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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24
    A매치 독일 v 스페인 - 로드리고, '라 로하'의 마지막 열쇠?

독일 1 - 1 스페인

득점: (GER) 뮐러/(ESP) 로드리고




마르셀리노 감독 지도 하에 리가 수준급 세컨톱이 된 로드리고


이번 시즌 마르셀리노 감독이 발렌시아를 지휘하게 되면서 팀 순위, 승점 모든 것이 급격히 향상되었지만 특히 로드리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발렌시아 팬들이 한때 조롱조로 언급했던 '클럽 레코드'는 이번 시즌 팀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라리가 팬들이 그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경기 내용적인 측면과 기록적인 측면 모두 통틀어서 가장 향상된 부분은 역시나 득점력입니다. 벤피카에서 발렌시아로 넘어온 이후 리그 기록만 봐도 얼마나 처참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4/15 3골(비록 이적이 아닌 임대시즌이지만), 15/16 2골, 16/17 5골 기록은 이것이 클럽 레코드 공격수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치였죠. 그러나 이번 시즌 이미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며 마르셀리노 감독이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을 정도로 보입니다. 이번 시즌 직전 마르셀리노 감독이 그를 베스트일레븐의 세컨톱으로 기용하겠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에는 제발 방출하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명장은 역시 보는 눈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는 모든 경기에서 투톱을 활용했습니다.(코파 바르사 2차전은 형태상은 스리톱이지만 실질적으로는 4-3-1-2 느낌이 강했습니다. 다만 이 경기에선 로드리고는 '1'의 자리를 맡아 공격 전개를 평소보다 더 아래에서 이끌었습니다.) 투톱의 형태를 보면 자자나 산티 미나가 가장 높은 위치에서 상대 중앙 수비들과 맞붙으면서 깊이를 확보하고, 그렇게 확보된 공간을 로드리고가 활용하는 식이죠. 뿐만 아니라 로드리고는 굉장히 상대 진영을 넓은 범위로 움직이면서 다양한 공격 장면을 창출해냅니다. 때로는 상대 풀백에 붙어있다가 측면 공격의 기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중앙 수비수 뒤에 숨어있다가 라인브레이킹을 노리기도 합니다. 특히나 그의 이러한 넓은 활동 범위는 연계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면서도 게드스가 드리블 돌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활동 범위, 연계에 더해 이번 시즌 놀랍게도 향상된 득점력 덕분에 결국 작년 처음으로 스페인 국가대표에 승선하게 되었습니다.



독일 전 스페인 공격 시스템 하에서의 로드리고


스페인은 이번 독일과의 경기에서 공격시 상대의 전방 압박을 어떻게 풀어내는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상대 최종수비라인과 바로 맞닥뜨리도록 패스를 줄 것인가에 대한 좋은 훈련을 거쳤습니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선수 간의 거리를 좁히면서 삼각형을 만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포인트였죠. 미드필더들은 지속적으로 움직이면서, 그러나 서로 간의 거리에 신경을 쓰면서 상대의 강력한 수비 대형을 뚫고 전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한 곳에 몰린 압박을 이용해 반대편 사이드로 길게 전환시키기도 했죠. 


그리고 로드리고는 이러한 공격 기본 포인트에 자신의 기존 플레이 스타일을 매우 잘 녹여냈습니다. 비록 원톱의 역할을 맡았지만 발렌시아에서 자신이 보여주던 세컨톱으로서의 특징을 활용했습니다. 특히 공격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은 예시로 보입니다. 


(화면 초반 그림상 맨 아래에 위치한 선수가 로드리고. 측면에서 출발하면서 상대의 강한 대인 위주 전방 압박을 벗어나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측면 지향적인 플레이는 공격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주로 이루어지면서 팀적인 탈압박에 도움을 주고, 또한 중앙 지향적인 윙들(이스코, 실바)이 상대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활용하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비록 이번 경기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로드리고의 주발은 왼발이기 때문에 후방에서 길게 넓은 지역으로 전환시켜준다면 언제든지 볼을 잡고 사선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측면 풀백으로 나섰던 카르바할이 올라올 경우 측면에 머무르는 것을 멈추고 상대 중앙 수비 근처로 자리를 옮기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박스 주변에서는 두 가지 형태로 팀 공격에 기여하고자 했는데, 하나는 중앙 수비 뒤에 숨어있다가 라인브레이킹, 또 하나는 최종 수비라인 바로 앞 공간에 위치하는 것입니다. 


특히 첫 번째 골이 라인브레이킹을 통해 나오게 되었죠. 이러한 라인브레이킹을 통해 최근 발렌시아에서도 골을 만들어낸 바가 있습니다. 수비수와 몸으로 부딪혀가며 싸우는 것보다도 오히려 중앙 수비 뒤에 숨어서 갑자기 등장하는 스텔스 능력이 자주 발휘되곤 합니다.


(스페인의 선제골 장면. 독일 풀백 헥토어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훔멜스와 벌어져 있었고, 훔멜스는 뒤에서 침투하는 로드리고를 완전히 놓쳤습니다.)


또한 세컨톱 본연의 능력으로써 수비라인 주변의 공간으로 이동해 박스로 침투하는 다른 선수에게 볼을 건네주거나 바로 슛을 가져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을 보면, 로페테기 감독의 시스템에서 공격에 가담하는 선수들이 가져야할 공간에 대한 이해도, 연계 면에서 크게 부족한 것은 없어보입니다. 또한 넓은 활동 반경 덕분에 중앙 지향적인 윙들이 측면을 넓혀야한다는 부담없이 인더홀 지역을 공략할 수도 있게 되었죠. 이러한 면에서 비록 그가 리가에서 뛰고 있는 포지션이 세컨톱임에도 불구하고 로페테기 시스템의 원톱으로서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로드리고가 마지막 열쇠인가?


사실 로드리고만 있으면 '적어도 4강은 노려볼 수 있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비록 최근 기용되었던 공격수 중에서 리가 내에서 폼도 괜찮고 또 로페테기의 시스템에도 적합한 선수임은 분명해보이지만, 공격수로서 갖추어야할 또 하나의 자질인 상대 중앙 수비수와 맞붙어 싸우는 능력은 로드리고가 선호하지 않는 형태의 플레이입니다. 월드컵에는 독일과 같이 강하게 전방압박을 하는 팀도 있고 그렇기에 원톱 자체가 페네트레이션에 관여하는 유형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예 내려선 팀을 상대로는 자칫 잘못하면 볼만 돌리다가 끝을 보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팀을 상대로는 수비수와 강하게 싸워주며 플레이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골을 만드는 선수가 필요하죠. 발렌시아로 치면 자자같은 선수가 그럴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3월 A매치에 코스타가 정말 오랜만에 소집된 것은 참 반가운 일입니다. epl을 거치며 몸을 쓰는 법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정작 이번 경기 후반전에서 코스타의 투입과 함께 공격이 다이나믹 해지지 못하는 그런 장면이 나왔습니다. 적어도 로드리고가 있을 땐 아직 호흡은 완전치 못해도 다이나믹함은 있었거든요. 코스타 같은 선수는 반드시 공격의 다양성을 위해서 필요하긴 하지만 글쎄요... 코스타 투입과 함께 전술적으로도 다른 무언가가 나오지 않으면 과거 A매치와 마찬가지로 코스타와 팀 전술 사이에 불편한 공존이 되는 것은 아닐지 약간의 우려는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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