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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17
    UCL 16강 2차전 AS 모나코 v 맨체스터 시티 - 챔피언스리그 경기 다운 전략 대결

AS 모나코 3 - 1 맨체스터 시티

득점: (ASM) 음바페, 파비뉴, 바카요코/(MCI) 사네


양 팀 선발 라인업



1차전 스코어 3-5, 굉장히 공격적으로 뛰어난 선수들, 뛰어난 팀이 만난 만큼 1차전은 아주 흥미로운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AS 모나코는 1차전에서 패배했지만 상당히 전세계 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비록 막판에 자르딤 감독의 좋지 못한 대처와 늦은 교체 작전으로 인해 내리 3골을 실점하며 패배했으나 잠시나마 맨시티 홈에서 앞서나갈 정도로 전략적으로 맨시티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양 팀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수비에 불안 요소가 있었습니다. 모나코는 글리크의 경고 누적으로 인해 평소 상당히 불안한 수비력으로 모나코 팬들에게 좌절감을 불러 일으켰던 라지가 다시 한 번 선발로 나섰어야 했습니다. 맨시티는 오타멘디가 나서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계속해서 풀백들의 노쇠화로 인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전반전 모나코의 핵심 지역은 바로 '하프 스페이스'


(그림 출처: spielverlagerung.com, 그림에서 'Halbraum'이 바로 영어로 Half-space)


그라운드를 세로로 5등분 했을때, 측면 지역과 중앙 지역 사이의 공간을 '하프 스페이스'라고 부릅니다. 계속해서 공격과 수비 상황에서 선수들 간의 상하 간격이 빽빽하게 밀집되는 토탈사커가 중요시 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공간이 바로 하프 스페이스일 것 같습니다. 하프 스페이스는 시야 뿐만 아니라 공격 시 다양성의 관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죠. 시야 면에서 보면, 하프 스페이스에서 사선으로 몸의 자세를 잡을 경우 단순히 측면이나 중앙 지역에 위치할 때보다 그라운드의 많은 지역을 자기 시선에 둘 수 있습니다. 상대 수비를 달고 있는 같은 상황을 가정할 경우 측면 지역보다 반대편 사이드를 더욱 잘 볼 수 있으며, 중앙 지역보다 자신의 뒤 공간을 확인해 다시 빌드업을 아래부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공격 시 하프 스페이스는 어떤 작업이든 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패스 선택지 역시 가장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측면으로 볼을 전개, 중앙 깊숙히 볼을 전개, 후방으로 전개, 하프 스페이스에 있는 다른 동료에게 전개, 반대편 사이드로 전개 등 정말로 선택지가 다양한 공간입니다. 또한 역으로 그렇기 때문에 수비 입장에서는 이 공간을 먼저 선점하고 있어야만 상대의 공격을 단순화 시키고, 더 나아가 무력화 시킬 수 있기에 공격과 수비 모두에게 중요한 것입니다.(더 자세한 내용은 http://spielverlagerung.com/2014/09/16/the-half-spaces/ 참고)


그렇다면 이 경기에서 모나코는 어떤 식으로 하프 스페이스를 활용했을까요? 평소 리그에서도 그랬지만 모나코의 중요한 공격루트 중 하나는 바로 측면 풀백들을 공격적으로 활용한 빠른 전진 이후 박스 안의 선수를 향한 크로스나 컷백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경기에서는 크로스 중에서도 낮은 크로스로 집요하게 맨시티의 박스로 공을 집어 넣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모나코는 측면에서의 속도감 있는 크로스 플레이를 위한 준비 단계로서 하프 스페이스를 잘 활용했습니다. 왼쪽 라인의 경우 공격 상황에서 비교적 상대 진영의 중간 높이~낮은 위치에서 주로 토마 르마가 하프 스페이스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또한 더 낮은 위치에서는 바카요코나 제메르송이 위치해 있었죠. 그렇게 아주 높지 않은 위치의 하프 스페이스에서 볼을 잡으면 상대는 압박을 가하기가 매우 애매해 집니다. 상대가 수비적 역할을 도맡을 미드필더로 페르난지뉴 한 명만을 선택했고, 풀백은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앞선에서 사전에 측면으로 가는 공이 빠르게 차단 되어야 하는데, 르마나 바카요코가 애매한 위치에서 볼을 잡고 있으면 결국 상대 윙은 혼란에 빠집니다. 측면에 올라가고 있는 멘디를 막을지 아니면 하프스페이스를 막을지.. 결국 이런 수비적인 망설임이 측면에 있는 선수에게 공이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되죠. 또한 과르디올라 팀 답지 않게 라인이 적당히 내려간 압박 시작점도 상대가 낮은 위치의 하프 스페이스에서 공을 여유롭게 잡으며 측면에서 공간을 찾을 수 있게 해준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바카요코의 하프스페이스를 이용한 전진이 결국 측면으로의 빠른 전개를 가능하게끔 한 장면.)


