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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01
    2019/20 스페인 라리가 3R 아슬레틱 클럽 v 레알 소시에다드 - 전방압박과 중원의 기동성의 차이가 만든 복수

지난 시즌 두 차례의 바스크 더비에서 모두 패배를 기록했던 아슬레틱 클럽이 이번 시즌 시원하게 복수에 성공했습니다. 아슬레틱 클럽은 경기를 완전히 통제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후반전 38분이 되어서야 이 날 경기의 첫 슛을 기록하게 되었죠. 가이스카 가리타노 감독의 손바닥 위에 레알 소시에다드가 놀아난다는 느낌도 들 정도였습니다. 전반전에는 전방압박을 바탕으로 레알 소시에다드가 아슬레틱 클럽의 진영에서 공도 못잡게 만들면서 두 골을 기록할 수 있었죠. 한편 후반전에는 전반전보다 자기 진영에서의 수비에 초점을 두면서 레알 소시에다드의 점유율은 높여주되 위험한 장면을 전혀 만들지 못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슬레틱 클럽에게 100% 유리하게, 경기 플랜을 짜온대로 전술을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원 자원들의 지속적인 움직임과 훌륭한 수비 상황에서의 상황 인식 등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슬레틱 클럽이 어떤식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갔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빌드업을 불가능하게 만든 아슬레틱 클럽의 강한 전방압박

 

아슬레틱 클럽은 경기 시작부터 레알 소시에다드가 최후방에서 빌드업을 시작하려 하자마자 순식간에 라인을 끌어올리고 선수 하나하나 달라붙으면서 강하게 전방압박을 시행했습니다. 코르도바-라울 가르시아-이냐키가 최전방에서 중앙 수비 두 명과 이야라멘디를 담당했고, 공이 측면쪽으로 갈 경우 코르도바와 무니아인이 각각 볼의 위치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 풀백을 담당했습니다. 다니 가르시아-우나이 로페스는 레알 소시에다드의 메짤라인 외데고르와 미켈 메리노를 담당하는 모양새였죠. 이런식으로 아슬레틱 클럽은 전반전 동안 선수 하나하나가 각각 대인마크 형식으로 상대 선수와 거리를 최대한으로 좁히면서 강하게 전방압박을 시행했습니다. 

 

아슬레틱 클럽의 강력한 전방압박의 결과로 레알 소시에다드의 기초 빌드업 라인과 볼 전개를 해주어야할 2선과 공격진 사이 거리가 상당히 멀어지면서 전반 내내 레알 소시에다드는 측면을 어떻게든 억지로 타고 넘어가지 않는 이상 아슬레틱 클럽의 진영으로 제대로 넘어가지도 못하고 볼을 내주는 경우가 상당히 잦았습니다. 특히나 풀백 쪽이 막히면 이야라멘디를 제외한 미드진의 지원이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미드진마저도 대인마크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외데고르가 간간히 내려오더라도 큰 도움이 되어주진 못했죠. 반대로 아슬레틱의 미드필더인 다니 가르시아와 우나이 로페스는 전진해서 상대 메짤라들을 따라가서 붙어주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이 없었습니다. 때때로 깊은 지역까지도 마킹하러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죠. 여기에는 최종 수비라인과의 간격이 상당히 잘 유지가 되었다는 점, 또 2미들 사이에 역할 분배가 상당히 잘 되어서 우나이 로페스가 높이 올라갈 경우 거리가 심하게 멀어지지 않도록 다니 가르시아가 상당히 잘 커버를 해주었다는 점이 기여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슬레틱의 전방 압박. 선수 하나하나 강하게 붙으면서 상대의 빌드업을 잘 방해한 모습.

공수에 걸쳐 팀의 컴팩트함을 살려준 아슬레틱 클럽의 2미들

 

이번 경기에서 표면적으로는 윌리엄스의 골, 라울 가르시아의 멋진 칩슛에 의한 골 등 아슬레틱의 공격라인이 빛나긴 했습니다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두 명의 미드필더, 다니 가르시아와 우나이 로페스였습니다. 이 두 미드필더들은 모두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수비시에는 중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공격시에는 측면 활용에 앞서서 중원에서 컴팩트함을 살려줄 수 있었습니다. 

 

먼저 공격 장면에 대한 얘기를 해보면, 아슬레틱은 중원에서의 볼 점유를 바탕으로 빠른 템포로 측면을 활용하는 것이 상당히 잘 되었습니다. 아슬레틱이 측면 지역을 상당히 넓게 넓게 활용해주면서 레알 소시에다드의 수비 블록은 그렇게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죠. 레알 소시에다드 역시 나름 높은 위치부터 압박을 시작했습니다만 아슬레틱 클럽과 레알 소시에다드가 달랐던 점은 중원 자원의 기동력에 따른 탈압박 지원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슬레틱 클럽은 중원 자원들이 빠르게 움직여주면서 압박을 받고 있는 선수의 주변에서 적당한 거리에 위치해주면서 볼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었다는 것이죠. 반면에 레알 소시에다드는 팀적인 탈압박을 위한 적절한 위치선정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미드진들이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 센터백이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양 팀의 대형. 이야라멘디까지 나가버린 원볼란테의 지원은 상당히 미미. 그 위의 선수들도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위치.
아슬레틱이 압박을 받고 있을 때 대형. 측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을 때 빠르게 우나이 로페스가 1차로 탈압박을 해줄 수 있는 위치에 서고(동그라미), 2차로 그 다음 볼 전개가 가능한 위치에 다니 가르시아가 위치하며 삼각형 형성.

