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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26
    2019 K리그1 27R 대구 v 강원 - 두 가지 전환의 우위가 가져온 승리

전반기의 그 강력했던 대구가 돌아오고 있는 것일까요? 전역자들의 복귀와 함께 대구의 경기력이 다시금 향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즌 초 보여주었던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압박과 이후 빠른 공수전환이라는 대구의 팀 컬러가 시즌 막바지로 향하면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아산에서 전역한 김동진, 김선민 두 선수가 그 팀 컬러를 살리는 불씨가 된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지난 라운드 경남전에서 두 선수는 각각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보여주었고 이번 강원전에서도 팀의 공수에 모두 활발히 기여했습니다. 김동진은 왼쪽 윙백으로서 퇴장 전까지 강원의 횡적 전환에 대해 빠른 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편 김선민은 중앙 미드필더로서 수비적인 단단함은 물론 공수전환의 트리거로서 츠바사의 역할을 잘 물려받은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이들이 가세함으로써 대구의 공수전환과 수비 국면에서의 횡적 전환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습니다. 강원의 이른바 '병수볼'이 보여주는 하나의 특징인 수적 우위 및 횡적 전환을 통한 수비 라인 부수기는 대구의 빠른 횡적 전환에 의해 실패했고 그 결과 밸런스가 무너진 강원의 수비는 대구의 빠르디 빠른 공수전환을 막아내지 못하며 전반전 내준 3슛이 고스란히 전부 실점으로 이어졌습니다. 


상대 공격수보다 더 많은 수비 숫자를 두며 중앙 지역을 차단시킨 대구의 수비

강원은 확실히 윤석영, 오범석, 신광훈을 기점으로 후방에서의 점유를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이들이 볼을 점유하다가 대체적으로 왼쪽 측면으로 볼을 전진시켰죠. 그렇게 되면 왼쪽 측면에는 정승용, 조재완 뿐만 아니라 한국영이 전진하고 윤석영이 살짝 올라오면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대구는 상대보다 더 많은 수비숫자를 두는데 성공하면서 상대가 수적 우위를 통해 노리는 것, 즉 '마킹에서 자유로운 선수'를 두어 중앙 지역이나 하프스페이스를 노리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구는 5-3-2 형태의 지역방어로 수비를 구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1차로 세징야가 조지훈에게 가는 패스길을 우선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에드가가 윤석영의 중앙을 향한 시야를 방어해서 공을 측면으로만, 느린 템포로 가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측면지역으로 넘어가면 기본적으로 윙백과 중앙수비, 미드필더 2명이 공간을 좁게 압박하면서 측면 자원 외의 제 3의 선수가 공간을 노리는 것까지 확실히 차단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강원은 후방으로 다시 볼을 건네주어야 했죠. 

세징야의 조지훈 패스길 마크, 에드가의 윤석영 향한 압박
측면 지역에서의 대구 수적 우위



강원의 횡적 전환도 매우 느렸습니다. 일차적으로 횡적 전환 템포를 올려줄 수가 없었던 것이 대구 전방 자원들이 설렁설렁 뛰는듯하면서도 사선으로 계속 서면서 횡적전환 각을 막아버렸기 때문이죠. 에드가가 윤석영이나 좌풀백쪽을 꾸준히 견제했고(어쩌면 평소보다도 더 수비가담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세징야도 빈번히 조지훈쪽을 체크해주었죠. 그래서 횡적전환이 되더라도 매우 느렸습니다. 이에 반해 대구 미드진들의 기동력과 수비 위치 선정이 좋았기에 대구 수비블록의 좌우 이동 속도가 아주 빨랐습니다. 덕분에 강원의 오른쪽 측면에 위치했던 2명의 선수들은 금방금방 압박을 받고 다시 볼을 후방으로 넘겼습니다. 더군다나 대구 중앙수비들이 너무 편안했기에 내려가는 이영재를 마크하러 누가 따라가도 쉽게 커버가 되었죠. 

강원의 공격 횡적 전환보다 훨씬 빨랐던 대구의 수비 횡적 전환. 




공수전환, 대구의 가장 효율성 높은 공격 방식

대구가 만들어낸 세 골 모두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아주 빠른 전환에서 나왔습니다. 골 장면들을 각각 보면
○첫 번째 골: 강원 기초 빌드업 과정에서 키퍼로 백패스가 가자마자 전방압박, 이로 인한 강원의 빌드업 미스를 이용
○두 번째 골: 강원이 오른쪽 측면에서 점점 압박에 고립된뒤 대구가 볼 탈취 후 세징야에게 바로 전진 패스, 김대원이 측면 빈공간으로 돌파해 골
○세 번째 골: 강원의 무리한 페네트레이션이 차단되며 바로 세징야가 뒷공간 활용

첫 번째 골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대구가 전반 초반 보였던 수비 특이사항 중 하나로 강원 선수들이 키퍼에게 백패스 하는 순간 압박 시작점을 확 앞으로 당겼다는 것이죠. 일반적인 수비 전략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조지훈은 반드시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강원이 빌드업이 정확하지 않은 순간이 오면 일단 수비형 미드필더를 바라본다는 걸 노린 것입니다. 결국 첫 골이 이 과정에서 나왔죠. 