이렇게 왼쪽 측면으로 볼이 전개되면, 그 다음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한 선수의 움직임은 주로 측면으로 넓게 빠져 나오는 것입니다. 아주 높은 지역에서는 하프 스페이스에 음바페가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측면으로 나오면서 볼을 받아주고 상대의 수비 라인을 끌어내서 대형을 무너뜨리는 모습이 꽤 보였습니다.


(측면으로 수비를 끌어낸 음바페, 크로스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자연스럽게 중앙 수비수끼리의 간격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나코가 낮은 지역에서 하프 스페이스를 이용해서 측면에 공간을 발생 시키고, 그 공간을 통해 측면을 따라 빠르게 전진한 뒤의 맨시티 수비진의 모습을 보면 때때로 대처가 상당히 좋지 못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위 두 장면 모두 공통적으로 모나코가 측면에서 플레이한 이후, 맨시티 중앙 지역 박스 근처로 패스나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입니다. 박스 안에서 하프 스페이스에 대한 견제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중앙 수비수와 풀백 사이 간격이 심각할 정도로 멀었죠. 모나코의 측면으로 끌어내리는 시도가 통한 것입니다. 그리고 페르난지뉴의 커버 플레이도 상당히 늦게 이루어졌죠. 확실히 측면이 강한 상대로 맨시티 답지 않게 점유율도 비슷하게 내준 상태에서 자신들의 강점인 공격 시간이 줄어들면서 역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 커버해야할 공간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모나코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이는 너무나도 크게 드러났습니다.


역시나 이 장면에서도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한 르마가 볼을 받아주면서 빠르게 전환이 시작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미 페르난지뉴가 뛰쳐나간 상황에서 별 방해 없이 측면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맨시티의 전반전 빌드업 실패


맨시티는 전반전 슛 횟수 0이라는 믿을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줄 정도로 공격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지금까지 맨시티 경기 중 가장 좋지 못했습니다. 


(맨시티의 전반전 패스맵, 박스 안으로 성공시킨 패스가 0회)


1차적으로 페르난지뉴로부터 볼이 나갈 때 모나코의 투톱 음바페와 제르망이 아예 페르난지뉴의 양쪽 시야를 막아버렸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상대의 압박을 뚫기 위해 측면 풀백을 빠르게 거쳐서 상대 진영으로 압박이 오기 전에 측면에서 빠르게 팀적으로 탈압박하는 과정을 전혀 해낼 수가 없었죠. 이 과정을 하려면 막혀버린 양 쪽 시야로 인해 한 템포 늦게 측면으로 전달되었어야 했고, 그렇게 되면 이미 상대가 자리를 다 잡고 있었기에 측면을 통해 단계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전진하는 과정이 어려워졌죠. 그렇게 되면 남은 선택지는 다시 뒤로 돌려주거나 아니면 아예 전방으로 패스하는 건데 전방으로 패스를 해도 모나코의 미드필더 4명이 상당히 촘촘하게 중앙 지역을 잘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방 맨시티는 소유권을 잃었습니다.


(투톱의 페르난지뉴 시야 방해, 촘촘한 미드필더 수비라인)


오히려 전반전에는 두 차례 정도 페르난지뉴가 공을 잡고 있던 과정에서 볼을 빼앗기고 바로 슛을 얻어 맞기도 했었습니다.