템포가 빠르다라는 것은 선수들 간의 거리가 상당히 컴팩트하다라는 것과 같다는 걸 예전에 해외 칼럼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슬레틱이 빠른 템포로 측면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2미들이 올바른 위치에서 자리잡고 윗선과의 거리를 멀지 않게 두면서 공격 자원들을 잘 지원해 주었다는 것이겠지요. 이 점에서 또 생각해볼 것이 '볼을 잃지 않으면서 상대를 제어한다'는 관점에서도 이 2미들이 효과적으로 잘 볼 간수를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레알 소시에다드가 수비 국면에서 4+4 블록을 형성하고 있을 때 중앙 지역으로의 볼 전개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이럴 땐 바로바로 공격 자원들 바로 뒷 쪽에서 2미들이 잘 커버를 해주면서 볼을 반대쪽 측면으로 전환시켰습니다. 

 

횡적 전환이 이루어지는 상황도 아슬레틱이 매우 잘 활용했는데, 양 측면을 상당히 넓게 넓게 활용하면서 수비수들을 측면에 꽉 잡아 놓고 하프스페이스를 빈번하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왼쪽 측면의 경우 코르도바가 측면 터치라인 쪽에서 상대 측면 수비수를 고정시킴을 통한 desmarque가 가능하도록 해주었고, 오른쪽 측면의 경우 무니아인이 상당히 폭넓게 오가면서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하고 안데르 카파가 크로스를 올릴 공간을 마련해주었죠. 전반전에 아슬레틱이 만들어낸 두 골 모두 어떻게 보면 바로 이 횡적 전환으로부터 출발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측면 공격시 중원 자원들의 위치: 두 미드필더가 서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볼 점유에 용이하게끔 움직임. 여기에 더해 횡적 전환에 대비하는 안데르 카파와 무니아인
양 쪽 측면이 터치라인 부근에서 상대 측면 수비수를 묶고, 무니아인이 폭넓게 움직여주면서 하프스페이스 활용하는 모습.

 수비에 있어서도 상대가 포진을 바꾸기 전까지 2미들이 간격을 잘 유지했고 그 과정에서 다니 가르시아의 공간 커버가 매우 빛났습니다. 특히 전반전 많지 않았던 수비 국면에서 그의 공간 커버는 상대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전개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끔 만들었죠. 반대로 레알 소시에다드의 미드진은 다니 가르시아의 공간 압박에 의해 '마킹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없어졌습니다. 측면에서 볼이 전개될때 중앙으로 연결시켜주기에 적절한 위치를 잡고 있던 선수가 하나도 없었죠. 

수비시 간격이 잘 유지되고 있는 2미들과 측면 커버를 통해 중앙 지역으로 연결을 막아버린 다니 가르시아. 메리노는 충분히 마킹에서 자유로운 선수가 될 수 있었으나 좋지 못한 위치선정으로 전혀 볼을 받을 수 없는 상황.

4-4-2로 변화한 레알 소시에다드와 라인을 안정적으로 내린 아슬레틱 클럽

 

후반 중반부터는 레알 소시에다드가 4-4-2에 가깝게 시스템을 변화시켰습니다. 이야라멘디 부상 아웃 이후 오야르사발이 메짤라에 가깝게 역할을 맡다가 이 시점부터 거의 측면 공격을 도맡는 형태로 바뀌고 메리노와 외데고르가 2미들에 가깝게 움직였죠. 최전방에는 이삭과 포르투가 자리잡았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외데고르가 훨씬 자주 내려오고 오야르사발과 야누자이가 바로 윗선에서 상대 라인 사이에 좁게 위치하였고, 측면 터치라인 쪽은 양 풀백들을 좀 더 올렸습니다. 메리노와 외데고르의 간격이 좁아지고 동시에 아슬레틱의 미드필더가 외데고르를 압박하러 올라가면서 간격이 조금씩 벌어졌기에 시스템 변화 전보다 훨씬 볼 전개는 나아지는 모습이었습니다. 

4-4-2로 변화한 레알 소시에다드. 다니 가르시아를 제외한 아슬레틱의 4미들이 마킹하는 선수를 따라가면서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는 모습이 나왔던 장면.

그러나 중원에서의 볼 전개에 비해 최전방으로 가는 루트는 측면 풀백 외에는 크게 보이지 않았고 이미 아슬레틱은 이에 대응해서 전반에 비해 전방압박 강도를 줄이고 라인을 내린 4-4-2 대형으로 수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최종 수비라인 내에서 간격이 상당히 좁았고 미드필더에서도 압박이 다시 안정감을 찾으면서 간격이 적절히 돌아왔고 선수가 압박을 위해 자리를 비우더라도 다른 선수에 의해서 금방 커버가 되었죠. 후반 38분 레알 소시에다드의 첫 슛이 포메이션 변경 덕분에 나오기는 했지만 그 전이나 이후나 아슬레틱의 박스는 매우 잘 보호가 되었습니다. 첫 슛도 박스 바깥에서 나온 슛이었죠. 경기 종료 직전 공수 전환을 통한 진정한 찬스가 나왔지만 아슬레틱 클럽의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스스로 클린시트를 챙겨가는 선방을 보이면서 2-0, 아슬레틱 클럽의 정말 말 그대로의 완승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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