골키퍼로부터 출발된 빌드업시 대구의 전진 압박. 조지훈에 대한 강력한 밀착 마크가 실수를 이끌어내며 세징야의 선제골로.



나머지 골 장면들은 간단히 정리하면 강원은 밸런스가 무너졌고 대구는 전환 과정에서 선수들이 적재적소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강원의 미드진들이 지나치게 빌드업에 가담하다 보니 고립되고 볼을 빼앗긴다면 영락없이 위험에 노출되었죠. 특히 선수가 적었던 오른쪽 측면 지역에서 공을 빼앗겼을때 대구의 득점이 나왔습니다. 강원 공격의 리스크는 결국 벌어진 좌우 사이 간격으로 인해 전방에 세징야에게 쉽게 볼이 가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무너진 좌우 밸런스로 인해 전환 과정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강원. 세징야에게 볼이 쉽게 전달되는 모습.



반대로 대구는 비록 공격국면 자체만으로는 강원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전환 과정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지공 상황에선 후방 점유 후 에드가를 향한 전진 패스가 잦았습니다만 성공률이 많이 낮았죠. 그 덕에 점유율은 챙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환 과정은 확실히 우위였습니다. 김선민은 전환 과정의 트리거로서 1차 패스를 아주 잘 넣어주었으며 세징야가 컨트롤타워로서 훌륭히 역할을 수행하고 에드가는 수비를 잘 끌고 갔으며 김대원은 비어있는 상대의 풀백 뒷공간으로 매우 빠르게 뛰어들어갔습니다. 


김동진의 퇴장, 빨라진 강원의 측면에서의 템포

전반 막판 김동진의 퇴장은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전까지 느렸던 강원의 템포가 조금 더 빨라지게끔 되었죠. 

5-3-2형태로 수비하던 대구는 퇴장 후 에드가 세징야가 측면 수비에 가세하는 5-4-0에 가까운 블록 수비를 보여줍니다. 세징야와 에드가가 상대의 기초 빌드업을 방해하며 템포를 늦추게 하고 공을 측면으로 보내게끔 했는데 퇴장으로 인해 압박 위치가 내려가게 되었죠. 그 결과 윤석영, 조지훈, 오범석 등이 자유롭게 되면서 퇴장 전보다 횡적 전환 빈도나 스피드 모두 좋아졌습니다. 그 결과로 강원의 측면 활용은 밸런스가 좀 맞춰지는 모양새였죠. 

후반들어서 강원은 수비진들이 공을 갖는 시간을 줄이고 대구 수비 블록이 조금 더 높이 위치해 있을때 빠르게 측면으로 볼을 보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강원은 조지훈을 빼고 김지현을 투입하며 미드필더를 줄이면서 빌드업에 참여하는 선수 수를 줄였습니다. 대신 측면을 더 넓게 활용해 보고자 했죠. 측면 지역에선 터치라인 부근 깊은 지역에 항상 두 명의 선수를 나란히 두었고 김지현이 자주 내려와 주며 패스 루트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왼쪽 측면의 경우 조재완이 공을 측면 터치라인 부근에서 받고 중앙 지역으로 파고들며 수비라인을 흐트리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구의  풀백과 강원의 윙백이 1v1로 맞설 수 있는 상황을 통해 크로스를 올려주거나 아니면 중앙 지역의 수비 균열을 활용해볼 수 있었죠. 

후반전 강원의 빠른 템포의 측면 공격. 터치라인에 두 명의 선수를 두며 측면 공격의 텐션을 유지하고 조재완이 중앙으로 들어가며 수비 라인 무너뜨리려는 모습.



그러나 대구에게 이미 내준 3골이 꽤 치명적이었습니다. 3골차는 대구가 굳이 위험을 감수하게 할 이유가 되지 못했죠. 자기진영 15-20m지점 정도로 수비라인을 잡고 9명의 선수들이 엄청나게 간격을 좁히며 박스를 보호했습니다. 비록 중앙 지역 균열로 1골을 내주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크로스에 대해 매우 잘 집중했죠. 결국 전반전 공수전환 그리고 수비시 횡적전환에서 크게 우위를 거두며 3슛 3골을 이뤄낸 대구가 퇴장에도 불구하고 3-1로 승을 거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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