모나코의 수비 기조 자체는 대인 위주의 압박에 가까워 보였지만, 상당히 지능적으로 대인 위주 압박을 하다가도 공간 위주의 압박을 펼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서로 간의 간격 조정에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바카요코가 살짝 포지셔닝이 아쉬울 때가 있었는데 주변 선수들이 잘 도와줬고, 무엇보다도 측면으로 이동하는 데 브라이너를 따라가느라 미드필더 사이 간격이 벌어지는 일이 없이 파비뉴 같은 선수들이 빠르게 커버를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지능적인 수비로 인해 지난 1차전에서 수비적으로 막판에 무너졌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맨시티의 한 칸 건너가는 패스를 잘 막아내면서 데 브라이너와 실바의 영향력이 전반전에는 거의 없게끔 만들었던 모나코였습니다.



후반전 과르디올라의 대응책 - 데 브라이너의 포지셔닝


전반전 맨시티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빌드업이었고, 그로 인해 전혀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필드에서 영향력이 없었습니다. 후반전 들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 브라이너를 아래로 내리면서 4231에 가까운 형태의 포지셔닝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보다 단순하게 4231의 전형적인 역할을 선수들에게 맡긴 모습이었습니다.


데 브라이너의 활동 반경의 변화로 인해 1차적인 빌드업 자체가 이제는 페르난지뉴 혼자 맡는 것이 아니라 데 브라이너와 같이, 혹은 데 브라이너가 더 비중 높게 이루어졌고, 전반전에 페르난지뉴 혼자 1차 빌드업을 맡으면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모습이었습니다. 모나코는 더 이상 전방에서 페르난지뉴만 방해하면 되는 상황이 아니었고, 데 브라이너와 함께 신경써야 했으며, 투톱이 상대 선수 한 명만 견제하는 장면이 전혀 나올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1차 빌드업 상황에서 맨시티는 더욱 빠르게 측면으로 압박을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전반전과 달리 맨시티가 풀백을 통해 후방에서 빠르게 전진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후방에서 전반적으로 패스 템포가 빨라지면서 모나코의 수비 대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전방에서는 그런 균열을 이용해서 다비드 실바가 빠르게 하프 스페이스를 선점하면서 다이렉트로 측면 윙어들에게 공을 내주면서 아주 빠른 공격이 자주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전반전보다 더욱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데 브라이너는 빠른 패스를 통해 경기에서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실바 또한 상대의 수비 균열로 인해 상대 진영을 휘젓다시피 했습니다. 이런 여파로 페르난지뉴 역시 좋은 전방 패스를 보여주었습니다. 확실히 전반의 맨시티와 후반의 맨시티는 다른 팀이었습니다. 


(하프 스페이스를 선점한 다비드 실바->르로이 사네로 이어지는 빠른 공격)


결국엔 덩달아 측면에서 스피드가 살아나면서 몇 차례 찬스가 나왔으나 아구에로의 아쉬운 골 결정력, 그리고 수바시치의 좋은 판단으로 인해 골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70분이 되어서야 측면을 기점으로 골이 나오게 됩니다.



더 이상의 교체 작전 실수는 없다


76분 세트피스를 통해 원정 다득점상 승리가 가능한 골을 넣은 모나코는 80분 경 음바페를 빼고 무티뉴를 넣으면서 중원을 강화했습니다. 지난 경기 맨시티의 전략 변화에 늦은 대응, 그리고 의아한 교체 작전으로 막판에 역전패를 당했던 모나코는 이번 만큼은 빠르고 확실하게 대응했습니다. 


무티뉴는 포지션 상으로는 음바페 자리에 섰지만 팀의 수비 상황에서 보다 중요한 기여를 위해 투입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후반전 모나코에게 문제를 일으켰던 스톤스-데 브라이너로부터 시작되는 패스길을 차단하는 것이 그의 주 목표였습니다. 또한 전환 상황에서 다음 플레이를 위해 패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었죠. 


(데 브라이너가 올라옴과 함께 무티뉴도 그림자처럼 빠르게 대응하며 패스 차단하는 장면)


마치 그림자처럼 투입 직후부터 무티뉴는 계속 데 브라이너로 향하는 패스 길목을 차단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결국 바카요코의 골을 잘 지켜낸 모나코가 홈에서 1차전을 뒤집고 8강으로 진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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