기 아무것도 쓰기 싫어졌고 경기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습니다. 이제는 좀 다시 글을 쓰지 않을까 싶네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간간히 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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